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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선농축전 천장산 산행후기
일시: 2024. 05. 12
참석: 120여명
산행: 3.5 Km (2시간)
축제와 가정의 달 5월
5월은 도도한 장미와 모란 같은 화왕의 달일 뿐만아니라 뾰족한 다섯개의 잣나무 바늘잎마저도 부드러운 신록의 달이기도 하다. 산과 들은 약동하는 생명력으로 넘쳐난다. 싱그러운 녹음이 넘실대고, 아름다운 꽃들이 수를 놓는다. 따사로운 햇살은 신록의 푸르름과 꽃의 아름다움을 더욱 빛나게 해준다.
5월은 계절 중에 가장 쾌적하고 온화한 날씨와 푸르고 아름다운 대지를 만날 수 있어 계절의 여왕으로 불린다. 나들이와 야외 활동을 하기에 최고로 좋은 달이다. 그래서, 5월에 축제들이 많다. 지방자치 시대를 핑계 삼아 너도나도 지방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장미축제, 튤립축제, 청보리축제, 철쭉축제, 한방축제, 야생차축제, 산나물축제, 광어도미축제, 도자기축제, 연등축제, 품바축제, 춘향제, 아리랑축제 등등. 다 나열하기도 힘들다. 선농축전 같은 중고등학교 동창회 축제와 대학축제까지 많아도 너무 많다.
또한 5월은 가정의 달이면서 기념일이 참 많은 달이다. 1일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31일 세계금연의 날이자 바다의 날까지 각종 기념일이 사흘에 한 번 꼴로 있다. 기념일은 매년 비슷하게 또는 새로운 의미로 찾아온다.
살아오며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인 어린 자식과 부모, 스승과 부부에게 사랑과 감사를 표하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과 부부의 날, 나라의 기둥으로 자랄 청년들을 챙기는 성인의 날, 중생들에게 광명을 주기 위해 오신 부처님 오신날도 있다.
그래서, 5월은 명절 못지않게 스트레스가 많은 달이다. 가까운 마트만 가도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이 실감되는 엄청나게 치솟은 물가에 사랑이 금전적으로 시험을 받는다. 아이들과 부모님, 스승과 부부의 선물, 외식과 나들이, 수많은 경조사로 통장이 탈탈 털리니, 가정의 달이 가난의 달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우리 같은 노년의 5월은 선물이나 금전보다 가슴 따뜻한 사람이 더 그립다. 홀로 있는 시간이 많은 노년의 삶에도 여전히 말할 상대가 필요하고,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서, 서로 부담이 없는 선농축전 같은 동창회 모임에 더 잘 나와야 하는 것이다.
선농축전 아침 분위기
선농축전의 날, 집이 멀어 아침 일찍 아파트를 나서는데 상쾌함이 밀려왔다. 어제 오후 늦도록 비가 내리더니, 아파트 단지 화단의 물기 머금은 탐스러운 작약과 담장의 장미가 활짝 반기고, 싱그러운 바람은 풋풋한 이파리 냄새를 풍기며 코 끝을 지나갔다. 어제 보았던 똑같은 풍경인데도 오늘은 새로운 기대와 설렘을 선사하였다.
5월은 모든 것이 자라고, 싱그럽고 푸르다. 서정적 수필가 피천득 선생은 '지금 막 찬물로 세수를 하고 나온 스물 한 살 청년의 얼굴'로 5월을 노래했지만, 서정시인 김영랑은 ‘두견을 울게 하고 꾀꼬리를 미치게 하고, 사람도 탈선을 하게 만드는 재앙의 달’ 이라 하였다. 나이 들어 감성도 낭만도 무디어져 어느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5월은 열아홉 처녀의 얼굴처럼 탱글탱글하다고 느낀다.
금정역에서 1호선을 타고 가서 종묘역에서 6호선 전철로 갈아 타다가 보미를 만나 같이 교대역에서 내려 모교로 걸어 갔다.
