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제주도 여행
전주꽃밭정이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선숙
이번에는 전남 장흥에서 오렌지호를 타고 제주도로 갔다. 전주에서 15명, 정읍에서 19명 모두 34명이 함께 여행하게 되었다. 장흥에서 8시 30분 출발이라 전주에서는 새벽 3시 20분에 출발했다. 장흥에 도착하니 수면에는 안개가 가득해 물체가 희미한데, 어부들이 일을 하고 있었다. 어장은 김제평야만큼 넓어 끝이 보이지 않았다. 어장은 땅처럼 주인이 있고, 사고팔기도 한다니 보이지 않은 한계를 어떻게 구별하는지 궁금했다. 장흥―제주 간 쾌속정 시간은 2시간 20분 정도 걸리고 어장을 보호하기 위해 주변은 저속으로 가야 한다. 출항 때 파고의 영향으로 시간은 예측하기 어렵다. 제주도 관광은 거의 다 했기에 이번에는 골목을 걷는 기분으로, 해안일주와 휴양림, 공원 위주로 돌았다. 잉크 같은 청색 물과 다슬기 삶은 물 같은 옥색 물이 볼 때마다 아름다웠다. 고 박정희 대통령이 제주 시민에게 숙원(宿願)사업을 묻자, 경지정리를 원하여 밭이 평야처럼 정리가 잘 되었다. 해변지역마다 특색 있는 밭작물인 브로콜리, 감자, 당근, 마늘, 무가 있는데 무는 풍작을 이루어 상품이 뛰어난 것만 수확하고 나머지는 버렸다. 어떤 밭은 그대로 갈아 놓아 안타깝기도 하고 아깝기도 했다. 비닐하우스 재배는 비 가림, 감자를 지실, 고구마를 감저라 불렀다. 어느 해안가는 비닐하우스가 즐비했다. 그 속에는 밭작물이 아닌, 해수를 끌어들여 물고기 양식장을 하고 있었다. x - 마트 직송 양식장이라고 하니 횟감을 살 때는 참고해둘 만하다. 제주도 최남단 송악산은 소나무가 많이 자라는 오름이라 하여 송악산으로 불린다. 해발 104m 분화구 안에는 다이아몬드 모양이 있는데 염소가 풀을 뜯어 먹고 다닌 길이다. 송악산에 멀리 보이는 산방산과 청색 바다 위에 있는, 형제 섬은 마주하고 있어 운치를 더해주었다. 일출, 일몰이 아름다워 주위에서 자주 등장하는 사진이기도 하다. 해안절벽에는 여러 개의 굴이 있는데 일제 강점기에 제주도 남자들을 붙잡아 강제노역을 시켰다. 먹을 것도 없는 시절에 고통은 참혹했으리라. 송악산에서 좀 떨어진 마을에는 일본인이 만들어 놓은 격납고가 약 19개 원형 그대로 밭 주변에 있었다. 너무 단단하여 철거할 수 없어, 그냥 농사를 짓고 있다. 애월읍에서 목포 방향으로 관탈섬이 있다. 제주도는 과거 유배지나, 귀양살이 지역이라 관탈섬에서 관복을 벗고 마을로 들어왔단다. 해녀박물관에 들르니 어부의 생활과 어장 도구들이 있었고 유명한 해녀들 사진이 있었다. 제주 해녀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해 수출되기도 했으며 지금도 80여세 된 해녀도 있다. 일제 강점기 때는 제주도를 지키는 의병이었다. 자녀를 기르고 가정의 경제를 위해 깊은 바다 속을 누비는 강인한 철의 여인들이다. 교과서에 실린 황영조 마라톤 선수는, 해녀인 어머니의 폐를 선천적으로 타고나 다른 사람보다 폐활량이 좋다. 그래서 마라톤 하기에 적당한 신체라서 역사적 인물이 되었나 보다. 오렌지 농장에는 배만큼 큰 밀감이 있고, 산에 있는 맹감 열매만한 것, 거북손, 고추 모양도 있었다. 밀감은 정방폭포 부근에서 먹었던 밀감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오렌지 정원에는 꽃향기가 진해서 옷에 향수를 뿌린 듯했다. 절물휴양지나 사려니, 비자림 숲길은 싱가포르 그린시티로 착각할 정도였다. 사려니, 비자림 숲은 바닥이 화석 알갱이로 되어 아침에는 눈을 밟는 것처럼 사각사각 소리가 재미있었다. 비자림 숲에는 수령이 500~800년 된 비자림 밀집지역이다. 숲길은 모자와 안경을 벗고 심호흡을 하면서 걸으면, 피부는 물론 생체리듬에도 좋다. 그래서인지 눈이 좀 좋아진 것 같다. 산책코스로 이렇게 좋은 곳은 찾기 어려울 듯, 꼭 가볼 만한 곳이다. 제주 관광지로 2년 된 곶자왈 숲 속 기차여행 에코렌드 테마파크에 갔다. 66만 제곱미터 규모의 생태식물원이다. 1800년대 증기기관차 모델로 만들어진 링컨 기차를 타고 4.5km 거리를 약 50분간 달리며 주변경관을 즐긴다. 