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5. 10. 6:57 AM
거리 : 33.8 km 소요 시간 : 10h 21m 42s 이동 시간 : 8h 44m 30s 휴식 시간 : 1h 37m 12s
평균 속도 : 3.9 km/h 총 획득고도 : 878 m 최고점 : 314 m 난이도 : 힘듦
충북 옥천군 안남면 지수리 시온교회 -576번 안남로 -안남면 -인포리 안내중학교 -인포교 교차로 -안내교차로 - 575번 안내수한로 -
현리교 -안내면 도율리 도촌마을 -도율삼거리에서 502번 안내회남로 -용촌리삼거리-답양리마을 -충북보은군 회남면 은운리 버스종점 -
은운리 구름고개길(대청호오백리길 15구간) -보은군 회남면 분저리-광포리 판장대교 -조곡리 -회남교회
05: 35. 김경덕목사님 사모님이 6시에 서울 가신다며 차려주신 아침. 허참. 감사감사. 어떻게 보은할까.
06: 57. 안남시은감리교회에서 출발
350세 보호수. 아직은 장년이다. 왕년에 제사밥을 꽤나 받았겠다
진벌마을; 소매기풀 추수가 끝난 모양이다
청보리 밭 넘어 덕실마을
멀리 안남면 소재지; 다른 마을에 비하여 소메기풀 밭(?)이 많아 보인다
건너편 면소재지 연주리마을 방향: 연지동의 연(蓮)+주암리 주(舟)
안남면: 왜 마을로 들어가지 않았을까. 나의 심리를 나도 모르겠다. 또 귀차니즘의 발동인가.
아마도 마을길에서도 사람 만나기가 어렵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전에는 면사무소나 파출소에 들어가서 쉬었다 갈 수 있었는데.
07:36. 1934년에 개교한 안남면 안남 초등학교;
2022. 1월 86회 졸업(총 5,103명). 재학생수 25명 (남 10 , 여 15) 교원 : 9명 (남 2 , 여 7) 허참.
금강으로 흐르는 안남천을 거슬려 올라가고 있으니 이길도 금강길인 셈이다
마을입구 안내판들: 눈에 띄는 향수 100리길. 옥천. 시인 정지용. 여학생 육영수가 떠오른다.
지지대 말뚝을 박는 누이; 하나 박는데 두손으로 4번을 내리친다. 적어도 수백개는 되어보이는데
안남면 화학(禾鶴)1리 마을에서 첫번째 고개
화학리=벼농사가 잘되는 화일리(禾日里) + 학들이 보금자리를 틀던 학촌리(鶴村里): 전국 곳곳에서 발견되는 동네 이름
안남로(575번) 인포리(仁浦里)마을: 이번에는 마을을 통과하는 우편 인포1길로 들어서다
인포리= 화인리(化仁里) +걸포리(傑浦里)
인포리; 아직 사람이 살고 있는듯하다. 안내중학교는 높은 옹벽 위에 있어서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패스하다
인포교차로에서 금강 대청호(大淸湖)와 만나서 37번 대청로를 따라 북쪽으로
인포2교차로에서 뒤돌아 본 금강
안내면 직전의 안내교차로에서 좌회전하여 502번 안내수한로(안내면-수한면水汗面)로 들어서다
안내수한로; 옥천군 안내면 현리(縣里)
안내면 도율리(度栗里) 샘물교회; 카카오맵에는 없었다. 늘 그랬듯이 방문하다.
문은 열렸으나 아무도 없다. 기도하고 쉬는 데 인기척을 느끼신 40대 초반 목사님이 오셨다.
내가 금강일주 도보여행 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차라도 마시고 가라며 서재로 안내하신다.
대화 중에 인생 선배로서 권고의 말을 해 달라신다. 허참. 사람에게 감사하라. 사람말을 경청하라. 사람을 사랑하라
교제 후, 보은군 회남면까지 두 개의 고개가 있는데 힘들어 연락하면 정상까지만 픽업해 주기로 하다.
