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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화
영근이가 가고 3개월이 지난 2006년 9월 어느날이었습니다.
그날은 서울 명동의 향린교회에서 새만금갯벌에 이어
장항갯벌까지 말살하려는 건설족들이 치켜든 삽자루에 맞서
갯벌을 살리자는 문화행사가 열렸습니다.
시커멓게 물들인 야전 잠바를 입은 한 사내가
기타를 치며
한하운 작시 '전라도길'을 열창하였습니다.
자신이 작곡한 노래라고 하였습니다.
그가 익산 남성중학교를 나온 사실을 사회자가 말하였습니다.
영근이를 잘 알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뒷풀이 장소에서
그를 만나 물어보았습니다.
혹시 박영근을 아시냐고...
동기동창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영근이를 잘 아는 국민학교 동창과 중학교 동창이 많았으니
할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유종화 시인이 목포에서 국어교사를 할 때였습니습니다.
초저녁에 영근이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유 시인은 목포에 거주하는 박 아무개 시인과 대포 한잔을 하고 있었습니다.
유 시인은 영근이한테 '목포에 놀러 한번 오라'고 했다고 합니다.
박 시인과 헤어져 집에 돌아온 유 시인은 11시가 넘어 막 잠이 들었습니다.
그 때 영근이한테서 다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목포에 막 도착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25시 현금인출기에서 30만원을 꺼내 택시기사에게 주었습니다.
그 뒤에 벌어진 일들은 상상에 맡깁니다.
그날 유종화 시인과 저는 2차로 옮겨가며 장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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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서 노래 부르는 이는 유종화 시인입니다.
전라도길
한하운 시/ 유종화 작곡/ 유종화 노래
가도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뿐이다 낯선 친구 우리 만나면 문둥이끼리 반갑다 천안 삼거리를 지나도 해는 서산에 남는데 가도가도 황톳길 숨막히는 더윗길 길을 가다 신발을 벗으면 발가락이 또 하나 없고 남은 두 개 발가락 잘릴 때까지 천리 먼 전라도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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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하운, '전라도 길'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뿐이더라.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천안(天安) 삼거리를 지나도
수세미 같은 해는 서산에 남는데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 속으로 절름거리며
가는 길.
신을 벗으면
버드나무 밑에서 지까다비를 벗으면
발가락이 또 한 개 없어졌다.
앞으로 남은 두 개의 발가락이 잘릴 때까지
가도 가도 천리(千里), 먼 전라도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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