바닥은 화산송이로 되었으며 나무가 바람에 쓰러지지 않으려고 땅 위나 바위에 뿌리는 내린 곶자왈 나무를 보면 강인한 생명력에 위대함을 배울 수 있었다. 약 2만여 평 바닥공사를 하여 물이 새지 않게 한 호수와 다리, 인공 섬이 있다. 주변 나무와 파란 물과 구름이 한 폭의 그림이다. 간이역도 있어 다음 역까지 걸으면서 즐길 수 있는 2~3시간 코스다. ‘곶’ 자는 숲, ‘자왈’은 암석과 가시덩굴이 뒤엉킨 모습의 제주 방언이다. 곶자왈은 개인이 꾸민 것으로 50년 뒤에는 제주시에 반납하는 조건이다. 인도네시아 주룡공원 원시림은 기차만 타고 가는데 곶자왈은 간이역과 호수가 있어 더욱 좋았다. 한림공원에서는 가장 큰 꽃을 보았다. 용설란 꽃이 전봇대 크기만 하여, 꽃나무가 감당을 못해 뿌리가 뽑힐 정도였다. 선인장 농장은, 여러 가지 제품을 만들어 일본으로 수출하는 효도 작물이었다. 성지 김대건 신부 박물관과 이시돌 목장은 천주교성지로서 1954년 아일랜드 출신이 제주도의 빈곤층을 위해 한라산 중 산간지역을 개발했다. 지금은 성 이시돌양로원, 피정센터 등 약 8개 정도의 시설이 있다. 예수님의 일생을 조각 작품으로 만들어 성당과 기독교인들이 꼭 들러 볼 만한 곳이다. 안쪽으로는 넓은 호수와 폭포가 있고 호수 주변에는 묵주알 숫자만큼 나무를 동그란 구슬처럼 다듬어 놓았다. 이번 4박 5일간 머물렀던 호텔도 온천수라서 피부가 호강했다. 이번 여행에서 제주도 전체가 외국 못지않은 훌륭한 관광명소임을 실감했다. 잘 보존하고 가꾸어 후손에게 물려주어야겠다는 시대적 사명감을 느꼈다. (2013.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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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주도의 새로운 면을 본것 같애 좋았습니다.특히 성지 김대건 신부 박물관과 이시돌 목장을 보셨다니
보람있고 좋은 여행을 가신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윤동현 올림.
이시돌 목장을 가보셨나요? 글로 남기지 않으면 나중에는 잊혀저 버리까요.
개발의 변화로 달라진 제주도를 다시한번 가보고 싶네요.
여러 모양의 밀감도 보고싶고, 잘보고 갑니다.
제주도는 갈때 마 다 조금씩 변하고,
중국쏘에서 7살 어린이가 고난도 체조를 하는데 마음이 찡 했답니다.
국내관광을 하시면서도 외국여행을 하신것 처럼 수다 없이 깊이 있게 들러 보신듯 합니다.
제주도를 한번 다녀 왔지만 작가님 눈 처럼 기억을 담아 낼수 없어 다시 한번 가 보고 싶습니다.
멋진 관광을 축하 드립니다.
사모님 건강이 쾌차되시면 가족과 함께 즐거운 여행을 해보심이 어떨지요?
bigboy42
제주도는 몇 번을 가봐도 새로운 느낌이 들고 둘러볼 곳이 많습니다. 관광을 다닐수록 재미가 난다고합니다.자도 작년에 한라산정상을 올라보고 곶자왈도 가보니 남쪽 나라에 온 기분이었습니다. 자세히 보시고 글도 상세히 쓰셨네요.
이승환입니다.
오래도록 기억하고자 글로 남겼습니다. 부족하지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주도의 풍광을 자세하게 펼쳐보인 글입니다.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시는데도 수고가 많으셔겠어요.간접경험에 의해서 제주도를 더욱 생생하게 알게되어 감사합니다. 의미있는 여행인것 같습니다.
수고는 뭘요. 그곳에서 본것을 그대로 썻고 자료수집할것은 별로 많지 않았답니다.
큰 섬 제주도의 이모저모를 잘 쓰셨습니다. 방학 3개월간 골목골목을 누볐지만 안가본 곳이 또 있네요. 이시돌 목장은 건듯 보기만 했는데 덕분에 구경 잘했습니다. 곶자왈 숲 속 기차여행 에코렌드 테마파크는 요즘 새로 생겼죠. 아직 안타봤어요. 항상 가보고 싶은 곳이니까 다음엔 꼭 기차를 타봐야겠네요.
이시돌 목장 예수님이 가시면류관을 쓰시고 고난의 길을
가신 것을 보면 숙연해집니다.
나를 위한 고난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