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 맏형의 6070 음악감상기』독후감

[까르미나]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하는 내 손가방이나, 여행을 떠나는 내 배낭속에 항상 들어있는 것이 책이다. 그렇게 책을 늘 읽고 있지만 좀처럼 후기를 쓰지 않는 편인데 지난 주 포크송 음악카페에서 만난 친구인 '김경'교수님이 몇 년 간 정리를 해서 펴낸 책, 『베이비붐 세대 맏형의 6070 음악감상기』는 글을 읽는 동안 내 표정을 감추지 못할 정도로 기분이 좋아 나를 이렇게 컴퓨터 앞으로 오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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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대학 74학번으로 나와 학번이 같다. 서울의 Y 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의 Temple대학에서 국제경영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지금은 대구의 계명대학에서 경영학 강의를 하고 있지만 음악과는 거리가 먼 전공이다. 그러나 우리 세대에 음악은 모든 젊은이들의 제 3의 언어였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카페인 '바람새친구'포크송 카페에서 만나 음악으로 소통한다. 김경작가의 아이디는 '포크락'이다. 그래서 이 책도 온통 6070시대의 포크락의 이야기를 기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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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컴에서는 늘 우리 시대의 노래를 할 때 7080 음악이라 하지만 실제로 저자와 동급생인 나도 19080년대 시대의 노래들은 익숙하지 못하다. 그 이유는 81년도에 졸업하고 직장에 들어가 일하느라고 노래에 대한 관심을 이전처럼 빠져 있기 힘들었으니 나도 6070세대이며 그 표현이 맞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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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롯트에서 막 포크송으로 넘어오는 60년대.
내가 초등학교 때만 해도 대학생이셨던 큰 형님은 클래식을 듣고 둘째 형님은 팝송을, 누님은 이미자, 조미미에 빠져 있던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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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5학년때, 대학생이던 큰 형님이 내게 LP 판으로 음악을 하나 들려주시면서 무슨 느낌이 나느냐고 물으셨다.
나는 무섭다고 했다.
형님의 답변은 내가 음악을 들을 줄 안다며 내게 들려 준 곡은 슈베르트의 가곡 '마왕'이고, 병든 아이를 아빠가 말에 태우고 가는데 아이는 자꾸 마왕이 보인다는 슬픈 내용이며 결국 아이는 죽는다는 줄거리라고 하셨다. 어쩐지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소리가 음산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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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형님은 일찍 돈을 벌고 있었기에 결코 아버님이 허락하지 않으셨을 전축을 사서 팝송 LP판을 사서 늘 들으셨다. 당시에 우리 집에는 톰존스와 엘비스 프레슬리 등 많지 않은 가수들의 LP 음반들이 있었다.
어쩌다 가끔 큰 형님의 클래식 음악이 들리기도 했지만 집에서 저절로 들리는 노래는 늘 팝송이었다. 그러다보니 뜻도 모르면서 자연히 반복적으로 들리는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따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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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 5학년시절에는 매달 한 번씩 '홈룸'시간이 있어 선생님이 아닌 반 대표가 앞에 나와 학급 내 자치활동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어느 날 반장에 앞에 나와 나를 지목하며 '저 학생은 외국어로 된 불량한 팝송을 부르고 다닌다며 학생이 부르는 노래가 아니니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해 어쩔 수 없이 앞에 나와 반성하는 말을 해야만 했다. 당시 내가 부르던 노래는 아마 톰 존스의 노래들일 것이다. 그냥 듣고 배운 노래들을 흥얼거리고 다녔는데 나는 당시에도 그게 왜 불량스러운 것인지 몰랐기에 다음부터 안그러겠다고 하면서도 입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노래들은 그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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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갈릴레오도 그랬을 것이다. 지구가 돌고 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세상을 어지럽게 했다며 종교재판에서 유죄를 받고 나오면서도 혼자 '그래도 지구는 돌고 있다'고 중얼거린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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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노래라는 것은 그렇게 다가왔다.
학교에서 배우는 동요에, 중학교 음악책에서 수록되어 있는 노래들, 그리고 교회에서 배운 찬송가외에 가족들의 영향으로 들리는 클래식과 팝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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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건 전적으로 내 의지가 아닌 음악이었으나 생전 처음으로 내 의지대로 음악이라는 것을 배운 것은 중3때 인천 YMCA가 주관하는 싱어롱모임에서 배운 포크송이었다. 친구 따라 같이 간 인천의 공보관. 그 곳에서 내 인생이 바뀌었다. 이후 평생 포크송은 나의 얼굴이라 할 정도로 내 표상이 되었고 내 심벌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그 한 곳에만 몰입했던 것도 잘못인지 남들이 잘아는 팝송을 심도있게 좋아할 여유가 내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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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당시의 젊은이들이면 대개 한 밤중에 라디오에서 팝송을 듣던 음악 방송은 그냥 듣기만 했었다. 영어를 워낙 못했으나 배우고 싶어서 친구들이 잘 아는 노래들은 들리는 대로 영어 가사를 한글로 받아 써 불러 보았다. 특히 존덴버 노래들을 많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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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작된 내 팝송은 거기 뿐이었다. 단지 대학시절 친구들이 팝송을 많이 부르니 나도 노래책을 사서 기타치며 불러보긴했지만 여전히 영어 노래는 내게 큰 장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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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팝송을 잘 아는 친구들이 가끔 내가 흥얼거리는 노래를 들으며 나보고 신기하다고 했다. 왜냐면 당시 싱어롱 모임에서는 영어가사를 한글로 만든 노래들을 악보로 만들어 모인 사람들에게 가르쳤으니 나는 그게 팝송인지도 모르고 배운 셈이다. 이렇게 배운 노래들이 외국인들과 같이 노래해도 어울릴만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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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김경 작가는 나와 접근방법이 달랐다. 팝송을 팝송으로 배웠고, 팝송을 직접 음반을 사서 들으며 배웠고, 팝송을 공연장을 찾아 다니며 배웠고, 팝송을 음악다방 같은 것에서 배운 것은 다른 사람들과 같다. 그러나 저자는 남들보다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새로운 노래는 늘 관심을 갖고 노래는 물론 가수들의 배경까지도 상세하게 조사해가며 배운 흔적이 책에 자세히 수록되어 있다.

