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6. 6일. 07:00시.
마포 구청역 5번 출구 앞에서 만나 어린시절 소풍가던 그런 설레임으로 고향 방문 길에 오르기 위해 김정부,
나태관, 정재근, 주정연, 오건이. 이렇게 5명이 만나 서해안 고속도로를 진입... 일상에서 탈출하여 세상일들
다 잊고 유달산과 삼학도가 있는 고향을 향해 달린다.
정부가 최근에 구입한 렉스턴이 성능이 좋아 자동차가 경쾌하고 힘차게 고향을 향해 달려준다.
일찍 서울을 출발한 관계로 아침을 서해안 고속도로 휴게소 에서 간단한 요기로 때우고 영광굴비로 유명한
법성포구를 들렸다.
선착장에는 어선들이 잡은 고기들을 하역하느라 바쁘고 만선해온 건장한 어부들의 구리 빛 얼굴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KBS 맛 자랑에 보도되었다는 일미식당에서 굴비정식으로 점심을 먹는데 영광굴비의 원조격인 법성포에서
굴비를 맛보니 한층 기분이 좋았다.
감칠맛 나게 구운 조기와 고추장에 저린 조기는 맛이 일품이고 . 부서, 장대말린 것이 입맛을 더 해주었다.
영광 법성포에서 영광굴비로 점심을 먹으니 영광이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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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성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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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해안 도로변의 해당화는 피고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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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해안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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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머리 해수욕장에서
점심식사후 백수 해안도로를 따라 서해안을 끼고 달리니 바다 냄새가 정겹고 해안선 따라 길섶에 피어있는
해당화가 만발하여 내품는 향이 코를 찌른다. 고기 잡으로 바다에 나간 낭군이라도 기다리듯 그리움과 붉은
정열을 불사르며 해당화 피어있는 길을 따라 가다 보니 말로만 들었던 불갑사를 구경하기로 하였다.
불갑사는 백제 침류왕 원년384년에 건립되었다는 고색 찬연한 절로 특히 보물 830호로 지정된 대웅전의
처마와 연꽃문양을 조각한 문살이 아름다웠다.
불갑사를 뒤로하고 달리다보니 해제, 지도가 표시된 이정표가 나오니 누군가가 “지도는 섬인데 연륙교를
만들어 육지가 되었다” 면서 지도 연륙교를 구경하잔다. 무안군 현경 면에서 신안군 지도 면으로 이어지는
연륙교는 20년 전부터 있었다하고 신규 건립한 연륙교는 지도 읍에서 사옥도를 연결하는 다리로 규모는
작았지만 아름답고 교통량이 많아 지도사람들이 아주 편리하게 이용한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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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삼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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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주민 인듯한 분들이 다리 밑에서 5~6명 어울려 막 잡은 병어를 굵직 굵직하게 썰어 안주삼아 술판을 벌렸
는데... 구경하고 있으니 같이 한잔 하잔다. 풍성한 인심... 다른 친구들이 다리구경에 눈을 팔고 있는지라 나랑
재근이가 술판에 끼어 한잔 얻어먹는다. 술 고픈 참에 병어회에 한잔 얻어먹으니 어찌 그리도 맛있는지... 기가
막히게 맛있다. 술은 누가 뭐라 해도 공술이 제일 맛있다더니... 그토록 맛있는 공술을 체험하고있는 중이다.
나랑 재근이만 술을 얻어먹었으니... 다른 친구들은 얼마나 술이 고팠을까...(?) 다 함께 근처 횟집에서 병어회에
소주잔을 비우고 나니 술 갈증이 해소되었다.
연륙교를 뒤로하고 모래와 해송이 아름답다는 돌 머리 해수욕장과 톱 머리 해수욕장에 들려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 몇 장 찍고 목포에 도착하니 해가 저물고 장근식 친구와 명기환 시인(문학박사)이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아
준다. 점심때쯤 도착할줄 알았는데... 하루 종일 기다렸단다. 이런 줄도 모르고 여기저기 들려 구경하면서 오느라
고 늦었으니 미안하기 짝이 없다. 서울에서 친구들이 다섯 명이니 입담 좋고 술 메너 좋은 명기환 시인을 우정출
연까지 시키면서 우리를 맞아준 장근식 친구의 깊은 우정이 한량없이 고마웠다. 장근식 친구는 현재 목포 중앙병
원에서 병원의 제반 살림살이를 총책임 맡고 있는데 병상이 500으로 전문의만 40여명이 되는 큰 종합병원이다.
홍천의가 경영하는 유달 횟집에서 차봉안 친구까지 합세하여 오랜만에 싱싱한 민어회에 술을 마시고 또 마셔도 취
하질 않는다. 공기 좋고, 안주 좋고, 친구들 덕담이 따뜻한데 술이 취 할리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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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는 젊은이 들만 출입한다는 물 좋은 생맥주 집에 들려 어린시절의 얘기로 꽃 피우고, 3차는 노래 부르며
술 마실 수 있는 단란주점에서 술 마시고... 노래 부르고... 친구들과 함께하는 고향의 밤은 깊어만 간다.
