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첫 번째 10년도 후반을 향해 치닫고 있는 지금,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혈통의 수퍼카들이 등장해 경쟁을 펼치고 있다. 경쟁은 언제나 발전을 가져오듯, 21세기의 수퍼카 경쟁 역시 20세기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고성능을 가져오고 있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9종류의 수퍼카를 한 자리에 모았다 글·류청희 기자
Bugatti 16.4 Veyron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최고출력 1,000마력, 최고시속 400km 이상의 성능을 내는 수퍼카’라는 목표를 우여곡절 끝에 이뤄낸, 일반 도로를 달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가장 빠르며 가장 비싼 차가 바로 부가티 16.4 베이론이다. 프로젝트는 1999년부터 시작되었지만 데뷔 시기가 여러 차례 연기된 끝에 지난해 도쿄 모터쇼에서 양산 모델이 첫선을 보였다. 두 개의 V6 엔진을 나란히 이어 붙인 설계의 W12 엔진에 좌우 2개씩 모두 4개의 터보차저를 달아 최고출력 1,000마력의 벽을 깼다. 절차가 복잡하긴 해도 400km를 넘는 최고시속을 기록한다는 것은 미국 자동차 전문지 <카 앤 드라이버>에서도 확인한 바 있다. 값은 2001년 공식 개발계획 발표 당시 100만 유로(약 12억3,100만 원)로 알려졌고, 디자이너 랄프 로렌, 영화배우 톰 크루즈 등이 이미 이 차를 손에 넣었다. 성능 뿐 아니라 값에 걸맞은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꾸밈새가 돋보인다. 올해부터 5년 동안 300대가 만들어질 계획이다.
SPECIFICATIONS Bugatti 16.4 Veyron
길이×너비×높이 4463×1998×1204mm 휠베이스 2710mm 무게 1888kg 서스펜션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 엔진 W12 8.0ℓ 쿼드 터보 최고출력 1001마력/6000rpm 최대토크 127.5kg·m/2200∼5500rpm 변속기/구동계 DSG 7단/미드십 네바퀴굴림 최고시속, 0→시속 100km 가속 407km, 2.5초
Lamborghini Murcielago LP640 치열해지고 있는 수퍼카 경쟁은 수퍼카계의 강자들에게도 끊임없는 변신을 요구한다. 람보르기니 역시 이런 상황에 안심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올해 제네바 오토살롱을 통해 내놓은 것이 기함 무르시엘라고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무르시엘라고 LP640이다. 2도어 쿠페 보디가 먼저 나온 LP640은 무르시엘라고에 쓰인 V12 6.0ℓ 엔진의 배기량을 키우고 디자인 일부를 바꾸어 성능과 디자인 모두 진보한 모습을 보인다. 차 이름 뒤에 붙은 LP640이라는 글귀가 눈길을 끄는데, LP는 엔진이 세로로 배치되었음을 뜻하는 ‘Longitudinale Posteriore’의 머릿글자를 가져온 것이다. 뒤의 숫자 640은 엔진 배기량을 6.5ℓ로 키워 높아진 최고출력(640마력)을 뜻한다. 아랫급 모델인 가야르도와 닮은꼴로 바뀐 앞뒤 범퍼는 공기역학적 특성을 고려해 설계한 것이다. 스티어링 휠 뒤의 패들로 변속할 수 있는 반자동 수동 변속기인 e-기어를 선택장비로 마련했다. 값은 약 35만 달러(약 3억3,600만 원)다.
