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와 직관의 세계
1)마음으로 보는 세계(Indigo)-직관적 세계
여섯 번째 아지나 차크라는 직관의 근원으로 이 에너지 터가 활성화되면 오감의 일반적인 범위를 넘는 잠재력이 발달된다. 영감과 통찰력과 관점의 변화와 지혜와 비전을 불러올 수 있으며 상상을 초월하는 황홀함의 경지에 들어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Deborah, 2009/2016).
인간이 지닌 내적 감각은 우리가 하나의 유기체로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미묘하게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러한 감각이 활성화되면 그 감각이 자신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 정보를 신뢰할 수 있으면 자신의 몸과 느낌과 자기 자신까지도 느낄 수 있다(Kolk, 2014/2016). 이때 보는 기관은 '마음'이며 마음은 정묘한 방법으로 지식을 얻게 되고 직관적인 감각을 통해 지식을 인식한다. 이 직관으로 외부의 스승과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으며 내면에 존재하는 신의 소리도 들을 수 있다(박미라, 2020).
아지나 차크라가 활성화되면 굳이 몸과 마음의 경계가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이 무의식적으로 생기며 그 흐름대로 자유롭게 놓아두는 진정한 멈춤이고 시작인 시간을 경험할 수 있다.
다음 표Ⅳ-6은 아지나 차크라 색채명상의 치유과정을 제시하였다.
아지나는 산스크리스트어에서 파생되어 '지시'를 의미하고 문자적으로는 '알다'와 '복종하다'와 '따르다'를 뜻한다. 두 개의 꽃잎으로 이 차크라의 상징은 남성과 여성의 결합과 관련이 있다. 신비로운 지식의 차크라인 아지나 차크라는 손에 책을 든 샥티로 표현되는데 이 지식은 이면에 존재하는 지식이며 내적 통찰을 다룬다. 이 통찰력은 외부세계에 의해서 우리에게 부여되는 것이 아니며 규정이나 명령, 법률 등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Bittlinger, 2000/2016). 아지나 차크라는 개인의식이 변용되면서 자기 자신이라는 자각이 사라지기도 하고 자각이 확장되고 순일해지며 우리가 사는 현상계의 이원성을 초월하게 된다(박미라, 2020).
아지나 차크라 색채명상은 기도처럼 진행되었다. 두 눈을 감고 마음이 고요해질 때까지 조용히 앉아 남색 밤하늘을 마음속에 그리면 어느새 하얀 빛이 눈앞에 가득 펼쳐졌다. 제3의 눈으로 보여지는 여러 색들을 느끼면서 그대로 머물러 있으니 다시 남색이 되었다가 노란색이 시야를 가득 채우고 어떨 때는 보라색이 눈앞에 펼쳐지다가 연보라색으로 변하며 내 몸 전체를 감싸는 경험을 하였다.
그림 Ⅳ-29는 아지나 차크라 색채명상 후에 마음의 눈을 뜨고 보게 된 커다란 눈동자인데 호수 같기도 하고 깊은 바다 속 같기도 한 이미지가 완성되었다. 명상 중에 보았던 마음의 눈은 투명한 느낌이 나는 것 같았고 유리나 수정 같은 차가운 기운이 전해졌었다. 나의 머리가 맑아지고 조금 어지러운 것처럼 잠시 정지된 상태가 되기도 하였다. 성전에서 기도드릴 때와는 조금 다른 면이 있었는데 눈앞에 라피스페이즐리 원석으로 된 울산바위 같이 커다란 산이 다가왔다. 거대한 에너지 앞에 숨을 멈추고 그 아름다운 남색에 어우러진 황금빛을 보면서 황홀하고 신비한 경이로움에 머무르고 있을 때 천천히 하얀색 빛이 사방으로 방사되어 나가는 형태로 변화되며 마음은 가볍고 평온한 환희로 가득 채워졌다.
마음의 눈을 뜬다는 것이 육체적인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보기 때문에 '제3의 눈'이라 부르며 직관의 중요성과 함께 '보다 깊은 비전(vision)'과 지혜를 얻는 '직관적인 방법'이라 한다(박미라, 2020). 인식력과 생각, 도덕심과 관계있는 남색 차크라는 외부세계에 대한 인식과정에서 모호한 것을 용인하면서도 분명하게 인식하고 집중할 수 있으며 여유롭게 긴장을 풀 수도 있다(Northrup, 1998/2000). 바꾸고 싶은 여러 가지에 대한 숙고와 새로운 변화에 대해 주눅 들어 있는 모습들에 대한 자기점검의 필요를 느끼며 아지나 차크라를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동작을 반복하였다.
그림 Ⅳ-30은 아지나 차크라를 활성화시키는 동작을 하고나서 우주적 지혜와 지식의 결합을 상징하는 아지나 차크라를 형상화 한 것이다. 남색은 자아(ego) 즉 양극성과 자기(Self) 즉 통합의 공존을 위한 적합한 상징으로 자아와 자기의 축은 제3의 눈에서 완벽하게 나타나며 자아의 의지는 자기의 의지와 하나가 된다(Bittlinger, 2000/2016).
진실만을 추구하는 신성한 차크라는 모든 순간에 존재하는 두 가지 힘인 진실과 환상의 차이를 우리에게 지속적으로 밝혀내도록 한다. 환상에서 진실을 분리하는 것은 두뇌보다는 마음이 해야 할 일이고, 마음은 사고와 인식에 관련된 에너지체의 행동에 명령하여 행동하게 하는데 지각과 연결된 모든 것들은 마음의 특성이다. 직관을 통한 의식은 지금, 현재를 산다는 것이고 어떤 상황이나 어떤 사람도 똑같은 내일을 맞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Myss, 1996/2019).