이번 여행 중에 가장 염려하던 구간인데 이렇게 비상연락처가 생기니 안심이 되다
도율삼거리에서 안내회남로
12:00. 용촌리(龍村里) 고개. 첫번째 고개 예상한대로 좀 힘들었으나 잘 넘다
원래 계획한 코스는 이 고개를 넘어 우편 용촌차정로- 싸리골길 - 보은군 회남면 광포리(廣浦里)길 -얼음골팬션 - 판장대교에서
다시 502번 안남 회남로를 만나 것이었다. 지름길이고, 덜 구불구불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도에서도 찾기 어려운 좁은 광포리길이 갑자기 두려워졌다. 혹시라도 되돌아와야 할 경우가 생기면 어떻게 하나 염려가 되었다.
그래서 심한 구불길과 고갯길로 예상되지만 도로명과 도로표시가 분명한 502번 길을 계속 걷기로 하다.
확실하지 않지만 초반에 한 번 고개를 넘으면 다음에는 물을 따라 내려가는 광포리길을 걷는 게 옳아었다.
반대편 판장대교에서도 광포리길을 확인하였으므로 다음에 이 길을 걷는 이들에게는 광포리길을 강추한다.
답양리(畓陽里): 가산(佳山)박물관 이정표; 아마도 가산사로 가는 길인 듯. 묶여 있는 개 한마리. 왜 여기 있을까?
짖지 않고 쳐다만 봐서 고마웠다. 꼬리까지 친다. 엄지를 들어 칭찬해 주다. 먹을게 있으면 주고 싶었는데.
안내면 답양리(畓陽里) ; 모두 휴업 아니면 폐업한 듯 인기척이 없다. 코로나 탓이겠지.
12:48. 은근히 기대했던 가산식당도 문이 닫혔다. 쉴곳 찾기가 어렵다
14:03. 답양리마을 지나서 답양 3교; 대청호오백리길 14-1과 14-2 구간 경계.
502번 종점. 이제부터는 충북 보은군(報恩郡) 회남면(懷南面) 은운리(隱雲里)다
동네 누이에게 계속가면 회남면에 갈 수 있느냐고 묻다. 길은 있으나 좁고, 오르막이 급하고 길기 때문에 자동차도 잘 가지 않는단다.
팔십 노인이 걸어서 넘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단다. 버스를 타고 돌아가라신다. 그러나 여기서 끝낼 수도. 돌아 갈 수도 없어 일단 넘어보기로 하다
그냥 가면 말 안듯는 고집쟁이 노인이라고 할 것 같아서 잠깐 앉아 쉬다가 누이들이 집으로 들어간 뒤에 걸음을 재촉하다.
그러나 곧 심하게 구불구불한 오르막길이 나타나다. 은운리 구름고갯길인듯하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어 보였다.
해지기 전에 회남면에 도착하지 못할 것 같았다. 이미 이런 느낌이 들면 걸을 수 없다.
샘물교회 목사님께 위치를 알리고 정상까지 태워 주실 것을 요청하다. 30분 내로 오시겠다고 하신다.
조금이라도 더 걸으려고 열심히 걷다. 하긴 더 걷는다고 수고를 덜 끼치는 것도 아닌데.
괜치 이런 산길을 노란색 국도로 표시하여 혼동하게 한 도로관리자가 원망스러워진다.
14:46. 은운리 구름고개길 정상: 왜 은운리고 구름고개인지 실감이 되었다
20분 후 목사님이 뒤따라 오셨다. 목사님도 처음 보는 길이라며 반대편에서 차가 올까 걱정하신다. 고맙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고개마루까지 약 2km. 고개 정상 부근에 유턴할 곳이 있었다. 서로의 평안을 기원하며 헤어지다.
혹시 같은 코스를 걸을 실버에게는 거듭 광포리길을 강추한다. 시간과 체력을 모두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젠 계속 급 내리막이다. 나무사이로 금강이 보이다
급하고 긴 내리막 길이 시작된다. 무릎 보호를 위하여 스틱을 빼어들다. 반대편에서 일 길을 올라온다면 훨신 힘들것 같다.
