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라 사막의 열기가 북상하면서 포르투갈 전역에서 대형 산불이 번지고 있다

[김규헌]

아래는 ECMWF가 제공하는 2016년 8월 11일 21시 북반구 500hPa 지오포텐셜 / 850hPa 온도 일기도입니다. 고층의 기류가 심하게 굴곡지면서 기압 마루와 골짜기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유럽, 중앙 아시아, 동아시아 상공에서 기압 마루가 북쪽으로 확장하면서 열대의 열기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제외한 모든 육지 지역, 아시아에서는 북위 50까지 열기가 대단합니다. 그런데, 중동의 더위야말로 살인적 입니다. 2016년 7월 22일 이라크 바스라의 기온은 53.9℃(129℉),쿠웨이트 미트리바의 기온은 54℃(129.2℉)로써 WMO가 이 측정값을 확인하는 경우 동반구 최고 기록이 됩니다. 2016년 8월 10일 미국의 위싱턴 포스트는 “중동의 기록적인 더위가 지구 온난화가 초래한 지옥의 문을 여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아래는 같은 시각 아시아 500hPa 지오포텐셜 / 850hPa 온도 일기도입니다. 500hPa 상공에서 강한 열돔이 한반도를 포함해서 동아시아 전역을 덮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850hPa 상공의 온도는 수도권이 22℃, 나머지 지역이 21℃입니다. 한 여름에는 대략 15를 더한 값이 일 최고기온이지만 태양 복사, 지형 및 구름의 형태와 높이에 따라서 가감이 됩니다. 최근 지상의 기온이 오버슈팅 (overshooting)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보 모델들은 8월 15일 이후에도 폭염이 약간 꺽일 뿐 당분간 더위가 물러갈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습도가 내려가서 더위를 견딜만한 날씨가 되기를 바랍니다.

[출처] https://robertscribbler.com/2016/08/10/sahara-like-heat-marches-north-sparks-scores-of-massive-wildfires-across-portugal/

사하라 사막의 열기가 북상하면서 포르투갈 전역에서 대형 산불이 번지고 있다

Robert Scribbler, 2016년 8월 10일

지난 주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날씨는 사하라 사막과 같았다. 이례적으로 심한 더위로 엄청난 산불이 빈발했다. 유감스럽게도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로 이러한 이변이 더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8월 10일 포르투갈 마데이라 섬에서 산불이 주택, 사업장, 차량을 집어 삼키고 있다. 또한 포르투갈 본토에서도 산불이 번지고 있다. (비디오 영상 제공: CV.)

* 위 원문 출처로 가면 비디오 영상이 있습니다.

8월 9일 포르투갈 리스본 바로 서쪽의 기온은 수백 마일 남쪽에 떨어진 사하라 사막에서 전형적으로 경험하는 수준인 40℃로 높았고 건조했다.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이 마을의 8월 예년 온도는 약 28℃이다. 지난 주 내내 고기압의 열돔이 커다란 제트 기류 아래로 파고 들면서 북상했다. 인간이 초래한 온난화로 거의 기록적으로 얼음 면적이 줄어든 북극해가 기압 마루를 북쪽으로 끌어 당기면서 덥고 메마른 공기가 불어 올라왔고 날이 갈수록 마데이라 군도(群島)의 기온이 상승했다.

소방대원 4,200명이 동원되었다

폭염으로 인해서 발생한 화재의 세력이 강해지면서 번져나갔다. 8월 10일까지 포르투갈 본토와 마데이라 군도에서 180건 이상의 화재가 번지고 있다. 본토에서는 이미 여러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도로와 전기 공급이 끊겼다. 화염이 접근하면서 마을 전체가 비었고 수많은 주택이 파손되었으며 한사람이 사망했다. 전국에서 4,200 소방대원이 동원되었고, 일부 대원들은 통제가 불가능한 불을 진화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 산을 오르고 있다. 이례적으로 진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포르투갈 정부는 유럽연합 (EU)에 지원을 요청했고 스페인과 이태리는 즉각 화재 진압 항공기 3대를 파견했다.  

NASA 위성이 2016년 8월 10일 촬영한 포르투갈과 스페인 산불 영상. 영상 밑면은 250마일 (402km)에 해당된다. (영상 제공: LANCE MODIS)

불타는 마데이라 섬

대서양 남서쪽에 위치한 포르투갈 마데이라 군도에 속한 마데이라 섬의 지난 주 기온은 35℃로 이례적으로 높았고 건조한 바람이 불면서 섬 전체에서 대형 화재가 번지고 있다. 8월 9일까지 마데이라 군도의 중심 도시인 Fuchal 지역으로 불이 번졌다. 소방대과 군대가 동원되었지만 불이 마을로 번졌다. 주택 40채가 불타고 유명한 오성급 호텔이 기초까지 불탔고 3명이 화염에 갇혔다. 화재가 접근하고 마을의 병원 2곳이 문을 닫으면서 화염에 다친 379명의 환자들이 남아있는 몇 군데 의료 시설로 홍수처럼 몰리고 있다. 8월 10일 오후 현재에도 마데이라 섬에서 불이 계속 번지고 있다. 1천명이 섬에서 대피했고, 비상 요원들이 여전히 통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미리 대피하지 못한 많은 방문객들은 지역의 실내 운동 경기장으로 대피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2016년 8월 10일 포르투갈 마데이라 섬의 넓은 지역이 화염에 싸였다 (영상 제공: LANCE MODIS)

기후 변화의 문맥에서 본 이변

세계의 많은 지역과 마찬가지로 지금 포르투갈은 매년 발생하는 화재의 계절을 맞고 있다. 하지만 금년의 화재는 예년보다 높은 기온과 강하고 건조한 바람에 의해서 넓은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포르투갈에서 35~40℃의 기온은 연중 어떤 시기에도 이변이다. 화재 상황은 평소보다 훨씬 악화되고 있지만 더워진 지구에서 이례적으로 엄청난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2015년 여름 유럽의 온도 예년 편차: 2003년 유럽에 엄청난 열파가 덮쳐서 수천 명이 더위와 관련된 병으로 사망했다. 2015년 7월 2003년보다 다소 약하지만 여전히 강력한 열파가 유럽을 덮쳤다. 올해는 이례적인 더위로 포르투갈 전역에서 산불이 번지고 있다.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로 사하라 사막과 같은 날씨가 북상하면서 앞으로 유럽에서 새로운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영상 제공: NOAA)

포르투갈의 진화(鎭火) 지원 요청은 산불의 면적과 강도가 국가로서 포르투갈의 비상 화재 진압 능력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엄청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Antonio Costa 총리는 8월 10일 오전에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이변은 우리나라의 정상적인 대응 능력을 초월하는 수준이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금년 화재는 아직 2003년에 있었던 화재 수준은 아니다. 당시 많은 과학자들이 기후변화가 초래했다고 보았던 엄청난 열파가 유럽을 덮친 결과 산불이 발생해서 19명이 사망했고 포르투갈 삼림의 10%가 전소되었다. 그런데 2016년 화재는 포르투갈에서 발생했던 역대 최악의 화재 중 하나가 되었으며 현재 진행 중이다. 다음 주 기온이 37~42℃가 될 것으로 예상되어서 위태로운 화재 상황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