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둘째 주 그룹큐티나눔
하나님 없이 참혹한 세상
사사기 19:22-30
마음 열고, 찬양과 나눔
•너희 죄 흉악하나(찬송 255장, 구 187장)
•지난 한 주 어떻게 지냈는지 서로의 근황을 나눠 봅시다.
위선적인 손님 대접 문화와 정욕에 눈먼 사회가 무고한 여인의 인권을 유린하고 생명을 짓밟습니다. 레위 사람은 폭행을 당한 채 쓰러져 있는 여인에게 그저 “일어나서 가자”고 할 정도로 무정합니다. 그러나 정신 차리고 일어나야 할 존재는 불쌍한 여인이 아니라 위선과 불의에 물든 비정한 사회입니다. 하나님을 등진 사람들이 만드는 사회의 참혹함을 볼 때, 하나님을 더욱 소망하게 됩니다.
마음 다해, 말씀과 나눔
1. 한 여인이 처참하게 유린당합니다(22-26절).
1) 기브아 성읍의 불량배들이 노인의 집을 에워싸며 요구한 것은 무엇입니까(22절)?
노인의 집에 들어간 레위 사람과 성적으로 관계할 테니 끌어내라고 했다.
‘성읍의 사람들’(‘안쉐 하일 안쉐 베네-벨리알’)은 직역하면 ‘그 성읍의 사람들, 벨리알의 아들들’이다. ‘벨리알의 아들’(불량배)이라는 표현은 구약에서 우상숭배 하도록 유혹하는 자(신 13:13), 거짓 증언하는 자(왕상 21:10), 제사를 멸시하는 자(삼상 2:12), 악하고 미련한 자(삼상 25:17) 등을 일컬을 때 쓰인 용어다. 불량배들이 레위인을 내놓으라고 요구한 이유는 그와 성관계(‘야다’)하기 위해서다. 사사기에서는 ‘벨리알의 아들’(불량배)이 육욕에 눈멀어서 동성을 향해 성폭력을 시도하는 잔인하고 사악한 자로 그려졌다. 이렇게 이스라엘은 환대와 사랑이 사라지고 폭력과 불의가 난무한 패역한 사회로 변질되었다.
2) 집주인이 손님을 보호한다며 불량배에게 제시한 타협안은 무엇입니까(23, 24절)?
자기 딸과 레위 사람의 첩을 내줄 테니 이들과 상관하는 대신 레위 사람은 해하지 말라고 부탁한다.
노인이 손님(레위인)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자기 딸과 레위인의 첩을 위험하게 집 밖으로 내놓으려 한다. 굉장히 큰 모순이다. 이스라엘 사회에서 환대 문화가 사라져가고 있을 때 그나마 한 노인은 환대 정신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손님을 접대하기 위해 무고한 여성들을 희생시키려 한다. 무고하고 힘없는 여성들을 불의한 세상 한가운데에 무책임하게 내놓으면서 “너희 눈에 좋은 대로 행하라”라고 한다. 이것은 하나님 없이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동하는 사사 시대의 사회를 반영하고 있다(삿 21:25). 이렇듯 사사 시대에는 환대와 사랑의 정신마저 명분과 허울이었을 뿐 내용적으로는 폭력과 인권 유린이 난무했다.
3) 레위 사람이 첩을 집 밖으로 내보낸 결과 어떤 일이 발생합니까(25, 26절)?
불량배들이 밤새 그 여인을 유린하며 욕보였다.
‘능욕하다’(알랄)라는 말은 ‘학대하다, 함부로 대하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본문에서는 성적으로 학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레위 사람이 그의 첩을 집 밖으로 내놓자 불량배들이 밤새도록 그 여인을 성적으로 유린하였다. 레위인은 집 안에 있는 사람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가장 연약한 존재를 내팽개친 것이다. 집 안에 있는 사람들과 집 밖에 있는 사람들이 적정한 선에서 갈등을 피하기 위해 서로 타협하면서 여인의 생명과 인권을 유린한 셈이다. 불량배는 집 밖에만 있는 게 아니라 집 안에도 있었다. 레위인은 거룩한 삶을 위해 불의와 맞서 싸워야 할 존재인데 하나님의 불의를 내팽개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나눔 1 집주인은 손님을 대접한다는 위선으로, 레위 사람은 자신의 안위를 돌보려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힘없는 여인을 폭력이 난무한 세상 한가운데로 내보냅니다. 자신의 명예와 안위를 위해서 타인의 생명과 인격을 함부로 여기는 처사입니다. 이와 같은 일이 요즘 시대에는 어떤 방식으로 일어나는지 이야기해 봅시다.