책을 쓰고자 마음먹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지는 불과 2년이라 하지만 글 속에서 이미 수십년동안 그의 기억 속 깊은 곳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풀어 써야 할 지 다 준비가 되어 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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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젊은 날 지낸 곳이 서울이라는 지역적인 조건 때문에 그런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었고, 우리 나라에서도 내로라 하는 학생들이 모인 곳이라 자연스럽게 그런 팝송문화가 친구들의 화두에 있었을 것이다. 또한 대학 졸업 후 미국유학을 하면서 들리는 노래가 그 나라의 노래였으니 포크송이 내게 다가왔듯이 자연스럽게 팝송이 그의 생활의 일부가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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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으면서 그의 관심은 단지 미국의 팝송에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알수 있었다.
그는 팝송에 대한 관심을 문어발식으로 늘려나갔다. 미국의 포크와 칸츄리송으로 부터 시작하여 로큰롤 음악, R&B Soul 음악과 Standard Pop을 기본으로 하고 락음악에도 많은 호기심을 가졌고, 영어권의 나라 즉 영국, 캐나다, 호주 그리고 또한 유럽음악까지 포함하는 제 3세계의 음악 등 미국의 라디오와 TV에서 방영되는 모든 외국음악에 대한 관심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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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책을 쓰겠다고 마음먹고 글을 시작한 것은 몇 년 되지 않지만 기본적인 관심과 상식이 없으면 결코 이러한 방대한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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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음악에 대한 관심은 듣고 부르는 것 외에 그 음악이 어디로 어떻게 전해졌으며, 가수들의 인생과 삶 그리고 가족생활까지 매스컴을 통해서 확인한 모든 자료들을 이 책에 열거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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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는 만들어지고 본인 혹은 정해진 가수가 부르고, 그 노래들을 다른 가수가 부르고, 어떤 절차를 거쳐서 레코드가 취입되었으며, 어떤 영화에 어떤 노래가 삽입되었고, 그 노래가 외국에서는 어떻게 불리워지고 있는지 기록되어 있는 것을 읽으며 노래의 뿌리와 가지 그리고 열매까지 확인하는 저자의 노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연신 감탄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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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문득, 외국 팝송들 중 어떤 노래들이 가수 누구에 의해 어떤 제목을 가지고 우리 가사로 불리워 지고 있는데 테이블을 만들고 싶다는 유혹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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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언급되는 가수들과 노래들 제목을 보면 아마 우리 나이대 모든 이들의 젊은 시절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비단 노래 뿐이겠는가. 그 노래와 함께 어울리던 친구들 그리고 그 친구들과 같이 다녔던 곳들의 추억은 물론 야외전축 (야전)들고 나가 즐겁게 고고 춤을 추던 기억들이 새록 새록 다시 떠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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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책의 내용을 통해서 연신 '아~ 그랬었구나. 맞아 그랬었지.'하는 맞장구를 칠 것이 확실하며, 다시 한 번 방구석에서 먼지가 쌓이고 있는 그 옛날의 LP 음반들을 뒤져 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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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 책에서는 트로트 이후의 한국의 노래와 가수들 그리고 그 시대의 어떤 일들이 노래에 영향을 주었는지에에 대해서 여러가지 각도로 조명해 보며 70년대까지의 우리 음악에 대한 세심한 분석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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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끝은 그룹사운드와 대학가요제의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대학가요제는 70년대 중반에 시작하여 80년대 중반까지 이어지고 사라지고 만다. 그 이후는 가요제라는 것이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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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누구도 이렇게 긴 세월동안에 걸친 팝송과 록 그리고 포크송 노래들의 배경을 글로 쓴 사람들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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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저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나와 같이 길을 걷고 싶으니 지금 부인과 함께 다니는 여행 끝나고 귀국하면 어디든 가자고..
그와 함께 종일 자연 속의 길을 걸으며 어깨를 마주 하고 책의 370 페이지 이후에 있는, 글로 풀어쓰지 못한 노래들 이야기를 듣고 싶다.

