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 |
명 칭 |
날짜 (2003년 기준) |
이동축제일 여부 |
지내는 주 |
공 식 휴 일 |
새해 |
1월 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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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독일 |
노동절(오월제) |
5월 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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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독일 | |
독일 통일의 날 |
10월 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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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독일 | |
종 교 적
휴 일 |
동방박사의 날 |
1월 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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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바덴-뷔르템베르크, 작센-안할트 |
그리스도 수난의 날 |
4월 18일 |
● |
전 독일 | |
부활절 직전의 금요일 | ||||
부활절 |
4월 20, 21일 |
● |
전 독일 | |
그리스도 승천일 |
5월 29일 |
● |
전 독일 | |
부활절로부터 40일째 되는 날 | ||||
성령강림절 |
6월 8, 9일 |
● |
전 독일 | |
부활절로부터 50일째 되는 날 | ||||
그리스도 성체 축일 |
6월 19일 |
● |
바이에른, 바덴-뷔르템베르크,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라인란트-팔츠, 자르란트, 헤센, 작센*, 튀링엔* | |
마리아 승천일 |
8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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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르란트, 바이에른* | |
종교개혁일 |
10월 3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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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란덴부르크, 메클렌부르크-포어폼머른, 작센, 작센-안할트, 튀링엔 | |
성자의 날(만성절) |
11월 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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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바덴-뷔르템베르크,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라인란트-팔츠, 자르란트, 작센 | |
속죄의 날 |
11월 19일 |
● |
작센 | |
성탄절 |
12월 25, 2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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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독일 | |
* 카톨릭교도가 우세한 지방자치단체에서만 휴일 |
다음에서는 독일의 축제와 휴일을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1. 종교적 축제일 2. 민속 축제 3. 음악, 연극 및 영화 축제
1. 종교적 축제일
기독교를 바탕으로 하는 유럽의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독일에는 종교적 기원을 갖고 있는 축제일이 많다. 그리고 주에 따라서 축제일도 약간씩 다른데, 그것은 그 주의 종파가 카톨릭이냐 아니면 프로테스탄트냐에 달려있다. 그리고 이동 축제일이라는 것이 있어 해마다 날짜가 바뀌기 때문에 우리를 곤란하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성탄절(12월 25일), 동방박사의 날(성삼왕절·1월 6일), 마리아 승천일(8월 15일), 성인의 날(만성절·11월 1일)과 같이 날짜가 일정한 것을 고정 축제일이라 한다. 이에 대해 부활절을 중심으로 해마다 날짜가 바뀌는 것은 이동 축제일이라고 하는 것이다.
1) 이동 축제일
이동 축제일의 기준은 부활이며 부활절의 날짜를 잡는 것은 "춘분(3월 21)일 이후, 만월 뒤의 첫 일요일"로 정해져 있다. 만월이 일요일과 겹칠 때는 그 다음 일요일이 부활절이 된다.
이처럼 복잡한 방법으로 부활절의 날짜를 잡게 된 연유는 다음과 같다. 예수는 유대인의 대제일(大祭日)인 유월절의 전날(금요일)에 십자가에 못 박혀 3일 째인 일요일에 부활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것을 현행의 달력으로 고치면 위와 같은 계산법이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부활절의 날은 해마다 바뀌게 되며 빠르면 3월말, 보통은 4월에 있다(2002년의 경우 3월 31일, 2003년은 4월 20일). 그 밖의 이동 축제일은 모두 부활절에서 며칠째 하는 식으로 정해져 있으며 부활절에 따라 매년 날짜가 바뀌는 것이다.
■ 부활절
부활절(Ostern)은 예수의 부활을 축하하는 날로 예수 탄생을 기리는 크리스마스와 더불어 기독교에서 가장 중요한 대 축제일이다. 부활절은 이틀간으로 부활절 일요일(Ostersonntag)과 부활절 월요일(Ostermontag)이 그것이다. 2002년의 경우 부활절은 3월 31일과 4월 1일이었고, 2003년에는 4월 20일과 21일이었다.
초대 교회에서는 유대교의 유월절에 부활 축하를 겸했었다. 그러나 부활절 날짜에 대한 논쟁이 일자 325년 니케아 공의회는 춘분 이후 만월 뒤의 첫 일요일을 부활절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게르만족이 기독교로 개종하면서 이전부터 춘분을 전후해서 행해지던 봄의 축제와 결합하여 오늘날과 같은 모습이 되었다. 봄의 축제는 본래 고대 게르만 신화에 나오는 봄의 여신 '아우스트로'(Austrô)를 기리는 행사였다. 부활절을 뜻하는 독일어 '오스턴'이 바로 이 여신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따라서 부활절은 기독교적 의미에 이교도적 풍습을 더하게 되었다. 즉 예수의 부활을 축하하는 날일뿐만 아니라 혹독한 겨울이 지나가고 생명이 약동하는 봄을 맞이하는 것을 의미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부활절은 시기적으로 고난의 사순절이 끝남과 동시에 시작되는 매우 즐거운 축제이다.
