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속 헤엄치는 도마뱀의 특별한
호흡법
50배 느린 들숨, 기침하듯 뱉는 날숨으로 모래 막고
나머지 모래는 정교한 공기역학 구조로 걸러 배설
» 사막에서 열기를 피하기 위해 주로 모래 속에 머무는 샌드피시. 호흡기에 모래가 들어가지 않는 수수께끼가 풀렸다. Anna
Stadler
북아프리카의 서쪽 해안부터 사하라를 거쳐 아라비아에 이르기까지 사막에는 물고기처럼 생긴 도마뱀이 산다.
‘샌드피시’(모래 물고기)라는 영어 이름처럼 모래 속을 빠르게 헤엄치듯 파고든다
(세계적으로 애완동물로 많이 기르며 우리나라에선 도루묵도마뱀이라고 부른다).
성체는 20㎝까지 자라는데,
코가 긴 쐐기 모양이고 몸집이 유선형이며 다리와 꼬리는 짧고 반짝이는 비늘로 덮여 있다.
발이 없다면 영락없는 모래무지 모습이다.
실제로 엑스선 사진을 모면 이 도마뱀은 모래 속에서 사지를 노처럼
젓는 것이 아니라
다리를 몸에 바짝 붙이고 악어가 헤엄치듯 몸을 굽이치며 파고든다.
■ 샌드피시도마뱀이 모래 속에서 이동하는 모습
샌드피시도마뱀이 이렇게 진화한 것은 가혹한 사막의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다.
곤충 먹이 사냥과 짝짓기, 배설 때를 빼고는 온도가 적당한
깊이의 모래 속에 머문다.
이처럼 모래 속 생활을 하면서 코를 통해 허파로 들어오는 모래는 어떻게
제거할까.
모래 환경에 적응하느라 콧구멍이 작아졌지만 모래 입자가 흡입되는 것을 모두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나 스타들러 오스트리아 요하네스 케플러대 생물학자 등
오스트리아와 독일 연구자들은 이 도마뱀의 호흡계통을 3D 프린터로 고스란히
재현한 뒤
실험을 통해 모래가 제거되는 얼개를 알아냈다고 과학저널 <실험생물학 저널> 17일 치에 실린 논문에서 밝혔다.
» 샌드피시도마뱀은 화려한 색깔과 귀여운 모습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애완용으로 기른다. 그러나 번식이 어려워 대개 야생에서 채집한 개체들이
팔리고 있다. Wilfried Berns, 위키미디어 코먼스
이 도마뱀은 모래 속에 숨어서도 호흡을 계속하지만
연구자들이 죽은 개체를 조사해 보았더니 기도와 허파에서는 모래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특별히 모래를 걸러내는 기관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었다.
콧 속의 공간인 비강에는 먼지를 거르는 가는 털도 없었다.
그렇다면 비밀은 뭘까.
연구자들은 초소형 센서를 이용해 이 도마뱀의 호흡법이 모래 밖과 안에서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았다.
놀랍게도 모래 속에서는 호흡방식이 전혀 달랐다.
마치 명상 수련을 하듯 들숨은 아주 길고 조금씩 이뤄졌다.
모래 속의 날숨은 밖에 있을 때보다 60% 강해 기침하는 것 같았다.
이 과정에서 코로 들어온 모래의 일부는 제거된다.
평균적으로 들숨은 날숨보다 50배나 느렸다.
그런데 콧 속을 들어오던 공기가 공간이 넓어지는 특정 지점에서 속도가 70%나 떨어졌다.
들숨에 들어있던 미세한 먼지는 이 지점에서 바닥에 떨어지는데, 그곳에는 점막이 있었다.
점막에 내려앉은 모래는 구개의 틈을
통해 구강으로 들어와 꿀꺽 삼켜지게 된다.
연구자들은 이 도마뱀 배설물의 40~60%가 모래로 이뤄진 것은 이런 모래 제거 활동의 결과인 것으로 분석했다.
» 샌드피시도마뱀의 상부 호흡계 구조. 푸른색이 비강, 분홍색이 구강이다.녹색 화살표는 공기 흐름을 나타낸다.노란 화살표는 구강 속을
통과하면서 넓은 부위에서 유속이 떨어져 연두색 부위에서 점막에 모이는 것을 가리킨다. 이후 구개 틈을 통해 입으로 옮겨와 삼켜진다. 아나
스타들러 외(2016)
결국, 모래 속에 숨어 호흡하는 이 도마뱀이 모래를 전혀 들이마시지 않을 수 있는 비결은
독특한 호흡법과 공기역학적으로 설계된 콧 속 구조 덕분이라고 논문은 밝혔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Anna T. Stadler et al, Adaptation to life in aeolian sand: how the sandfish lizard, Scincus scincus, prevents sand particles from entering its lungs
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 (2016) 219, 3597-3604 doi:10.1242/jeb.138107
조홍섭 한겨레신문 환경전문기자
첫댓글 모든 동식물은현실과 환경에 적응하며 살게되어있고 적응 못하면 죽게되겠지요,
유익한글 공부하고 갑니다,
하등의 동식물들도 살아 가는 생존법칙이
자세히 관찰해보면 참 치열하지요?
이따금 자연보호 차원에서 동식물 관련 글도 올려볼게요~^^
아이고 ~~~울언니~~~바보동생 언니땜시 공부 안할래야 한할수가 없그만요~~~
바보 동생은 언니 덕분으로 ㅎㅎㅎ 편하게 공부합니다~~~알아간다는거 그거 참으로 좋은거지요~~~
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
만능박사 그거 좋은 거예요~^^
열심히 공부도 하고 살자고요~♡
전 뱀은 다싫은데 우리집에도 뱀이 많아 노상 장화를 못벗고 사는데~ 이런 공부가 있었군요 ^^
비암은 사악한 동물이니 조심하세요~;;
자연보호 차원에서,
신기롭고 재미있는 동식물의 세계, 종종 올려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