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환자의 시력을 되찾아주는 안과 활동

[김수영1]

국경없는의사회는 2018년부터 소말리아에서 여러 안과 프로젝트를 전개하며 시력저하를 야기하는 다양한 안질환에 대한 치료 및 수술을 제공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백내장 수술부터 안질환 치료, 안경 처방까지 일명 ‘안과 캠프’라고도 불리는 프로젝트에서 눈건강과 관련된 종합적인 필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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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의사회 소말리아 바쿨 지역 안과 캠프에서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환자들이 안약 처방을 기다리고 있다. ©MSF/Hanad Abdi

소말리아에서는 다른 질병과 같이 안과적 질환 또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백내장은 흔하게 발견되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적시에 치료하지 않으면 시력 상실까지 야기할 수 있습니다. 시력 상실은 생계수단의 상실로 이어지는데, 이는 오래 이어진 내전과 고질적인 빈곤으로 하루 하루 근근히 살아가는 현지 주민에게 굉장히 치명적입니다. 백내장 수술은 간단할지라도 환자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쳐 환자의 생존률과 존엄성 있는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확률을 높여줍니다.”_푸아드 다히르(Fuad Dahir) / 국경없는의사회 소말리아 의료 코디네이터 

현지 병원 및 진료소에서 운영하는 안과 캠프에서는 검사, 수술 ,치료, 보건교육 및 상담까지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이 활동을 처음 개시했을 때부터 현재까지 안과 전문의로 이뤄진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수천 명의 안질환자를 치료했는데, 이들 중 대부분이 시력을 되찾게 됐다. 

각 캠프마다 준비해야 할 게 많습니다. 특히 현지 치안 문제로 인해 저희 팀은 원격으로 캠프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현지 파트너와 협업하고 있습니다. 먼저 안과 캠프를 설치하기 몇 주 전에 설치 소식을 주민에게 알립니다. 설치 며칠 전부터는 이동진료소를 운영하며 기본 검사를 진행해 수술이 필요한 환자, 안경이나 추가 검사,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을 분류하는 작업을 합니다.”_ 푸아드 다히르 / 국경없는의사회 소말리아 의료 코디네이터

안구수술을 받은 환자가 안약 처방을 기다리고 있다. ©MSF/Hanad Abdi

환자의 삶을 180도 바꿔주는 안과 활동

소말리아 남부 부르하카바(Burhakaba) 지역의 국경없는의사회 신설 안과 캠프에서도 캠프 운영 전 지역사회 보건인식 제고 활동을 전개한다. 

지난 달에 부르하카바 지역에서 보건인식제고 활동을 펼쳤습니다. 지역사회 지도자와 대화도 나누고, 라디오 광고도 진행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무상으로 안구 검사 및 치료를 제공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근 20년간 아무도 이 지역에서 이런 활동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_사이드(Said) / 부르하카바 안과 캠프 안과의 

국경없는의사회는 치안 문제로 인해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이 지역에서 활동을 해야만 한다. 이곳은 바이도아(Baidoa)에서 차로 약 두 시간 거리인데, 치안이 특히 불안한 지역을 거치기 때문에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안과 캠프 활동 종료 후에도 들어올 때만큼 조용히 철수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까지 이동진료소를 통해 약 4,000건의 검사를 진행했다. 이 중 2,000명이 백내장 혹은 녹내장 등 기타 시각질환으로 검사를 받았다. 두 명의 안과의와 두 명의 검안사, 다수의 안경사로 이뤄진 팀이 수술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500건의 수술을 진행했다. 
안과의가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지역사회 인식제고 활동과 진료 및 검사, 준비 절차를 수주에 걸쳐 진행한다. 백내장 수술은 국소마취 하에 진행되며, 수술 시간은 5~10분 정도로 비교적 짧다.  캠프를 한 번 운영할 때마다 평균적으로 약 4,000명의 환자를 치료한다. 

양쪽 눈에 백내장이 온 ‘양안 백내장’ 환자가 많습니다. 이들은 앞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대개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고 집 안에 앉아 있기만 합니다. 저희가 수술을 하고 나면, 아주 간단한 절차로 바로 눈이 다시 보이기 때문에 충격받는 환자가 많습니다. 환자의 반응을 보면 매우 보람차죠. 백내장 환자는 대부분 고령입니다. 앞을 못 본 지 10년이 넘었다고 하는 환자도 있었어요. 자식이나 손주의 형태만 알아볼 수 있다가 뚜렷하게 보게 되는 경험은 매우 감격스럽다고 합니다. 저에게도 정말 특별한 순간이에요."_사이드(Said) / 부르하카바 안과 캠프 안과의

안과 의료 담당관이 모가디슈에 설치된 안과 캠프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MSF/Hanad Abdi

저희가 이곳에서 하는 활동은 복잡하지 않아요. 수술조차도 비교적 간단하지만 환자들에겐 삶이 송두리째 바뀌는 경험이에요. 하룻밤 사이에 시력을 되찾게 되고, 더 이상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돼요. 수술 결과는 즉각적으로 체감할 수 있어요.”_ 푸아드 다히르 / 국경없는의사회 소말리아 의료 코디네이터

국경없는의사회는 아동을 위한 무료 시력 검사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곳의 아이들은 대부분 한 번도 시력 검사를 해본 적이 없다. 후두르(Hudur) 지역에서 운영하는 안과 캠프에서는 아동 4,000명 이상의 시력을 검사했다. 안경이 필요한 아동에게는 기본 플라스틱 안경테와 처방 안경 렌즈를 제공한다. 비싸지 않은 기본 플라스틱 안경테이지만 환자의 삶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다. 
시력으로 인해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벅차하던  아이들은 이곳에서 무상으로 처방 안경을 제공받아 배움의 질이 높아지고, 궁극적으로는 삶의 질이 개선되어 앞으로 선택의 폭 또한 넒어진다. 

후두르의 안과 캠프에서 진료를 받은 아동에게 안약을 처방하는 간호사 ©MSF/Hanad Abdi
지난 5년간 국경없는의사회는 소말리아에서는 바이도아, 부르하카바, 갈카요(Galkayo), 가르바하레이(Garbaharey), 도블레이(Dhobley), 바르드히리(Bardheere), 후두르, 키스마요(Kismayo), 루크(Luuq), 모가디슈와, 소말릴란드에서는 라스 아노드(Las Anod), 부후들(Buhoodle), 에리가보(Erigavo) 등 다양한 지역에서 안과 캠프를 운영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안과 캠프뿐 아니라 소말리아와 소말릴란드의 현지 병원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모성보건, 소아보건, 응급의료, 영양실조 치료, 결핵 검사 및 치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에 더해 난민캠프와 인근 지역사회에서 현지 인구를 위한 이동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2021년 국경없는의사회는 소말리아에서 154,814명에게 진료를 제공하고, 12,509명의 영양실조 아동을 치료했으며, 8,805건의 출산을 지원했고, 다제내성 결핵 환자 74명을 치료했다. 또한 두 번의 안과 캠프를 통해 4,022명을 진료하고, 656건의 백내장 수술을 진행했으며, 506명의 아동에게 안경을 처방했다. 2022년에는 총 5개의 안과 캠프를 지원했고 2개는 현재 진행 중이다. 

환자에게 제공할 세균성 결막염 치료제와 안경. ©MSF/Hanad Abdi

[송순영]

10년 넘게 앞을 못보다가 수술 후 바로 눈이 다시 보이기 때문에 충격을 받아 감격하는 환자와 의사~♡ 저또한 감격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