독일에서 부활절은 대체로 어린이의 축제라 할 수 있으며, 그 행사는 사회적인 색채보다는 가정적인 색채가 짙다. 많은 지역에서 시내 퍼레이드가 행해지고 부활절 일요일 저녁에 아이들을 모닥불 파티에 데려간다. 이튿날 아침에 어린이들은 초콜릿 토끼를 받고 밤사이에 '부활절 토끼'가 숨겨놓은 부활절 달걀을 찾기 위해 정원이나 숲을 뒤진다. 부활과 다산(多産)을 상징하는 달걀은 신에게 바치는 선물이자 제물이며, 생명의 원천으로 그 의미가 크다. 날씨가 좋으면 숲으로 가족 나들이를 가기도 한다.
(장식이 많이 달린부활절 나무)
또 여러 지방에 고대의 풍습이 남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예컨대 함부르크에서는 오는 봄을 반기기 위해 모닥불을 피우고, 베스트팔렌과 슈바르츠발트 삼림지대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불타는 바퀴를 산 언덕길 아래로 굴러 떨어뜨리는데 그 바퀴가 불탄 채 언덕 밑바닥까지 가면 풍년이 든다는 믿음과 관련이 있다.
■ 그리스도 수난의 날
부활절 전의 금요일은 독일어로 '카르프라이탁'(Karfreitag)이라 하는 '그리스도 수난의 날'이다. 이 날은 예수가 예루살렘에서 십자가에 못 박힌 날로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기억하는 뜻을 갖고 있다. 이날은 애도와 단식의 날인데 신교도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이날로부터 부활절 월요일까지 4일 동안에는 독일을 포함한 기독교 국가들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관공서는 물론이고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이 문을 닫는다. 상점은 부활절을 가운데 끼고 4일간의 건너뛰기 연휴가 된다.
카톨릭 신자들에게 크리스마스에서 부활절까지의 기간은 크게 둘로 나뉘는데, 그 하나는 사육제까지의 기간과 사순절이다.
사순절(四旬節)은 주일인 일요일을 제외하고, 부활절에서 거슬러 올라가는 40일간을 일컫는데, 다른 말로는 단식재(斷食齋) 또는 대재(大齋)라고도 한다. 사순절을 뜻하는 독일어 '파스턴'(Fasten)은 '단식'이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
사순절은 예수가 사람들에게 설교 생활을 시작하기 바로 직전에 먼저 요단 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고 이어 황야에서 40일간 단식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따라서 기독교인은 모름지기 이 대재의 40일간에는 죄와 욕정을 극복하고 정진하여 부활절을 맞이해야 하는 것이다.
사순절의 첫날은 부활절에서 거슬러 올라가 7주 째의 수요일로 '성회일'(聖灰日) 또는 '재의 수요일'(Aschermittwoch)로 불린다. 이날은 재를 덮어쓰고 참회하며, 정진 결재(精進潔齋)로 들어가는 날로 되어 있다.
정진 결재를 하느냐 않느냐 하는 것은 제쳐놓고라도 이 기간 중에는 결혼식 같은 경축행사는 하지 않는 습관이 기독교 국가에 뿌리 깊게 남아 있다. 신심이 깊은 가정에서는 관례를 지켜 단식 기간 중은 육식을 최소한으로 줄인다. 다만 생선은 얼마든지 먹어도 괜찮다.
■ 카니발
사순절에 들어가기 직전에 각지에서 카니발(Karneval)이 벌어진다. 다시 말하면 카니발은 고난의 사순절이 시작되기 바로 전에 며칠 동안 마음껏 즐기고 노는 행사이다. 부활절에서 역산하면 대체로 2월경에 그 절정이 된다.
카니발은 어원상 라틴어 carne vale에서 유래했는데 그 의미는 '고기를 멀리하다', '육식을 그치다'라고 한다. 따라서 보통 사육제(謝肉祭)라고 번역한다. 그러나 카니발은 주로 중부 라인 지역에서 사용되는 명칭이고, 남서부 독일에서는 '파스트나흐트'(Fastnacht)로 또는 '파스넷'(Fasnet)으로, 바이에른 지방에서는 '파싱'(Fasching)이라 불린다.
