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후회없는 내인생(1) - 미국에 첫발을 내딛다

[호삼씨]

안녕하세요, 텍사스 오스틴에서 어학연수하는 학생입니다.

눈팅만 일년.... 어제 디워보고 와서 첨으로 글 하나 올리고...

자신감이 생겨서 저도 이제 글 좀 써볼려구요~ ㅎ



회사 생활도 좀 하고... 나이도 적지 않은 편이구요.

영어를 마스터한다고 다짐하자마자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온지...

벌써 일년하고도 다섯 달이 훌쩍 지나갔네요...



어학연수 일 년 정도 하면서 고심 끝에 진로를 변경하여...

현재 대학원입학을 목표로 GRE 공부 중입니다.

늦어도 한참 뒤늦게 이게 무슨 짓인지...^^;;







자~ 그럼 저의 첫 이야기를 들려드리죠~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앞으로 나올 이야기들은 정말 재밌을 겁니다. 믿어도 좋습니다. ㅋ

첫 글은 그냥 제 소개 정도로만 생각해주시고 다소 지루하시면 그냥 뒤로가기 누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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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미국 땅을 밟은 곳은... 씨애틀이었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처음 미국땅을 내려다보며 받았던 첫 인상은... 

딱 이 느낌........... 





"야..................... X라 크다."





미국의 서북쪽에 위치한 위싱턴주의 대자연은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 

외국이라곤 일본 외엔 가본 적이 없어서 눈앞에 펼쳐진 대자연의 모습에 

이렇게 촌티를 팍팍 내면서 속으로 X나게 부러워하고 있었습니다. 



유학원을 통해 알아본 ESL 코스라... 

그쪽에서 상세히 그려준 약도를 보면서 버스를 타기 위해 밖으로 나섰습니다. 

밖은 가느다란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고 주변사람들은 저를 전혀 의식해 주지 않았습니다. ^^;

사실 시애틀엔 아시안, 특히 일본인이 많다는 정보를 알고 왔습니다만... 

그래도 난 미국이 처음인 외국인인데, 관심도 안 가져주다니 내심 섭섭한 마음에... 

저도 모르게 걸음걸이가 점점 커지고 더욱 더 주변을 의식하며 두리번거렸습니다. 

촌티가 더 팍팍 나는 행동인 줄도 모르고... ^^;; 



유학원에서 알려준 대로 버스를 타고 목적지인 Ellensburg에 위치한 

Central Washington University의 ESL Office로 향했습니다. 

사실 이 대학은 미국인들도 잘 모르는 대학이며 시애틀에서도 2시간 30분 가량 걸리는 

완전 시골 깡촌에 위치해 있습니다. 완전 깡촌... ㅎ

제가 이곳을 택한 이유는 바로 '저렴한 가격'과 '한국인이 드문 곳'을 원했기 때문입니다. 

2시간 30여분 동안 창 밖의 드넓은 호수와 장대하게 뻗어있는 멋진 산맥들을 감상하면서 두근대는 마음으로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ESL Office에 도착하여 담당자와 인사를 나누고 서류를 제출하라는 말에 천천히 가방을 열었습니다. 



헉~ 



근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아... 이건 말도 안돼.....'



 



아...................... 그건 제 가방이 아니었습니다. 

공항에서 남의 가방을 들고 온 겁니다. 아니 세상에나.... 하필... 왜 지금... 

스스로 꼼꼼하다고 여기던 저였기에.... 더더욱 믿기지 않았습니다. 

일부러 피자헛 투고박스에 묶여 있던 빨간 리본을 질끈 동여매고... 



 



'이러면 딱 알아보겠지?' 



 



하면서... 스스로를 칭찬하며 막 뿌듯해 했는데... 



이 망할 놈의 남의 가방에도 똑같이 빨간 리본이 달려 있는 게 아닙니까... 물론 피자헛은 아니었지만.... 

아... 그 순간 정말 뭘 어찌해야 할 지 몰라... 눈 앞이 캄캄했습니다. 

