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白雲山 1,278.6m)은 전남 광양의 백운산(1,218m), 경기도 포천군에 있는 백운산(904m), 강원도 홍천군에 있는 백운산(895m) 등 30여개의 백운산이란 이름을 쓰는 산 중에서 정선의 백운산(마천봉 1,426.2m) 다음으로 높은 산이다. 산의 이름이 말해주듯이 항상 산봉우리를 휘어 감고 있는 아름다운 운무(雲霧)의 비경을 자랑하며, 주변의 자연경관이 뛰어나서 그 지역의 대표적인 산이라 할 수 있다. 정상에 올라서면 서쪽에 장안산과 괘관산, 북쪽에 깃대봉과 남덕유산, 남쪽으로 월경산, 봉화산 등이 조망되고,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45km에 이르는 지리산 연봉과 북덕유에서 남덕유까지 20여km가 이어지는 덕유연봉의 백두대간 줄기가 훤히 조망된다.
백운산의 자연 경관은 전북 장수지역 보다는 경남 함양지역 산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백운암, 묵계암, 상련대 일대가 산행과 관광의 백미이다. 특히 가을단풍이 아름답고, 산허리마다 흐드러진 갈대가 싸리나무와 산죽 등이 함께 어울려 비경의 극치를 이룬다. 이렇듯 백운산은 수많은 명산들과 흰구름에 둘러 쌓여 있으며, 육산이기에 사계절 산행이 가능하다. 또한 산세가 웅장하고 동서남북으로 이어진 심산유곡은 풍부한 계곡과 울창한 수림으로 조화를 이루어주고, 서남쪽의 무령고개에서 번암면의 동화댐까지 장장 20여km의 백운천 지지(知止)계곡을 이루어 청아하고 맑은 폭포와 소(沼)가 어우려져 울창한 수림과 계곡이 탐방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백운산 산행 코스는 산자락 남쪽인 함양군 백전면 백운리와 운산리, 북서쪽 장계면과 번암면 경계인 무룡고개 방면에서 오르내리는 코스가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백운리에서는 대방마을을 기점으로 빼빼재~서래봉 남동릉, 백운암~화과원~서래봉 남동릉, 화과원 갈림길~큰골, 묵계암~상연대~끝봉~남릉을 경유해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가 인기 있다. 운산리에서는 백두대간 방면으로 끝 마을인 중기마을~중고개재~남서릉(백두대간)을 경유하는 코스가 있다. 번암면 지지리에서는 삼거리마을~산죽계곡~중고개재~남서릉 또는 삼거리마을~무룡고개~영취산~북서릉(백두대간) 코스가 이용된다. 장계면 방면은 대곡리 지승마을을 기점으로 무룡고개~영취산~북서릉을 경유하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빼빼재에서 시계 방향으로 코스들을 소개한다.
빼빼재~절고개~서래봉~정상 백운리 버스 종점인 신촌마을에서 약 2.2km 올라가면 해발 800m인 빼빼재가 나온다. 백전면과 서상면 경계를 이루는 이 고개는 두 지역을 연결하는 37번 국지도가 넘는다. 빼빼재는 백운산 정상과 표고 차가 478.6m에 불과하다. 그래서 이 코스가 인기다. 고개에는 등산인이나 자가운전자들이 쉬어 가기 좋은 정자가 있다. 고갯마루가 널찍해서 단체산행인 경우 대형 버스 주차도 가능하다. 이 고개에는 옛날 양 손바닥 사이에 풀을 끼워 바람을 불면 삐삐삐 소리를 내는 풀피리 놀이를 했던 풀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풀피리 소리에서 ‘빼빼재’라는 고개 이름이 생겼다는 설이 전해진다. 고개 서쪽에는 백전면 청년회에서 세워놓은 비석이 있다. 비석 왼쪽 약 50m 길이로 이어진 나무계단이 산행기점이다. 잰 걸음으로 약 45분 거리인 남서릉 바위지대 전망장소에서는 정상~서래봉~1,076m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능선에서는 가장 조망이 빼어난 곳이다. 전망장소를 지난 삼거리마다에는 빠짐없이 푯말들이 세워져 있다.
• 빼빼재-(12분)→삼거리(바위· ↑백운산 5.5km, 빼빼재 300m↓ 푯말)-(15분)→927m봉 동쪽 사면 길-(20분)→바위지대 서쪽 밧줄-(7~8분)→바위지대 상단부 전망바위-(5~6분)→절고개(왼쪽 사면 길은 화과원 방면)-(8~9분)→화과원 갈림길(무명봉· ←화과원·용소 1.4km, ↑백운산 2.8km, 빼빼재 3.0km↓ 푯말)-(20분)→1,076m봉-(10분)→ㅓ자형 삼거리(왼쪽은 큰골 방면 지능선 길)-(7~8분)→서래봉(1,174m)-(6~7분)→ㅓ자형 삼거리(안부·왼쪽 사면 길은 큰골 방면 사면 길· ↓하산길 원통재, ←하산길 백운암 4.4km, ↑백운산 정상 푯말)-(6~7분)→안부-(25분)→하봉(↓하산길 백운암·원통재 5.1km 푯말)-(20분)→푯말(↓하산길·백운암 5.6km 푯말)-(5분)→정상(약 5.8km·약 2시간30분)
백운리(대방)~백운암~큰골~화과원~서래봉~정상 백운리 대방마을 백운산장 앞 버스정류소에서 약 400m 더 들어가면 백운교 앞 사거리 화기물보관소(구 매표소)가 나온다. 이곳에서 다리를 건너면 버스 종점인 신촌마을이다. 화기물보관소 앞에서 북쪽 오르막은 상연대, 북동쪽 평탄한 길은 백운암으로 가는 길이다. 백운암 방면이 큰골과 화과원으로 가는 길이다. 백운암을 지난 산신각 앞에서 일단 길이 끊어진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계류를 건너면 좁은 계곡길이 나온다. 계곡길 오른쪽으로는 짐 운반 삭도가 길게 화과원까지 이어져 있다.
