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미산 숲속을 걸었다. 추운겨울인데도 파릇파릇 피어있는 식물들이 있다. 주위를 살펴보니 달맞이꽃, 냉이, 꽃다지, 꽃마리, 꽃바지, 뽀리뱅이, 씀바귀, 민들레, 질경이 등이 로제트로 피어있다. 로제트란 장미를 뜻하는 영어의 로즈에서 온 말이다. 그 식물들은 가을에 미리 싹을 틔우고 잎을 낸다. 한겨울에도 얼지 않고 파릇파릇하게 돋아나 있다.
달맞이꽃은 우리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이다. 다른 식물들이 살지 않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바늘꽃과(―科 Onagraceae)에 속하는 두해살이다. 남아메리카의 칠레가 원산지이고 한국 곳곳에서 귀화식물로 자란다. 밤이 되면 꽃이 활짝 벌어지기 때문에 밤에 달을 맞이하는 꽃이라고 해서 '달맞이꽃'이란 이름이 붙었다. 키는 50~90㎝이다. 뿌리에서 나온 잎은 로제트로 달리지만 줄기에서 나오는 잎은 어긋나며 너비가 좁고 길이는 길다. 꽃은 노란색이며 7월부터 가을까지 핀다. 활짝 피었을 때 꽃술 부분을 만져보면 끈적끈적한 점액으로 꽃가루가 엉겨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낯에 꽃이 피는 식물들은 나비나 벌이 운반해주지만 달맞이꽃은 밤에 활동하는 나방이 꿀을 빨다가 몸에 묻어 운반해준다.
달맞이꽃은 6월 21일의 탄생화다. 꽃말은 자유로운 마음, 말없는 사랑과 소원, 기다리는 사랑이다. 중국에서는 야래향, 미국에서는 밤의 약속, 일본에서는 월견초라고 한다.
달맞이꽃의 효과
달맞이꽃은 미국과 캐나다지역에 거주하고 있었던 인디언들이 천 년 전부터 약으로 사용했다. 그들은 달맞이꽃을 채취하여 잎, 줄기, 꽃, 열매를 갈아서 상처나 피부에 발진, 종기가 나면 환부에 발랐다. 천식이나 폐결핵의 기침을 가라앉히고 진통제로 쓰였으며 발작을 진정시키는데 사용하기도 했다.
꽃의 효능은 감기. 인후염을 다스리고, 해열 효과가 있다. 감마리놀레산이 들어있어 고혈압환자,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 비만,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 피부 노화, 갱년기 장애, 생리불순, 아토피성 피부염, 천식, 월령증후군, 생리통에도 좋다.
꽃은 정유가 함유되어 있어 꽃 기름을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달맞이 차> 만드는 법
1. 달맞이꽃은 활짝 피어있을 때 따는 것이 좋다.
2. 그늘에서 약 7 일간 말린다.
3. 말린 꽃송이 2~3 개를 찻잔에 넣는다.
4. 끊는 물을 식혀 80`~90`C의 물을 부어 우려내어 마신다.
노벨물리학상을 받다.
감마리놀레산은 모유나 달맞이꽃 종자유 등에만 극히 제한적으로 함유되어있다. 그 성분은 프로스타글란딘이 생체 내 합성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물질이다. 프로스타글란딘은 혈중콜레스테롤을 낮추는데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오율러의 제자인 Bergstrom과 공동연구자인 Samuelsson, Vane 박사 등이 프로스타글란딘이 생체 내에서의 합성경로와 작용기전을 연구해서 198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하였다.
그리스 신화
옛날에 별을 사랑하는 님프(nymph)들 이 있었다. 유독 홀로 달을 사랑하는 님프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님프는 별이 뜨면 달을 볼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심코 "별이 모두 없어졌으면, 그럼 매일 매일 달을 볼 수 있을 텐데"하고 말하게 되었습니다. 곁에 있던 다른 님프들은 제우스에게 곧바로 달려가 이 사실을 고자질했습니다. 화가 난 제우스는 달 이 없는 곳으로 그 님프를 쫓아 버렸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달의 신은 자기를 좋아했던 님프를 찾아 헤맸습니다. 그러나 제우스가 방해를 해서 둘은 끝내 만날 수 없었습니다. 결국 달을 사랑했던 님프는 너무나 지친 나머지 병들어 죽게 되었습니다. 님프가 죽은 후에야 찾아 올 수 있었던 달의 신은, 눈물을 흘리며 님프를 땅에 묻어 주었습니다. 미안한 마음이 든 제우스는 님프의 영혼을 달맞이꽃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오늘날에도 달맞이꽃은 달을 따라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달맞이꽃은 달이 뜨지 않는 어두운 밤에도, 달을 기다리며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전설
옛날, 옛날에 칠레에는 태양신을 숭배하는 인디언 부족이 있었다. 이 마을에는 로즈라는 소녀가 있었는데 태양보다는 달을 더 좋아했다. 이 마을에는 해마다 여름이면 축제가 벌어졌다. 축제에서 가장 큰 행사는 신붓감 고르기였다. 로즈는 그 행사에 나가고 싶었지만 십오 세가 되어야만 참석할 수 있었다. 그때 마침 공부를 하다가 늦어서 참석하지 못한 추장의 작은아들을 만났다. 그들은 가까워 졌다. 시간이 흘러 축제가 열렸다. 추장의 작은아들은 로즈대신 다른 처녀의 손을 잡았다. 로즈는 슬펐다. 다른 청년이 손을 잡자 로즈는 손을 뿌리치고 뛰쳐나갔다. 로즈는 수백 년이나 내려온 부족의 규율을 어겼기 때문에 귀신의 골자기로 추방되었다. 또 한해가 흘러 추장의 작은아들이 골짜기를 뒤져보았지만 희미한 달빛 속에 꽃 한 송이가 있었다. 바로 로즈가 죽은 자리에 피어난 꽃이다. 그 꽃은 로즈가 좋아했던 달빛을 닮은 노란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