SPECIFICATIONS Lamborghini Murcielago LP640
길이×너비×높이 4610×2058×1135mm 휠베이스 2665mm 무게 1665kg 서스펜션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 엔진 V12 6.5ℓ 최고출력 640마력/8000rpm 최대토크 67.3kg·m/6000rpm 변속기/구동계 수동 6단/미드십 네바퀴굴림 최고시속, 0→시속 100km 가속 340km, 3.4초 Maserati MC12 한동안 모터스포츠계에서 떠나있던 마세라티가 FIA GT 선수권에 출전하기 위해 엔초 페라리를 바탕으로 만든 수퍼카다. 최소 25대의 도로주행용 차를 만들어야 경기출전을 위한 인증을 받을 수 있는 FIA GT 선수권 규정을 만족시키기 위해 2004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했다. 원래 의도했던 대로 FIA GT 선수권은 물론이고 다양한 내구 레이스 및 GT 경주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엔초 페라리를 바탕으로 개발되었지만, 많은 부분이 경주차의 특성에 맞게 개조되고 개선되었다. 서킷 주행에 맞는 핸들링 특성을 갖추기 위해 휠베이스와 차체 길이가 훨씬 길어졌고, V12 6.0ℓ 엔진의 출력은 조금 낮췄다. 공기역학적이면서도 우아한 디자인은 조르제토 주지아로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페라리 마세라티 그룹의 컨셉트 디자인 책임자인 프랭크 스티븐슨이 다듬었다. 2004년과 2005년 사이에 50여 대가 만들어졌고, 값은 약 77만 달러(약 7억3,800만 원) 선으로 알려졌다.
SPECIFICATIONS Maserati MC12
길이×너비×높이 5143×2096×1205mm 휠베이스 2800mm 무게 1335kg 서스펜션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 엔진 V12 6.0ℓ 최고출력 630마력/7500rpm 최대토크 66.5kg·m/5500rpm 변속기/구동계 반자동 6단/미드십 뒷바퀴굴림 최고시속, 0→시속 97km 가속 330km, 3.8초
Ferrari FXX 페라리가 기획한 별난 프로젝트의 산물이다. 페라리의 기함 엔초 페라리를 손보아 성능을 높인 수퍼카 중의 수퍼카지만, 일반도로를 달릴 수 없는 것은 물론 경주차로도 쓸 수 없다. 페라리에서 1년에 몇 차례씩 세계 각국의 서킷을 돌며 여는 특별 이벤트에서만 달릴 수 있도록 만든 차다. 오너는 페라리에 차를 맡겨두거나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비행기나 트럭에 차를 실어 행사장으로 직접 차를 가져가야 한다. 2005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FXX는 모두 29대만 만들어질 예정. 기본 설계와 디자인은 엔초와 같지만, 엔진의 출력을 한층 높이고 에어로 파츠를 손보아 훨씬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FXX는 차의 유지와 관리 등의 제반 비용과 2년 동안의 이벤트 참가비 등을 모두 포함해 150만 유로(약 18억4,600만 원)를 지불해야 손에 넣을 수 있는데, 이미 FXX의 소유주는 대부분 정해졌다고 한다. FXX의 소유주가 누릴 수 있는 또 하나의 특권은 바로 엔초 후속 모델의 개발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
SPECIFICATIONS Ferrari FXX
길이×너비×높이 4702×2035×1147mm 휠베이스 2650mm 무게 1155kg 서스펜션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 엔진 V12 6.3ℓ 최고출력 800마력/8500rpm 최대토크 ─ 변속기/구동계 반자동 6단/미드십 뒷바퀴굴림 최고시속, 0→시속 100km 가속 ─ Porsche Carrera GT 포르쉐의 최신 기술을 가득 담은 수퍼카로, 일반판매를 목적으로 한 차로는 오랜만에 포르쉐 라인업에 등장한 미드십 엔진 모델이었다. 사실 카레라 GT는 911 GT1의 뒤를 이을 경주차로 개발이 시작되었지만, 일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수퍼카로 탈바꿈했다. 