... 재근이의 하얀 나비가 태관이의 원점에서 만나 춤을 추며 돌아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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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바닷가에서와 남일해의 저음으로 흐느끼는 서글픈 노래를 부르는데 탄성이 절로 나왔다.
... 활량으로 정평이 나있는 봉안이의 감칠 맛 나는 노래...
... 감정 잡고 지그시 눈감으며 부르는 재근이의 매혹적인 노래...
... 흐느끼는 듯 호소력 있게 부르는 태관이의 애절한 노래...
... 흘러간 옛 노래에 흥을 돋구어주는 주정연 시인의 술 맛 돋구는 노래...
... 그립던 고향의 밤은 술에 취해 깊어만 가네...
유리문을 뚫고 들어오는 아침 햇살에 눈을 뜬 재근이 첫 말 한마디. “ 어휴~! 어제밤 술을 그렇게 많이
마셨는데... 밤에 자면서 한 사람도 코를 않 골더라? ” 맞아, 한사람도 코고는 소리를 들은 사람이 없다.
전부 여행에 피곤하고 술에 취해 골아 떠러저 코고는 소리를 들을 틈이 없었으니... 일찍부터 장근식 친구
에게 전화가 왔다. 전날 술을 많이 마셔 속이 쓰릴 텐데 전북 죽을 끓여 놨으니 호텔 후론트로 내려오란다.
전복 회에 해장술 한잔씩 마시고 전복죽을 먹고 나니 속이 확 풀린다. 이토록 정성껏 우정을 베풀어준 친구
들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서울에선 저녁에 식사하고, 술 마시고... 거기까지였는데 다음날
아침의 전복죽에는 서울친구들이 판정패 했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장근식 친구한테 한수 단단히 배워간다.
아침을 끝내고 유달산에 올라 목포시가지와 바다... 섬들을 둘러본다. 찢겨진 삼학도를 쳐다보고 있자니
마음이 아프다... 빨리 복원되기를 기원하고 천기산(오포산)에 올랐다. 노적봉을 돌아서니 기념식수로 심은
소나무들이 많은데 국회 운동장에서 시행했던 목포 5개 초등학교운동회 기념식수가 잘 자라고 있음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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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5개 초등학교 운동회 기념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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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생긴 관광명소, 여긴꼭 들여 간다고... 양 허벅지에 종기자국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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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기산을 내려오면서 언젠가 club. book46 에 실렸던 女木(여인의 하반신을 닮은 나무)를 구경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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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달산 조각 공원에서 고향 조각가들이 주축이 되어 목포를 아름답게 가꾸고 있는 조각 작품들... 76점의 대리석과 동으로 심혈을 기울려 만든 작품들 저마다 작가의 혼이 깃들어 있고 사연이 있겠지만
북교 49회 졸업생으로 진주대학교 미술교수였던 故 김광진 교수의 고향바다라는 작품앞에 눈이 멎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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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으로 만든 작품인데 두면으로 조각되어있고 앞면에는 파도치는 바다가 조각되어 있고, 둘째 면에는
외로워 보이는 한 남자의 가슴팍을 도려내고 구멍 뚫린 자리에 밀려오는 파도를 조각한 작품 이다.
고향을 떠나 살면서 얼마나 고향이 그리웠으면...
고향 바다가 얼마나 _ . 얼마나 그리웠으면 가슴이 뚫리고, 뚫린 가슴에 파도가 출렁 거리고 있을까...(?)
젊은 나이에 요절한 故 김광진 교수의 명복을 빈다.
조각공원을 지나 2등 바위 밑에 자리 잡고 있는 관음사 절(옛날 작은 절로 부른 것 같음)을 찾았다.
조그맣고 아담한 절이다.
정부가 우리 5몀과 느티나무 친구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참배와 금일봉을 헌납하고 꿈에도 그리던 북교를
찾아가 교문 우측에 타원형 화강암에 제15대 대통령 後廣 金大中 출신학교(제30회) 음각되어 있음을 보고
느티나무 그늘에서 한참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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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년전 느티나무 그늘아래서 뛰어놀던 소년들이 반백의 늙은이가 되어 추억에 잠기는데...
사생화도 그리고, 숨박꼭질... 하던 느티나무... 그 느티나무가 푸르게 잘 자라고 있었다. 유달산 밑에 있던 달성초등학교는 학생수
가 모자라 폐교가 되고 주변의 학생들이 북교를 다니며, 학생수가 많이 모자라 여러 면으로 줄 끝에 서있는 학교
로 전락했다는 얘기를 들으니 울컥 서러움이 복바치고 마음이 몹시 쓰리고 아팠다. 하당초등학교가 1번이고 북
항 쪽이 부촌이 됨에 따라 서부가 2등이란다. 설명하기 어려운... 서운하고 씁쓸함을 뒤로하고 이젠 목포를 떠나
서울로 가자.