일단 제가 아는 최대한의 영어를 끄집어 내서 지금 상황을 그 담당자에게 설명해야겠다 생각하고 입을 열었습니다. 



"Oh my God~! This is not my bag. I brought someone’s bag. So, give me my bag~!" 



잘 나가다가 마지막 "깁미 마이백~!" 에서 이 사람이 흠칫 놀랍니다. (완전 보따리 내놓으라는...^^;;) 

그래도 내용은 이해한 듯, 저에게 차근차근 묻습니다. 

내 가방은 공항에 아직 있는 건지, 이 가방이 내 것이 아닌 게 확실한지, 왜 그걸 가져왔는지... 등등.. 



아~ 점점 어려워집니다. 영어가 길어지니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습니다.

비장의 무기........ 작은 백에 있던 전자사전을 꺼냈습니다. 

어느덧 대화는 10분이 넘어가고... 너무도 급한 저로서는 무조건 찾아달라고만 애원을 했습니다. 

거기에 내 새로 산 노트북과 각종 개인용품들...ㅠ_ㅠ 

결국 이 사람이 공항에 전화를 걸고 그 쪽 직원과 대화 도중 갑자기 저에게 묻습니다. 



 



"운송비가 75불인데, 카드로 하겠냐? 너 신용카드는 있냐?"





아...... 가방은 필요한데 왜 돈내는 건 그렇게 싫은지...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ㅂㅅ도아니고… 

결국 3시간 후에 버스를 타고 온, 제 가방이 도착했습니다. 

저는 제가 가져온 남의 가방을 다시 그 차에 실어 보내고... 

운 좋게도(?) 그 가방 주인과 통화까지 했습니다.





"I’m so sorry~" 란 말만 하고 겁이나서... 곧바로 ESL 관계자 분께 수화기를 넘겼습니다. 

다행이도 가방 주인께서 저를 용서해 주신다더군요. 다 이해한다면서... 감사감사~ ㅋ 



 



 





아~ 첫날부터 진을 빼고 나니 너무 피곤하더군요... 

서류수속을 다 마치고 나니, 한 여성분이 저를 기숙사로 안내해 주셨습니다. 

3층 짜리 아담한 기숙사였는데, 금요일이라 그런지 엄청 시끄러웠습니다. 

맨발로 뛰어댕기는 덩치큰 학생들을 보니...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덩치는 산 만한 것들이... 노는 건 아직 애기들이네...^^'





자~ 이제 배정된 제 방문 앞에 섰습니다. 

안내하시는 분이... 룸메이트가 한 명 있을 거라면서... 이름은 Levi(리바이)라고 합니다. 

그 분은 저에게 굿나잇~ 이 한마디만 남긴 채... 바로 사라졌습니다. 

기왕이면 좀 들어가서 소개도 해주고 그러지... 쑥스럽게... 

방문을 열기 전... 리바이(?)에게 해줄 인사말을 생각했습니다. 



“Hello~ My name is OO. Glad to meet you.” 



그리고 친하게 지내자는 등, 문장을 하나만 더 지어내려고 하는 순간... 

갑자기 어떤 망할 놈이 복도에서 뛰다가 저랑 부딪혔습니다. 

그 바람에 저는 방문에 크게 부딪혔고... 





맨발에 빤스만 입은 그 덩치 큰 놈이 "쏘리~" 하면서 저쪽으로 도망갑니다. 

그리고선 약간 마른 체형의 반바지만 입은 녀석이 물총을 들고 그 놈을 쫓아갑니다. 

'이런 어이없는 경우가....' 하고선 일어나서 가방을 일으켜 세우는데... 

방문이 열립니다. 



'....................? '





빨간 반바지에... 175 정도에 커다란 갑빠를 드러낸 전형적인 미국인이 저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리고선 한마디 합니다. 



“What’s up?” 



".................." 



전 사실 평범한 인사인 저 말의 뜻을 당시엔 전혀 몰랐습니다. 책에는 안 나와있던 인사법입니다. 

그래서 전... 일단 인사부터 했습니다. 



“Hello~ My name is OO.” 



그러자... "I’m Levi~" 라고 말하더니 곧장 방안으로 휙~ 들어갑니다. 

