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알간 달구배실 톱니처럼 세우고 헛간 횃대 위에 잘생긴 숫닭이
모닝콜 알리는 홰 치는 소리가 세벽 잠 깨우기도 전에
소죽솥에 불지피고 강철낫 번철낫 바지게위에 걸치고선 ,
사립문 반만 열고 철길너머 동맥깟 아래 보리밭에 가셨다.
동당 거리는 엄마 발자죽 소리에 눈초재기 실실 비비고 나오면
두댓 주전자에 김치사바리 언져서 얼릉 가라 재촉해도
게으른 하품하며 쉬도하고 뒤도 보고 어정대다가
거랑건너 대성둑따라 발길 옮기면 멀리 통학차 소리가 바쁘게한다.
억지로 꾸부정하게 철길위에 오르면 죽동역 위 왼고개 바람이 참 시원하다.
너른 보리밭에 엎드리신 아부지 모습 가물가물, 아~ 저거 언제 다 비노.
오르막길 씩씩대는 열차에다 손까락 욕도 하고 팔뚝 욕도 하고 ㅎㅎㅎㅎㅎㅎㅎ
두 서너 옥꿈 비다가 꾀가 나 뒤진다, 몸뚱아리 꽈베기처럼 비틀고 허리 뚜드리고.......
장산 너머 동대산에 여름 해가 쑥 나오면 아지매하고 엄마하고 일꾼이 늘고
한참 비다 돌아보면 저 만치 멀어진 밥 먹던 자리 오월 태양이 뜨겁다.
입실모화 열두시 기차 기적울리면 사람 보다 더높이 한짐씩 지고 이고
허기진 뱃가죽과 함께 보릿짐 내리면 범벅이 된 땀 사이로 보리 까끄레기가.....
저고리 훌렁벋고 벌개진 등더리 우물가에 엎드리면
성급하게 물길어 올리는 소리에 팥알같은 젖꼭따리 오삭해지고
울 양대콩 드문드문 햇보리밥 모락모락 히멀건 된장국 무우오가리
소쿠리에 가득한 상추삼에 삐걱대던 나무밥상이 금세 가벼워진다.
울타리에 살구나무 고무신 던지면 고무신만 부끄러이 채전밭에 떨어지고
아부지 바지랑대끝에 긴 활대 묶어 툭툭치면 보리 베까리에 떨어지는 노란 참살구
긴 세월 뒷 모습이 쓸쓸하신 아부지는, 버드나무 긴 그림자 멀리 뻐치면
아직은 따가운데 밭가운데 엎드려 이마에 땀 훔치며 무슨 생각 하시는 걸까
지게 밀빵 딱나무 껍질로 야무지게 하고, 탕갯줄, 지게 꼬리 찔긴놈으로 하고선
지게 짝대기 몇날 며칠 불에 꾸어 뒤틀리지 않도록 단디 하셨는데
울아부지 가시던 해 뒤안간 꿀뚝 옆에 까꿀로 처박혀 저절로 외롭더니
동맥갓 보리밭은 묵밭이되고 호때기 불고 까끄럽던 기억은 희미 하여라.
연지못뚝 보리밭엔 깜부기가 그렇게.... 동대산
첫댓글 정말 까끄러운 생각이 듭니다.그리고 아련한 향수도.........
그래서 그런지 건지럽군요.
깊은아련한 향수에 푹빠지는듯합니다. 그때그시절이 그립기만하네요?
그렇긴해도 보리베기 싫거등요. 덥고 까끄럽고 ....
그림좋고 글 좋다. 정말 명작입니다. 보리 까끄래기가 꺼꾸로 입에 들어가서 움직일때마다 들어가기만 하고 나오지는 않고...그 작은 까끄래기에도 비늘이나 톱날처럼 방향성 홈이 있어서.....조금만 우물거려도 목구멍으로 들어가게되어 혼이 났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그 보리 까끄래개가 등더리에 들어간것까지는 그래도 양반이라..아지매들 속옷으로 들어가서 얼마나 괴롭혔는지...잘 모르지요...
아지매 속옷 한번도 못봐서 당연이 모르지요
향토시인 선배님 땜에 향우회 카페가 시끌벅적하네요~ 건강하시죠 구미는 안덥능기요~~~~
내가 산 삼십년동안 한번도 자연 재해 없는 웃기는 동내 라니깐요 그리고 별로 안 더워요
그 옛날엔 보리까끄레기 지겨웠는데..... 지금은 아련한 향수와 그시절 소꼽친구가 그리워 집니다.
그때만 되면 그렇게 그렇게 아련이 떠오른답니다.
보리밭 고랑에 소풀배던 기억과 ,양지바른 받뚝밑에서 소꿉놀이 하던 추억은 아름다운데,눈도코도 없는 보리 까끄레기의 추억은 정말 떠올리기 싫은데,...그거는 꺼꾸로 기 올라가는데는 말릴 장사가 없다카이...이기 목구멍을 아나 똥꾸멍을 아나,감자밭에도 기디가고 고구마밭에 기디가 놓이 민망하고 창피하고 아 잡드라 카이,그담에는 어쩻는지 몰라,데기 궁금 했엇는데.....
ㅋㅋㅋㅋ 뒤앙간에 버지기 물받아놓고 그담은 자세하게 못봤거등요.
감자밭에 고구마밭에는 가들이 까끄래기들이 왜 들어 갔을꼬 그 향기가 좋았던 가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