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단계에 따른 아이들 지도법
1장 유아(태어나서~7세)를 위한 학습법 (세발자전거 단계)
가르치면 가르칠수록 똑똑해질까? : 뇌 발달은 영유아 시기에만 국한되는 작업이 아니다. 인간의 뇌는 평생을 통해 꾸준히 변화하고 있다. 천재로 태어난 아이를 내가 바보로 만들고 있다는 조바심은 영유아기 엄마들을 자꾸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불안한 나머지 자꾸 아기 머릿속에 뭔가를 집어넣으려고만 하고 정작 아기의 관심이 어디를 향하는지 못 본다. 서서히, 천천히 아기 호기심과 발달을 봐 가면서 아기 두뇌 발달을 돕도록 하자.
두 돌 미만 아기에겐 온몸이 학습도구다! : 발달이론에 따르면 아기들은 주변 환경(가족과 주변의 사물 포함)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이때 주는 다양한 자극들이 두뇌 발달을 촉진한다고 한다. 돌 전후한 아기들에게는 집 안과 가족을 충분히 탐색할 수 있는 기회가 최고의 경험이 될 수 있다. 행복한 똑똑이로 키우고 싶다면 아기가 마음대로 탐색하고 만져보고 느끼는 경험을 갖도록 해주고, 이렇게 호기심을 따라가 준 뒤에는, 충분한 단잠을 자게 하고 그 다음, 남는 시간에 ‘엄마를 통한’ 자극을 주자. 아기에게 주는 모든 자극은 될 수 있으면 엄마를 통해서 주는 것이 좋다. 단, 엄마가 감당도 못할 만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기꺼이 즐겁게 할 수 있을 만큼만 하자.
많이 안아 줄수록 머리도 좋아진다 : 엄마가 아기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를 꼽으라면 두말할 것도 없이 다정한 스킨십이다. 심리학에서 피부는 겉으로 드러난 ‘뇌’라고 말한다. 쓰다듬어주고 어루만져주고 따듯하게 보듬어주는 일은 피부를 통해 이루어지지만 사실은 두뇌 발달에도 도움을 준다. 어디서든 어느 때이든 자주 안아주면 좋겠지만 특히 더 많이 안아주어야 할 때가 있다.
인생에는 세 살 무렵인 제1기, 일곱 살 무렵인 제2기, 사춘기 무렵인 제3기 그리고 중년기 무렵인 제4기의 4차례의 반항기이자 위기가 있다. 이 시기에는 따듯한 포옹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가능한 야단치지 말고 많이 안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 마. 안 돼”라는 부정적인 어휘를 가급적 쓰지 말고 아이의 행동을 보듬어주는 긍정적인 표현의 언어적인 포옹도 필요하다. 자주 안아주자. 부모의 포옹은 자녀의 온 시기에 걸쳐 필하지만 특별히 세 살, 일곱 살, 사춘기 무렵엔 더 많이 안아주자.
아가야, 세상 모든 것에 이름이 있단다! (두 돌에서 네 돌까지 언어교육) : 아이들은 두 돌에서 네 돌 사이가 되면 자신을 둘러싼 물건과 사람에게 각각 이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이 시기에는 글자로 되어 있는 이름보다는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 사물의 명칭을 배워나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언어습득 방법이다. 대화라는 상호작용을 통해 의사소통의 맛을 본 아이들의 어휘는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이 시기에 엄마는 아기가 스스로 말을 하게 기다려주고, 될 수 있으면 밖에 많이 데리고 나가 다양한 것을 보고 듣게 하면서 아기가 말하고 싶은 재료가 많아지게 해준다. 그리고 아이가 단답식으로 말을 하면 엄마는 이것을 완성된 문장의 형태로 만들어서 다시 들려주는 것도 좋다. 그러나 한꺼번에 많은 정보를 주려고 욕심을 내기보다는 이 시기엔 정확하게 기본 완성 문장을 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에 더 주력하는 것이 좋다.
우리, 이제 조금씩 말이 통하는구나! (네 돌에서 여섯 돌까지 언어교육) : 네 돌이 지나면 아이의 두뇌 속에서 언어를 담당하는 전문영역이 서서히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아이는 비로소 정확하게 말할 수 있게 된다. 이 무렵 아이는 같은 질문을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가 이러는 것이 힘들어도 무시하거나 건성으로 대답하지 않도록 노력하자. 아이들이 반복 질문을 하는 이유는, 엄마의 답변에 의해 호기심이 충족되지 않았을 때, 그리고 호기심은 충족되었더라도 그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이다. 이 시기의 질문은 단순히 질문이 아니라 지식을 내재화시키는, 즉 완전하게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한 끊임없는 반복 과정이기도 하다.