용소폭포 상단 화과원 갈림길에서 왼쪽은 큰골, 오른쪽은 화과원 방면이다. 화과원에서 남서쪽 협곡 사이로는 백운리 안산(702m) 뒤로 지리산이 조망된다. 화과원을 지난 석축 위 삼거리에서 오른쪽 지능선 길이 서래봉 남서릉으로 가는 길이다. 또는 석축 위 삼거리에서 3~4분 거리인 문옥당을 지나 서래봉 남서릉상 1,076m봉으로 가는 길도 있다. 그러나 이 길은 산죽 군락과 벌목지대에서 산길이 사라졌다가 다시 이어지는 곳이 많아 초심자에게는 힘든 길이다.
• 화기물보관소-(4~5분)→영은사지 석장승(↑백운산 정상 4.8km 푯말)-(10분)→백운암-(백운암 지난 오른쪽 계류 건너 계곡길로 10분)→계류-(왼쪽으로 계류 건너 7분 후 오른쪽으로 계류 건너 4~5분 후 왼쪽으로 계류 건너 8분)→용소폭포 상단(화과원 갈림길·↓백운암 2.0km, 백운산 정상 3.7km→ 푯말)-(계류 건너 큰 노송을 지나는 계곡길로 17분)→집터(삼거리)-(오른쪽 계류 건너 약 100m)→화과원-(법당 앞에서 왼쪽 오솔길로 5분)→석축 상단부-(동쪽 지계곡으로 1분)→삼거리-(오른쪽 지능선 길로 20분)→서래봉 남서릉 무명봉(삼거리·←백운산 2.8km, ↓화과원·용소 1.4km, 빼빼재 3.0km→ 푯말). 이후 남서릉~서래봉을 경유해 정상으로 향한다.(약 6.2km·약 3시간30분)
백운리(대방)~백운암~큰골~서래봉~남동릉~정상 화과원 갈림길에서 큰골 안으로 약 40분 들어가면 오른쪽 지능선으로 이어진다. 이 지능선의 가파른 오르막에는 200m가 넘게 밧줄들이 매어져 있다. 경사 45도가 넘는 곳도 있어 빙설시에는 아이젠과 등산용 지팡이가 필요한 곳이다. 특히 겨울철에는 초심자나 노약자는 이 코스를 피하는 것이 좋다.
• 용소폭포 상단부 화과원 갈림길-(왼쪽 큰골로 15분)→계류(←백운산 정상 3.3km, 백운암 2.4km↓ 푯말)-(오른쪽으로 건너 25분)→지능선 진입-(약 40분)→삼거리-(왼쪽 사면 길로 30분)→서래봉 서쪽 안부(삼거리·←백운산 정상, 백운암 4.4km↓ 푯말). 이후 하봉을 경유해 정상으로 향한다.(약 6.5km·약 3시간)
백운리(대방)~미끼골~묵계암~상연대~끝봉~정상 대방마을에서 상연대를 경유해 백운산 정상에 오르는 길은 백전면 방면에서는 가장 많이 이용되는 코스다. 상연대로 올라서기 직전 삼거리에서 오른쪽 사면 길은 상연대를 경유하지 않고 끝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그러나 이용도는 매우 낮다. 상연대 대웅전에서는 남쪽 미끼골 사이로 지리산이 조망된다. 상연대 대웅전 아래 관음약수에서 식수를 준비하면 된다. 상연대 응진전 앞에서 오른쪽 사면 길을 지나 이어지는 급경사 길에는 20m 밧줄이 두 곳 설치되어 있다. 급경사를 오른 삼거리(묘터)에서 오른쪽인 남릉은 상연대 직전 삼거리 방면이다. 이곳에서 북으로 치켜 올려다보이는 봉이 끝봉이다. 끝봉에서는 미끼골과 백운리 일원이 샅샅이 조망된다. 중봉에 올라서면 비로소 정면으로 정상이 마주보이기 시작한다. 서쪽으로는 지지리 협곡 건너 장안산이 마주보인다.