카니발은 원래는 로마의 농업신 사투르누스의 축제였는데 나중에 기독교에서 받아들인 것이다. 원래 기독교에는 요란한 축제가 하나도 없었으므로, 이런 이교에 기원을 둔 명랑한 축제를 많이 받아들여서 민중 사이에 기독교의 인기를 높이는 수단으로 삼았던 것이다.
카니발은 지방에 따라 구체적 행사, 행사의 성격 및 그 의미가 다르다. 카니발은 원래 카톨릭 지역의 풍습에 속한다. 따라서 이 축제는 개신교가 우세한 독일 북부와 동부에서는 정착하지 못했다. 그러나 카톨릭과 관련이 있다고 해서 독일의 개신교도들이 카니발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라인란트 지방에서는 "카니발 때 바보가 되지 않는 자는 1년 내내 바보가 된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오늘날에는 모두가 이 광란의 축제에 참여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카니발은 11월 11일 오전 11시 11분부터 준비와 계획이 시작된다. 이는 아마도 술집과 술을 끊는 사람의 수호성인인 성 마틴의 날인 11월 11일을 축하한 이교도의 전통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그 진위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부어라 마셔라하고 떠드는 광란의 절정은 역시 사순절 바로 앞 주일에 벌어지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멋진 절정은 거대한 시가행진이다. 쾰른을 비롯한 라인 강변과 남서부 독일에서는 '광란의 월요일'이란 의미를 가진 로젠몬탁(Rosenmontag)1) 행사가, 뮌헨에서는 '사순절 전 화요일'이란 의미의 파싱스딘스탁(Faschingsdienstag)행사가 그것이다.
(쾰른의 카니발)
카니발은 쾰른·뒤셀도르프·아헨·본·마인츠·뮌헨·뮌스터에서 가장 푸짐하게 벌어지며, 가면 무도회·개인파티·야외극·행진 그리고 제일 묘한 옷차림에 가장 바보 같은 연설을 하는 사람에게 상을 주는 '바보들의 의회' 등의 행사가 열린다. 대부분의 축제들은 가면 축제이고, 따라서 시가행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가면이다. 바덴과 뷔르템부르크 지방에서는 일반적으로 빗자루를 가진 마녀가 시가행진에 등장한다. 부활절까지 이어질 겨울을 미리 그들이 쓸어 가 버린다는 의미에서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혹독한 겨울을 쫓고 봄의 새 생명을 눈뜨게 한다는 것이다.
카니발에서는 오늘날 일상적인 고난과 케케묵은 인습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 삶을 즐기고, 허위와 과장을 통해 다른 사람, 예컨대 정치가나 정부를 조롱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며 이에 대해선 어떤 책임도 질 필요가 없다.
그러나 화요일이 됨과 동시에 즐거운 시간은 끝나고, 재의 수요일로 시작하여 부활절까지는 침울한 사순절이 시작된다.
각주1) 로젠몬탁은 우리 나라에서는 흔히 "장미의 월요일"로 잘못 번역되곤 한다. 그러나 Rosenmontag은 꽃 이름 Rose '장미'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원래는 '광란의 월요일'을 뜻하는 rasen(d)-montag이었다. 쾰른어 rose는 '미쳐 날뛰다'의 의미이다.
(카니발에서의 시가행진)
예수는 죽은 지 사흘만에 부활하여 지상에 머물면서 막달라 마리아와 제자들 앞에 자주 모습을 나타내었다. 그후 부활한 지 40일째 되는 날 하늘에 오르니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축일이 바로 그리스도 승천일(Christi Himmelfahrt)이다. 따라서 그리스도 승천일은 부활절에서 40일 후의 목요일이 된다.
그리고 예수가 승천했다고 전해지는 장소는 예루살렘의 올리브 산에 있는데, 그곳의 바위에는 굉장히 강하게 땅을 차고 점프한 듯한 푹 꺼진 발자국이 남아 있다. 그리스도 승천의 정경은 매우 많은 종교 미술에 테마를 제공해 왔다
부활절로부터 50일 후의 일요일은 '핑스턴'(Pfingsten), 즉 성령강림절 또는 오순절(五旬節)이라고 부르는 축제일이다. 성령강림절은 부활절과 마찬가지로 이틀인데, 첫째 날은 '핑스트존탁'(Pfingstsonntag)이라 하는 성령강림절의 일요일이고, 둘째 날은 '핑스트몬탁'(Pfingstmontag)이라 하는 성령강림절의 월요일이다.