책과 노는 엄마가 되자! : 부모가 애정 어린 자세로 아이를 안고서 책을 읽어주었던 아이들이 ‘글자를 익히기 위한’ 플래시 카드를 접한 아이들보다 후에 책읽기를 더 즐기게 되었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유아시절, 부모와 함께 행복하게 책을 나눈 경험이 책을 좋아하게 하고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도 책 읽는 습관으로 굳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유아시기에 엄마들은 책을 공부하게 하지 말고 즐기게 해주자.
타협을 가르치고, 가족 일에 아이를 동참시키자! : 수시로 집 안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이에게 자상하게 일러주고 그와 관련해서 아이의 의견이 어떤지를 묻는다. 심지어는 집 안의 냉장고를 새로 살 때에도 아이의 의견을 물어보자. 아이에게 집 안의 소소한 일거리를 조금씩 시켜보자. 자신과 관계 있는 모든 활동을 배우고 익혀 나간다는 것은 아이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신뢰를 느끼는 데 도움이 된다.
7살, 초등학교 입학 직전까지 이 정도는 가르치자! : 6살까지 편안하게 여유 있게, 정서 뇌를 발달시키는 교육을 주로 해왔던 부모라 해도 7살이 되어서는 학교에 입학할 준비를 어느 정도는 갖추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 입학은 고등학교 생활까지 10여 년 동안의 학교생활이 시작되는 출발점이 되기 때문에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유치원생들은 한글 자음 모음 이름 알기, 간단한 낱말 읽기, 간단한 문장 읽기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유아용 동화책을 읽을 때 10개 단어~15개 단어 정도의 문장을 더듬거리면서도 전체적으로 크게 막힘 없이 읽을 수 있으면 좋다. 쓰기에서는 제일 먼저 자기 이름을 쓸 수 있어야 하고, 그 다음에 밥, 국, 엄마, 아빠, 동생, 책 등 일상생활과 관련된 자주 나오는 낱말을 보고 쓰기가 가능해지면 좋다. 간단한 낱말은 받아쓰기 연습을 충분히 해두는 것이 좋겠다. 수학은 한 자릿수를 읽고 쓰는 것이 가능해야 하고, 한 자릿수의 덧셈과 뺄셈 정도의 연산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자.
2장 초등학교 1~3학년을 위한 학습법 (핸들 잡기 단계)
'나는 멋진 아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 자신감 있는 아이는 세상을 낙관적으로 대하고 자신감이 부족한 아이는 자꾸 비관적으로 본다. 우리 아이가 낙관적인 아이가 되길 바란다면 아이의 세상 경험에서 성공이란 글자를 가능한 많이 새겨주어야 한다. 그러려면 아이의 수준에 맞는 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는 일이 꼭 필요하다. 너무 어려운 일을 하게 하면 아이는 성취감보다 실패감을 먼저 배울 수 있다. 무엇이든 처음 시작할 때는 다소 서툴 수 있지만 관대하게 보아 넘어가 줄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칭찬, 따듯한 격려가 필요하다 : 유대인 부모들은 아이가 착한 일을 하거나 칭찬 받을 일을 하면 보상으로 돈을 주거나 선물을 주는 대신 “너 같은 아들(딸)을 두어서 자랑스럽구나.” “네가 내 자녀여서 참 행복하다”라고 말한다. 미국의 부모나 교사들은 평소 어린이들에게 “굿 아이디어(Good Idea)”, “굿 잡(Good Job)”이란 말을 많이 쓴다. 대단한 일을 하지 않아도, 별것 아닌 사소한 일에도 이런 말을 자주 해주면서 아이를 격려해준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자신감이다. 아이는 뭔가를 해내고 이루어냈을 때 즐거움과 만족감으로 가득 차게 된다. 아이 마음이 잔치 분위기로 가득 찰 때, 옆에서 부모가 타이밍을 맞춰 적절한 말로 칭찬해 주면 아이의 기쁨은 배가 된다.
