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지도부가 출범한 이후 베이징 관료들이 비밀리에 부동산을 급물로 내놓고 있다. 부정부패 척결 바람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21세기경제보도(21世纪经济报道)는 24일 부동산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베이징에서 공무원 또는 공무원의 지인들이 공직자 재산공개에 겁을 먹고 부동산을 급히 처분하고 있다"며 "이들은 남의 눈을 피하기 위해 한밤중에 주택거래를 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공산당 18차 당대회 후, 중국 내 중고주택 매물 사이트에는 그동안 거래 내역이 거의 없었던 일부 고가주택 지역의 집들이 최근 급매물로 나오는 사례가 늘었다. 최소 집값이 1천만위안(17억원) 이상의 고가 저택들이다.
실례로 하이뎬구(海淀区) 우커쑹(五棵松) 지역의 경우, 중고주택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다가 최근 쯔진창안(紫金长安) 주택단지의 주택 8채가 한꺼번에 매물로 나왔다. 8채 모두 가격은 비쌌지만 주거 입지가 좋아 고객들의 문의가 쏟아졌는데 계약 과정은 하나같이 순조롭지 않았다.
우커쑹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집주인이 먼저 중개인을 통해 집 설계도를 보여주고 가격을 제시한 후, 상대방이 동의하고 계약금을 낸 뒤에야 방문을 허락했다"며 "집을 둘러보는 것도 저녁 8시 30분 이후에나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어 "집주인은 모두 고위급 관료 아니면 관료의 지인으로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우려해 이같이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중국 주요 45개 도시의 고급 주택, 별장의 주택 거래 내역을 살펴본 결과, 일부 지역에서 나온 매물이 평소보다 몇배나 많았다"며 "대부분이 관료나 국유기업의 고위급 관리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