그리고선 의자에 앉아 게임을 합니다. 

한참 게임 중이었나 봅니다. 

이런 개 $@%!&^%.... 



정말 황당했습니다. 

이건 뭐... 날 호구로 아는 건지..... 

사람이 새로 왔으면 좀 말도 걸고 그래야지....(사실 안 거는 편이 저는 더 편합니다만...^^;) 

그래도 이건 해도해도 넘하더군요. 

그래서 한마디 했습니다. 



"Oh~ It is X-BOX... Good~!" 



"........................................" 



젠장... ^^;;; 

보기좋게 씹혔습니다. ㅋㅋ 이런게 바로 굴욕인 건가요? ㅠ_ㅠ 

그냥 속으로 "ㅆㅑㅇ" 을 외치고 짐을 풀었습니다. 

그런데 이건 뭐... 침대고 책상이고 왠 먼지가..... 아휴~~~ 

각종 과자부스러기와 머리카락에 발톱까지....



 



'아~ 이런 "개C양~! ' 





저는 한국인입니다. 그리고 저는 지독한 애국자입니다. 

나 하나로 인해 대한민국이 욕먹는 건 죽기보다 싫습니다. 

그래서........ 그 녀석한테 싫은 소리 안하고...



혼자서 그냥 조용히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그놈은 계속해서 게임중입니다. 

도와줄거라 생각하진 않았지만... 자식... 넘 하더군요.



지도 좀 불편한지... 중간중간 힐끔힐끔 쳐다봅니다. 아 얄미워~~ 



그런데 그 자동차 게임..... 그놈 정말 허접합니다. 

시작하자마자 바로 꼴아박는 게... 이건 무슨 초딩도 아니고... 

저는 그녀석의 뇌가 의심스러웠습니다. 왜 저런 놈이 하필...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국인이라고 무시하고 정신이상자가 있는 방에 쳐 넣었나...'



섣부른 판단은 금물... 저는 좀더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청소를 마치고 짐을 정리했습니다. 

그놈 게임 중에도 흘끗흘끗 쳐다봅니다. 

정말 답답하더군요.... 지가 먼저 말 좀 걸어주지... 

그래서 용기를 내서 한마디 던졌습니다. 



"Where is the restroom?"



"Outside~"



이런 망할... 밖인걸 모르냐? 개C양.... 



세면도구를 가지고 나가서 그 층을 쭈욱 둘러보았습니다. 

다행히도 문짝에 'Restroom' 이라고 써있더군요. 



세탁실 옆에 샤워장도 보이길래 샤워를 하러 들어갔습니다. 

커튼이 있고 가로세로 1미터도 안되는 좁은 공간에서 대충 머리감고 비누칠하고 나와서 

다시 방으로 돌아가는 중이었습니다. 



순간 저 멀리서 뭔가가 보이는데... 

아까 봤던 그 덩치 큰 반바지들이 아닙니다. 

이건 그 라인이... 좀 다른... 뭐랄까...  



콜라병입니다. 네... 분명 여자였습니다. 

얼굴도 이쁩니다. 그런데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그 여자는 암것도 안입고 그저 타올만 걸친 상태로 이 쪽으로 다가옵니다. 

가슴 윗부분하고 허벅지 아래쪽을 하얗게 드러낸 채... 



 



'으으으으........'



 

전... 그 여자가 옆으로 지나칠 때 심하게 벽으로 밀착하면서 제 비누를 뭉갰습니다.



많이 긴장한 탓입니다. ^^;; 



그리고...... 

그녀가 지나가고 난 잔상을 바라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아~ 이게 바로 미국이구나...... 아....미국이 막 좋아지기 시작한다...... '



 



에헤라디야~~~~~







그 충격적인 문화차이를 실감하고 상기된 얼굴로 방에 들어온 저는... 

그 새퀴 면상을 보자.... 다시 평상심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런 망할 놈... 



시계를 보니 12시가 넘었고... 

시차 적응이고 모고 넘 피곤해서 누웠습니다. 