나눗잎이 가리키는 부분이 좀 전에 넘어온 고갯길 정상이다
이 도로를 이차선으로 확장할 계획으로 502번 번호를 붙이고 노란색 국도로 표시한 모양이다.
그러나 도로 확장은 요원해 보이다.
느낌으로는 고도 300 m는 될 것 같다
건너편 우편 뾰족한 곳이 보은군(報恩郡) 회남면(懷南面) 서탄리(書灘里)
점점 가까워지는 금강;
길고 급한 내리막이 끝나는 듯하다
충북 보은군(報恩郡) 회남면(懷南面) 분저리(分諸里): 나눌 분(分)+쌓을 저. 저축할 저(儲)
고려 최영장군이 군량을 모아서 가루로 만들어 보관하게 했던 곳
15:38. 버스종점 분저리. 시각표를 보니 17시 20분에 막차가 온단다. 숙소를 부탁할 회남교회까지는 8km.
그런데 물병이 바닥이 났다. 정차한 자동차로 다가가 물을 구하다. 빈병을 보여주며 미안해하신다.
물을 얻으려고 동네로 들어가려는 데 지나가던 누이가 정면에 보이는 논에 물을 대는 호스를 가리키며 먹어도 된다고 하신다.
두병 가득 채우니 안심이 된다. 내가 물을 찾고 있는지 어떻게 어떻게 알아느냐고 물으니 들고 있는 물병이 빈 것을 보고 알았다고 한다
늙어도 눈치는 9단 누이다. 모른척하지 않고 친절하게 말해준 것이 고맙다.
몸은 지쳤으나 빨리 걸으면 어둡기 전에 회남면에 도착할 것 같아 출발하다. 그러나 속도가 나지 않는다
그늘을 만들어 주는 벚나무들. 벚꽃시절엔 사람이 많이 온단다
옛 나루터; 강태공들이 좋아하는 지점인 듯
무슨 시설인지 알 수 없다. 개인집은 아닌듯하다. 그러나 출입구는 닫혔다.
좀 지나니 꽤 길어보이는 오르막이 또 나타나다. 좌절감. 사실은 그렇게 길지도 높지도 않았는데.
지쳤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런데 황개골 좌편에 교회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는 집이 보였다.
멀리서 차가 들어가는 것을 보았기에 희망을 가지고 들어가다. 목사님 내외분이 짐을 정리 중이시다.
다음 주일에 설립 예배(예을교회)를 드리기 위해 짐을 가져오는 길이시란다. 잠잘 공간은 없어 보였다.
사정을 이야기하고 오르막 정상까지 픽업해 주시기를 부탁했더니 기꺼이 허락해 주셨다.
16:29. 판장(板藏)대교;목사님이 중간에는 유턴할 곳이 없다시며 여기가지 데려다주셨다. 1.5km이니 30분은 절약하였다
살려보니 광포리길과 만나는 곳이다. 광포리길은 1차선 산길이긴 해도 안전해 보였다.
원래 계획대로 광포리길을 걸었더라며 시간 절약도 하고 두분 목사님에게 페를 끼치지도 않았을 것인데.
소보로 / 양지댁, 세실, 황금방이, 너스레, 우맘짱, 아델라, 샨티, 수징, 부여댁/ 오봉산, 홍학, 황금바다, 맨이, 시골애, 부메랑, 라이트 (17명)
*이름 인용이 잘못되었으면 곧 삭제하겠습니다.
2013년 당시 카페 길벗들은 이곳 판장대교에서 광포리길로 도율리로 걸었음을 알게되다
미리 알았더라면 광포리길로 여기까지 왔을 것인데. 이제는 오래전에 길을 열었던 이들의 기록도 검색해 보고 계획을 세워야겠다.
16: 42. 판장(板藏)대교에서 출발하면서 돌아다보니 내리막은 완만해 보인다.
