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에게
대중가요의 힘은 실로 엄청납니다.
대중가요는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기도 하고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합니다.
또 마치 자신이
그 가사의 주인공이라도 되는 것 같은
공감을 주는 힘이 있습니다.
김민기의 '아침이슬'은 유신정권 치하에서
민주화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이어주었고
김정구의 '눈물 젖은 두만강'과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은
일제 강점기에 우리 민족의 애환을 노래해주었습니다.
요즘 노래들은 직설적이기도 하지만
가사보다는 가수, 리듬이 더 강한 곡이 많다보니
가슴에 와 닿는 곡을
좀처럼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문학적인 글과 가사는 분명 차이점이 있습니다.
문학적인 글이 혼자만의 작업이라면
대중가요의 가사는 노래를 위한 글이므로
글을 잘 쓰는 것과 가사를 잘 쓰는 것과는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작사는 단순한 좋은 글이 아니라
노래를 위한 글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써야하며
평소에 글쓰기 연습을 부단히 하고
느낌을 담은 나만의 작사 노트를 만들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진실하고 솔직한 인간의 감성으로 써야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오감을 잘 발달시켜야합니다.
때로는 동일한 주제를 다양하게 표현해보고
짧고 굵게 쓰며
자신의 글을 낯설게 읽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작가, 작사가 등의 글을
따라 써 보기도 하고
가이드 곡을 설정하여
머릿속으로 멜로디를 상상하며
가사를 써보는 것도 좋습니다.
작사를 할 때는
어려운 낱말을 피하고 구어체의 낱말을 선택해야하며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 쓰고
자신의 강점에 맞는 장르의 가사를 작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모든 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진실한 글이 가장 훌륭한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작사하고 최지혜씨가 작곡하고
조주선씨가 노래한
'나그네'라는 국악가요 가사에서
위에 제가 언급한 내용을 따올려 보시면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나그네
김승국 작사 / 최지혜 작곡
나는 나그네
석양 빛 걸머지고 걸어가네
저 먼 지평선(에)걸린
빈 하늘은 붉게 흐느끼고
마른 나뭇가지 위
집 떠난 작은 새
울음소리 마음 아프네
울음소리 마음 아프네
바람 불면 바람의 몸짓으로
비가 오면 비의 몸짓으로
살아가리
모든 것 버리고
모든 것 비우고
살아가리 살아가리
나그네 나그네
나는 나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