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 방 한쪽에 콩나물시루를 놓고 콩을 넣어 싹을 틔운 다음, 며칠 동안 오며 가며 물을 주면 ‘콩나물 크듯’이라는 말이 딱 맞게 콩나물이 쑥쑥 자라 있었습니다. 아침에는 콩나물국에 콩나물 무침, 또 저녁에는 콩나물밥에 콩나물 김치찌개로 겨울 밥상에 콩나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곤 했지요. 추운 겨울에 생채소를 섭취하기 어려웠던 옛날에 콩나물은 비타민을 섭취할 수 있는 귀한 재료였을 겁니다. 요즘처럼 마트에 가면 일 년 내내 산처럼 쌓여 있는 흔해빠진 콩나물이 아니었을 거예요. 흔해빠졌다는 이유로 콩나물을 얕잡아 보아서는 안 됩니다. 콩나물은 자라면서 콩에는 없던 비타민 C가 생성되고, 피로 회복과 숙취에 효과적인 아스파라긴산과 비타민 B1이 많아집니다. 알코올의 분해를 돕는 아스파라긴산은 보기에 나쁘다고 툭툭 잘라 버리는 콩나물 뿌리에 가장 많다고 하지요. 숙취음료에 사용되는 바로 그 성분이에요.
콩나물을 요리할 때는 특유의 비린내가 나지 않도록 조리해야 합니다. 콩나물을 넣어 익힐 때 온도가 변하면 비린내가 나거든요. 뚜껑을 덮고 익힐 때는 다 익지 않은 상태에서 뚜껑을 열면 온도가 내려가면서 비린내가 날수 있으니 익히는 중간에 뚜껑을 열지 말아야 합니다. 멸치국물을 내어 콩나물을 넣어 끓인 다음 소금으로 간을 하면 가장 친근한 해장국이 만들어집니다. 미리 소금을 넣으면 콩나물이 질겨지고 맛이 없으므로 꼭 콩나물을 다 끓인 후에 소금 간을 해야 하고요, 파, 마늘은 먹기 직전에 넣어 살짝 끓여 먹어야 향과 맛을 살릴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