하루 30분, 아이와 책을 읽자 :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는 아이 머릿속에 공부 저수지를 만드는 시기이다. ‘읽기’는 단지 국어공부뿐 아니라 사회, 역사는 물론이고 수학, 과학 등 전 과목에 걸쳐 필요한 대표적인 기초영역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엄마가 하루 30분씩 아이와 책읽기 활동을 하면 큰 도움이 된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에는 기본 가치관과 인성 발달교육이 중요한데, 책읽기 과정을 통해서도 도덕성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 도덕교육을 위해서는 옛이야기나 명작동화를 읽을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는 비판적인 관점보다는 평범한 세상 사람들이 옳다고 믿는 보편적 가치관을 먼저 가르칠 필요가 있다. 책읽기 활동과 관련해서 아이에게 권하고 싶은 또 다른 활동은 바로 동생에게 책 읽어주기다. 엄마가 읽어주는 소리를 듣는 것도 좋지만 이따금 자신이 동생에게 읽어주는 것도 새로운 공부가 될 수 있다.
오늘은 또 뭐라고 일기를 써야 하나? : 저학년 때 ‘읽기’보다 아이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사실 ‘쓰기’이다. 아이가 글쓰기를 어려워할 땐 먼저 ‘이야기’를 나눠보자. 아무리 읽기나 쓰기를 게을리 하는 아이라 해도 저마다 ‘생각’이란 것이 있다. 엄마는 두세 살 때 아이에게 부드럽게 많은 말을 건넸었다! 그랬던 것처럼 1, 2학년 때에도 아이의 생각을 끄집어 낼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갖고 대화를 많이 유도해내야 한다. 아이의 생각이 쌓이고 아이의 표현에 자신감이 붙을 때까지 가능한 작은 실수나 틀린 문법, 맞춤법을 꼬집지 말자. 그런 일은 앞으로 해나가려 하는 일에 비하면 정말로 새 발의 피다. 지금 아이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맥을 잡아나가는 일’을 하고 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명심하자.
초등 저학년 수학은 원리와 개념, 그리고 즐거운 활동이어야 한다! : 초등학교 저학년 때엔 수학을 공부시킬 때 구체적인 사물을 갖고 활동을 통해 이해하게 하는 것이 좋다. ‘들이’를 공부할 때는 컵에 200ml 우유를 따라 마셔가며 감각을 익히게 하고, ‘분수’를 공부할 때는 과일이나 빵을 직접 나누어 보거나 색종이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저학년일수록 구체적이고 손에 잡히고 눈으로 보는 과정을 통해서 개념을 더 빨리 익힐 수 있다. 아이에 따라서는 손가락을 사용해서 연산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아이가 있다. 저학년까지는 이 방법을 계속 사용하게 두는 것이 좋다. 익숙해지면 누가 뭐라 해도 스스로 그만둔다.
조금씩 꾸준히 규칙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자 : 저학년 때는 실컷 놀게 하고 4학년 올라가면 공부시켜야겠다고 생각하는 엄마들이 많은데, 막상 4학년이 돼서 공부를 시키려고 하면 쉽지 않다. 공부 습관이 전혀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공부습관 들이기는 늦어서도 곤란하고, 너무 이르면 더 곤란하다.
1~2학년까지는 학교에서 받아오는 숙제를 비롯한 일기 쓰기, 수 개념 익히기, 재미있는 책 읽고 이야기하기 등 기초학력을 쌓는 정도로만 공부습관을 들여 준다. 그러다 3학년 들어서면서 서서히 '매일 공부'를 시작하자. 매일 공부라고 해서 본격적으로 머리 싸매고 달려드는 공부라고 생각하지는 말자.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아침저녁으로 양치질하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생활습관들이 필요하듯, 교과서와 연계된 공부를 ‘나 혼자 곰곰이 생각하면서 익히는 과정’을 습관 들여 나간다고 생각하자. 저학년 시기에는 아이가 공부할 때, 부모가 그 옆에서 다른 일을 하면서 함께 있어주면 좋다. 그러면 아이 마음이 훨씬 더 안정된다.
아이 마음 상하지 않고 격려하는 방법, 스티커! : 스티커 제도란 부모와 아이 사이에서 서로 약속한 일을 잘 지킬 때마다 칭찬의 의미로 한 장씩 붙여주고, 이것이 일정량 쌓이면 보상으로 선물을 주는 일을 말한다. 스티커 제도는 처음에는 어떤 일을 외적 동기로 시작하게 하지만 차츰 내적 동기로 변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하지만 스티커 제도를 시행할 때는 다음을 주의해야 한다.