• 화기물보관소-(북쪽 미끼골 들목 길로 25분)→묵계암 안내석-(8분)→석탑 2기-(8분)→묵계암(↑백운산 2.7km, 하산길 1.6km↓ 푯말)-(10분)→강우량 관측탑-(15분)→상연대 직전 삼거리(↑백운산 정상 1.9km, 하산로 2.4km↓ 푯말)-(바위지대 급경사 계단길 약 80m)→상연대(↓하산로 1.8km, 백운산 정상 1.8km→ 푯말)-(응진전 아래 사면 길 통과 후 능선길로 약 30분)→지능선 휴식장소(벤치 2개·←백운대 정상 1.4km, 하산길 2.9km↓ 푯말)-(5~6분)→20m 밧줄 지나 묘 1기-(20분)→끝봉-(6~7분)→묘 1기-(5분)→중봉 전망장소-(15분)→남서릉(백두대간) 삼거리(묘 2기·←중재, ↓하산길 4.2km, 정상 0.1km→ 푯말)-(3분)→정상.(약 4.3km·약 3시간30)
운산리(중기)~중고개재~남서릉(백두대간)~정상 대방마을 백운산장 앞으로 들어서기 전 약 1km 거리에 큰 느티나무가 있다. 느티나무 아래 운산리 마을 비석에서 왼쪽 좁은 길로 약 2.5km 들어가면 중기 마을회관 앞 버스 종점이 나온다. 중기마을은 백운산과 월경산 사이 백두대간 종주길에 구간별 기점이나 탈출로(하산로)로 이용되는 곳이다. 중고개재에서 남서릉 방면 870m봉과 30m 밧줄을 지나면 오른쪽 계곡 건너로 정상 남릉인 중봉과 끝봉이 마주보이기 시작한다. 이곳에서부터 능선길은 거의 동쪽으로 향한다.
• 중기 마을회관-(5분)→삼거리-(왼쪽 다리 건너 8분)→합수점-(15분)→두 번째 합수점(삼거리· 묘 4기)-(오른쪽 길로 12분)→묘 2기-(왼쪽 계곡길로 10분)→노송 6그루 아래 묘 1기-(왼쪽 사면 길로 5분)→백두대간 중고개재(←중치 1.7km, 백운산 2.9km→ 푯말)-(10분)→중기민텔 안내판-(15분)→870m봉(↓중고개재 0.9km, 백운산↑ 푯말)-(20분)→30m 밧줄-(15분)→푯말(백두대간·백운산 0.8km↑)-(15분)→바위지대 북사면 길 진입-(약 20분)→6m 철계단-(7~8분)→중봉 방면과 만나는 삼거리-(3분)→정상.(중기에서 약 4km·약 3시간)
지지리(삼거리) 종점~중고개재~남서릉(백두대간)~정상 장수군 번암면 주민들은 백운산을 ‘번암 백운산’으로 부르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 주민들은 백운산에서 봄과 여름에는 무진장인 산나물을 채취하고 농사일을 잠깐 쉬는 겨울에는 꿩과 멧돼지 사냥을 즐긴다. 번암면 지지리는 서쪽으로 장안산, 북으로 금남호남정맥인 무룡고개, 동으로 백두대간 백운산 줄기가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협곡 안에 자리한 오지마을이다. 지지리 협곡 안으로는 무룡고개를 넘어 장계로 이어지는 743번 지방도가 관통하고 있다.
지지리 버스 종점 삼거리마을은 백두대간 중고개재 너머인 중기마을처럼 백두대간 종주시 주로 탈출로로 활용되는 기점이다. 삼거리마을에서 중고개재로 오르는 지계곡은 유난히 산죽군락이 많다. 이 산죽군락들이 기존 계곡길을 뒤덮는 곳이 많다. 여기에다 큰 비로 생긴 유실지대를 만나면 어김없이 길 흔적도 사라진다. 특히 적설기에는 그나마 흐릿한 길마저 흔적을 감춘다.
• 지지리(삼거리)-(동쪽 계류 건너 10분)→합수점(왼쪽 흐릿한 계곡길은 남서릉 870m봉 방면 지능선 방면)-(오른쪽 계곡으로 15분)→두 번째 합수점-(8~9분)→낙엽송숲-(5분)→중고개재. 이후 남서릉을 타고 정상으로 향한다.(3.5km·2시간30분)
지지리(삼거리) 종점~무룡고개~영취산~북서릉(백두대간)~정상 산세가 신령스럽고 빼어나다는 뜻인 영취산은 불교성지 인도 마가다국 수도 왕사성에 있는 산에서 따온 이름이라 전해진다. 백두대간상의 영취산은 금남·호남정맥이 갈라지는 분기점이다. 이 산은 동(서상 방면)으로 낙동강, 북서쪽(장계)으로 금강, 남서쪽(번암)으로 섬진강이 흐르는 분수령이기도 하다. 선바위고개를 지난 1,085m봉에서는 남으로 백운산 정상 방면 북서릉(백두대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1,085m봉을 지난 북서릉 첫 번째 1,084m봉에서도 조망이 좋다. 두 번째 1,084m봉을 지난 40m 밧줄을 오른 암봉에서는 북쪽 영취봉 방면 조망이 일품이다.
