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후기.
언젠가부터 징크스가 생겼는데, 여행 다녀오면 넬이 꼭 얼마 있다 거기서 공연을 하는 거에요. 제주, 대만, 도쿄 두 번. 이렇게 제가 여행 다녀오자마자 공연 공지가 떠서 멘붕이 왔었고, 올 여름에도 정말 도쿄 다녀오자마자 도쿄 공연 공지가 뜨는 바람에 빡이 쳐서 (6월에 도쿄 간 저에게 빡침....) 하반기에 어디든 지르고 싶었던 거 진짜 참다가 ㅋㅋㅋㅋㅋㅋ 공지 뜨자마자 바로 예약 고고해쪄요.
숙소는 아무 생각 없이 공연장이랑 가깝게 롯폰기로 예약했는데 증말루 후회했어요. 롯폰기 나랑 안맞아 ㅠㅠㅠㅠㅠ 한걸음걸음마다 피곤하게 하는 호객 행위와 말거는 사람들 때문에 너무 힘들었고, 너무 난잡했고, 그래서 다시는 롯폰기에 숙소를 잡지 않겠노라 수백번 다짐했습니다.
타워레코드.
금요일 오픈 전에 가 있으려고 했는데, 목요일 첫 날 밤이라고 늦게 까지 놀다 잔 바람에 10시 30분 쯤? 도착했어요. 줄이 이미 길었는데, 갑자기 재고가 부족해서 어쩌면 내일 다시 오셔야할 수도 있다는 말에 쫄탱이가 되었구요. 한국인 직원 분이 계셔서 소통은 편했던 것 같아요! 줄 서있는 동안, 남은 재고로 계산 전에 먼저 구매할 수량만큼 음반을 배부해주셨는데 다행히 겟할 수 있었습니다!
2회차 공연이라 시간 여유가 많아서 음반을 사고 눈누난나 바다 보러 갔다가, 1회 공연 할 즈음엔 저녁 약속이 있어서 신나게 저녁을 먹는 거였는데 술을 쳐 먹고, 부랴부랴 롯폰기로 갔어요. 술도 치하고오오 너모 기분이 조와서 어쿠 공연인데 나만 신나면 오또카지 걱정했는데, 공연장 들어가니까 너무 가까워서 쫄아가지구 술이 깨버림 ㅋㅋㅋㅋㅋㅋㅋ
맥주 한 잔을 시켰고, 공연이 시작하는데 으아 너무 가까워서 멤버들 얼굴을 못 쳐다보는 불상사가 생겼지여....
공연.
공연은, 짧았던 것 빼곤 더할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첫 곡은 언더바. 이 땐 허공만 쳐다본 것 같네요. 일단 가운데 앞자리임에도 음향이 너무 좋았어요. 심장이 두근두근. 중간중간 멤버들을 흘깃흘깃 쳐다봤는데- 순간 아아 좋아하는 음악, 칸뻬키한 소리와 연주, 좋아하는 사람들, 맥주까지 이런 게 행복인가 ^.^ 싶었습니다.
중간에 멘트할 땐 더 얼굴을 못쳐다보겠어서 쫄탱이인 내가 한심하여 한숨이 나오고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맥주만 마셔댔어요.
준비해온 일본어 멘트들 귀여우셨고요. ㅋㅋㅋㅋㅋ 가끔 내한오는 밴드들이 한국말로 더듬더듬 멘트하면 그렇게 사랑스럽고 고맙던데 일본 팬 분들도 같은 마음이셨겠져💜
홀딩온투그래비티는 평소엔 찾아 듣지는 않던 곡이었는데 어쿠 앨범 나온 이후로 정말 잘 듣고 있어요. :) 원곡과 다르게 처연한 느낌이 너무 좋은.. 가사랑 잘 어울리는 편곡이라 좋습니다. 이 곡 들으면, 예전 부산에서 12/31 공연을 보고 친구랑 광안리를 배회하며 “눈물을머금고~ 입술꽉깨물고~” 노래 부르고 다니던 밤이 생각나네오 ㅋㅋㅋㅋㅋ
심지씨와의 기억을 떠오르게하는 곡? 이라고 하신 것 같은 희망고문. 도쿄와서 들으니까 서울에서 들을 때랑 기분이 좀 달랐어요. 왜냐믄 나는 서울을 떠나왔으니까캬캬캬캬..ㅋㅋㅋㅋㅋ 이 곡은 심지씨도 증말 좋아하는 게 느껴졌는데오. 건반 치는 모습에 감정 가아아아득했어요! 증말 심취하셨그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종완님 기타치시는 것도 좋았어요. 각각의 소리가 너무 잘 들려서.. 귀가 햄버크 :)
그 후 훈사장님의 멘트 ㅋㅋㅋㅋㅋ 오이시이하암바아가아- ㅋㅋㅋㅋㅋㅋ 정직한 발음 아직도 생각나네요.
