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박의 엉뚱한 이바구~~^
ㅡ충남 예산 여행기를 겸해ㅡ
역사, 하면 괜히 어렵고 고리타분하지요?
네, 저도 그렇습니다.
학창시절 강제로 외우기로 배운탓이다,
저는 그렇게 진단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고 이런저런 책을 보다보니,
소위 요즘 말하는 인문학관련 책을 읽다보니,
역사를 모르고는 인문학이 사상누각임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역사책을 들게 됐고,
읽다보니 역사는 외우는 학문이 아니라 이해하고 오늘을 사는 지혜로 삼는 타산지석의 학문이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그이후부터 역사가 재미지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의 사건과 그 이면의 사연,
그리고 그것을 해결하는 군상들의 욕망과 현명한 지혜,
이런것들을 보면서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해보는 나름의 안목이 생기는 것은 역사책이 주는 덤입니다.
역사나, 학문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면서 남늦게 제가 역사나 이런저런 책을 오십 중반이 되도록 보는 이유입니다.
한마디로 제가 좋아서 하는 짓입니다.
워낙이 운동치라 다른 운동도 그렇지만
특히 골프는 더 젬병이라 골프 카페에 엉뚱하게 되도않는 잡문을 끄적이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사는게 가끔 엉뚱한 길로 빠져야
지루하지 않듯,
골싱에 저 같은 엉뚱한 이도 있어야 좀더 재미지지 않을까요~^^ ㅎ
각설,
예산 추사 김정희 고택을 엊그제 다녀왔습니다.
그쪽 지역으로 업무 출장이 있어 다녀오는 길에 시간 여유가 있어 들렸지요.
추사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러나 추사가 누구지?
하고 물으면 추사를 제대로 얘기할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렇습니다.
추사는 누구나 다 알지만 막상 답할려면 참 막막한,
나와는 아주 다른 사람 같습니다.
범인이 이를수 없는 높은곳에 이른 비범한 인물이기 때문일겁니다.
추사에 매료돼 한때 추사관련 책을 섭렸했었습니다.
그리곤 그의 흔적을 찾아 다녔더랬습니다.
이곳 예산 고택도 몇년전 들려 한나절을 머물렀고
과천 추사 박물관도 일부러 찾아가 샅샅이 훑어보고,
제주 유적지도 찾아 갔었더랬습니다.
그리곤 영인본 (사진복사)일 망정
그의 난초 그림 "불이선란" 한폭을 거실에 걸어두고,
시시때때로 바라보면, 마치 거기서 묵향이 그윽하게 나는것 같은 환상을 느끼곤 했었지요.
심지어는 그림의 화제,
즉 그림을 그린 사연을 설명한 글씨,
"부작난화 이십년,
우연사출 성중천..."
하는 어려운 한문을 설명서를 곁들여 읽으며 줄줄외우기도 했었지요.
지금 이글도 사무실에 앉아 즉흥으로 쓰는 중입니다~^
빠지면 그때 보입니다.
내가 모르던 시절 안보이던 것이
그때서야 환희 보입니다.
그건 희열이지요.
골프도 그렇지요?
그러나 골프는 오래 머물지 않는 반면에 이것은 아주 오래 화인처럼 머물러 행복하게 합니다.
몇년 만에 찾은 추사고택은
고색창연이 여전했습니다.
오래된것은 나그네를 편안하게 해줍니다.
새것이 주는 날카로움이 없어 자연히 긴장이 덜합니다.
고색창연한 담장에 키가 높은 목련이 벌써 봉우리늘 맺고 있어 봄이 선듯 온듯해 참 눈부셨지요.
마치,
추사 선생이 어서 오시게, 하고 인사를 건네는듯 싶었지요.
아는만큼 보인다고
고택이 古宅이 아니고 故宅임이 눈에 띰도 보너스였습니다.
오래된 집인줄로만 알았는데 추사와 연고가 있는 연고 故,
故宅임을 이번에 알게 됐습니다.
이걸 가지고 해설사와 이런저런 얘길 나눔도 추사를 더 아는 기쁨이었습니다.
추사는 지금으로 치면 황금 수저를 물고 나온 로얄 패밀리 이지요.
그의 증조부가 영조임금의 사위이고,
아버지가 이조판서 출신이니 말입니다.
이 예산고택도 영조가 하사한 53칸 대저택이고 서울에는 "월성위궁"이라는 대저택이 또 있었지요.
중년 (55세) 이후 비록 인생이 꼬이긴 했지 만서두요.
