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링

[으악새]

타워링/The Towering Inferno 음악적인 리뷰+ 음악
1974년/감독:Irwin Allen+John Guillermin/주연:Steve Mcqueen+
Paul Newman+William Holden+Faye Dunaway+Fred Astaire
음악:John Williams/165분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만 움직인다“ 라는 말이 있다.
꼭 특정의 누군가를 지칭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사람들의 일반적인 느슨한
심리 인 것 같기도 하다. 오늘날 우리나라에도 몇 십층 이상의 고층빌딩은
쉽게 볼 수가 있지만, 그 고층빌딩에서 제일 무섭다는 화재의 대비도
사실상 그런 일들을 한번 겪고 나서야 대비책이 만들어 지는 실상이다 보니
훗날의 안전을 위해서는 한 번씩은 사고를 겪어 보아야만 되는 것일까?
"성수대교 붕괴"가 그랬고
"삼풍백화점 붕괴"가 그랬듯이
"대연각 빌딩 화재"가 있고서야, 비로서 각종 화재의 안전 대책들이
수립되었던 것이 불행하게도 우리 대한민국의 현대사의 한 단면이다.

1971년도의 크리스마스 날,
서울, 충무로 초입에 있던 대연각 빌딩의 화재는 당시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주었었다. 높이만 올라가면 뭘 하나?
화재 시 내려올 수가 없는데.......
당시의 진화 과정 등이 TV로 생중계 되어, 창틀에 매달려있는 사람,
불길을 견디다 못해 그냥 뛰어내리던 사람들의 모습이 그냥 생생 하게
생방송이 되면서 아니 저럴 수가.... 하는 큰 놀라움을 주었고 또 외국의
뉴스 시간에도 그대로 전달되었다니, 2001년도의 9.11사태 못지않은
큰 충격을 전 세계인 들에게 준 것 이었다.
(물론 규모가 비교는 않 되지만, 그때까지 이런 장면을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던 당시로서는 미국의 9.11 사태 못지않은 흥분을 느꼈다.)

그러나 이 사건이 일반인들의 기억에서 거의 사라져가던 1974년에
개봉이 된 이 영화, “타워링”은 다시 우리들에게 이 대연각 빌딩 화재사건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였는데, 아닌 게 아니라. 바로 이 사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영화라니 뒷맛이 씁쓸할 수밖에 없던 일 이 다시 생긴 것이다.
San Francisco 의 다운타운.
138층 이라는 당시로서는 세계에서 제일 높게 올라간 초현대식
Grass Tower 의 Opening Ceremony 가 열리고 있다. 이어, 건물주인,
“James Duncan"(William Holden,1918-1981 미국) 은
시장을 비롯하여 쟁쟁한 인사들이 다 초청하고, 성대한 축하 파티도
벌리는데, 엉뚱하게도 전선에서 시작된 작은 스파크의 불씨 하나가
곧 닥칠 대 재앙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그 작은 불꽃 하나가
이 초 현대적인 빌딩전체로 번져나가면서 소방대장인 주인공,
“Michael O' Hallorhan" (Steve Mcqueen, 1930-1980, 미국)의
활약이 시작이 된다.

영화는 이 빌딩에 불이 나기 전에,
“Paul Newman”(1925, 오하이오),
“Faye Dunaway“(1941, Florida),
“Susan Blakely"(1952, 독일),
“Fred Astaire“(1899-1987, 미국) 등의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생활 이야기들로 채워지는데,
마치 “Poseidon Adventure"(1972)의 처음 도입부와 별로 다르지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바로 그 작품을 제작한,
“Irwin Allen“(1916-1991, 미국) 감독이
똑같은 스탭으로 마치 속편같이 제작을 하였으니 영화 속의 모든 분위기가
비슷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다만 그는 액션 씬 들만 감독을 하고
특이하게도 영화 전체적으로는
“John Guillermin“(1925, 영국) 이
감독을 하였다는 것이 전편과 다를 뿐이다.