31회 김기운 후배가 앞서 갔다. 후배들이 일찍 나와서 굳게 닫아 놓은 옛정문 앞에서 안내를 하고 있었다. 장미가 피어있는 담장을 걸어 정문을 들어서니 행사준비가 한창이었다. 우측으로는 플리마켓, 좌측으로는 커피차와 피지차가 벌써 개점준비를 하고 있었다.
운동장에는 가장자리를 따라 작년보다 더 뒤로 물러선 모습으로 천막들과 중앙무대가 ㅁ자로 빙둘러 이어져 있었다.
작품 하나를 출품한 보미를 따라 가서 본관 1층에 마련된 재학생과 함께하는 모교사랑 선농 미술전부터 구경을하였다.
25회에서 보미 뿐만아니라 광례와 상덕이도 작품을 내어 놓았다.
달리 모교사랑이겠는가? 작품 판매 수입금액의 50%는 모교 미술반의 발전기금으로 기부를 한다.
작품 가격도 싸게 내놓아 완판을 기대하고 있다.
25회 참가인원이 늘어서 천막이 두 개이다. 천막 안으로 들어가니 먼저 온 회장, 부회장과 보옥, 성일이가 반갑게 맞는다. 일찍 나와서 식탁과 의자를 청소하고 있는 중이었다. 곧이어 인자, 성수, 박영이 들어왔다. 산행출발까지 시간도 넉넉하여 운동장을 한바퀴 돌며 이곳저곳 둘러보았다.
중앙무대에는 '31회 선농축전' 멋진 글씨의 프랭카드가 배경으로 걸려 있고, 음향설비를 시험 가동중이었다. 본관에는 '부고 80년의 힘! 나의자랑, 나의 자신감' 멋진 글씨의 대형 프랭카드를 막 걸고 있는 중이었다.
각 천막마다 일찍 나온 동문들 인사 나누고 식탁 준비하며 천막 앞에다 기별 프랭카드 달고 있었다. 36회 회장 부회장이 달고 있던 것이 제일 독특하고, 멋지다. 25회도 내년에는 멋진 구호 하나 담아 프랭카드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
--- 좋은 친구, 멋진 인생. 동행의 기쁨이 인생의 위로가 됩니다. 청춘은 바로 지금부터!! 청바지 30회!!. 우리는 36 짱!
운동장을 한바퀴 돌고 오니, 동기들이 많이 도착해 있었다.
전에는 도착하자마자 술부터 권했는데 이제는 술을 아예 준비 안한다. 물 한 잔으로 땡이다. 산행을 갔다오면 맥주는 주겠지?
오랜지는 한 박스 준비했지만 점심식사 후에나 먹을 예정이고, 간만에 보는 마가레트 과자만 데이블마다 잔뜩 쏟아내었다.
전 총동창회장인 이강년이 오고, 30회 임승호 현 총동산악회장이 인사차 다녀갔다.
가벼운 천장산 산행
오래간만에 만난 동기들 한창 수다를 떠는 와중에 재학생 모델들 무대 예행연습이 끝나고, 매년하는 천장산 하늘길 산책할 사람들의 출발시간이 되었다. 임승호 총동산악회장의 안내에 따라 무대 앞으로 모였다.
선농축전의 시작은 총동문산악회가 주관하여 홍릉숲과 천장산 산책이다. 가벼운 산책이라 동문들이 많이 참여를 하였다.
9시 45분, 산행 기념사진을 찍고, 구호를 외친 후 교문을 나와 홍릉숲과 천장산으로 향했다. 총동문산악회가 주관하여 길목 요소마다 안내를 하였다. 머리 위로 쏟아지는 황금빛 아침 햇살을 맞으며 학교 담을 빙돌아 걸어갔다.
정릉천 다리를 건넜다. 정릉천 위의 내부순환 고가도로가 이젠 눈에 익어 반가웠다. 정릉천 산책로에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다.