• 지지리(삼거리)-(743번 지방도 따라 15분)→지지폭포산장 갈림길-(5분)→옥산가든 민박-(45분)→도로 이정표(↑무주 45km, ↑장계 13km)-(10분)→무룡고개 생태터널(길이 약 80m)→벽계쉼터-(쉼터 오른쪽 계단길로 약 200m)→휴식장소(평상 1개·↓벽계쉼터 300m 푯말)-(25분)→영취산 정상(←육십령 11.8km, 중치 8.2km 푯말)-(11분)→선바위고개(해발 1,040m)-(17분)→1,085m봉(휴식장소·벤치 3개)-(20분)→첫 번째 1,084m봉(암봉 위 노송 한 그루)-(15분)→두 번째 1,084m봉(↓영취산 1.7km, 백운산 1.7km↑ 푯말)-(1분 거리 30m 밧줄 급경사 내리막)→산죽군락 안부-(산죽군락 능선길 약 30분)→바위지대 오르막-(40m 밧줄)→암봉 전망장소(영취산과 남덕유산 조망)-(28분)→바위지대(오른쪽에 8m 밧줄 난간)-(20분)→정상(약 8km·약 4시간/무룡고개 마루에서 약 4km·2시간40분)
대곡리(지승)~무룡고개~영취산~북서릉(백두대간)~정상 장계면 대곡리는 관광명소인 논개 생가와 주촌 민속마을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은 장계 방면에서 백운산, 영취산, 장안산으로 가는 들목이다. 논개 생가에서 743번 지방도를 따라 약 1km 더 들어가면 버스 종점인 지승마을이 나온다. 이 마을에서 무룡고개까지 약 4.5km 구간은 도보로 1시간20분 가량 소요된다.
• 대곡리(지승)-(743번 지방도 따라 10분)→장안터널(오른쪽 대곡교 건너) 삼거리-(40분)→S자 도로 시작-(7~8분)→S자 도로 상단부-(10분)→두 번째 S자 도로 시작-(15분)→S자 도로 상단부-(5분)→무룡고개 주차장-(약 50m)→벽계쉼터. 이후 영취산~북서릉(백두대간)을 경유해 정상으로 향한다.(약 9km·4시간30분)
백운산에서 조망은 북동으로 남덕유산과 향적봉이 보인다. 남덕유산 오른쪽으로는 거망산과 황석산 뒤로 금원산·기백산이 멀리 수도산·가야산과 함께 조망된다. 동으로는 두무산과 오도산 방면으로 높고 낮은 산릉들이 일렁거린다. 남동으로는 괘관산이 하늘금을 이룬다. 괘관산 오른쪽으로는 황매산과 산청 방면 왕산과 웅석봉이 눈에 와닿는다. 왕산 오른쪽으로는 삼봉산 뒤로 지리산 천왕봉이 우뚝 솟아 보인다. 천왕봉 오른쪽으로는 세석~덕평봉~영신봉~토끼봉~삼도봉~반야봉이 하늘금을 이룬다. 남서쪽으로는 백두대간을 이어 나아가는 월경산, 봉화산, 고리봉, 종석대 등이 너울거린다. 서쪽으로는 지지리 계곡 건너로 금남호남정맥이 지나는 장안산이 마주보인다. 장안산 왼쪽으로는 금남·호남정맥을 끌고 나아가는 사두봉과 팔공산이 머리를 내민다. 북서로는 무룡고개 오른쪽 멀리 금남정맥과 운장산이 펼쳐진다.
소재지 : 전북 장수군 계남면 삼기리,장수읍 장안리.경남 함양군 서상면 옥산리
카페회원들의 안전을 위해 iframe 태그를 제한 하였습니다. 관련공지보기▶ | | 영취산(靈鷲山 1,075.6m)은 백두대간을 동서로 연결해 줄뿐만 아니라, 서북쪽으로 가지 친 금남호남정맥을 통하여 호남과 충남지방의 산줄기를 남북으로 연결해주는 요충지다. 또한 장수는 산줄기뿐만 아니라 물줄기도 중요한 역할을 해주므로 지명도 물길이 길다는 장수(長水)다. 산자수명한 자연환경과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전북 장수는 농업과 건강중심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백두대간 영취산과 깃대봉 서쪽에는 주논개가 태어난 생가지가 있고, 장수군청 앞뜰에는 논개의 정절을 기리는 400년 된 소나무 '의암송'이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한다.
무룡고개 아래에서 발원해 서남쪽으로 50리를 감돌아 번암면소재지로 나오는 골짜기가 바로 지지계곡이고 마을 이름도 지지리다. 무룡고개는 풍수지리상 입수(入首)라고 하는데 마치 용이 꿈틀거리며 무룡고개에서 장안산으로 올라가는 형상이다. 무룡고개를 무룡궁(舞龍宮)이라고 부르는 것은 큰 명당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룡고개는 금강과 섬진강의 분수령으로 남쪽은 지지계곡과 번암, 남원 등을 거쳐서 섬진강에 합수되어 전남 광양만의 남해로 흘러든다. 또 서쪽 신무산 아래 수분마을 뒤의 뜬봉샘에서 발원한 금강은 진안용담, 충북의 영동과 옥천, 충남 부여, 대전 등을 거쳐 군산 금강하구둑 서해까지 400km를 흘러간다. 지도상에는 무령고개로 나와 있는데 잘못 표기된 이름이다.