멀리 건너편에 드디어 오늘 잠자리를 구하려고 한 회남교회가 보이다.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회남면 조곡리(鳥谷里) 마을: 국사봉 아래 산골마을이었는데 대청댐이 들어와서 이젠 호반마을이 되었다.
2층 교회당 문이 열려있다. 잘만한 별도의 공간은 없어 보였다. 옷을 껴입고 긴 의자에서 자면 된다. 익숙한 일이니 문제는 없다
허락을 받기 위해 목사님께 전화하다. 며칠 전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아 이번 주일까지 교회당을 폐쇄했다며 미안하시단다.
민박도 없어서 버스로 대전에 가는 길이 최선이라신다. 그냥 자도 될 것 같았으나 그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자 머리가 아퍼진다
그런데 잠시 후 목사님이 전화하셨다. 대전방향으로 6km 지점에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 그리고 '나의 등 뒤에서' 등 초히트 복음송을 작사 작곡하신 해와 달의 최용덕간사님이 관리하는 갈릴리마을에 숙소가 있을 것 같다며 전화번호를 보내왔다.
최용덕님에게 전화하니 때마침 빈 방이 있다며 봉사하는 박권사님을 보내서 픽업까지 해 주시다.
또 봉사하시는 분 중 한 분이 급한 일이 생겨 가셔서 1인분 밥이 남았다며 샤워를 하고 7시까지 내려 오라신다. 또 허참이다
회남면 법수리(法水里) 연꽃마을 어부동;
대청호땜이 생기기전에는 어부들이 모여 살았다고 해서 어부동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팬션 형태의 방이다. 이불도 넉넉하고 판넬 스윗치를 켜니 금방 바닥도 뜨듯해진다.
19;00 저녁 식사 시간; 특별한 아침과 저녁을 주신 그 분께 감사하다.
봉사하시는 분 중 한 분이 식사를 하지 않고 가셔서 남았다는 1인분 그 밥을 시원한 물김치와 함께 주신다.
나와 같은 사람을 위한 시설이라며 부담 없이 쉬라 하신다. 2천년 전후 그가 작곡하고 불렀던 '낮은 해처럼 밤의 달처럼" '나의 등뒤에서"와 그가 손글씨로 편찬한 찬미 씨리즈를 모르는 크리스챤은 한 명도 없었다고 할 것이다. 그 시절의 복음송 이야기를 하다가 '나의 등 뒤에서'를 통하여 큰 힘을 얻었던 김장로님과 전화를 연결해주었다. 장로님이 놀라시면 한 동안 이야기하다.
범사가 합력하여 최선이 되게 하시는 그 분이심을 또 체험하다.
그래서 그 분과 그 분이 만나게 하신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
어부동 연꽃 길의 갈리리마을
숙소 배란다에서 본 일몰의 황혼: 그리고 보니 오랜만에 본 일몰.
일출보다는 일몰을 더 보게 되는 80대가 되었다는 게 신기하고 감사하다
주여, 단 몇 사람에게라도 아름다운 일몰을 보여주고 지게 하소서.
|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반갑습니다. 여전히 휘적휘적 걸으시면서 풍경 사진 찍고 계시겠지요.
건강과 평안하심을 기원합니다.감사합니다
후기 잘 봤습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끝까지 화이팅하세요~
반갑습니다.
인도행 리더들이 열어 놓은 길을 걸을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이리 저리 길을 돌고 돌아서
고개를 넘고 또 넘어서 33키로를 걸으셨네요.
굽어도는 길 가의 둥근 거울 속에 비친, 힘들지만 기쁨과 자유를 누리며 혼자서 걷는 길꾼의 모습을 봅니다.
걷다보면 어쩔수 없이 길이 자꾸 늘어나지요?
너무 무리하지 않게 잘 조절해서 쉬엄쉬엄 가셔요
오늘도 먼 길 수고 많으셨습니다
글과 그림 ^^ 감사합니다
지천명의 나이가 지난지 한참인데도
호기심과 모험심은 아직 소년기(?) 인가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