꿈을 꾸었다. 새벽예배를 드리고 집으로 돌아와 잠시 눈을 감고 있다가 잠이 들어 꾸게 된 꿈으로 명료하게 기억에 남는 꿈이었다.
"안개가 낀 길을 가고 있었는데 눈앞에 선한 미소를 띤 할머니의 모습이 나타났다. 누구인지 알 수 없었지만 평안해 보이는 할머니의 얼굴이 점점 변하면서 내 마음속에 그려져 있는 성모 마리아의 모습으로 변하였다. 놀라는 나를 말없이 미소 띤 얼굴로 성모 마리아는 들여다보고 있었다.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데 성모 마리아 뒤로 고요한 표정의 예수님이 보였다. 금빛 같은 종소리가 은은하게 들리는 것 같다고 느끼고 있는데 아주 급속하게 파란 하늘이 펼쳐졌고 풍성한 잎을 가진 나무와 넓은 대지가 눈앞에 펼쳐졌다. 두려운 마음에 심장이 급히 뛰는 것을 느꼈지만 밝고 찬란하게 비추는 빛이 가득한 공간에서 이내 두려움은 없어지고 평온해졌다."(2021년 6월 22일 아침에 쓴 꿈 일기)
치유와 온전함을 이루어 가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꿈에서라도 보았다는 것은 신비한 여운과 떨림은 속죄하는 나의 마음에 남아 종소리처럼 온 몸으로 퍼져나갔다. 나를 내려다보시는 그 눈빛은 온전히 나를 향해 있었고, 아무런 설명도 분석도 필요하지 않게 느껴지는 액면 그대로 은총이었다. 하늘은 신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것으로 초월적인 것을 나타내며 진실하지만 아직 도달하지 못한 자기(Self)를 상징하고, 나무는 생명의 원리와 성장의 힘과 내적인 성장의 에너지와 무의식의 안내를 따름으로 숙명을 성취하는 것을 상징한다(Ackroyd, 1993/1997).
찬란한 빛은 창조적 에너지와 직관적 합리성을 일깨우고 정서적인 지성을 눈뜨게 하고 자신의 내면을 보게 한다. 영혼은 깨어있는 감각들을 장악해야만 그 감각과 함께 땅의 세계를 걸어 나갈 수 있으며, 감각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취한 영혼은 개성의 발전을 도모한다. 이때 영혼이 과도한 욕망으로 감각에 빠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Meyer, 1981/2019).
아지나 차크라 색채명상은 나의 기도생활과 유사한 것 같이 느껴졌으며, 허리를 숙이고 몸을 낮추면서 비로소 마음의 눈을 뜬다는 것이 몸은 힘들었지만 많은 울림을 전해 주는 것 같았다. Jung이 말하는 종교체험은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에 있는 정신적인 요소들을 통합시키고, 종교체험 과정에서 각성해야 하고 신적인 존재를 만나는 것이고 이때 인격의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종교적 체험은 계속적으로 인격을 발달시키는 과정이며 이런 면에서 종교체험은 자기실현과정과 유사한 면이 많다(김성민, 2001).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내담자의 상처도 탈바꿈시켜야 하는 어려움 속에 항상 노출되어 있는 예술치료사는 영적이고 직관적인 시각을 통한 자기수용(self-acceptance)과 자아초월(self-transcendence)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들에 항상 열린 마음을 지녀야 한다. 왜냐하면 과거는 지울 수 없고 지나간 경험들이 내적인 힘과 열린 세계관으로 우리를 인도하기 때문이다. 전통적 상징체계를 다루면서 신성한 전통의 입장을 수용하여 개개인이 자신의 신체와 개인적으로 특별한 체험을 하게 하기 때문에 색채경험을 신체영역과 관련시켜 어떤 여지를 주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Riedel, 1983/2004).
아지나 차크라 명상을 하는 동안에, 나에 찾아온 질병이 오랫동안 억압하고 무시했던 감정들이 삶에 의지를 가지고 몸에게 보낸 신호였음을 알게 되었다. 고통스러운 시간 속에서 나의 페르조나는 누구와도 상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내게 말했고 실제 그랬다. 돌이켜보면 나의 몸을 잃어버리게 되었을 때, 그 주인이 되려고 노력하며 마음의 주름을 피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었다. 그 노력의 최고의 선택은 심리치료를 공부하는 것이었고 덕분에 지금은 놀랄 만큼의 좋은 예후로 이전보다는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림 Ⅳ-31은 지혜의 차크라 색채명상을 하고 나서 나의 미간에서 떠오르는 형상을 시각화한 것이다. 혼란스럽고 집착적인 긴장과 불편한 에너지가 아지나 차크라 색채명상을 하는 동안에 나를 사로잡았었는데, 커다란 라피스페이즐리의 남색이 보이며 금빛 섞인 남색의 창문이 열리는 형상이 눈 앞에 전개되었다. 그리고 남색에너지가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모습과 붉은색을 보게 되었는데 다소 무겁지만 색들의 움직임이 자유롭게 느껴졌다. 내적으로 고요하고 온유한 평화를 가지고 생명력이 잠재된 영혼의 바다에서 유영하는 기쁨은 말로 설명하기 쉽지 않은 환희였었다. 남색이 가지고 있는 직관적인 에너지는 치료자로서 전문성과 함께 갖추어져야할 영성으로 심리치료 현장에서 꼭 필요한 자원이라 생각하는데, 이는 감정적인 통증에 심리적 삼투압작용의 중요한 매개가 되기 때문이다.
<차크라 색채명상을 통한 예술치료사의 자기실현에 관한 자전적 내러티브 탐구/ 전진옥 건국대학교 대학원 문학·예술치료학과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