영취산에서 육십령까지 백두대간에 있는 산봉우리 이름이 특이하다. 무룡고개에서 제일 먼저 만나는 영취산(靈鷲山)은 불교에서 신령스럽게 여기는 산이다. 불교 종주국인 고대 인도의 마갈타국 수도인 왕사성에 있는 5개 산 중의 하나인 영취산에서 따왔다. 불교에서 신령스럽게 여기는 독수리를 닮았으며, 석가가 법화경 등 많은 경전을 가르쳤던 곳이다. 간혹 장안산을 영취산으로 기록하는 경우가 있는데 장안산과 영취산은 전혀 다른 산이다. 민령으로 가기 전의 북바위(977.1m)는 삼국시대에는 신라와 백제의 영토분쟁지역으로 서로 승리할 때마다 이곳에서 북을 쳤다고 한다. 이후에는 전라도와 경상도의 경계였다. 부산낙동산악회에서 안내판을 설치했다.
육십령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구시봉은 원래 일제강점기에 깃대를 세우고 측량했던 곳이라서 얻은 이름이다. 이를 2006년 중앙지명위원회에서 풍수지리상 소나 말의 먹이통인 ‘구유’형상이라서 장계 주민들의 요구대로 ‘구시봉(전라도 방언으로 구유를 구시라고 함)’으로 고쳤다. 이왕이면 표준어인 ‘구유봉’으로 고쳤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서부지방산림청에서 표석과 안내문을 세웠다. 구시봉은 '깃대봉'이라고도 한다. 백성들이 나라에 공을 세우면 임금이 땅을 하사하고 백성들에게 귀감이 되도록하기 위해, 예컨대 '○○○○ 사패지(賜牌地)'라고 쓴 깃대를 산 정상에 꽂아 두도록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북 순창의 회문산 동쪽 깃대봉에 설치된 '함평 조씨 사패지'다.
영취산~깃대봉~육십령 구간의 백두대간 코스는 수려한 산세와 높이에 비해 능선이 완만해서 산행이 편하다. 특히 여름에는 푸른 물이 넘실거리는 오동제를 벗 삼고, 가을에는 너울너울 춤추는 억새와 구절초 향기가 정겹고, 봄에는 오동제의 푸른 물결과 구름을 머리에 인 백운산과 덕유산을 조망하는 산행이 즐겁다. 겨울에는 눈이 많아 설경이 아름답고, 정상에서 북으로 남덕유산, 동으로는 기백산, 남으로 장안산과 백화산이 조망된다.
이번 산행은 논개생가지를 지나 무룡고개에 주차하고 고개에 오른다. 예전에는 영취산을 가려면 장수군 계남면 논개생가지가 있는 대곡이나 지승에서부터 걸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장계에서 번암을 잇는 도로가 개설되었고, 무룡고개에 대형버스 주차장도 있다. 이곳은 장계면 대곡리와 번암면 지지리를 잇는 도로 개설 때 산허리를 잘랐으나 최근 동물이동통로를 만들었다. 서쪽은 장안산(3.5km)으로 가는 길이다.
동쪽의 나무계단을 오르면 풋풋한 나뭇잎들이 봄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가쁜 숨을 몰아쉬고 신령스러운 영취산에 오르면 돌탑과 서부산림청에서 설치한 표석과 백두대간 안내판이 있다.전북산사랑회에서 제일 먼저 이정표를 세웠는데 지금은 그 흔적을 찾을 길 없어 아쉽다. 다음으로 눈에 띄는 건 훌륭한 주변 산경이다. 북쪽은 덕유산 연봉들이 어서 오라 손짓하고 남쪽은 언제 봐도 믿음직한 백운산이 서 있다. 서쪽은 호남의 종산으로 일컫는 장안산이 지척이다.
영취산에서 북쪽으로 내려서면 잡목 숲과 산죽 능선이다. 덕운봉을 바라보고 걸으면 짧은 암릉 길이 있고, 그 아래엔 억새밭이 펼쳐진다. 덕운봉이 가까워지면 눈앞에 깃대봉과 덕유 연봉들이 첩첩이 다가오고, 뒤돌아보면 영취산과 백운산이 너울너울 춤춘다. 백두대간에서 약간 동쪽으로 비껴 있는 덕운봉 갈림길에 닿으면 사방이 탁 트인 전망대다(영취산에서 1시간 거리).
북서쪽 억새밭 너머로 오동저수지와 논개 생가마을이 지척이고, 동쪽은 서상면 금당리 들녘이 다가온다. 산죽길이 시작되는 암릉을 지나 북바위(977.1m)에 올라서면 서쪽으로 오동저수지의 잿빛 물결이 일렁이고, 동쪽은 금당리가 한눈에 잡힌다. 북쪽으로 덕유산 연봉들이 하늘금을 그린다. 민령으로 내려서면 흉물스런 송전탑이 코앞에 서 있다(영취산에서 2시간20분).
동쪽으로 서상면 금당리로 가는 하산로와 예전에 사람의 왕래가 많았음을 알려주는 성황당이 있다. 윙윙거리며 고막을 흔들어 대는 철탑과 넓은 갈대평원을 지나면 대전통영간고속도로의 육십령터널 위를 지난다. 구시봉(깃대봉)을 올라서면 서부지방산림청에서 설치한 표석과 전북산사랑회에서 설치한 이정표와 삼각점(함양21)이 자리 잡고 있다(영취산에서 3시간 거리).