home. 아마 이때부터 멤버들 얼굴을 쳐다볼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home 은 할말없이 너무 좋고요.... (슬슬 표현에 한계가) 아, 경 기타 솔로 느므 조아뜹니다 ㅠㅠ 맘찢 ㅠㅠ
드림캐처 하기 전에 종완님이 갑자기 영어로 멘트를 하셔서. ‘갑자기???? 일본어하기 답답하셨나’하며 혼자 풉 웃어버렸는데 앞에 관객 분께 또 갑자기 “맥주 좀” 하고 맥주를 가져다드시길래 저 혼자 쫄았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ㅠㅠ 어디서 못 볼 광경이었기에 증말 대박 대박 연신 외쳤네욤 ㅋㅋㅋㅋ
드림캐쳐는 앨범에 안들어가서 아쉬웠는데 또 들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그 날 만큼은 박수떼도 신났었어요. 조명탄이 팡팡 터지는 게 연상되고.. 혼자 같이 가사를 읊조리며 힘 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후훗
디어제노비스 때 장막이 걷히고 야경이 보이는데 끄아아아 롯폰기는 맘에 안들지만 공연장만큼은 또 오고 싶을 만큼 멋있었어요. 야경 잊지 못할거에요. 곡과 너무 잘 어우러지고, 예전 영상 때 처럼 무채색의 사람이 걸어다닐 것만 같았어요.
치유.. 마음속으로 오열했고요.
헤어지기로해, 몹시 하찮은 일본어 리스닝 실력으로 짧게 짧게 들어가며 공감하고자 노력했어요. 원곡이랑 가사가 좀 다른 것 같아서 으웅? 했는데 일본 정서와 언어의 흐름에 맡게 번안되었을거라 생각하고, 꼭 혼자 힘으로 번역해보아야지! 하고있는데 아직 안했네욤... ㅋㅋㅋㅋㅋ 헤어지기로해 첫 라이브가 일본어라 되게 나름대로는 신기한 경험이었고 언넝 원곡 라이브도 듣고 싶어요 ‘ㅅ’
그리고 대망의 기걷시- 공연에서 젤루 좋았던 곡을 뽑으라면 저는 기걷시요... 아니 왜 기걷시가 젤 좋지 싶을 정도로, 평소나 공연 때 그케 좋아했던 곡은 아니었거든요 (죄송합니답..) 근데 이 날은 기걷시 최고였어요 ㅠㅠ 이런 감정이 실린 곡이었나! 싶었고, 기걷시에 대한 애정이 무한대가 되어버렸던. 사실 어쿠앨범 기걷시에 오토튠때문에 사을짝 의아했었는데 도쿄 공연의 기걷시는 두고 두고 기억하고 싶어요 :)
섬. 크으. 어쩐지 마지막 곡으로 정말 좋아져버린 섬. 지금 이대로 있고 싶다는 마음을 나누는 것 같아서 더- 쨘해졌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다들 앵콜을 외쳤지만, 공연장 시간이 있어서 앵콜은 못한다고 다정하게 거절 안내를 해주신 종완님 ㅋㅋㅋㅋㅋㅋ 너무 아쉬웠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관객 사진을 찍어가셨는데 되게 별루였나.. 올리시진 않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가까워서, 다른 때 보다 멤버들은 잘 못 본 공연이었지만, 역대급으로 꼽을 수 있었던 공연이었어요. 감사했습니다.
이 날은 숙소에서 기절을 했고요.