그래두 그 꼬임으로 오늘날 우리가 아는 추사가 성립됐으니
꼭 불행만이 아니겠지요?
그러나 추사의 그이후 삶은 고통의 연속이긴 했습니다.
예산은,
봄이 막 시작되는 예산은 참 따스하고 정겨운 동네더군요.
제 고향 강원도 동해안과는 달리 산도 얕으막하고 집도 산기슭에 기대사는 산짐승 집처럼 아담하니 정겹고,
그 산을 그림처럼 마른 사과 나무가 자리하여
나그네를 편안하게 해주더군요.
참으로 오랫만에 추사와 많은 이야길 나누었습니다.
수시로 추사가 제게 말을 걸어오는듯한 환상.
주중이라 한적한 고택에서 추사와 두런두런 이야길 나누는 듯한 행복,
봄볕처럼 따스해서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목련과 수선화가 피면 다시 갈듯 싶습니다.
이봄,
꽃소식이 벌써 전해지네요.
매화 구경도 설레게 하고
동백도 봐야하고
또 어디 벚꽃도 봐야하고...
가진게 없어도 괜히 가슴이 달뜨는 봄입니다.
그러나 우리 골퍼에겐 무엇보다 파르라니 물오른 잔디꽃이 제일 예쁘겠지요?ㅡㅎ
봄,
바야흐로 봄이 시작됐습니다.
이봄 귀하의 골프가 안녕하고
우연히 떠난 여행길이 더 풍요롭기위해
서가 어디쯤 먼지 뒤집어 쓰고 박혀있는 역사책도 한번쯤 빼 보시면 어떨런지요.
그러면,
그곳의 자연이,
역사속 인물이 귀하에게 말을 걸어오는
또다른 기쁨을 느낄겁니다~^^
첫댓글 네번째 사진이 불이선란~^
근데 도장이 왜케 많아요?
@비풍초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ㅋㅋ
보통 좋은 질문엔 요로케 말하드만요, 유명한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낙관이라는 건데 이 그림속엔 추사의 낙관도 있지만 그림을 감상하고 소감을 쓴 사람들의 낙관도 같이 있어 여러개의 도장이 찍혔다고 합니다.
추사는 이미 당대에 워낙 유명인사라 그의 그림을 서로 소장하거나 보고싶어 했었다고 합니다.
난초 사이사이 글씨도 그림을 그리고 누구에게 준 사연등이 적혀있어 설명서를 읽으면 참 재미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저런 글은 고상할거라 추측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더군요~~ㅎㅎ
답이 됐나 몰것습니다, 이장님~~
@퍼팅박사 알면서 물어 봤어요...지가 미술학도 였지 말입니다..ㅋㅋㅋ
@비풍초 ㅋㅋ~~
뻔데기앞에서 주름잡다 지대로 한방 맞은 기분입니다~^^ㅋ
반칙입니다~^^
그래도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될거라는 기대~^
그림에서 소장 내력이란 것도 그림값을 크게 좌우하는 건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소더비나 크리스티에
출품되는 당대 최고의 화가들 그림들도 좋은 소장 내력이
붙으면 그림값에 소장 내력 프리미엄이 크게 덧붙여져 고가에 낙찰됩니다
@클리프행어 영인본도 해당되나요~^^ㅎ
영인본일망정 난향, 묵향, 거기에 추사의 서권기가 풍겨나와 저로서는 진품에 버금갑니다~^ㅋㅋ
하긴 저걸 진품으로 우예 소장하겠습니까 만은...
그냥 진본이거니 하곤 지금도 애착을 갖고 감상하곤 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
그래도 오래보면 이쁘겠지요?ㅡㅎ
왜 이런 글을 보면 제가 갑자기 유식해 진 것 같고
마음의 양식을 얻은 것 같고
더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같은 느낌이 들까요?^^
그렇게 느끼셨으면 원고료 주셔야 합니다.
막걸리 한병~^^ㅎ
제가 제 후배시인에게 좋은 글 받으면 모아뒀다 막걸리 삽니다.
원고료라는 핑계로~^^ㅎ
긴글 읽어주셔서 제가 사겠습니다^^
가까운 곳이라 여러번 갔다왔습니다.
저도 추사에 관한 여러 책을 읽었습니다.
저는 유홍준님이 쓰신 책이 읽기 좋았습니다.
일교차가 심합니다.
감기 조심하셔요.
친구인 아자스님과
사왕cc 건강하게 다녀오시고
즐거운 골프 여행이 되셔요. ~^^ _()_
유홍준의 완당평전이 아주 좋습니다
저도 그책 좋아합니다.
