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청이 109년만에 ‘광주 청사’ 시대를 접고 지난 2005년 전남 무안군 삼향면 남악리 일대로 옮긴지 10년째를 맞은 가운데 남악신도시가 무안공항 활성화, 해남 기업도시 조성 등 인프라가 확충되면 서남해안시대를 열어가는 전진도시로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남악신도시에 자리잡은 전남도청 전후 모습. |
인구 800명 허허벌판 농촌마을이 6만명 신도시로 우뚝
유관기관 줄줄이 이전 경제규모 확대
무안 인구 전남 제1군…시 승격 추진
인구 급증 불구 상당수 목포서 유입
목포 원도심 공동화 등 부작용 양산
지난 1993년 5월13일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한 ‘대통령 특별담화’가 발표됐다. 전남도청을 도 관내로 이전하고 현 도청부지에 5·18기념공원을 조성하겠다는 내용이었다.
4일 뒤인 5월17일 도청이전추진위원회가 구성되고 도청소재지 입지 선정을 위한 연구용역이 추진됐다.
같은해 12월21일 현 무안군 삼향면 남악리 일대로 도청이전 후보지가 결정됐다. 2년 뒤인 1995년부터 1998년까지 3년여 동안 시도 통합이 추진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이듬해인 1999년 7월13일 도청이전사업 기본계획이 확정됐다. 착공(2001년 12월) 4년만인 2005년 신청사가 완공돼 같은해 11월11일 개청식을 갖고 15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무안 인구 해남 제치고 ‘전남 제1군’
목포시 옥암동, 무안군 삼향읍과 일로읍 일원에 지난 2000년부터 추진중인 남악신도시 조성사업은 개발면적이 14.5㎡(440만평)다.
당초 계획된 인구는 4만5천세대 15만명 규모였다. 9월말 현재 남악 신도시 인구는 5만4천여명(옥암 2만4천·남악 3만)이다.
무안군은 남악신도시 효과를 톡톡히 누려 군 전체 인구가 8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2004년 6만2천472명에 비해 2만여명 늘었다. 지난 2013년 9월에는 7만8천여명을 기록, 해남군을 앞질러 전남 제1군으로 올라섰다.
무안군 일로읍 망월리 일대 270만㎡에 조성되는 오룡지구(8천300가구 2만1천명) 개발사업이 마무리되면 인구 10만명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돼 시 승격도 바라볼 수 있다.
◆교육청 등 유관기관 44곳 줄줄이 이전
전남도청이 이전하면서 허허벌판이던 남악면에는 전남도교육청과 전남경찰청 등 유관기관들이 줄줄이 이전했다.
애초 남악신도시로 이전키로 한 기관은 모두 75곳이었으나 현재 44개 기관이 이전을 완료했다.
초·중·고, 유치원 등 12개 학교가 들어서면서 교육도시 면모도 갖췄다.
유치원 3개교(원생수 402명), 초등학교 4개교(학생수 4천476명), 중학교 4개교(2천781명), 고등학교 1개교(811명) 등이다.
◆지역내 총생산 등 경제규모 확대
도청과 유관기관 이전으로 목포는 2005년 2조3천억원이던 지역내 총생산이 금융·보험업을 중심으로 2011년 2조8천억원으로 늘었다.
무안도 같은기간 1조원이던 총생산이 1조3천억원으로 증가했다.
도청과 도교육청 등 공공기관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목포와 무안의 예금은행 여신은 2조7천억원, 수신도 3조9천억원 늘었다.
무안군은 지방세 세입도 크게 증가해 2004년보다 170%(192억원) 가량 늘었다.
◆목포 원도심 공동화 등 부작용 양산
전남도청 이전은 인구증가, 경제규모 확대 등 서남권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미약한 외지인구 유입, 성장 모멘텀 저하, 목포 원도심 공동화 등 각종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이 마무리되면서 인구증가가 정체되고 기업 유치 부진 등으로 경제 활력이 저하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남악신도시로 유입된 이주 주민 현황을 분석한 결과 73.9%가 목포, 무안, 영암 등 전남지역에서 유입됐다. 목포시 전입자가 63.4%를 차지했다. 당초 기대했던 광주에서 유입된 인구는 8.6%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목포 원도심의 활력이 저하되고 무안군 역시 도·농간 개발 불균형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전남도 직원 33.4% ‘나홀로 거주’
전남도가 지난 6월 본청과 의회사무처, 보건환경연구원, 농업박물관 등 직원 1천226명의 거주지 현황을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의 33.4%인 409명이 도청 인근에서 홀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3%인 139명은 광주에서 출퇴근을 하고 54.9%인 673명만이 목포와 무안에서 가족과 함께 거주하고 있었다.
이처럼 나홀로 거주자와 출퇴근 직원이 많은 것은 취약한 교육환경과 부족한 편의시설 등 생활여건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땅값과 물가도 급등해 광역도시인 광주에 버금간다.
아파트 평당 가격이 1천만원대에 육박해 30평형대의 경우 3억원을 호가한다. 상가 임대료와 분양가가 비싸다 보니 음식점 등의 물가도 비싸다. 하루가 멀다하고 신축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지만 비싼 임대료와 대도시에 버금가는 물가 때문에 상당수의 상가 건물들이 텅텅 비어 공실율이 높다.
한국은행 목포본부는 최근 전남 서남권 지역경제 포럼 ‘전남도청 이전 10년, 지역경제 변화와 향후 과제’를 통해 “취약한 관광인프라를 확충해 관광산업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