첫째, 성의 없이 스티커를 주지 않는다. 엄마들이 스티커 제도에서 실패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아이가 지킨 약속을 직접 확인해보지 않고 건성으로 알아보고 주는 일이다. 이렇게 성의 없이 대하면 아이도 스티커의 의미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
둘째, 스티커를 남발하지 않는다. 약속한 일에만 정확한 양을 주어야 하는데, 아이 성화에 못 이겨 대충 한 일에도 스티커를 주는 부모가 있다. 이렇게 대충 주면 대충 하는 아이가 된다. 외적 동기가 내적 동기로 변환되는 일은 기대하기 어렵다.
셋째, 부실체크를 하거나 보상을 미리 주지 않는다. 스티커는 그날그날 바로 즉석에서 확인하고 주어야 하고, 스티커를 30장 모으면 선물을 주기로 했는데, 20장쯤 모았을 때 미리 주는 일도 금물이다. 또한 아이가 보상을 기다리는 것이 지루하지 않도록 배려해 준다. 스티커 보상 기한이 너무 길어지면 실패하기 쉽다.
학습의 터닝 포인트 초등 3학년 : 초등 3학년! 이 시기는 기초학습 기능이 완성되는 시점이다. 1, 2학년 때만 해도 여전히 어수룩하고 어설퍼 보였던 아이가 3학년이 되면 제법 야무진 생각을 말하고 똑똑한 모습을 보인다. 학년별 교과과정을 정할 때, 3학년에 사회과목과 과학과목이 추가되는 것도 괜히 그런 것이 아니다. 본격적인 교과공부는 사실 4학년 때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다. 그러나 공부라는 것이 어느 날 갑자기 마음을 먹는다고 해서 술술 잘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4학년이 되기 전에 나에게 맞는 공부 방법에 대한 탐색이 시작되어야 한다.
3장 초등학교 4~6학년을 위한 학습법 (페달 밟기 단계)
공부를 아무리 시켜도 실력이 늘지 않는 이유 : 대한민국 초등학생들은 저학년 때부터 무언가를 늘 쉬지 않고 열심히 배운다. 그런데도 시키는 만큼 효과를 본다는 부모들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차츰 실력이 좋아져야 할 텐데 반대로 공부를 싫어하고 공부에서 점점 멀어지는 경우, 부모들은 속이 탄다. 어떻게 해야 학년이 올라갈수록 실력이 좋아지는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
첫째, 아이의 공부 저수지를 살펴보자. 이것저것 많이 시키는데 정작 공부는 늘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자녀의 읽기, 쓰기, 셈하기의 기초가 탄탄한지 먼저 돌아보자. 공부 저력이라는 저수지에 읽기, 쓰기, 셈하기 물이 충분히 채워져 있지 않으면, 말 그대로 밑천이 딸려서 공부를 해 나가기가 어렵다.
둘째, 고학년이 되면 공부방법을 배워야 한다. 공부방법과 기술은 단지 수험생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공부방법과 기술을 익혀두면 공부 저수지에서 효과적으로 물길을 내서 필요할 때 기본지식을 가져다 쓸 수 있게 되고, 또 새로운 다양한 지식을 효율적으로 다시 채워 넣을 수 있다.
셋째, 아이에게 공부할 의욕과 동기가 있어야 한다. 고학년이 되면 부모는 아이가 장차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왜 그것을 하려고 하는지, 어떻게 하면 그 일을 할 수 있을지 자주 이야기 나누고 꿈을 독려해주자. 아이를 어려운 공부 앞으로 바짝 끌어당기는 것, 그것이 바로 동기다. 아이의 꿈과 동기를 살펴주자.
넷째, 생각할 틈과 자기 스스로 관리할 시간을 주자. 우리 아이에게 생각할 틈과 여유를 줘보자. 저학년부터 부모가 관심을 두고 기본 생활습관과 자기 관리법 등을 가르쳐왔다면 아이는 이 틈과 여유를 분명히 의미 있게 써 낼 것이다.
다섯째, 연습하고 노력할 줄 알아야 한다. 기초학력, 공부기술, 동기, 생각할 틈과 여유가 있어도 기본적으로 생활습관과 공부습관이 잡혀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연습과 노력을 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우자. 공부란 실천이 없으면 아무 소용없다.