오순절은 원래 유대인의 축제일로 햇곡식을 하나님께 바치고 풍작을 감사하는 날이었다. 이는 "너희가 곡식단을 흔들어 바친 그 안식일 다음날로부터 만 일곱 주간을 보내고 맞게 되는 그 일곱째 안식일 다음날까지 세면 오십 일이 될 것이다. 그때 너희는 새로운 곡식 예물을 여호와께 바쳐야 한다."라는 성경 말씀(구약성서 레위 기 제23장)에 따른 것이다.
예수의 제자들은 유대인이었으므로 당연히 유대인의 제사로서 오순절을 축하해왔다. 그런데 한번은 오순절을 맞이하여 신도들이 한곳에 모여 있었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세찬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들려 오더니, 그들이 앉아 있던 온 집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는 혀 같은 것들이 나타나 불길처럼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내렸다. 그러자 그들의 마음은 성령으로 가득 차서 성령이 시키는 대로 여러 가지 방언으로 말하기 시작하였다. 예수의 제자들은 갈리리 출신의 촌사람들뿐이었는데도 별안간 페르시아·메소포타미아·카파도키아·프리기아·이집트·리비아·로마·크레타·아라비아 등의 말로 지껄이기 시작했으므로, 그 지역에서 예루살렘에 와 있던 사람들이 모두 깜짝 놀라 멍하니 예수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고 신약성서의 사도행전 제2장은 전하고 있다.
이 기적이 일어난 후로 오순절은 유대교와는 전혀 다른 뜻에서 기독교의 대 축제일이 된 것이다. 그것은 기독교가 민족의 벽을 넘고 여러 가지 언어의 장벽을 극복하여 널리 전파된 것을 상징하는 것이다.
같은 축제일을 오순절이라고 하기도 하고 성령강림절이라 부르기도 하는 것은 그 때문이며, 전자는 유대교에서 물려받은 명칭, 후자는 기독교의 새로운 의의에 비추어서 생긴 명칭이다.
부활절과 마찬가지로 성령강림절도 가족단위의 축제이다. 성령강림절에 날씨가 화창하면 사람들은 즐겨 소풍을 가기도 하고, 가능하다면 따스한 햇살을 등지고 알프스 넘어 남부로 조금 멀리 여행도 가기도 한다.
이날은 또한 '아버지의 날'로 축하하는 풍습이 있다. 이날 남자들은 혼자 떠나 하루를 즐긴다. 당연히 술도 많이 마신다. 평소 바가지를 잘 긁는 부인이라도 이날만큼은 남편이 술에 만취되어 아무리 늦게 들어와도 화를 내서는 안 된다.
■ 그리스도 성체 축일
성령강림절의 다음 일요일은 '삼위일체의 일요일'이라고 부르는 이동 축제일이고, 그 후에 오는 목요일은 그리스도 성체(聖體) 축일(Fronleichnamsfest)이다. 라틴어로는 '코르푸스 크리스티'(Corpus Christi)라고 하는데, 라틴어로 코르푸스는 신체, 크리스티는 크리스투스의 소유격이다.
그리스도 성체 축일은 중요한 카톨릭의 축제로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이루어진 성체 성사의 제정과 신비를 기념하는 날이다. 따라서 이날은 카톨릭 지역에서만 휴일이고, 개신교 지역에서는 휴일이 아니다. 제단이 새로이 축성되는 것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큰 행렬을 이룬다. 도시나 마을 전체가 구경꾼들로 가득 차고, 집집마다 창문과 대문은 푸른 자작나무 가지들로 장식되고, 도로에는 아름다운 꽃 장식의 양탄자가 깔린다.
■속죄의 날
강림절 첫째 주일 바로 직전의 수요일은 속죄의 날(Buß- und Bettag) 이다. 이날은 참회와 기도로 하루를 지내며 전쟁에서 죽은 고인을 기리는데, 작센 주에서만 휴일로 지정되어 있다. 거의 모든 이동 축제일이 부활절을 기준으로 날짜가 정해지는 데 반해, 속죄의 날은 강림절을 기준으로 한다.
2) 고정 축제일
11월 1일은 카톨릭교에서 모든 성인들, 특히 교회력에서 축일이 지정되어있지 않은 성인들을 기리는 축일로 성인의 날 또는 만성절(Allerheiligen)이라 불린다. 독일에서는 이날 죽은 모든 선령들도 위로하고 가족의 무덤을 새로이 단장한다.