산책로에는 아침부터 운동을 하거나 산책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정비된 정릉천 바닥은 상당히 깨끗한 편이다. 청둥오리 한 마리가 아침부터 수영을 하고 있었다.
다리를 건너 회기로를 따라 걸어갔다. 나란히 있는 국가기관인 한국국방연구원(KIDA),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지났다.
1970년 박정희 정부는 임업시험장(현 국립산림과학원)이 자리 잡은 31만4000평 부지가운데 약 20만평을 ‘서울 연구개발단지’
로 조성하여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 한국과학기술정보센터(KORSTIC), 한국과학원(현 KAIST), 한국개발연구원(KDI), 국방과학연구소(ADD) 등 많은 연구기관을 입주시켰다. 세월이 흘러 대부분 다른 곳으로 확대 이전하였다.
홍릉에는 지금도 KAIST 서울캠퍼스와 연구기관 일부가 남아있으며, 대덕단지가 조성되기 전까지 국내 최고의 연구단지였다.
국립산림과학원(홍릉숲) 앞 바위 위에서 목책 넘어 보이는 연못은 수련으로 가득하였다.
홍릉숲 정문앞 T자형 삼거리에서 길은 고대, 경희대, 청량리 방향으로 뻗어 있다. 홍릉숲 건너편에는 세종대왕기념관과 홍릉공원(영휘원과 숭인원), 김희수아트센터(수림문화재단), KOCCA콘텐츠문화광장이 모여 있다. 홍릉숲도, 영휘원·숭인원도 다 천장산 자락이다.
동문들 일부는 홍릉숲 정문으로 들어가고, 나머지는 천장산 하늘길의 입구로 올라갔다.
원목을 다듬어 예쁘게 만든 홍릉숲 담장 뒤로 쭉쭉 뻗어 솟은 낙우송 등이 보이고, 가로수도 일정한 간격으로 서있다. 아침 햇살 받으며 200m 걸어 ‘하늘(天)이 숨겨놓은(藏) 산’이라는 뜻을 가진 산 이름만큼이나 감추어진 천장산 하늘길의 입구에 다달았다. 홍릉숲의 맨 가장자리인 KAIST 서울캠퍼스와의 경계 지점, KOCCA 콘텐츠문화광장의 맞은편에 있다.
두 사람이 교행할 수 있는 폭의 데크 계단을 오르자 데크길은 도심 속 비밀정원 홍릉숲을 왼편에 두고 길게 뻗어 있다.
깔금하게 설치된 데크를 따라 천천히 걸어갔다. 천장산 하늘길은 자연 친화적이고 안전한 산책로이다. 기존의 임도와 숲길을 최대한 활용하여 지형에 맞춰 목재 데크와 계단이 설치되었고, 야간 산책도 가능하도록 야간조명과 CCTV도 갖추어 놓았다.
홍릉숲의 높은 천막건물 맞닿은 카이스트의 길고 커다란 첫번째 시멘트 옹벽에는 자작나무 풍경이 멋지게 그려져 있다.
홍릉숲에는 어정 윗길을 돌아나가는 선배 동문들이 보였다.
자연의 숲과 자연스레 어우러질 수 있도록 숲에 생명수를 공급하는 폭포를 그려놓은 두번째 커다란 옹벽을 지나 계단을 올라 갤러리 쉼터에서 숨을 골랐다.
쉼터를 뒤로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카이스트 기숙사 뒷길, 능선 임도로 이어지는 가파른 계단길이다.
홍릉숲 가장자리 깊은 숲속의 계단길이지만 순간일지라도 도시를 벗어나 외곽으로 멀리 여행을 떠나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계단길 좌우에 구불구불 제멋대로 크게 자란 소나무들과 크게 자란 활엽수들이 참 많다.
늙어 가면서도 산행을 하다보면 푸른 숲에서는 파릇파릇한 청춘을 다시 느껴 본다.