사방이 탁 트인 조망대로 북쪽은 할미봉과 덕유산이 남서쪽은 장안산이 다가온다. 20분쯤 내려가면 물맛 좋은 샘터와 안내판이 있다. 육십령을 향해서 내려가면 우측 골짜기는 농경지로 개간됐고, 육십령에는 매점과 주차장, 표지석 등이 있다. 육십령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북쪽의 할미봉 암봉과 남쪽 깃대봉이 위연하게 다가온다(구시봉에서 1시간 거리).
• 무룡고개→(0.7km)→영취산→(2.3km)→덕운봉갈림길→(2.5km)→북바위→(2.2km)→민령→(1.6km)→구시봉→(2.5km)→육십령(11.8km, 4~5시간) • 육십령(→2.5km)→구시봉→(1.6km)→민령→(2.2km)→북바위→(2.5km)→덕운봉 갈림길→(2.3km)→영취산→(3.5km)→백운산→(4.0km)→중재(19.3km, 7~8시간)
• 대전통영간고속도로 장수나들목을 나와 장계를 거쳐 26번 국도를 타고 거창방면으로 가다 743번 지방도로로 우회전하여 직진하면 무룡고개에 닿는다. 88고속도로는 남장수나들목을 나와 번암에서 743번 지방도를 타고 북쪽으로 직진하면 무룡고개다. • 장수 장계와 육십령, 함양 서상을 잇는 시외버스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장계시외터미널(063-352-1514), 서상시외버스터미널(055-963-0303) • 무룡고개까지 가는 버스편은 없다. 다만 고개 아래의 대곡리행 버스가 있다. 장계에서 대곡행 버스는 1일 9회(06:40, 08:05, 08:40, 10:40. 13:40, 16:20, 17:40, 18:10, 19:10) 운행한다. 장계개인택시(063-352-1660)나 서상개인택시(055-963-0054)
백운산(白雲山 1,278.6m)~영취산(靈鷲山 1,075.6m)~장안산(長安山 1,236.9m) 종주
카페회원들의 안전을 위해 iframe 태그를 제한 하였습니다. 관련공지보기▶ | | 들머리는 '호남 3대 오지'에 속한다는 전북 장수군 번암면 지지리 지지계곡의 노선버스 종점이고, 날머리는 장수읍 덕산리 범연동 버스종점이다. 전체적으로 육산에 가까운 데다 등산로가 워낙 잘 닦여 있어 페이스 조절만 잘한다면 별 어려움 없이 주파할 수 있다. 들머리 부근의 지지계곡은 백두대간과 금남호남정맥 사이에 자리 잡은 심산유곡이다. 여름철에는 적지 않은 피서객이 찾는 곳이다.
남원발 지지계곡 행 노선버스의 종점에서 산행은 시작된다. 743번 지방도 상의 '삼거' 버스승강장에서 계곡 상류를 볼 때 오른쪽 1시 방향 콘크리트 내리막 길로 50m쯤 내려서면 만나는 임시화장실. 곧바로 계곡을 건넌다. 산 약초 재배 지역 입산금지 표지판 오른쪽으로 유심히 살피면 몇 개의 리본과 함께 산길이 열린다. 이 길로 들어서면 중고개재까지 외길이다. 백두대간 상의 해발 730m 안부인 중고개재까지는 30분쯤 걸린다.
정상까지 2㎞ 남았다는 이정표를 살핀 후 백운산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수많은 산꾼이 거쳐 갔을 백두대간 길은 계속되는 오르막이지만 곳곳에 나무계단과 이정표가 설치돼 편리하다. 20분 후 971m봉 이정표를 지난다. 정면 멀리 무령고개, 왼쪽으로는 장안산 정상이 보이고 오른쪽 1시 방향에는 백운산 상단부가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백운산 정상은 그 이름값을 하려는 것인지 흰 구름에 싸여 좀처럼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운무가 좀처럼 걷힐 것 같지 않더니 결국 빗방울과 우박이 섞여 내린다.
초겨울 능선 산행에서 각오(?)해야 할 상황이 벌어진 데 대한 우려에 앞서 백운산~영취산 구간에서 맛볼 수 있는 멋진 조망을 즐길 수 없을 것 같은 불안감이 더 크게 밀려온다. 로프구간을 지나 전망대 두 곳을 거쳐 오르던 중 나무계단을 내려서던 한 무리의 백두대간 종주 꾼들을 만난다. 모두 궂은 날씨를 우려하는 말을 한마디씩 던지며 발길을 재촉한다. '생태계복원중' 푯말에서 능선 마루금을 왼쪽으로 살짝 비켜 10분만 가면 무덤이 있는 정상 직전 갈림길. 오른쪽은 중봉 하봉 상연대 묵계암을 거쳐 백운교까지 하산하는 길이다.
정상은 왼쪽으로 1분만 가면 나온다. 널따란 헬기장에 늠름한 정상 석이 있고, 조망안내도까지 설치됐지만 날씨가 좀처럼 도와주지 않는다. 백운산 정상에서 오른쪽(동쪽)은 서래봉을 거쳐 하산하는 길이지만, 취재팀은 백두대간 주능선을 타고 영취산으로 향한다. 높낮이 차이가 크지 않아 대체로 쉬운 능선길이다. 20분 후 전망대인 1156봉에 닿는다. 날씨만 맑았다면 괘관산, 황석산, 거망산 등 함양의 명산들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을 테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아쉽다.