오늘날의 재해(재난)영화들(Disaster Film)은 우주나 지구 전체의
이야기들을 주로 다루고 있지만, 이런 현대적인 스타일의 재해(재난)영화들은,
1970년의 “Airport"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보아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물론 속편들도 만들어질 정도로 성공을 하였지만, 이 하늘에서의 재난 소재는
2년 후, 바다로 옮겨지면서 “Poseidon Adventure"를 탄생시켰고 이 영화는
당시에 만들어진 재난 영화로서는 최고의 흥행성적을 보여주었다.
바로 그런 대성공이 또 다시 2년 후에 속편 격으로 이 영화를 만들게 하였는데
하늘에서 바다로 그리고 다시 땅으로 그 소재가 돌고 돌았으니 마치 삼부작의
완결 편 같은 느낌을 주었었고, 이후부터는 영화의 재난 소재가 우주로
뻗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뭔가, “Poseidon Adventure"(위의 포스터)와 차별성을 보여주기 위하여 이 영화에는
당시의 인기배우가 총출동 하다시피, 많은 스타들(Cameo 포함)이 출연 했다는 것이
이 영화의 큰 특징인데, 이후에 그 유명한 “심슨재판 사건”을 만들어낸
당시 최고인기의 미식축구스타
“O J Simpson"(1947, 미국 SF)이 출연을 한다고 하여
제작 시점부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었다.
또한, “Jennifer Jones"(1919,오크라호마),
"Richard Chamberain"(1934, LA),
"Robert Wagner"(1930,디트로이트),
"Robert Vaughn"(1932,뉴욕)등의 쟁쟁한 스타들이 얼굴 마담 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1950년대 초반부터 영화음악을 만들기 시작하여 오늘날까지
무려 230 여 편이 넘는 영화에 관여한 미국 영화음악의 대부,
“John Williams"(1932, 미국 뉴욕)가
역시 2년 전의 “Poseidon Adventure"같이 웅장한 분위기를 다시 연출하였는데,
대형 오케스트라를 선호하면서 관현악을 주로 많이 사용하는 이런 독특한 그만의
스타일은, “Star Wars"(1977)시리즈와 "Superman"(1978)시리즈 그리고
“Indiana Jones"(1981) 시리즈로 그대로 이어지면서 이후에 제대로 만발한
꽃들을 피웠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지금도 “John Williams” 하면 항상 스케일이
크고 웅장한 사운드가 먼저 떠오르게 된다.
그의 이런 오리지널 스코어와 함께 지난번에도 “The Morning After"를 불러
아카데미상도 받고 또 큰 반응을 얻었던 가수,
“모린 맥거번”(Maureen Mcgovern, 1949, 미국 오하이오)이
“Poseidon Adventure"와는 달리 이번엔 직접 출연도 하고, 또 다시 주제곡을
부르기도 하였는데, 제목만 “우린 이런 사랑을 다시 하지는 않으리”
(We May Never Love Like This Again) 라고 달라졌을 뿐, 노래의
스타일이나 창법등도 거의 흡사하여 마치 노래도 속편을 듣는 듯한 느낌이다.
[그도 그럴 것이 “The Morning After"를 작곡한 “Al Kasha"가 ”Joel Hirschhorn“
(1938, 미국 뉴욕)과 공동으로 다시 만든 곡이다.]

이곡도 지난번 “Poseidon Adventure"의 “The Morning After"같이 다시 한번
영광스러운 아카데미상(제47회)의 주제곡상을 받게 되는데, 물론 의도적이겠지만
이 “The Morning After"도 이 영화에서 배경 음악으로 잠시 다시 나온다.

이 영화는 사상처음으로 메이저 영화사인 “WB" 와 ”20세기 폭스“가
합작으로 만들었는데, 그들이 각각 판권을 사들인 두 개의 원작소설이
워낙 줄거리가 비슷해서 서로 중복 투자를 피하기 위해 할 수 없이 손을
잡았다고 하는데 그러므로 해서 자연스럽게 이 두 원작 소설인
“The Tower"와 "The Grass Inferno"를 합친 하나의 시나리오가 나온
재미있는 기록의 영화가 되었다.
또 이 원작 소설들은 1972년도에 개관하여 당시에 큰 화제 거리 였던
뉴욕의 WTC 쌍둥이 빌딩에 큰 경종을 울려 배선 공사를 다시 하는 등,
철저한 안전 대책을 수립하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화재에 취약하다는 H 빔 공법이 또다시 9.11사태 때 문제가 되었으니
고층빌딩이라는 것이 이래저래 아직은 불안한 요소들을 많이 안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건설사가 수주한 세계 최고의 160층짜리 초고층빌딩 이
(두바이, 700M, 2008년 완공목표) 곧 착공에 들어간다고 하는데,
부디 완벽한 공사를 해서 이런 비슷한 사고라도 절대 일어날 수 없는 그런 곳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나, 글쎄?
어디까지가 인간의 완벽한 (기술)한계인지가 바로 문제일 것 같다.

출처 : 김제건의 영화음악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