공부법의 기본이자 출발점, 시간 관리법 :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아이에게 시간은 모으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주어졌을 때 잘 관리해야 한다고 알려주자. 시간 관리는 사실 자기관리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우선 학습과 관련한 시간을 꼼꼼하게 계획하고 실천해야 한다. 또한 상황이 바뀌거나 돌발적인 일이 일어나면 계획을 융통성 있게 변경해서, 결국은 학습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까지도 시간 관리 개념에 포함될 수 있다. 시간 관리를 철저하게 시키기보다는, 시간 관리를 통한 자기 관리를 몸에 배게 하는 연습과정이 초등학생 때의 시간 관리라고 생각하자.
공부법의 기본, 윤곽 잡고 되새기기! : 요즘 아이 문제집 한 권 사 주러 나가 보면 나날이 다양해지고 늘어만 가는 문제집들이 지금의 초등 공부의 현주소를 보여 주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이상하게도 요즘 아이들은 문제풀이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전문가들은 개념 파악을 무시하고 문제풀이에 너무 치우치는 공부를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누누이 강조하고 있을 지경이다. 이 말은, 개념 파악은 여전히 중요한 공부의 기본이라는 뜻이며 아울러 우리나라 학생들의 고질병(문제풀이 방식에 너무 치우쳐 공부하는 현상)을 꼬집는 메시지라고도 볼 수 있다.
간혹, 내용부터 찬찬히 공부해 나가는 것이 잘 안 되기 때문에, 문제집을 풀면서 공부리듬을 찾는다고 이야기하는 아이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공부하는 아이 중에는 교과내용의 전체 개념을 끝내 이해하지 못한 채, 조각개념을 익히고 끝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원칙적으로는 교과서나 참고서(전과)의 내용을 꼼꼼하게 잘 읽고 숙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공부를 더 잘할 수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텍스트(기초자료/교과서… 등)를 잘 읽는 훈련을 시켜주면 평생 공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참고서 만들기, 노트 필기법 : 사실 공부 잘하는 아이의 노트를 보면 뭐가 달라도 다르다. 아이가 자신이 정리한 내용을 잘 알고 있고 나름대로의 요령을 적어놓은 것이라면 형식은 어떤 것이든 무방하다. 중요한 것은 각자 자기만의 고유한 노트 필기를 하게 되면 공부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우리가 맛있는 스테이크 요리를 먹고 싶어 할 때, 교과목이나 책은 소 한 마리에 비유될 수 있다. 선생님은 소 한 마리에서 고기 한 덩어리를 발라서 잘라 주신다. 그러면 아이는 내 입에 맞는 형태와 두께 모양을 가진 스테이크 감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소 한 마리에서 고기 한 덩어리로!’ 여기까지는 교사의 몫이지만, 이것을 스테이크 감으로 최종 조리해내는 것은 아이의 몫이다. 노트 필기가 바로 그 조리 과정과 같다. 이런 과정이 잘 진행된다면 시험이든 수행평가이든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기억력, 연습하면 좋아진다! : 인간은 타고난 기억 용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한 번 본 것을 100% 기억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필요한 정보를 오래 기억하기 위해 따로 노력을 해야 한다. 기억력을 향상시키려면 기억해야 하는 내용을 모듬으로 묶어 기억하거나, 머리글자를 따서 기억하기, 낱낱이 떨어진 단어를 사용해 이야기를 만들어 기억하기 등의 방법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공부한 내용을 잘 기억하려면 반복적으로 열심히 되뇌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 평소에 놀이처럼 재밌게 기억하기 연습을 꾸준히 하면 공부를 할 때 '더 잘 기억할 수 있다.' , ‘열심히 반복하면 기억할 수 있다’라는 마음이 생긴다. 집중적으로 되뇌는 연습을 하면, 기억하려고 자연스럽게 에너지를 쓰는 일이 가능해진다.