[까르미나]

어쩌다 보니 내 글이 3개가 연속 올라갔네요.. 그러나 이 글을 꼭 올려야 할 것 같아서리...
올리니 양해바랍니다.

[핏가이]

까르미나님 글은 읽을 때마다 저도 모르게 집중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빠져서 읽는 거죠.^^ 고맙습니다.

[까르미나]

감사합니다. 글을 재미있게 써야 하는데 제 글은 늘 진지해요.^^

[러브]

중3때 친구들 몇명이 조회시간을 땡땡이치고 숨어있다가 교감 선생님한테 들킨 기억이 납니다. 그때 나는 비틀즈에 빠져있었는데 갑자기 그 교감 선생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니네들 그렇게 뺑뺑 거리고 다니면 비틀즈같이 미친 인간들이 되는거야 하고~ 그때 나는 내옆에 있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며 비틀라는 말에 슬며시 거울을 보며 웃음 지었던게 생각납니다. ㅎㅎㅎ

[까르미나]

ㅎㅎ 저와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계시네요. 우리 부모님도 내가 가수될까봐 걱정하셨고,
직장다니며 운전배우니 택시기사될까봐 걱정하셨어요.^^

[sally(서현)]

까르미나님은 어릴때도 온화한 성품이셨던거죠.
초등 5학년이면 너무너무 여린 심성이셨을텐데.
제겐 그런 상황이 어림 없었을거예요~!^^

[까르미나]

그냥 앵무새 수준이었을겁니다.
성품은 형제들에 비해 온화한것 맞는것 같아요.^^
늘 엄니께서 우리착한 아들이라고 하셨으니까요.

[지당(명영환)]

우찌 이렇게 우리의 기억을 새롭게 들춰내 주신가요!
까르미나 형님 글을 읽으면서 어릴적 아! 그랬었지! 하면서 감탄이 절로 나오내요!

[까르미나]

ㅎㅎ 잊은 기억인가요?
생각하면 누구든 쓸수 있습니다.

[그린우드]

님의 상세한 책의 내용을 알려주는 글을 읽고나서 아~~내가 꼭 읽어보고싶던 책이란걸 느끼게 됩니다
그런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된걸 엄청 고맙게 생각하며 이제 책의 행방을 찾아야겠군요 ㅎㅎ

[까르미나]

ㅎㅎ 인터넷으로 구매하시면 됩니다.
적어도 바람새 회원이라면 책에 폭 빠질것을 자신합니다.

[들꽃]

자신의 지난 경험들을 담아 정성스럽게 쓰신 『베이비붐 세대 맏형의 6070 음악감상기』독후감이 정겹고 재밌습니다.^^" 오래 바람새를 비우던 터라 까르미나님의 이 독후감을 늦게야 읽고 '우와~~ '하며 주문해서 읽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