충청도가 참 정겨운 동네구나,
하고 매번 느낍니다.
좋은데 사시는군요^^
@퍼팅박사 퍼박님께 꼭 맥주 사드리라고 용돈까지 주던데요~~ㅎㅎ
맘만 크고 손은~작은지~~
한 병만 드세요~ㅋㅋ
@아자스 ㅎㅎ~^
전 싱하 맥주 한병이면 충분합니다^^
사주실때 진달래님께 꼭 자랑하고 사주세요~^^ㅎ
@퍼팅박사 네~~
애독자 해골프님이 부탁한거라고 강조할께요
진산님은 제가 노래 듣고 맘에 들면 노래값으로~~ㅎㅎ
며칠 안 남았네요
퍼박님 만나서 즐거운 이야기들을 생각에
설레입니다^ㅡ^
@아자스 완죤 부럽네 친구!
라운드도 좋겠지만 얘기 나누면
참 좋을것 같아. 힝...
더 많이 사 드리세요.
한국 나오면 내가 더 맛있는것
마니 마니 사 줄께요. ~^^ _()_
@해 골프 역사에 조예 깊으신 퍼박님께
재미난 이야기듣고 좀 유식해지고
진산님 노래에ㅡㅡ즐거운 콧노래도 흥얼거려보고~~
아주아주 재미나게 놀거야~~ㅋㅋ
@아자스
골프가 안녕하려면, 역사책도 읽어야 한다는 퍼박님의 말씀 백번 공감합니다^^
오늘 점심 때, 늦깨끼로 골프 시작하려는 친구에게 드라이버 주면서 한 마디 했심다
“ 기왕 시작하는 거라면, 잘 쳐야 돼, 골프는 인텔렉츄얼한 스포츠래서
볼 못치면 지갑은 지갑대로 털리고, 게다가 대*리 나쁘고, 인간성 드럽단 소리까지 들어” ㅋㅋㅋ
인간성이 을매나 더러웠으면 주변에 골프 지대루 가르쳐 주는 친구 하나 없냐? 란 소리 말입니다^^
하이고,
역사와 골프가 우예 비례하겠습니까~^^
골프가 안되니까 골프 방에서 되도안는 망발을 떠들어 되는것이지요~^ㅎ
볼 못치면 이래저래 손해인 이 불공평한 세상~^^ㅋㅋ
친구분도 앞날의 고난이 훤히보여
벌써 애잔합니다~^^ㅋ
부디 안녕하시길....쩝
@퍼팅박사 지난 번 기림 기리는 그 친구입니다^^
인지 와서 골프라니...우얄라 카는지 고생길이 훤합니다^^
@클리프행어 하이구!
이를 우짜신데요~^^
그 스트레스 땜시 좋은 기림 더 못보는거 아닐런지, 걱정됩니다~~^
안부 전해주십시요.
수원의 한 애화가 (?)가 부디 안녕하시길 기원드린다고....
그리고 기회가 되면 한번 같이 운동하기를 앙망한다고요~^^ㅎ
기회를 봐서 이분 여기 골싱에 소개해볼까요?ㅡㅎ
@퍼팅박사 늦깨끼로 입문하는 그 친구를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제가 가르쳐서
어엿한 골퍼로 맹그는 것은 도저히 안될끼고, 그래서 골싱에 가입시켜서
골싱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배워서 스스로 깨치도록 할 예정인데
그 친구가 골싱에 가입해서 자기 이야기를 보면 좀 민망하지 않을까요? ^^
@클리프행어 잘 알겠습니다 ~^^
우리만 두고보기 아까운 문장입니다. 멋지네요^^
막걸리 한병 글값으로 드립니다. 주고받은 막걸리는 나중에 결산 보기로 하고.
고딩때 역사선생님이 요즘 말로 짱 이었습니다. 멋진 싸나이였는데 그분 어록중 아직 기억나는 게 있어요.
"너희들의 미래가 궁금하거든 역사책을 보라"
퍼박님의 글에도 그런 느낌이 강합니다. 오랜만에 올리신 글이 제 낚시대엔 월척으로 느껴져요. ^^
ㅇㅋ~~
막걸리 한병 접수입니다~^^ㅎ
고딩 선상님의 말씀이 정답임을 요즘 새삼느낍니다.
유적지에 몇번 가면 역사속 인물이 간혹 말을 걸어오는듯한 기분.