데크 계단길 끝에 있는 갤러리 쉼터를 지나 능선 임도로 들어섰다.
홍릉숲으로 이어진 임도는 철조망 문으로 막혀 있고, 능선 임도의 좌우측도 철조망으로 막혀 있다. 오로지 정상으로 향하는 임도만 통행이 가능하다. 차가 다닐 수 있는 산중의 고속도로 같은 넓은 임도는 시멘트 포장과 흙길이 번갈아 나온다.
맨발로 올라가는 선배도 있고, 동문은 아니지만 맨발로 걸어 내려오는 사람도 있었다. 오며 가며 가벼운 눈인사를 나눴다.
소나무 우거지고 경사가 완만하여 거의 평지 같은 임도를 산책하듯 천천히 걸어 올라가니, 어느새 선후배들 되돌아 나오고 저 멀리 잔뜩 사람들이 모여 있는 정상이 보였다. 무슨 소린지 모르는 군부대 마이크 소리도 들려왔다.
모교를 출발한지 50분만에 정상에 도착을 하였다. 언제나 봐도 정상이라는 느낌이 전혀 안 들었다.
천장산 정상도 온통 철조망으로 둘러 쌓여 있고, 경희대나 성북구 쪽으로 하산하는 아치형 머리 위에 ‘천장산 정상 140M’라고 표시판만 붙어있을 뿐이다. 서로 이어진 길이지만 동대문구는 '천장산 하늘길'이라고 하는데, 성북구는 '천장산 산책로'라고 말한다.
네이밍은 동대문구가 성북구보다 나은 것 같다.
걸어 오느라 몸속에서 솟구친 열과 아침 햇살이 더해졌으니 작은 배낭을 맨 등줄기와 모자를 쓴 이마에 땀이 흘렀다. 잠시 땀을 식히며 선후배들 사진을 찍어 주며 동기들이 다 올라오기를 기다렸다.
25회는 18명이나 천장산에 올랐다. 남들만 찍어주다가 간만에 제일 후미와 사진 한 장 찍었다. 복대를 한 배가 표시가 났다.
25회도 사진을 찍자마자 바로 내려갔다.
능선의 흐름이 슬쩍 꺾어지는 곳에서 북쪽 철조망 너머 소나무들 사이로 성북구 시가지와 북한산의 보현봉 일대, 백운대 인수봉 일대가 잠깐 눈에 들어왔다가 금방 사라졌다. 어제 비가 왔는데도 갑지기 덮친 중국발 먼지 때문에 선명하지가 않았다.
데크 계단길 끝에 있는 갤러리 쉼터에서 잠깐 쉬는 사이, 군부대로 올라가는 차가 홍릉숲의 철조망문을 막 열고 나오고 있었다.
"이 길로 홍릉숲에 들어가도 되요?" 운전기사에게 물으니,
"저 밑에 또 하나 철조망문이 있어 안되요!" 단호하게 말을 하며 철조망문을 닫고 자물쇠를 잠그고는 재빨리 올라갔다.
소나무 우거진 가파른 계단길을 내려갔다.
중간에 옹벽 벽화옆 작은 사다리로 홍릉숲으로 들어섰다. 황후의 길 제6초본식물원 끝자락에 있는 어정을 보고 내려갔다. 어정은 고종이 명성왕후의 능에 들렀다가 잠시 쉬며 목을 축이던 우물이다.
황후의 길을 내려가서 밀레미엄 동산을 우측으로 돌아 본관 앞으로 갔다. 길 우측에 구상나무 한 그루와 정이품송 후계목이 서있다. 본관에서 정문으로 내려가는 큰 길 좌측에는 커다란 이팝나무가 서 있고, 한 무리 관람객들이 숲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본관에서 정문으로 가는 큰 길 오른쪽에 녹음이 짙어 가는 제3 활엽수원이 있다.
