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강 덕분으로 밤중에도 귀찮게 드나들지 않으니
편히 누운 자리에 가까이 있어 매우 고맙도다
술주정꾼도 그 앞에는 단정하게 무릎을 꿇고
어여쁜 계집이 끼고 앉으면 살이 보일까 조심조심 속옷을 걷도다
똥똥하고 단단한 생김새는 유명한 안성마춤인데
쏴 하고 오줌누는 소리는 흰 폭포가 나는 듯하도다
가장 공이 많은 것은 비바람 치는 새벽에 편리하고
모든 곡식의 거름이 되어 사람을 살찌우는 것이니라.
사지노지추지(師之怒之撻之) ^ 김삿갓(金笠)
김삿갓이 8살일 때 하루는 훈장님이 말썽꾸러기인 그를 훈육하기 위하여 갈지(之)만 12개를 써서 어려운 시제를 제시했는데, 김삿갓은 보란 듯이 '옥지(屋之)'라는 시를 지어 화답했다.
'옥지상지등지(屋之上之登之)
조지추지집지(鳥之雛之執之)
와지락지파지(瓦之落之破之)
사지노지추지(師之怒之撻之)'로 이어지는
시의 내용은
'지붕에 올라가서 새를잡으려 하다가 기와가 떨어져 깨지니,
스승이 노하여 종아리 치시네'라는 뜻이다.
마치 현대의 프리스타일 래퍼를 연상시키는 김삿갓의 뛰어난 순발력과 창의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원래 김삿갓을 크게 혼내려고 했던 훈장님은 제자의 범상치 않은 천재성을 알아보고 말문이 막혔다고.
屋之上之登之 옥지상지등지
지붕위에 올라 갔어요.
鳥之雛之執之 조지추지집지
새 새끼를 잡으려고 하다가,
瓦之落之破之 와지낙지파지
기와가 떨어져서 깨졌어요.
師之怒之撻之 사지노지달지
스승이 노하여 채찍으로 때린다고 했어요.
어느날 김삿갓이 시 짓는 소리를 따라 한 양반집으로 들어서자, 양반들은 김삿갓의 초라한 행색을 보고 다들 무시했다. 자신도 시를 한 수 지어보겠다는 김삿갓에게 양반들은 요강을 시제로 제시하며 노골적으로 망신주려고 했다.
하지만 김삿갓은 태연하게 곧바로 '네가 있어 밤중에도 번거롭게 사립문을 열고닫지 않고(賴渠深夜不煩扉) 사람과 이웃하여 잠자리의 벗이 되었구나(令作團隣臥處圍 ) 술취한 사내도 내 앞에서는 단정히 무릎 꿇고(醉客持來端膝跪) 아름다운 여인은 널 끼고 앉아서 살며시 옷자락을 걷네(態娥挾坐惜衣收)'라는 즉석 시를 지어내며 양반들의 말문을 막히게 한다. 냄새나고 더러운 물건에 불과하던 '요강'이, 김삿갓의 시를 통하여 아름답고 중요한 물건으로 재해석된 것이다.
우리는 흔히 김삿갓을 방랑시인, 그리고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시를 남긴 기행의 시인쯤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김삿갓의 참모습일까?
김삿갓(1807~1863)- 민중의 언어로 기성권위에 도전한 시인-
의 본명은 병연(炳淵)이요, 삿갓을 쓰고 다녔기에 흔히 김삿갓 또는 김립(金笠)이라고 부른다.
그의 조상은 19세기에 들어와 권력을 온통 휘어잡은 안동 김씨와 한 집안이었다.
그 때문에 그의 할아버지도 이런저런 벼슬을 할 수가 있었다.
그의 할아버지는 익순(益淳)이요, 그의 아버지는 안근(安根)이다. 그는 세 아들 중 둘째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날 때 그의 집안은 부러울 것이 없었다.
벼슬이 높았던 그의 할아버지는 그가 다섯 살 때 평안도 선천부사로 나가 있었다.
그런데... 1811년의 농민전쟁일때, 모반대역죄로 참형을 당했다.
죄는 당사자 김익순에게만 묻고 아들 손자들은 종이 되는 신세를 면했는데,
여기에는 안동 김씨들의 비호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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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생략
김삿갓의 어머니는 집안 내력을 철저히 숨기고 살면서
남달리 영민한 작은아들 병연(김삿갓)을 글방에 다니게 했다.
철없는 어린 병연(김삿갓)은 열심히 공부했고, 스무 살이 되자 과거를 보아 출세하려고 마음먹었다.
그는 장원급제를 했고 이 사실을 어머니에게 자랑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할아버지의 옛 일을 더 감출 수가 없었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마음을 가라앉히려 했는지 스물두 살 때 장가를 보냈고 이어 손자도 보았다.
그러나 그는 마음을 잡지 못했다. 연민을 거듭한 끝에 그는 아무도 몰래 가족과 이별했다.
그는 풍자와 해학을 일삼았지만 실제는 달인의 경지에 이르러 있었다.
중도 도인도 아닌 탈속의 달인, 이것은 그의 행동과 모습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었다.
그는 술만 보면 통음을 했다.
실컷 마시고 나서 싯줄을 지어놓고 떠들다가 때로는 대성통곡을 일삼기도 했다.
방랑 시인 김삿갓 가사]
죽장에 삿갓 쓰고 방랑 삼천리
흰 구름 뜬 고개넘어 가는 객이 누구나
열두 대문 문간 방에 걸식을 하며
술 한잔에 시 한수로 떠나가는 김삿갓
세상이 싫던가요 벼슬도 버리고
기다리는 사람없는 이 거리 저 마을로
손을 젓는 집집마다 소문을 놓고
푸대접에 껄껄대며 떠나가는 김삿갓
명국환은 1927년 황해도 연백 출생으로, 1956년 서울재향군인회가 주최한 콩쿠르대회에서 1등을
명국환 별세 명국환 원로가수가 향년 96세로 별세
명국환 백마야 울지마라, 방랑시인 김삿갓
한 눈에 들어오는 가요가사-방랑시인 김삿갓(명국환,금자란)
죽장에 삿갓쓰고 방랑삼천리 흰구름 뜬고개 넘어가는 객이 누구냐 열두대문 문간방에 걸식을 하며 술한잔에 시한수로 떠나가는 김삿갓
세상이 싫든가요 벼슬도 버리고 기다리는 사람없는 이거리 저마을로 손을 젖는 집집마다 손을놓고 그래저래 껄껄대며 떠나가는 김삿갓
사랑에 지치었나 사랑에 지치었나 개나리 봇짐지고 가는 곳이 어데냐 팔도강산 방향산이 몇몇 해든가 석양지는 산마루에 잠을자는 김삿갓
첫댓글 저는 김삿갓 요강을 좋아합니다
특히 술취한자도 무릎 꿇게 만든다는 그 장면에서 전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