공부 잘하는 아이 집엔 특별한 것이 있다! : 집 안 전체가 공부하기 좋은 분위기나 환경으로 꾸며지는 일은 공부방 꾸며 주기 못지 않게 중요하다. 거실은 소파와 장식장, TV, 오디오 세트로 채우고, 안방에는 침대와 장롱, 작은 방은 아이들 공부방이라는 패턴이 이제까지의 전형적인 집 안 꾸미기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다분히 그 공식을 깨뜨려 볼 필요가 있다. 볕이 잘 들고 깔끔하게 꾸며진 공부방도 좋지만, 아이들은 어쩌면 그보다도 엄마가 저녁밥을 짓는 주방 탁자 위나 거실을 더 좋아하고 그곳에서 공부해야 마음이 안정된다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의 이런 마음도 헤아려주자. 인테리어 잡지에서 갓 빠져나온 것 같은 예쁜 집도 좋지만 우리 가족의 커뮤니케이션과 학습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좀 더 창의적인 공간배치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사춘기 아이를 바꾸는 비결, 마음읽기 : 서로에게 독립적인 존재가 될 때 완성되는 사랑이 바로 부모 자식 간의 사랑이다. 사춘기는 부모와 자녀가 심리적인 이별을 연습하는 시기이다. 독립할 인격체가 되려고 아이가 주장도 많아지고 생각도 복잡해지는 시기가 바로 사춘기다. 고학년이 되면 공부할 것도 점점 많아지고, 해야 할 일도 많은데 별 쓸모 없는 일에서는 저 잘났다고 버티기나 하지, 실제로 본인이 해야 할 중요한 일은 부실하게 하지, 부모 속이 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부모가 이해해야 할 점이 있다. 그렇게나 괘씸한 그 아이가 사실은 내심 불안하다는 점, 겁도 나지만 그럼에도 자기 속 깊은 곳에서 자신을 부추기는 알 수 없는 힘을 누를 수가 없어서 그러는 것이라는 사실을. 키가 크고 몸무게가 늘듯 아이의 존재감이 아이 속에서 그런 식으로 팽창하고 있는 것이다. 부모의 신뢰와 세심한 사랑이 있는 한 아이는 사춘기를 혼란스럽지 않게 겪고 안정적으로 성숙해갈 수 있을 것이다.
공부하는 이유와 목표를 세우게 하라 :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하기 싫어도 조금은 참고 견딜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그러나 능력이 생겼다고 해서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아이가 공부하는 이유와 목표를 알고 나면 힘들고 어려운 공부를 제법 참고 견디어 낸다. 나중을 위해 지금을 참고 견디어야 한다는 이치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때 공부하는 이유나 목표를 부모 생각대로 만들어 주거나 함부로 밀어붙이면 곤란하다. 공부 목표나 이유는 될 수 있으면 아이 스스로 찾게 해야 한다. 공부하는 방법을 아무리 잘 알고 있어도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고 실천을 하려면 동기가 있어야 한다. 왜 공부하는지를 알고, 공부를 해서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지 분명하게 정해지면 아이는 시키지 않아도 공부를 시작하는 아이가 될 것이다.
친구 관계도 학습을 돕는다! : 초등학생의 자신감은 또래 사이에서 인기나 주목과 관계가 깊다. 하지만 부모들은 이 점을 종종 간과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좋은 친구는 함께 공부 속으로 들어가는 동반자 역할도 해 준다. 고독한 아이는 학습에서도 손해를 보지만 발육과 발달에서도 악영향을 받을 우려가 있다. 초등 고학년 대부분의 아이는 부모나 가족보다 친구가 더 소중한 때이다.
엄마가 아이의 친구관계를 바라볼 때엔, 아이의 인생 전반을 두고 판단할 일이지, 현재의 성적이나 결과에 급급해서 친구를 사귀어라 마라 할 일은 적어도 아니다. 초등 고학년이 된 아이, 친구와 함께 위험하거나 비도덕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닌 이상은 그 관계에 대해 살짝 모르는 척 눈 감아 주자. 고학년 자녀를 키우는 것은 최소한 5할 이상이 친구다.
행복한 잠을 자게 하자! : 초등학교 고학년이라면 우리 아이가 평소 몇 시에 잠자리에 들고 총 몇 시간을 자는지, 또 쾌적한 잠을 자는지에 관심을 두어야 할 때다. 아이는 사춘기에 접어드는 시기라 생리적으로 수면 패턴에 변화를 겪게 된다. 여기에 더해 컴퓨터나 휴대전화 때문에 평소 수면리듬을 불규칙하게 갖게 되면 일상생활에 크게 방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
잠은 낮 동안 우리 뇌가 보고 듣고 학습한 것들을 정리하고 재편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 피곤하고 힘들 때 잘 잔 잠 한 시간이 집중력을 약 25% 높여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초등학교 시절, 공부습관만 가르쳐줄 것이 아니라 그에 못지 않게 수면의 중요성도 일러주자. 어릴 때부터 자신의 수면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관리할 줄 아는 감각을 길러주면 장차 인생을 관리할 줄 아는 아이가 될 것이다.