근데 이거 영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이 썩을 놈........ 새벽 2시까지 하더군요…ㅠ_ㅠ 

그 후로도 더 했을지 모르지만 전 2시까지 확인하고 잠든 기억이 듭니다. 



아~ 미국에서의 첫 날밤은..... 

신선한 충격과 함께 심하게 과묵한 겜돌이 룸메의 모습이 교차되면서.... 

내일 하루에 대한 기대반 걱정반의 마음을 품으며 어느 순간 그냥 훅~ 가버렸습니다. 





 



레드 썬~! ^^

[흑수선]

갑빠가 새로 생긴 신조어 군요.....쪽국말에 "이빠이"라는 말이 있어서"갑빠"도 쪽국말인줄 알았더니, 아니네요. 갑빠의 뜻은 다음과 같다고 사전에 나오네요. 갑빠:가슴(王자) 근육의 신조어. 1) 가슴근육을 뜻하는 말. 2) 허우대를 말하기 함....

[후회없어]

저도 정확한 어원은 모르겠네요... 그냥 가슴근육으로 바꿀까요? ^^;;

[한류좋아~乃]

갑빠는 외래어가 아닌데요. 가슴근육을 말하는 일종의 은어죠.

[예얍붸붸 ㅋ]

갑빠 우리나라 은어 아니예요??저도 그렇게 아는데 ㅋ

[파라다이스키츄]

대흉근 아닌가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마음의성]

ㅎㅎ 너무 재미있게 봤습니다.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오렌지색]

재밌게 봤어요~ 담편도 빨리^^

[트윈스..]

음....재밌어요..샤워장이 남녀 구분이 없나 보네요...좋쿠나...

[후회없어]

구분은 되어있는데 남녀화장실 처럼 붙어있었어요...^^

[구르기]

글 잘 쓰신다 ㅎㅎ 재밌게 봤읍니다 시리즈 기대!

[행복한부자]

첫편도 재미있는걸요

[남달구기자]

캬캬 넘 잼있게 잘 읽었어요. 읽는 내가 ㄷㄷㄷ 키키

[헙스]

재밋네여 ㅎㅎㅎㄷ 재밌당 ㅋㅋ

[삼겹살 먹고파]

글 잘쓰시네......ㅎㅎㅎㅎ 잼나요..ㅋㅋ

[좀더높게]

ㅋㅋㅋㅋ 너무 웃겨요..ㅋㅋㅋ 그리고 귀여우셔요 ㅋㅋ

[후회없어]

네~ 물론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한 건물 안에 같이 사는 곳이 많은 가봐요~ ^^

[화니유니]

디워 후기 올리신 분이죠? 남학생 여학생 기숙사가 한곳... 민망한 일들 자주 보시겠는데요^^

[후회없어]

정말 우리 사고방식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ㅋㅋㅋ

[빅토리비키]

ㅋㅋㅋㅋㅋ재밌네요..ㅋㅋ

[박슬기입니다]

다음편보러 고고싱 합니다~~ 으흐 재미나요!!

[pinkflame]

[바람이지나는길]

첫날부터 잘 적응하시네요 ㅋㅋㅋ 무척 재밌어요~

[앙리따량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JMin]

정말 웃겨요 ㅋㅋㅋㅋ 잘보겠습니다 기대되네요 다음편

[세븐에미치다]

기대된다.ㅋㅋㅋㅋㅋㅋㅋㅋ

[이빨꽉무러]

마침내...오늘 날 잡아서 님글 쭉~~~~~~~~ 읽어보려 합니다. 화이팅 해주세요 ㅎ.ㅎ

[호-사마]

이빨 꽉 무세요~ ㅋ 화이팅~!!!

[미오라]

아,,,,더 읽고싶은데 이 아쉬움 일단 전 곱창점 묵으러가따가 다시 컴백해서 ...아,,,,,그런데 이거 너무 후딱 읽어버리면 담에 멀 본다냐 ㅋㅋ 그게 걱정이네 !

[춘향ol다리털]

재밌어요ㅋ 앞에서 글 읽고 처음부터 다 보려고 왔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