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왜 ‘빨간 색’ 좋아할까?
눈 노화현상…"치매에는 좋다"
글 정수현 기자 2021-02-03
나이가 들수록 빨간색과 같은 원색의 옷을 즐겨 입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이는 비단 여성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남성들 역시 젊었을 때는 쳐다 보지도 않던 빨간색 옷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하나씩 집어 들기 시작한다.
실제로 산을 오르는 중장년층 등산객들의 등산복 색깔을 보면, 빨강·주황·노랑 등 채도가 높고 밝은 색깔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는 산에서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왜 유독 나이가 들수록 ‘빨간 옷’에 끌리게 되는 것일까?
◇ 노년층이 ‘빨간 옷’을 즐겨 입는 이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노년층의 잠재의식에 빨간 옷을 입어 신체적·정신적 활력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성향이 숨어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빨간색은 역동적인 기분이 들게 해 엔도르핀을 많이 분비하게끔 유도하는 색으로 분류되어 있다. 또한 빨간 옷을 입으면 피부색을 밝혀 주는 ‘조명효과’가 있어 표정이 생기 있고 혈색이 좋아 보여 노년층이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다.
◇ ‘빨간 옷’은 안구 노화의 신호?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이인식 대표원장은 눈의 노화가 빨간색을 선호하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사람 눈은 노화가 진행될수록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백내장이 온다. 짧은 파장을 갖고 있는 파란 계열의 빛은 백내장이 진행돼 탁해진 수정체를 뚫고 지나가지 못하고 상당 부분 흡수되지만, 긴 파장인 빨간 계열의 빛은 수정체를 상대적으로 잘 통과해 망막에 도착한다.
또한 원래 투명하던 수정체는 노화하면서 노란 계열로 변하는데, 빨간색은 노란색과 대비되면 더욱 밝게 보이지만 파란색은 노란색과 섞이면 좀 흐릿해 보인다. 이 같은 이유로, 노화가 진행된 눈은 빨간색을 더욱 선명하게 느낄 수 있고, 결국 빨간 옷을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다.
◇ ‘빨강’은 치매 예방의 효과도!
그렇다고 빨간색을 좋아하는 것이 마냥 나쁘지만은 않다. 빨간색은 뇌를 자극해 뇌의 활동성을 증가시키고 집중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원색 중에서도 빨강을 좋아하면 삶에 대한 의지가 충만하고 열정적인 성격을 갖게 된다.
또한 김선현 차병원 교수는 “빨강·초록·노랑·남색 등 보색 대비를 통하면 뇌 기능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중장년층에게는 뇌 기능이 저하되며 치매가 찾아오기 쉬운데, 빨간색을 포함한 원색은 뇌를 자극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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