상경 길에 도청 건물이 완공단계라는 말을 듣고 고향이라는 애정과 관심이 우리를 무안군 산향면 소재 도청
신 사옥 신축현장을 찾았다. 현대공법으로 높고, 넓고, 아름답게 지어지고 있었다. 건물 한쪽 유리로 된 건축물
은 피사의 탑처럼 비스듬히 누워 한껏 멋을 부리고 있었다. 주변 조성과 마무리 까지 연말이면 준공되리라.
귀경 길에 충남 서산 시에 들려 해미읍성(海美邑城)을 찾았다. 해미읍성은 고려 말에 왜놈들의 잦은 침공을 막기
위한 방어진지 및 훈련장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원형으로 쌓은 성인데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별로 상하지 않았고
동헌이나 기타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었다. 나졸들이 순찰 돌았음직한 순찰로를 따라가 보니 아름 들이 소나무들이
보기 좋았다. 동헌에는 입법, 사법, 행정과 군사까지 손에 쥐고 민초들에게 군림하던 사또가 동헌마루에서 서슬이
시퍼렇게 “ 여봐라! 저놈을 당장 밖으로 내쳐라 !! ” 할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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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충남 원산면 신창리 소재 개심사(開心寺)에 들렸는데 절 입구에 세심동(洗心同) 개심사(開心寺)
라고 쓰여 있다. 마음을 깨끗히 씻은후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들어오라는 뜻인 것 같다. 일설에는 백제 의자왕
14년에 혜감국사란 분이 건립 햇다는 말도 있고 통일신라시대 진덕여왕 5년에 건립되었다는 설도 있지만 조선
왕조 성종 15년에(1484년)에 건립되었다는 말이 신빙성 있다는 스님의 설명이다. 보물 143호로 지정되어 관리
하고 있으며 해우소(화장실)가 깊어 한길 낭떠러지 같았다. 주차장에서 카파른 오르막길로 약 15분~20분 정도
걸어 올라가는 관계로 공해에 덜 시달려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작지만 아담하고 주위 경관이 아름다운 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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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에 갈증 난 목을 축이려고 주막에 들려 막걸리를 한 사발씩 하기로 했다. 주모가 집에서 직접 담근
걸죽한 막걸리에서 누룩 냄새가 체 가시지 않았고 갈증 난 입에 쩍쩍 달라붙는다. 도토리향이 묻어나는 묵...
야생의 향긋함이 풍기는 취나물... 운전 때문에 지금껏 잘 참아온 정부가 운전대를 태관이 에게 마끼기로 하고
막걸리 사발을 비운다. 한잔. 두잔. 세잔... 술맛이 좋아 계속 땡긴단다... 잘 빚은 막걸리로 술 갈증을 씻고 태관
이가 운전하여 서울로 달려 저녁 8시경 출발지인 망원동에 도착. 여행 잘 하고 서로 수고했다며 그대로 헤어지
기가 아쉬어 한잔 더 하자네... 그래. 한잔 더 하자. 49시간의 여행... 즐겁고 행복했고, 좋은구경 시켜준 정부가
고맙고... 자~! 건배하자. “ 기회가 않 되면 만들어서 라도 자주 일상생활에서 벗어나보자!! " 고향에서 우리에게
우정과 따뜻하게 맞이해준 장근식, 차봉안, 홍천의, 명기환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이보시게 친구들. 친구
들의 우정을 오래 오래 기억하고 보은 할 날을 기다리겠네.
2005. 6. 7 밤에
첫댓글 내친구들과 목포를 소개해주심에 감사드리고 우리회원님들 목포방문하실일 잇으시면 연락주세요 잘모시겟습니다...
참으로 고마우신 말씀인데 그 경비를 어떻게 조달하실려구요? 우선 광전방 방장이고 친구인 이 水蓮부터 ㅎㅎㅎ
광전방 대장님 오신다면 쌍수로환영하겟습니다...
고향이야기라 '광전방'에만 게시했더니 水蓮님께서 자유게시판에 옮겨 놓으셨군요. 오래된 글이지만 회원이신 유달산님과 목포와 주변을 소개한 내용이라 회원님들 관광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고향 지킴이 유달산님 여러가지로 고맙습니다. 님께서 건강하셔야 고향이 보존되오니 건강하시게 옥체 관리 잘 하시옵소서
좋은 계시물임니다,고향 이야기. 내가 자란 고향산천 소개 ,,이거 얼마나 쁘뜨한 감동 계시물임니까? 내가 자란 추억의 향토 가 생각 남니다, ~ 고맙슴니다. 즐감하고 감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