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현 서당에서 옮긴 글)
문중 항렬 체계 붕괴에 대한 단상.
몇 년전 KBS는 서울에서 소문난 작명가에게 100여만원을 주고 이름을 짓는 것을 본적이 있다.
문제는 이 이름을 가지고 또 다른 소문난 작명인에게 의뢰를 했는데 그 작자 하는 말 주역이나
오행에 맞지 않다며 이런 저런 핑계(?)를 설명하면서 이 이름은 좋지 않으니 자기가 지어주는
이름으로 하는 것이 맞다는 식이었다.
또 다른 몇 곳의 작명소도 마찬가지였는데 담당 PD의 결론은 돈을 주고 이름을 짓는 것은
아무런 과학적 근거도 없는 허구이며 주역이나 오행을 들먹이는 그들만의 돈 벌이 수단에
불과하다 했다.
단지 그것을 맹신(盲信)하는 자들의 욕구를 돈으로 충족(充足)시켜 줄 뿐이라 했다.
모두가 맞는 말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내 생각일 뿐 아직도
그것을 선호(選好)하는 다수가 있겠지만 그것을 질타(叱咤)할 생각은 없다.
다만 내가 권하고 싶은 것은 향후(向後) 우리 여천 문중 자손(子孫)중에 혹여라도 후출
자손(後出子孫)들의 작명을 의뢰할 경우에는 반드시 항렬(行列)자를 넣고 작명을 의뢰하길
강권(强勸)하고 싶을 뿐이다.
이것은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한국 사람은 한국의 정서(情緖)에 맞는 이름을 써야하며 박씨
성을 가진 사람은 문중에서 정해 놓은 항렬(行列)에 맞는 글자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함이
전통이며 정서이다.
금반 수보(修譜=족보를 다시 만듬) 과정에서 종로 족제(族弟)의 말처럼 지난 3.40여년 동안
문중에서 항렬을 필수로 하는 작명(作名)을 계도(啓導)하는 일을 소홀히 한 결과 우리 여천
문중의 항렬체계는 완전히 무너졌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겠다.
울산 지역내 성씨가 다른 여타 문중에 부끄럽기 짝이 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으니 그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오천년 우리의 역사에서 지난 3.40여년은 사회 환경이 급변한 기간이라 해도 과언(過言)이
아니라 하겠다.
사회 환경이 급변하는 것을 탓하고 싶지는 않지만 하필이면 한 인생이 평생토록 사용하고
후세에도 남을 이름 두자를 굳이 항렬을 벗어나 작명을 하는 풍조는 반드시 원망하고 싶다.
요즈음 젊은 사람들의 사고는 씨족사회의 전통과 문중의 정서를 애써 외면한 결과는 문중
참여 기피, 항렬을 벗어난 작명 등으로 문중의 위계질서를 해치는 잘못된 쪽으로 흘러가고
있는 듯이 보이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향후 우리 여천 문중의 수보과정에서 보명(譜名)이 없는 자손에게는 항렬에 맞는 이름을
지어 관명(官名)과 함께 올릴 계획임을 공지(公知)하노니 모든 자손들은 문중의 수보계획에
동참 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참고로 용어(用語)의 설명을 덧붙인다.
1. 수보(修譜=修補) = 1세대는 30년이며 이것을 기준으로 후출(後出)
자손들을 등재(登載)하여 족보를 재 발행하는 일을 말한다.
2. 항렬(行列) = 이럴 경우는 "항"이라 읽는다. 行= 항렬 항. 갈 행
예(例) = 識 = 알 식..기록할 지.. 更 = 고칠 경. 다시 갱.
3. 보명(譜名) = 항렬에 따른 족보상의 이름.
4. 관명(官名) = 호적부 또는 주민등록부상의 이름.
2014. 2. 下浣 . 禮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