4장 심리학습 클리닉 (비틀거리기 단계)
매일 학습지가 밀려요! : 1학년인 재민이는 국어, 수학, 한자를 학습지로 하고 있었다. 엄마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불안하기 때문에 학습지를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학습지는 원리나 개념을 익히기보다 공부한 내용을 평가하기에 좋은 도구이다. 하지만 아직은 지속적인 집중력이 약한 재민이에게 학습지는 아이를 더욱더 산만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학습지를 하더라도 그것 자체에 목적을 두지 말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공부하는 과정 속에서 흥미를 느끼고 성취감을 맛볼 수 있도록 처음 일정 기간에는 엄마가 곁에서 같이 봐주다가 나중에 서서히 손을 떼는 방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1학년 재민이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머리로 하는 공부보다 몸으로 하는 공부다. 몸으로 배우는 체험학습을 통해 재민이는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할 수 있게 되고, 이런 방법을 통해 주의 집중력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책상 앞에 앉는 걸 힘들어 해요! : 2학년인 지영이는 영특한 아이지만, 공부할 때는 행동이 느려 엄마 속을 태운다. 공부 좀 하라고 하면 핑계 대기 바쁘고, 공부가 조금만 어려워지면 무조건 안 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지영이의 모습은 엄마의 화와 관계가 깊다. 엄마는 아이의 감정이나 정서를 감싸주고 받아주기보다 매사에 학업을 강요하는 경향이 있었다. 자신의 딸만큼은 자신이 겪은 어려움을 겪지 않고 능력 있는 멋진 여성이 되길 바랐고, 지영이가 자신의 기대만큼 따라오지 않으면 화가 났다. 지속적으로 이런 상태를 겪게 되면 아이에게는 학습과 관련된 모든 자극들이 혐오 자극으로 인식된다.
혐오 자극인 공부를 바꿔주려면 우선은 학습놀이를 통해서 재미있는 공부를 하게 할 필요가 있다. 교과학습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지영이를 위해서 고안된 특별한 학습놀이로 준비체조를 하게 하자. 아이의 부담과 불안감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 우울하고 불안정한 아이에게 책상 앞에 무조건 앉아 공부를 하라고 하면 머릿속에서 정보 처리 속도가 느려져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이의 기분을 밝게 해주는 일이 우선 필요하다.
숙제하기 싫어해요! : 4학년인 상우 엄마는 아들과 매일 숙제 때문에 실랑이를 벌인다. 상우는 지적 호기심도 많고 전체적으로 지능이 우수하지만 자기 관리를 잘 못하고 충동적이어서 자신이 흥미가 있는 일에만 관심을 보이기 쉽다. 남이 시키는 일에 대해선 영 흥미를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아이에게 숙제란 너무나도 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런 상우에게는 자긍심과 자부심을 높여줄 수 있는 엄마의 세심한 관심과 구체적인 칭찬이 필요하다. 똑똑한 아이이므로 헛된 칭찬이나 과장된 관심을 보이지 말고 상우가 진짜 잘한 일을 찾아 구체적으로 칭찬해주자. 또한 다소 충동적인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엄마와의 약속을 어기고 종종 샛길로 빠질 수도 있는데, 이때 잘못한 점을 지나치게 추궁하면 아이는 좋은 머리로 자신도 모르게 이리저리 둘러대는 거짓말을 하게 된다. 큰 잘못이 아니라면 눈 감아 주고 넘어가 주는 것도 당분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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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라 -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석․박사를 마쳤다. 고려대 행동과학연구소와 연세대 인간행동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였고, 성균관대 응용심리연구소 연구부교수와 학습심리학연구소 자문교수로 일했으며, 현재 서강대 평생교육원 주임교수로 일하고 있다.
최정금 - 고려대 심리학 석사(인지심리학)를 마치고 인지학습전략과 학습놀이 전문가로 활동 중이며, 연세 이룸 소아청소년 클리닉 학습실장을 거쳐 현재 브레인 학습클리닉 연구소장직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