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사람들이 별을 점치거나 구름의 운행들을 살피며 하늘의 뜻을 살폈다. 지금은 땅의 징조들이 하늘에 나타났다. 석양이면 뭍짐승들의 피가 하늘과 구름을 적셨다. 욕망은 다양한 형태로 허공에 드러났다. 밤이면 달은 여인의 둔부처럼 불길하고 음험했다. 사람들은 평생을 욕망에 사로잡힌 채 살고 있다. 그래도 영혼만은 자유롭기를 바랐다. 밤하늘의 달을 지구의 붉은 그림자가 덮어갔다. 개기월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