다시 10분 후 이정표가 있는 1084봉을 지나고 20분 후 휴식용 벤치 세 개가 설치된 1085봉을 통과하면 5분 만에 선바위고개에 닿는다. 왼쪽 11시 방향으로 가면 곧바로 무령고개로 내려설 수 있지만, 직진 오르막을 탄다. 10분 후 금남호남정맥 분기봉인 영취산 정상. 운무와 칼바람, 우박이 더욱 강해진다. 이곳에서 백두대간과 작별하고 왼쪽 내리막을 탄다. 금남호남정맥으로 접어든 셈. 나무계단이 설치된 길을 따라 10분쯤 내려가면 무령고개다. 간이매점과 화장실 주차장 등이 있어 쉬었다 가기 좋다.
곧바로 743번 지방도를 건너 장안산 등산안내도를 일별한 후 나무계단을 타고 오른다. 10분쯤 가면 팔각정 갈림길. 오른쪽 100m 지점에 전망대인 팔각정이 있지만, 날씨가 궂은 탓에 무시하고 왼쪽 정상 방향으로 간다. 2분 후 괴목고개를 지나도 길은 계속 완만하다. 무령고개에서 장안산 정상까지 거리가 3㎞나 되는데, 표고 차는 불과 200m 안팎이니 산길은 완만한 오르막 그 자체다. 어른 평균 키 높이만큼의 산죽이 산행로 양옆으로 늘어서 있고 바닥에는 살짝 내린 잔설과 우박이 녹지 않아 초겨울 능선산행의 운치를 더한다.
괴목고개에서 20분쯤 걸으면 사방이 탁 트이는 광활한 고원이 나타난다. 은근히 유명세를 타고 있는 장안산 억새밭이다. 산불 감시 카메라가 설치된 장안산 정상이 멀찌감치 보이고 왼쪽(동쪽)으로는 영취산~백운산을 잇는 백두대간 주능선이 훤히 드러난다. 더 멀리 지리산 주능선도 보여야 정상이지만 구름에 가려졌다. 억새밭을 지나 덱과 나무계단을 통과한 후 정상까지 오르는 데는 35분 정도면 충분하다. '호남의 진산'으로 불리는 장안산 정상에는 커다란 정상 석과 함께 이정표가 있다.
우측 밀목치 방향은 금남호남정맥 길. 하지만 '범연동 5㎞' 표시를 따라 왼쪽(남서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10분 뒤 중봉 갈림길에서는 직진한다. 오른쪽으로 하산해도 되지만 하봉까지 가기 위해서 곧장 직진하는 것. 15분 후 만나는 하봉은 별다른 표시도 없는 밋밋한 육봉이어서 정상부에 큰 바위가 있는 중봉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하봉에서 100m쯤 편평한 길을 따라가면 갈림길처럼 보이는 곳을 만나는데, 이곳에서는 특히 주의하자. 절대 왼쪽 내리막 능선을 타서는 안 된다.
초반에는 길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얼마 내려가지 않아서 길이 끊어지고 위험한 곳도 적지 않게 만난다. 취재팀은 지지계곡 방향 원점회귀가 가능한지 조사하기 위해 진입을 했지만, 결국 길이 없다는 것을 파악하고 다시 주능선으로 되돌아왔다. 노란색 근교산 취재팀 리본이 보이더라도 절대 진입해서는 안 된다. 하봉을 지나 100m쯤 간 곳에서 만나는 이정표 없는 작은 갈림길에서는 무조건 오른쪽을 택해 주능선을 계속 타야 한다는 말이다.
산행 개념도에도 왼쪽 내리막에 대해 '길 없음, 절대 출입 금지' 표시를 해 놓았으니 유념하자. 주능선을 타고 8분쯤 더 가면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일명 '당동갈림길'이다. 이정표의 '범연동 3.5㎞' 표시를 보고 오른쪽 내리막으로 방향을 잡는다. 곧이어 '구조요청위치 1002' 지점을 통과하고 안부를 거쳐 급경사 내리막을 타면 '구조요청위치 1001' 표시와 이정표가 있는 덕천고개에 닿는다.
직진해도 되지만 이곳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날머리인 범연동 버스종점까지는 15분가량 걸린다. 정상에서 범연동까지 1시간20분쯤 걸린 셈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는 하봉을 지나자마자 만나는 작은 갈림길에서 반드시 오른쪽으로 길을 잡아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 지지리 버스종점(삼거리)~중고개재(백두대간 합류)~전망대~백운산 정상~1156m봉 전망대~선바위고개~영취산 정상~무령(룡)고개~팔각정 앞 갈림길~괴목고개~억새밭~장안산 정상~중봉~하봉~당동갈림길(이정표)~덕천고개~범연동 버스종점(18.9㎞, 7~8시간)
• 함양JC에서 88고속도로 광주 함양 방면으로 옮겨 탄다. 30㎞쯤 진행하다가 남장수IC에서 내린다. 톨게이트를 나오자마자 논실삼거리에서 장수 방면으로 국도 19호선을 타고 우회전한다. 장수 방면으로 4㎞가량 가다가 번암면 노단삼거리에서 우측 지지계곡 방면으로 진입한다. 동화댐과 저수지를 왼쪽에 끼고 계곡 방면으로 12㎞쯤 가면 지지터널을 지나고, 2㎞ 정도 더 가면 삼거리 버스종점 앞에 닿는다. 인근에 주차할 공간이 있다.