세련되고 매끈한 차체 디자인과는 달리 탄소섬유 모노코크 섀시와 구동계, 서스펜션 구성, 여러 개의 볼트없이 허브에 결합하는 휠 등에서 경주차 설계의 흔적을 볼 수 있다. 100%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시되는 계기판과 대시보드에서 분리된 센터 페시아, 스티어링 휠과 거의 같은 높이에 위치한 기어 레버 등 실내 구성도 독특하다. 값은 약 46만 유로(약 5억6,600만 원)로 약 1,270대가 생산되었고, 지난 5월에 마지막 카레라 GT가 포르쉐의 라이프치히 공장을 나왔다. 2년여 동안 생산된 카레라 GT는 엔초 페라리, 파가니 존다, 메르세데스 벤츠 SLR 맥라렌의 총 생산대수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SPECIFICATIONS Porsche Carrera GT
길이×너비×높이 4613×1921×1166mm 휠베이스 2730mm 무게 1380kg 서스펜션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 엔진 V10 5.7ℓ 최고출력 612마력/8000rpm 최대토크 60.2kg·m/5750rpm 변속기/구동계 수동 6단/미드십 뒷바퀴굴림 최고시속, 0→시속 100km 가속 330km, 3.9초
Mercedes-Benz SLR McLaren 722 Edition 수퍼카와는 거리가 멀었던 메르세데스 벤츠가 1950년대의 명차 300SLR 등장 50주년을 기념해 만든 차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벤츠의 워크스 튜너인 AMG, 그리고 F1 파트너인 엔지니어링 업체 맥라렌이 함께 개발했다. 엔진이 운전석 뒤에 놓이는 여느 수퍼카들과 달리 SLR 맥라렌은 운전석 앞쪽에 엔진을 얹은 프론트 미드십 방식을 쓰고 있다. SL55 AMG의 것을 바탕으로 엔진을 튜닝한 탓에 밸브계가 SOHC 3밸브 방식인 것도 독특하다. 옛 SLR의 특징이었던 위로 들어올려 여는 도어도 현대적으로 재현했다. 최근 더해진 722 에디션은 엔진과 서스펜션을 손본 특별 모델이다. 722는 SLR 맥라렌의 철학적 뿌리라고 할 수 있는 300SLR이 우승한 1955년 밀레밀리아 경주의 출발시간인 7시 22분을 상징한다. SLR 맥라렌 722 에디션의 값은 약 64만7,000유로(약 7억9,600만 원). SLR 시리즈는 2004년부터 7년 동안 모두 3,500대가 생산될 예정이다.
SPECIFICATIONS Mercedes-Benz SLR McLaren 722 Edition
길이×너비×높이 4656×1908×1261mm 휠베이스 2700mm 무게 1768kg 서스펜션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 엔진 V8 5.5ℓ 수퍼차저 최고출력 650마력/6500rpm 최대토크 79.5kg·m/3250∼5000rpm 변속기/구동계 자동 5단/앞 엔진 뒷바퀴굴림 최고시속, 0→시속 100km 가속 337km, 3.6초 Koenigsegg CCX 스웨덴의 수퍼카 메이커인 코닉세그의 CC 시리즈 최신 모델. CCX는 CC 시리즈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만든 고성능 모델로, CCX의 ‘X’는 ‘10’을 뜻하는 로마자를 그대로 쓴 것이다. 스웨덴 디자인 특유의 간결한 디자인과 함께 옆으로 밀리면서 위로 들어올리는 독특한 방식의 도어가 눈길을 끈다. 전작인 CCR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 맞게 여러 규제를 통과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범퍼와 앞뒤 램프 디자인이 바뀌었고, 범퍼 주변과 펜더의 공기흡입 및 배출구를 키웠다. 또한 충돌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도록 차체를 보강했다. V8 4.7ℓ 엔진은 CCR의 것을 손본 것으로, 높은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유해 배기가스 배출을 줄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CCR은 부가티 베이론 16.4가 기록을 깨기 전까지 - 불과 3달이었지만 - 양산차 공인 세계 최고속 기록(시속 387.87km)을 갖고 있었다는 것. CCX의 값은 45만8,000유로(약 5억6,400만 원)부터 시작한다.