제3 활엽수원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며 두충, 옻나무 등을 보고, 도로를 건너 버섯재배지와 제1침엽수원으로 들어갔다. 엄청나게 키가 큰 낙우송이 즐비한 숲을 통과해 정문으로 나왔다. 숲 향기에 취해 저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마음도 싱그럽게 물들고 무엇인가 가득찬 느낌이었다.
홍릉숲은 현재 국립산림과학원 산하 산림연구시험림으로 사용되고 있다. 주말에만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정릉천 다리에서 걷기 좋아하는 장용이가 길을 알고 있다며 갑자기 내부순환 고가도로 아래의 산책로로 우리를 이끌었다. 뒤쳐져 있었던 보옥, 보미, 영수 여동들도 쪼르륵 뒤따라 내려왔다. 왼쪽으로 초록의 담쟁이 덩굴이 담벼락 빼곡히 길게 이어졌다. 보기만 해도 멋지고 시원하였다.
정릉천 산책로는 딱 한 구간만 걸었다. 하천은 정비가 잘 되어 흐르는 물은 깨끗했다.
다시 계단으로 작은 육교로 올라 1차선인 월곡로 10길을 건너고, 전기줄 복잡하게 얽혀 있는 주택 골목을 지나, 종암제일교회를 왼쪽으로 돌아서 사대부중 정문으로 들어갔다.
학창시절 교련을 끝내고 쉬었던 소나무밭을 지나 사대부고 정문 앞으로 갔다. 본관 있던 자리까지 꽤 컸었는데 반토막 났다.
아침에 준비 중이었던 커피차, 피자차 앞에는 줄서서 기다리는 동문들이 많았다.
해가 갈수록 플리마켓에는 품목도 참여 인원도 줄어들었다. 그나마 하나 있는 장신구, 머플러 등을 파는 가게도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한글파티 퍼포먼스는 인기가 있는지 사람들이 꽤 많았다.
점심식사와 오후행사
천정산 산행에서 돌아오니 반가운 친구들이 엄청 와 있었다.
카이스트 총장 이광형이도, 미국에서 잠시 귀국한 최용대도, 작년에 처음 나왔던 최일현도, 간만에 보는 이형권, 윤상학 부부와 이수경도 나왔다. 얼굴에 주름살이 늘고 머리는 희어졌어도 옛모습들은 아직 남아 있다. 얼마나 더 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동행하는 인생길에 서로가 참 많은 위로를 받는다.
벌써 쿠폰을 받아 커피를 사다 마시고, 맥주를 가져다 마시고 있었다.
곧이어 도시락을 배달 받아 점심식사를 하였다.
포장은 깔끔했지만, 역시 물가가 많이 올랐나 보다. 제작년, 작년에 비해 조금은 차이가 났다.
계란부침이 덮여 있는 밥과 고등어 구이, 닭과 새우 튀김 등 무난한 도시락이다.
맥주를 마시면서 도시락을 다 먹은 후 테이블마다 준 피자 한 조각과 오렌지 한 조각마저 먹었다.
나누어 준 쿠푼으로 커피까지 사다 알차게 다 먹었으니 배가 꽉 차 버렸다.
점심식사를 마치자 전 총동회장 이강년과 카이스트 총장 이광형은 잠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다 일이 있어 선물을 받아 들고 먼저 떠났다. 대신 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드리고 늦게 나온 친구들이 늦은 점심을 먹고 같이 어울렸다.
동기들과 대화하고 있는데 13회 최문자 선배가 고맙게 산행후기 잘 읽고 있다면서 아이스커피 한 잔을 주고 가셨다.
해가 갈수록 선농축전 행사가 점점 짜임새가 없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너무 느슨하다. 예전처럼 힘차고 화려한 춤도 박진감 있는 연주도 없었다. 요즘 신나고 재미있는 트로트도 많은데 연주도 너무 오래된 팝송뿐이었다.
허리도 아프고, 공연도 재미 없고, 동기들 사진을 찍어 주고는 편히 쉬려고 선물을 챙겨 들고 일찍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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