현실 정치를 보면서 과거의 어느 부분과 닮았다는 기시감...
앞으로의 행로가 예측되는 예감
이게 역사책을 보면서 얻은 보너스 입니다
골프를 이리 연구해야 하는데~~ㅋ
한밤중에 알콜로 흐릿해진 촛점을 맞추며 끝까지 읽어 모자람을 채우려 합니다
이런 글 쓰시는 분과 주로 할 얘긴 주 뿐이라 주제 파악해야겠어요 ㅎ
굿밤입니다
퍼박하고 한방 쓰시렵니까^^
불금을 보내셨군요^^
한잔 하고 읽는 모든글은 아리까리, 오묘해서 과대포장되는법입니다.
저도 많이 해봐서 그 느낌 잘압니다~^ㅋ
술은 진달래님이 한술 하니까 두분이 주를 주제로 방담을 나는시면 소생은 옆에서 젓가락 장단 마추듯이 분위기 살려보겠습니다^^^ㅎ
@비풍초 왜 자꾸 저를 보내시려 합니까~^^
저에게 고독의 자유를 보장하라,
보장하라!!!ㅡㅋ
제대로 물 오른 아름다운 글이네요
가을엔 가을타령을 그리 하시더니
이젠 또 봄까지 제대로 젖으셨어요 ㅋ
눈가 촉촉해져 고택을 거닐며
옛 선인과 나누는 정담이 들리는 듯 ..
고운 글 감사합니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가 늘 감동이고 고통인모양입니다.~^ㅋ
올봄은 유난히 반갑습니다.
언싱님을 알게돠 까닭일겁니다~^^ㅎ
벚꽃 그늘 아래서 만나는 날을....ㅎ
글을 읽으며 느낀점~퍼박의 골프실력이 왜 그토록 형편없는가를 알게 됨.
두가지를 할 인물이 아닌것을 알기에.
글에 냄새를 주입하는 경지에 이르럿구만, 그나저나 타당 20밧이면 하루에 2천밧. 곱하기 8이면 16,000밧.
괜히 환전 신청했네.
신성한 골프에 도박이라뇨~^^
지금 진양밸리임돠.
중고딩 모임 개막전~^^
제주도에 후배랑 여행 하면서
승효상 씨가 건축한 세한도를 그대로 재현한
추사 박물관엘 다녀왔지요.
세한도 영인본도 집 거실에 걸어두고
추사와 초의선사와의 우정도 상상해본답니다.
퍼팅박사님 글 보면 '알쓸신잡' 보는 느낌이 든답니다.ㅎ
하이구!
알쓸신잡이라니요.
제가 감당키힘든 찬사입니다~^^
집에 세한도 를 걸어두셨군요.
그러할지니 저와 같은 느낌이시겠습니다.
저도 세한도를 걸까하다 거실벽이 좁을것 같아 불이선란으로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잘한것 같습니다. 세한도에는 추사의 신산함이 묻어있어 보고 있노라면 쓸쓸해질거 같기도 합니다...
귀한 사진도 고맙고요.다운받아 뒀다 다음에 써먹겠습니다.
늘 관심과 칭찬을 주시니 별볼일 없는 제 글이 때론 꽤 괜찮은가? 하는 착각을 합니다~~ㅎ
그저 병이런가, 하고 쓰고 싶으면 쓰는데, 그나마 골싱이 마음 편해 올리곤 합니다
추사선생님의 고택이 있는줄은 몰랐습니다.가까운곳에 살면서.....
역사책에서나 알던 추사체...
蘭 을 보고있노라면 邪心이 사라지지요....
옛 선비들이 난을 즐겨 그리시는 까닭이지 싶습니다.
타이틀님께서 예산 근처에 사시는 모양이군요.
충청도는 기호지방, 즉 한양에 가까워 숱한 인물과 유적이 있는것 같습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볼것이 넘칠듯 싶습니다.
추사고택,
바람쐬기에도 하루 여행길은 충분할듯 싶습니다
@퍼팅박사 가까운 대전에 삽니다
골프가 안되서 딴얘길 주절거려도 저랑은 차원이 달라서...ㅜㅜ
아닌게 아니라 요즘 세필에 좀 꽂혀서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었는데 ...ㅎ
골프안되는거는 같은 족속이군여~^
그래도 야메님은 어린 자식이라도 있으니 한재미 있을거고요,
저는 소 닭보듯하는 녀석들만 있으니 노는입에 염불한다고,
그냥 주절거리는겁니다~
늘그막에 (?) 조은 취미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