SPECIFICATIONS Koenigsegg CCX
길이×너비×높이 4293×1996×1120mm 휠베이스 ─ 무게 1180kg 서스펜션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 엔진 V8 4.7ℓ 트윈 수퍼차저 최고출력 806마력/6900rpm 최대토크 93.8kg·m/5700rpm 변속기/구동계 수동 6단/미드십 뒷바퀴굴림 최고시속, 0→시속 100km 가속 395km, 3.2초
Pagani Zonda F 지난해 제네바 오토살롱에서 데뷔한 이태리 파가니의 최신작이다. 파가니 존다는 전설적인 F1 영웅 후안 마누엘 판지오의 의지와 람보르기니 엔지니어 출신인 호라치오 파가니의 도전정신이 만들어낸 신세대 수퍼카다. 보기 드물게 메르세데스 벤츠 엔진을 얹고 있는 것은 벤츠 경주차로 F1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던 판지오의 뜻을 따른 것이다. 존다 F에는 먼저 선보인 존다 C12 S에 쓰였던 메르세데스 벤츠 AMG의 V12 7.3ℓ 엔진을 튜닝해 얹었다. 차체 겉부분을 모두 탄소섬유 소재로 만든 것을 비롯해 파가니의 장기인 첨단소재 기술을 곳곳에 썼다. 덕분에 차체 무게가 매우 가벼워, 무게당 마력비가 엔초 페라리(톤당 483마력)를 능가하는 톤당 521마력에 이른다. 올해 제네바 오토살롱에는 탈착식 지붕을 갖춘 파생 모델인 존다 로드스터 F도 선보였다. 파가니는 존다 F를 25대만 한정생산할 계획이다. 값은 약 43만8,000유로(약 5억3,900만 원)부터 시작된다.
SPECIFICATIONS Pagani Zonda F
길이×너비×높이 4435×2055×1141mm 휠베이스 2730mm 무게 1274kg 서스펜션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 엔진 V12 7.3ℓ 최고출력 602마력/6150rpm 최대토크 77.5kg·m/4000rpm 변속기/구동계 수동 6단/미드십 뒷바퀴굴림 최고시속, 0→시속 97km 가속 ─, 3.5초 Saleen S7 2002년 데뷔한 미국산 수퍼카. 미국의 튜너인 설린이 영국의 경주차 엔지니어링 업체인 RML과 손잡고 개발했다. 닷지 바이퍼 SRT10이나 시보레 콜벳 Z06과는 달리, 미국의 주도로 개발된 차로는 드물게 순수 수퍼카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 특히 날렵하면서도 박력있는 스타일은 미국산 양산차들과는 달리 유럽 분위기가 강하다. 아메리칸 르망 시리즈(ALMS) 경주차로도 쓰이고 있다. 이전에는 푸시로드 방식 V8 7.0ℓ 550마력 자연흡기 엔진을 썼지만, 2005년형 모델부터 트윈 터보를 더해 최고출력이 750마력으로 높아졌다. 뒤늦게 트윈 터보 엔진 모델이 나왔지만, 애초부터 설계는 터보를 더할 것을 계획하고 이루어졌다고 한다. 설린은 S7의 성능 업그레이드용 애프터마켓 패키지를 내놓기도 했는데, 최고출력을 각각 850마력과 1,035마력으로 높일 수 있다. 보디 패널은 모두 탄소섬유로 만들어진다. 값은 약 58만5,000달러(약 5억6,100만 원)부터다.
SPECIFICATIONS Saleen S7
길이×너비×높이 4774×1990×1041mm 휠베이스 2700mm 무게 1338kg 서스펜션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 엔진 V8 7.0ℓ 트윈 터 최고출력 750마력/8000rpm 최대토크 60.2kg·m/4800rpm 변속기/구동계 수동 6단/미드십 뒷바퀴굴림 최고시속, 0→시속 97km 가속 322km, 2.8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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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21세기 시작한지 100년중 이제 겨우 6년 지났는데 대표라니..뒤에나올 차들은 안습이네요..ㅋㅋ
ㅋㅋㅋ그러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