담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타워레코드로 갔어요. 줄을 갑자기 서는데 따로 안내가 없길래 아무데나 뒤에 줄 서있었어요. 근데 한 일본 팬분이 번호 보시더니 왜 요깄냐구 앞으로 가시라구 ㅋㅋㅋㅋㅋ 다급하게 말씀해주셔서 그제서야 친구랑 호다다다 제자리찾아 찢어졌습니다 ㅋㅋㅋㅋ
저는 거의 마지막 즘의 뒷번호여서 토크회는 보지도 못했구요 ㅋㅋㅋㅋㅋㅋ 답답하고 앉고 싶어서 죽을 뻔 했어요. 나 왜 뭐하고 있나 싶고....
기억나는 것은 멤버들의 일본맛집추천.
종완찡의 이마카츠 사사미카츠. 가게 이름 말해도 되냐던 ㅋㅋㅋㅋㅋ
재원찡의... 한국은 꽃게가 맛있는 철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정훈찡의 일본 스시는 아무데서나 먹어도 한국 비싼데 보다 맛있다
재경찡 카니미소~~~~~~ <- 저도 조와합니다!!!
(기억나는대로라 다를 수도 이또요..)
재밌었고요.
사인회는.. 또 젤 뒷쯤이라 어어엄청 기다렸는데 기다리는 동안 아무 생각도 없이 할 말도 생각해두지않아서... 인사 외 적막만이 가득했다고합니다...ㅋㅋㅋㅋ
인사 외에 나눈 대화들.
너모 다정하신 겨어어엉.. 아무말 못하고 있으니 “어제 공연은 잘 봤나요?” 라고 물어봐주셔서 증말 감사했습니다.. 기껏 물어봐주셨는데 너무너무 좋았다는 말 밖에 못하는 바보 ㅠㅠ 대답이 초라해서 죄송했어요..
공연 잘봤다니까 몇회 공연 보셨냐고, 첫회 보셨냐고 물어보신 재원님... 아.. 제가 첫회는 못보고 2회만 봤는데요...구구절절 (죄송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종완님..
- 공연너무조아떠요
- 다행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넵!! 아무렴 다행이죠!!^^^
정훈
- 공연너무조아써요
- 그니까요.. 공연장이너모조았죠?
- 넹 근데 너무 가까워서 못쳐다보겠더라고요
- (웃음) 나두 그랬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훈 귀요우셨어요... :)
정말 시간 순삭되는 사인회지만, 스스로에게 야이 멍충아 하게되는 사인회였지만, 그래도 거의 12년? 11년 만의 사인회라 마냥 햄버캤어요 크크. 한국에서는 당첨따위 안돼서 꿈도 못꿨는데! 도쿄에서 사인도 다 받고 출세했어요!
드뎌 여행에서의 넬과 관련된 스케줄이 끝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고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경이 조와하는 카니미소도 또 먹고. 칭구랑 늦게 까지 술도 마시고.
이마카츠 가서 사사미카츠도 먹고, 닭가슴살인데 왜캐 보드랍고 마싯죠? 줄서서 먹었는데 번잡하지도 않고 가게도 고즈넉해서 차암 좋았어요.
도쿄는 나름 젤 많이, 자주 가는 곳이라 여행의 설렘이 없어서 가기 전엔 좀 귀찮기도 하고 그랬는데 흐으아 그래도 역시 너모 좋은 것.. 아직도 먹고 싶은 거 가보고 싶은 곳이 많아서 담 공연도 예약합니다 :)
돌아오는 날 부터 짬짬이 시작한 후긴데 이제야 끝내네요. 벌써 돌아온 지 일주일 지났어요. !!!
그래도 담주면 클콘이니까 읏샤읏샤 해봅니다.
+ 수다 조금 더 해보자면. 행복했으면좋겠어_ 앨범이 첫 공개되었을 때. 하 하필 앨범 타이틀이 행복했으면좋겠다라니.... 하고 생각했었어요. 언젠가, 종완님이 어느 잡지에서 ‘리스너에게하고싶은 말: 행복했으면 좋겠다’ 라는 인터뷰를 했었는데 저는 그 행복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에 이런 저런 사연이 있었어서.... 뭔가 헤어져야할 때,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할 때 하는 인사 같잖아요. 그래서 그 한 문장으로 혼자 땅굴 파고 그랬는데. 이번 앨범 타이틀이 그 문장이라 혼자 되겤ㅋㅋㅋㅋ 또 땅굴 팔 뻔 했거든요. 심지어 타이틀이 헤어지기로해 라니 ㅋㅋㅋㅋㅋㅋ 우씽..
