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빛과 그리고 그림자
패티 김 씨가 부른 노래 중에
<사랑은 나의 행복, 사랑은 나의 불행,
사랑은 나의 천국, 사랑은 나의 지옥....
사랑하는 내 마음은 빛과 그리고 그림자...>
라는 노래가 있죠.
사랑에 빠지면
모든 대중가요의 가사가 이 세상에 다시없는 진리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던데,
전 이 노랫말도 정말 사랑의 본질(?)을 꿰뚫어보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햇빛을 받는 모든 물체는
그림자를 가지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고,
사랑이라고 해서 항상 빛이 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쏟아져 내리는 햇빛 조각들이
푸른 수정 같은 물방울에 맞닿아
아름다운 물보라가 되어 흩어지는 바다 풍경,
세상에 아무도 없는
둘만의 행복의 절정의 순간을 맛본 그 바닷가에 노을이 내리고,
사랑하는 여자를 떠나보낸 남자는
미친 듯이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그녀를 찾아 헤맵니다.
행복한 사랑의 장소였던 그 바닷가가
다시 되새기고 싶지 않은 이별의 바닷가가 되는 것을 보니,
진정 사랑하는 마음은 빛과 그리고 그림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세상에 오로지 가슴 벅찬 희망과 달콤한 사랑만이 있었다면,
아마 사랑의 아픔을 그려낸
그 많은 노래들과 소설과 영화들은 존재하지 않았었겠지요.
헤어짐,
그 이유가 어떤 것이 되었든,
그 과정이 어떤 것이 되었든,
어떤 형태로든 한번은 경험해야 할 사랑의 그림자 같은 것...
평생
단 한사람만을 가슴에 담을 수 있는 사람들,
단 한번밖에 사랑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죠?
아마 수인과 현우가 그런 사람들인가 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지도 못하고,
서로를 화인(火印)처럼 가슴에 담아두고 있는 두 사람...
사랑의 빛과 그림자 모두를 가슴에 담아두고 있나봅니다.
2. 우리가 제일 사랑하지 않을 때
아주 오래 전에
저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결혼을 하고,
한 남자의 여자가 되어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사는
그런 미래는 내가 생각하는 미래의 일부가 아니기에,
내 인생에 결혼은 없다고 생각했었죠.
날은 춥고 비 오는데
하나밖에 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우산을 쓰고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집으로 가는 길을 오래오래 함께 걸어가고 싶어하는 남자에게
그가 생각하는 결혼생활을 보장해주지 못할 바에야
그를 사랑하는 것이 그에게 상처가 될 것만 같아서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고 그 남자를 떠날 정도로
무모한(?) 용기(?)를 가졌던 수인이 만큼은 아니지만,
저도 한번은 그런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수인이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우는
끝내 그렇게 떠난 수인을 이해할 수 없었을 겁니다.
왜냐하면,
그녀가 훌륭한 의사가 되기만 한다면
현우는 얼마든지 수인을 외조할 자신이 있는 남자였으니까...
세월이 흐르고 나면,
아마 현우도 이해하게 될 겁니다.
때로는 이해하기 힘든 상대의 마음까지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수인이도 깨닫게 되겠죠.
어떠한 경우에도 함께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줄까봐 그 사랑을 피해가는 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아니,
현우가 원했던 사랑법이 아니었다는 것을...
앞으로 계속 사랑할 사람들,
서로가 잠시 엇갈린 선택을 할 때,
그때가 가장 덜 사랑할 때라는 것을
그들은 알게 될 것입니다....
3. <러브 스토리 인 하버드> 7회의 그림자
#1
전 <하버드>의 여자들,
대체로 마음에 듭니다.
황윤미라는 여자도 쿨~ 해서 좋던걸요?
수인 외의 다른 여자를 진지하게 만날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걸
너무 티 내는 현우에게
싫은 사람 떼어내는 수법이 너무 뻔 하다고,
<닭발이 맛없었으면 속상했을 텐데...> 라고
밉지 않게 자기 할 말 다하는 그녀의 첫 등장,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하버드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다들 서울에 돌아오는데,
현우의 정혼녀(?)를 자처하던 슬기는 도대체 어떻게 된 거죠? ^^;;
#2
수인이,
그렇게 떠날 거면,
사랑하는 마음은 남기지 말았어야죠.
평생 그렇게 가슴에 담고 있게 하지는 말았어야죠.
<미안, 나 양치질 안했다>보다 훨씬 슬픈(?) 버전이기는 했지만,
다시 한번 느낍니다.
모름지기 여자는 남자의 애간장을 태워야 하는 법입니다. ^^;
#3
홍정민이 공항에서 수인을 발견하고 쫓아갈 때 처음 등장한
애절한 바이얼린 선율에 이어지는 피아노 곡,
그리고
<어떤 사람도 내겐
어떤 기억도 내겐,
지금 너보다 소중할 수 없어
니가 슬프면 내 가슴은 무너져...>로 시작되는
<하버드> 7회에서 처음 선을 보인 두 곡의 ost,
본격적인(?) 멜로로 선회(?)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러브스토리....> 7회의 분위기는
1,2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죠.