• 상연대(上蓮臺) 최치원 어머니의 기도처 백운산 정상에서 남릉으로 약 700m 거리에 끝봉이 있다. 끝봉에서 능선은 세 가닥으로 나뉘는데, 대방마을 방면 남릉과 살짝 남동으로 가지를 쳐서 약 1.2km 거리인 묵계암 합수점에서 끝나는 능선, 그리고 묵계암 방면 능선 오른쪽 944m봉이 있는 남동릉이 그것이다. 944m봉 남동릉은 영은사지 석장승 부근에서 맥을 다한다. 끝봉 남릉과 944m봉 남동릉 사이가 미끼골이다. 미끼골 상단부 묵계암으로 이어진 짧은 능선과 끝봉 남릉 사이 해발 850m와 900m 사이에 자리한 천년고찰이 상연대(上蓮臺)이다.
상연대는 신라 말 경애왕 1년(924년) 고운 최치원(孤雲 崔致遠) 선생의 어머니가 기도하던 곳이었다고 한다. 당시 고운의 어머니가 관음기도를 하던 중 관세음보살이 나타나 기도처 이름을 ‘상연’이라 불렀다는 설이 전해진다. 상연대는 창건 후 신라 구산선문(九山禪門)의 하나인 실상선문(實相禪門)의 마지막 보루로 이곳에서는 역대 고승과 대덕들이 수도 정진한 것으로 유명하다. 대웅전을 대신하는 원통보전(圓通寶殿) 앞마당에서는 남쪽 V자로 패어 나간 미끼골 사이로 지리산 능선이 조망된다. 원통보전 왼쪽에 상연대 현판이 붙은 요사채가 있다. 요사채 앞 계단 아래에는 겨울에도 얼지 않는 석간수인 관음약수가 있다. 조계종 제12교구인 해인사의 말사로 전통 사찰 제85호로 지정되어 있다.
• 화과원(華果院) 백용성 조사 유허지 화과원(華果院)은 백용성(白龍城·1864~1940) 조사가 선농일치(禪農一致)에 의한 선농불교를 제창한 곳이다. 그는 3·1운동 때에는 33인의 민족대표로 기미독립선언서에 불교계를 대표해 한용운 선생과 함께 서명했다. 화과원 설립은 3·1운동으로 인해 3년간의 옥살이를 한 다음 일제의 수탈이 극심하던 1925년 대각교를 창설하면서부터다. 용성 조사는 무엇보다 승가 본연의 자세를 견지하면서도 특히 사원 경제의 자립을 꾀하면서 스님들 스스로가 농사를 지으며 수행해야 한다는 뜻에서 1927년 백운산 후미진 산속에다 유실수를 심고 텃밭을 일구며 손수 호미를 들었다.
그는 또 화엄경 80권을 한글로 번역했을 뿐만 아니라, 불교의식과 염불을 우리말로 집전하는 등 일찍부터 불교에 개혁 바람을 불러일으키면서 만주 용정에도 같은 이름의 화과원을 설립했다. 선사는 이곳을 거점으로 독립군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등 독립운동에도 적극적이었다. 용성 조사는 16세 때 해인사로 출가했다. 선사의 법명은 진종(震鍾)이고, 용성은 법호(法號)다. 선사는 76세 때 입적했는데 금색 사리 1과(果)가 나왔다고 한다. 그의 사리탑은 해인사 용탑선원 옆에 서 있다. 장수군 번암면 죽림리에는 용성 조사의 생가인 죽림정사가 있다. 화과원에는 현재 법당과 선방 외에 9개소에 달하는 건물터 석축들이 남아 있다. 주변에는 당시 심었던 배나무, 밤나무, 감나무 등이 남아 있다(도기념물 제229호).
• 영은사지 석장승 풍만한 체구에 익살스러운 표정 영은사는 신라 때 영은조사가 개창했다고 전해진다. 절이 있었던 터에는 석장승 2기가 남아 있다. 장승은 소속과 위치에 따라 마을을 지키는 마을 장승과 사찰의 입구를 알리는 사찰 장승 등으로 구분된다. 영은사지에 있는 석장승 2기에는 각각 우호대장군과 좌호대장군이라 음각되어 있다. 이 석장승은 당시 사찰에서 각종 금지법규를 지키며 잡귀의 출입을 막는 수문장 역할을 한 호법신장상이었다 전해진다. 관모를 쓴 머리 부분은 큰 상투를 쓴 것과 같으며, 큰 눈과 큰 주먹코, 꽉 다문 일자 입술, 입가의 수염이 잘 어우러져 있다. 풍만한 체구임에도 소박하고 익살스러운 모습 때문에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한다. 좌호대장군 하단부 오른쪽에 ‘건륭 30년 을유 윤 2월’이라는 기록이 있어 제작연대를 조선조 영조 41년(1765년)으로 보고 있다(도민속자료 제19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