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와 담쌓고 산 지 십수년만에 다시 한국 드라마를 보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인터넷에 자꾸 회자 되지 않으면 배우 이름도 잘 모릅니다. 오죽하면 장동건이 장국영처럼 홍콩 배운 줄 알았을까요? 아직도 그 배우가 나온 영화나 드라마는 접해보질 못해서 얼마나 잘 생겼는지 확인사살을 못해본 상태입니다.
각설하고. 처음 부활이라는 제목과 환생이란 제목이 엇비슷한 시기에 인터넷에 뜨길래, 같은 건데 이렇게 헷갈리게 부르는 건가 싶었습니다. 우연하게 부활 1회부터 3회를 접하게 되었고, 조그만 컴 화면을 통해서도 주연배우의 연기는 눈부셨습니다. 누군가 찾아보았더니 엄태웅이라는 배우더군요. 그에 대한 기사를 쭉 읽다가 집안에 연예인이 한 명 더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제주도 푸른 밤]과 [곰스크…]까지 다 찾아볼 정도가 되었으니 말 다했지요. 두 작품에 대해서는 나중에 언급할 기회가 더 있을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으나 오늘은 엄태웅씨에 대해서 말할까 아니면 이 드라마가 성경을 많이 떠오르게 한다는 이야기를 할까? 아직 결정을 못했습니다.
사실 성경이 아니라 이문열씨의 [사람의 아들]이 떠올랐습니다. 처음 몇회를 보고 난 후….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 오늘은 천사장에 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도록 하죠. 천사장. 그는 왜 김사장이나 이사장이 아니고 천사장일까요? 여기에는 약간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성이 천씨이고 그리고 다방에 가면 여기 저기 널린 사장이 직책이래서, 그래서 천사장일까요?
§천사장§
그냥 듣기만 할 때는 몰랐으나, 그의 이름을 종이에 옮겨적는 순간, 유레카(Eureka!) “그래. 이 사람은 하은에겐 archangel(천사장)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구나.” 그를 수호하는 천사중의 하나. 신혁으로 부활하기 전의 하은과 신혁으로 부활한 이후의 하은을 본 천상의 존재(즉, 가족의 일원이 아니고, 20년을 아우르는 사건에 결부되지 않은 존재)라는 점에서 그는 대천사장인 미카엘 보다는 죽음과 부활의 천사인 “가브리엘 천사장”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 희수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펼쳐지지 않아 그를 어떤 존재에 비유하기 어렵기에, 우선 착한 심성을 타고났으나 나락에 떨어진 타락천사, 그러나 구원의 여지가 충분히 있는 타락천사라고 해두지요.
§ 두 명의 미리암§
하은에겐 미리암이 둘 있습니다. 하나는 그 어머니인 미리암 (마리아)이요, 다른 하나는 루이제 린저의 소설에서도 볼 수 있는 미리암(마리아 막달레나)입니다. 극중에서 은하는 어머니인 마리아에 가깝습니다. “은혜를 받은 이”라는 마리아의 이름 뜻풀이가 예시하듯이, 은하는 극중에서 “하은은 하늘에서 온 은하의 천사”라고 이름풀이를 합니다. 여기에서 마리아가 예수의 어머니라는 사실보다는, 은하가 미리암처럼 하늘의 간택을 받은 축복받은 여인이라는 사실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은하는 하늘의 축복을 받아 하은의 동생이자 연인이 되는 것이니까요.
두번째 미리암은 강주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행위나 삶과는 관계없이 원죄를 짊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이태준의원을 아버지로 두고 있다는 점, 그것이 그녀에게는 원죄가 됩니다. 그러나 그녀는 결코 어둠의 자식이 되기를 거부합니다. 예수가 일곱 사귀를 축출해준 이후 미리암이 그의 독신자가 되었던 것처럼, 강주는 우주에서 온 X 파일을 헨델과 그레텔이 뿌려놓은 빵가루처럼 독실하게 &?아 가다가, 결국은 자신이 사랑하게 될 하은에게, 그의 가족에게, 자신의 아버지가 저지른 죄를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가 목도하게되는 몹쓸 운명을 타고 났습니다. 그것만으로도 그녀의 원죄는 충분이 대속된 것입니다.
“약”주를 좋아하는 “강”주씨는 자신의 원죄를 깨닫기 전인 지금까지는 강약의 박자를 잘 탈 줄 알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아는 여자입니다. 그러나 그녀의 명민함이 스스로를 불구덩이 속으로 걸어 들어가게 하는 결과를 빚게 될 터인데. 바로 이런 이유때문에 앞으로 은하보다 그녀를 보는 것이 더 아프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성경대로라면 두번째 미리암인 강주가 하은의 부활을 제일 먼저 목격하게 됩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이 부활은 하은이 신혁으로 부활했을 때를 의미하는 걸까요? 아니면 복수를 위해 신혁으로 살아가던 하은이 다시 진정한 자신으로 부활할 때를 의미하는 걸까요?
극중에서는 원수의 딸일 수 밖에 없는 강주가 하은에게 어떤 존재가 되어 갈까요? 그도 예수처럼 강주의 죄를 사하고 그녀를 받아들일까요?
은 30냥에 하은을 팔아 넘긴 수철이 유다처럼 죽는 것이 아니라 하은의 복수를 몸받쳐 돕는다는데, 그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십자가에 못박혔다 부활하는 예수는 성경에서나 가능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죽은 이가 부활하려면 쌍둥이라는 설정을 써야 했겠지요. 하은은 인철과 어떻게 맞닥뜨리게 될지, 인철마저 복수의 대상으로 삼게 될 것인지, 앞으로의 드라마 전개 많이 기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