드라마의 초반부와 후반부가 그려내는 감정과 색깔이 달라지는
변화가 감지되는 순간이
아마 우리가 제일 덜 사랑하는 순간이 아닌가 합니다.
마치 달라진 현우의 새로운 (헤어)스타일에 적응해야 하는 순간이
현우를 가장 덜 사랑하는 순간으로 느껴지는 것처럼...
그러나 언제나 변화는 적응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쭈욱 사랑하겠죠?
# 4
현우의 눈물,
보셨나요?
수인이 떠나간 해변에서
수인이 남기고 간 글을 떠올리며
마치 영혼을 빼앗겨 버린 듯,
손으로 입술 쓰다듬으려다가 말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우의 눈물어린 눈,
몇몇 장면들과 몇몇 표정들이
“김래원표”라고 전형화 될 수 있는 것들인 데 반해
이 눈물 연기는 정말 신선했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역시 래원군입니다.^^
7회는 제가 가장 덜 사랑한 회였지만,
가장 덜 사랑했다는 것은
앞으로 계속 더 사랑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겠죠?
8회도 기대하겠습니다....
첫댓글 (홈피 들렷다뛰어옴)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앗습니다..우리의 정형화된 사랑법이지만.. 꼭 그래야만 행복한건까? 생각하게 만드네요.. 결혼?... 서른을 넘긴 저로써는 아직두 결혼에 대한 자신이 없는건.. 사랑이란게 시간이 지나 상대에 대한 절박함이나 애절함이 그저 구태의연해지는 과정이 넘 싫어서라..
저에게도 어제 7회는 제가 가장 덜 사랑한 회였답니다..그나마 7회에서 가장 감동적이었던 장면은 님이 말씀하신 바로 그 해변가에서의 현우가 눈물짓던 장면이었어요..어제는 넘 급격한 환경 변화에 저에게도 적응의 기간이었으리라 생각하고요..오늘 8회를 기대합니다..^^
7회는 갑자기 한국으로 넘어가서 저도 적응이 잘 안됐어요..ㅎㅎ 암튼, 8회도 기대해봅니다 ! ㅎ 모니터 감사합니다~
상당부분...공감합니다....저도 어제...드라마보면서 국내씬부터 적응이 안되더군요...분위기가 너무 달라서....그래도 예고편을 보니까...오늘은 좋을거같은 예감을 받았으니..다행이겠죠?^^...책상퇴물님의 모니터를 읽으며...우울한 마음을 위로받습니다^^..시청률이 답보상태라서 답답한 마음이예요..-_-;;;
책상퇴물님......감사드립니다..^^..미르의 모니터방을 지켜주셔서.....^^..얼마나 든든한지...모르실거예요...^^....그럼 오늘도 하버드..잘 보시고....8회 모니터도 기다리겠습니다^^....좋은 밤..되세요...^^
항상 모니터 감사드립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가장 덜~ 사랑한 7회 였던거 같아요.. ㅠ.^
그 장면, 바로 바닷가 그 장면에서 눈물연기.. 정말 최고였습니다. 김래원표.. 맞죠. 비록 요즘에 스타일도 그렇고, 마음에 안 드는 것이 몇 개있지만, 김래원표 연기! 그것때문에 아무런 어려움없이 현우를 즐기고 있답니다^ ^
이제서야 읽습니다. 전 7회의 전반부를 가장 사랑하는데, 그러면 어떻게 되는거죠?? 변화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씀, 절대 공감합니다. 그리고 문제의 그장면에서 김배우의 연기, 정말 최고였다는 말에도 절대 공감합니다. 이때까지 보지못한 연기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것 같은 기분이었으니까요. 정말 사랑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배우, 맞습니다.... 그런데, 8회 모니터는 없는 건가요?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해요~~~
퇴물님의 모니터를 읽으니 흥분했던 마음이 차분해지는 거 같아요...^^ 얼마나 더 멋진 연기를 보여줄지 다음회가 무지 기다려지네요..^^ 모니터 잘 읽었습니다...^^
몇몇 장면들과 몇몇 표정들이 “김래원표”라고 전형화 될 수 있는 것들인 데 반해 이 눈물 연기는 정말 신선했고 감동적이었습니다. -->> 이 말 백번 공감합니다. 퇴물님 글 잘 읽고 갑니다.^^
제작비 문제와 두 감독님들의 이견으로 드라마 스토리 자체가 방향을 선회하는 듯 합니다. 그래서 저도 가장 덜 사랑하는 안타까운 7회가 되었습니다. 좋은 드라마를 위해 선행제작이 요구됩니다. 님의 모니터는 늘 감동을 줍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