나눔 2 자신의 안위 때문에 여성을 방치한 자나, 방치된 여성을 성폭행한 자들이나 불의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폭력과 불의에 물든 사회 속에서 어떻게 소외되고 연약한 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지, 어떻게 그들의 생명과 인권이 존중받을 수 있는지 이야기해 봅시다.
2. 레위 사람은 첩의 시신을 12조각으로 나눠 이스라엘 전역으로 보냅니다(27-30절).
1) 쓰러진 첩을 향해 레위 사람이 무심코 던지는 말은 무엇입니까(27, 28절)?
“일어나라! 여기를 떠나자!”
레위인이 첩의 주인(아돈)으로 표현된다(26, 27절). 여인의 신분이 졸지에 종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레위인에게 있어서 그 여인은 아내도 아니고 첩도 아닌 그저 종일뿐이다. 그래서인지 레위인은 밤새 여인이 짓밟히고 유린당할 때도 잠을 잤다. 아침에 일찍이 일어났다는 것은 밤새 잠을 잤다는 반증이다. 그리고 쓰러져서 아무 기동도 없는 여인을 향해 무심하게 “일어나라 우리가 떠나가자”라고 한다. 성경은 그 여인의 숨이 언제 끊어졌는지에 대해 침묵한다. 히브리어 성경에서는 시체라는 말이 빠져 있다. 단지 레위인이 ‘그녀를 취하여’(이카헤하) 나귀에 실었다고 표현되어 있다. 그녀가 죽은 시간이 밤 사이인지, 나귀에 실을 때인지,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인지 알 수 없다. 중요한 사실은 레위인은 여인의 생사 여부도 확인하지 않고 무정하게 대했다는 것이다. 사사 시대에 인애와 정의는 사라지고 비정함만 남은 것이다.
2) 레위 사람이 첩의 시신을 12조각 내어 이스라엘 전역에 보내자 어떤 일이 일어납니까(29, 30절)?
이스라엘 백성은 이전에 이런 악행을 본 적이 없다며, 함께 모여서 진상을 파악하자고 한다.
‘찍어’(나타흐)라는 동사는 제물의 각을 뜰 때 사용되는 용어다(참조. 레 8:20). 암몬 왕 나하스가 길르앗 야베스를 공격할 때 사울이 거룩한 전쟁을 소집하기 위해 소를 잡아 각을 뜰 때도 이 단어가 사용되었다(삼상 11:7). 레위인은 지금 여인의 몸을 마치 양이나 소의 각을 뜨듯이 잘라서 12지파에 보낸다. 그리고 거룩한 전쟁을 소집하면서 전투에 참여하지 않으면 이 시체처럼 도륙될 것을 암시한다. 힘없는 여인이 유린당할 때 무책임하게 방관하던 사람이 갑자기 정의의 투사로 돌변한다. 명분은 하나님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지만 실상은 사적인 복수를 위해 공동체를 이용한 것이다. 레위인의 광기 어린 선동에 이스라엘 공동체가 부화뇌동한다. 12토막이 된 여인처럼 이스라엘 공동체가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찢기기 직전이다.
나눔 3 레위 사람의 엽기적인 행동으로 이스라엘 사회의 폭력과 불의의 민낯이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불편하지만 꼭 봐야 할 자화상이었습니다. 우리가 직시해야 할 이 시대의 어두운 민낯은 무엇인지 서로 이야기해 봅시다.
마음 모아, 함께 기도
삶 _ 힘 있는 자의 탐욕과 폭력에 무고한 생명이 짓밟히지 않게 하소서.
공동체 _ 교회 공동체가 약하고 소외된 자들의 피난처가 되게 하소서.
<출처 : http://www.su.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