근데 수록된 곡 들이 내가 평소 너무 좋아하던 곡 들이고, 정 많이 든 곡 들이고, 이 곡들로 내가 보다 마음 따뜻한 겨울을 나고 조금 더 행복해지면 되지- 모 이런 얄랑얄랑(?)한 생각을 하고 그랬어요. 결론은 잘 듣고 있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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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감기 걸려보니 아아주 듀금이니까 절대 걸리시면 안됩니답! 다들 아프지마시고 연말 잘 보내세요!
도쿄 사진 좀 올리고 마무리할게요. 감사합니다!
존맛탱이었던 시라스동.
![](https://t1.daumcdn.net/cafeattach/1XZNC/7461bd9b465af88dd761300690c8b5dce6cd5097)
비둘기와 대치상태.
![](https://t1.daumcdn.net/cafeattach/1XZNC/9d7346e53a3d7fbbd3c21cf50fa9a700ef89b792)
나마비루와 낫또오무라이스와 닭날개와 마구로!
![](https://t1.daumcdn.net/cafeattach/1XZNC/314e08fe5c3f743cf7d39e16b712fbbf8f4aa473)
공연장 :)
![](https://t1.daumcdn.net/cafeattach/1XZNC/ffaaa8bb7071fb749d5b67e517a267698564c9d9)
카니미소!
![](https://t1.daumcdn.net/cafeattach/1XZNC/403cb311e5f58369c88d027440cbb4a1c2594820)
끝입니다!
첫댓글 후기가 술술 읽혀내려가요~~긍데 왜 술냄새가 나는거죠!ㅎㅎ그쵸그쵸 기억을걷는시간 왜 갑자기 빌보드에서 훅 들어왔는지ㅠ_ㅠ 너무 가까워서 초반엔 계속 허공이랑 넬님들 신발만 본 것 같아요 구두 쌔거네 끈 저렇게 묶었네 등등ㅋㅋㅋㅋㅋㅋ다음엔 좀 더 음악에 집중할 수 있을것같아요! 사인회ㅋㅋㅋㅋ이적씨의 다행이다 꺽임이 음성지원되고요ㅎㅎ 저도 사사미카츠 먹어보고싶었어요ㅠㅠ 시라스동은 처음봐요 무슨 맛인가요@_@ 색다른데 맘에 쏙드는 공연장이어서 내년에 해외공연도 기대하게하는 여정이었어요~! 감기 얼른 나으세요!
딱..정말 잘갔어..정말 잘갔어..수십번 수만번 칭찬했던 이번 일본공연이였어요..그마음 들고..저기 저 바다를보며 공연에서 들었던 곡들을 들으면 얼마나좋았을까 싶은맘 들었어요.전.공연마치고..그여운이 가득해서 숙소로갈수가없었어요.
그밤에..발길돌려 간 롯폰기힐 전망대..그곳에서 도쿄타워와 야경을 바라보며 들었던 공연속 치유와 헤어지기로해는 정말 죽을때까지 못잊을꺼같아요..
다시 돌아가고싶은 순간은 분명히 있어요..정말ㅜㅜ
비둘기와 대치상태 보고 엄청 뿜었습니다. 현실웃음... 버스속 사람들은 나를 보고 웃지... ㅠㅠ
저 역시 이번 앨범이 나온뒤에 생각이 한참 많았었는데, 일본 공연을 보고나서 많은게 정리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감기 얼른 나으시고, 내년 상반기 휴가도 넬콘보러 일본 가시길요!!!!
관객 사진ㅋㅋㅋ되게 별루였나..22ㅋㅋ왜 갠소하시는지 웃픕니다
헤어지기로 해 민지님표 번역 기다리겠읍니다..!제목도 바뀌고.. 가사는 어떤 느낌으로 바뀌었을지 궁금해요;D
공연 그리워 후기에 서성이다 담 공연도 예약!꾹 누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