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항식당"...
제주맛집을 대표하는^^ 이미지... 낯익은 이름,
그 이름자 감히^^ 간판으로 걸어놓은 집 성서에 있습니다.
당당하게 치솟은 노란색 간판^^ 아래로 인적없는 곳 답지 않게 차들이 빼꼭합니다.
허허벌판 이곳에다 새로 지었을텐데도 어딘가 허름한... 그런 느낌, 군데군데 배어있는 집.
홀도 있고 방도 있고 마루도 있습니다만,
틈 보여주지 않는 공간, 점심시간은 그저 석기시대 작은 전쟁터 방불...^^
저희들도 비집고 들어가 앉아 맨 윗줄 메뉴 갈치정식(일인분 7,000원) 주문했습니다.
믿음직하고 부지런하신 아줌마,
번갯불보다도 더 짧은 샐러리맨 점심시간 헤아려 쏜살같이 한 식탁 차려주셨는데,
그 면면이 가히 '물항'답다 느껴졌지요(가보진 않았습니다만^^).
얼마전 저희 근무처 동료 한사람 제주 물항식당에서 갈치 한그릇 뚝딱하고 온 이후로,
날이면 날마다 자랑이 늘어지던^^ 터라 언뜻 지나치며 '물항식당' 간판 발견하고부터는,
호시탐탐^^, 가보고 말리라... 벼르던 집이기도 하여,
기대 또한 한껏 부풀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답니다.
그랬던 그 집의 반찬 들여다보기...^^
숭숭숭 썰어낸 양파에다 당근 넣고 버무린 넓적한 덴뿌라볶음 크게 한 접시,
(타원형 접시에 담아주는 덴뿌라볶음...
제 국민학교 시절 밥상에 드문드문 오르던 끔찍이도 맛있었던 차림인데,
그 향수 고스란히 담겨 있는 맛이니, 오죽했겠는지요...!^^
魚묵...이라고 해야겠지만, 옛날에 부르던 식으로 한번 불러봤습니다)
은은한 실파 속속들이 들어찬 빛깔 노릇노릇 파릇파릇^^ 계란말이 짭짤하게 한 접시,
(계란말이... 제게는 까닭없이 정다운 그림입니다^^.
가슴 속에 찍힌 소풍의 추억이,
깨소금 주먹밥에 쥐어주던 우리 할머니 온기어린 삶은 계란의 소중함이,
그 오랜 세월 지나고도 "계란은 귀한 것..."이란 신앙, 무뎌질 줄을 모른답니다.^^)
도톰하게 썰어낸 두부구이에다,
보기만해도, 맛있겠다... 짐작을 뛰어넘는 심심 슴슴한 햇 내 물씬한 열무김치에,
데친 호박잎, 양배추잎, 거기에 토종맛 은근한 된장 한종지, 그리고 두어가지 더...
(그리하여 깡촌 촌놈인 저는 덴뿌라볶음, 계란말이, 두부구이,
이 세가지가 있으면, 거의 눈이 먼 답니다...^^)
그리고 상 위에 오르는 한 냄비, 갈치찌개...
한사람이 두 토막을 먹을 수 있도록 끓여주는데, 그 양이 녹록치 않답니다.
들어갈 것 다 들어간, 우리나라 대표 칼치찌개 고색창연 붉은 빛깔이지요.
약간 새콤매콤 개념이라고 할까요 ?
성서의 갈치찌개 괜찮은 또 한 집 <풍미식당>은 보다 연하고 덜 칼칼한데 비하여,
물항식당은 고춧가루 들어간 품이며, 국물 맛이며 조금 더 진한 맛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 집, 제주 본토배기 물항식당과 견줄 수는 없겠지요!
못 가 보았으므로 알 수는 없습니다만...^^)
어림잡아 손님의 반은 인근 공사장 관계자분들...
푸짐한 반찬의 비밀이 느껴지지요 ?^^
메뉴 예닐곱가지 있는데, 언뜻 보니 된장찌개(3,000원) 선호도 간단치 않았습니다.
제주 흑돼지도 있고, 김치찌개도 있는 것 같았는데,
먹어보질 않아서 말씀드릴 수가 없군요.
신당네거리(계명대 담장의 모서리가 걸쳐있는)에서 성서공단 방향 모다아울렛 가기 전,
삼성물류센터 거대한 건물 바로 뒤편에 있는 찌개의 집 물항식당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