강림절(降臨節·Advent)은 크리스마스 이전 4주간을 이르는데, 그리스도의 탄생을 경축하며 그날을 기다리는 기간이다. 이때부터 이미 성탄절의 분위기가 시작된다고 할 수 있는데, 상점마다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지고 거리마다 다양한 네온사인이 설치되며 가정·직장·학교 할 것 없이 어느 곳에서나 준비할 선물이야기로 흥겨워진다. 강림절의 첫 주일에는 온 가족이 모여 강림절 화환을 식탁 위에 놓고 4개의 초로 장식을 한다. 매주 초를 하나씩 켜며 다가오는 성탄절을 준비한다. 강림절의 시작이 곧 교회력의 시작이다. 12월 6일은 성 니콜라우스의 날인데 공휴일은 아니다. 우리에게는 잘못 전해져 산타클로스로 더 익숙한 니콜라우스는 3세기말 경 소아시아에서 어린이를 보호하던 성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은 이곳 어린이들이 일년 내내 기다리는 날이기도 한데 니콜라우스가 이날 밤 선물을 갖고 찾아온다고 전해지기 때문이다. 니콜라우스는 지금도 8마리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타고 붉은 옷, 모자, 장화 그리고 하얀 수염을 하고 북극에서 찾아와 큰 자루를 짊어지고 몰래 굴뚝으로 들어와 착하고 용감한 아이들의 신발에 선물을 놓아주고 욕심꾸러기 아이들에게는 따끔한 매를 주고 간다고 아이들은 믿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전날 밤 창문 가에 가능하면 많은 장화를 놓아두고 문을 잠그지 않은 채 잠자리에 들곤 한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우리에게는 산타클로스가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에 찾아온다고 알려진 것 말고는 대동소이하다. 그리고 사실은 니콜라우스나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부모들이 사준다는 사실을 아이들은 이미 알고 있다는 것도 서로 같다.
크리스마스는 대부분의 가정이 집에서 가족끼리 조용히 즐기는 가족 축제라 할 수 있다. 독일인들은 크리스마스 전에는 활기차고 분주하게 보내지만 정작 크리스마스 전날이나 당일에는 거리가 너무나 조용하다.
25일과 26일은 명실공히 공휴일이고 24일도 휴무이거나 오전 근무만 하는 곳이 많다. 대부분의 독일 사람들은 24일 저녁에 집에서 가족 축제를 열고, 25일에는 크리스마스 요리로 칠면조 요리나 잉어 요리를 즐겨 먹으며 오후에는 친척을 방문한다든지 하면서 보낸다. 크리스마스에서 새해까지의 기간은 공휴일은 아니고 대부분 오전만 근무한다. 크리스마스의 축제 분위기는 그해의 마지막 날인 31일 밤까지 이어진다.
이 섣달 그믐날 밤의 축제를 흔히 질베스터(Silvester)라 한다. 이날 밤에는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떠들썩하게 보낸다. 많은 호텔과 레스토랑에서는 철야 파티가 열리며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며 분위기는 매우 즐겁고 흥청거린다.
축제가 절정에 이르는 것은 자정으로 온 방안의 불이 다 꺼져서 캄캄해졌다가 갑자기 불이 확 켜지면서 새해가 시작된다.
새해가 시작되면 집집마다 준비된 폭죽을 쏘아 올리고 샴페인을 터뜨리며 서로에게 건강과 행운을 빌어 준다. 그 후에는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추는 흥겨운 잔치가 보통 3시나 4시까지 계속된다.
(크리스마스 시장 - 독일 전역에서 크리스마스 전 몇 주일 동안 대형 크리스마스
시장이 열린다, 사진은 쾰른 대성당 앞의 장면)
크리스마스 기간은 동방박사의 날인 1월 6일까지 계속된다. 이날은 동방 박사 세 사람이 별에 이끌려 구세주의 탄생을 알고 베들레헴까지 찾아가 마구간에서 아기 예수를 경배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독일어권에서는 이날을 성 삼왕절(Heilige Drei Könige)이라고도 부른다. '3인의 박사'가 '3인의 임금님'으로 승격한 것이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이날 저녁에 거룩한 세 성령으로 분장하여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과자나 사탕을 달라는 전통적인 행사가 벌여졌다. 그러나 이 전통도 거의 사라지고 오늘날에는 바이에른을 비롯한 몇몇 지방에만 남아 있다.
카톨릭이 우세한 바이에른,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와, 예외적으로 신교가 우세한 작센-안할트 주가 이날을 휴일로 지정하고 있다.
2. 민속축제
기독교와 관련된 종교 축제 이외에도 독일에는 각 지역의 전통과 관련된 많은 축제들이 있다. 그리고 수확 철에 열리는 여러 가지 축제들이 있다. 예컨대 뮌헨이나 에어랑엔 등지에서 열리는 맥주 축제와 포도수확 뒤에 포도산지에서 열리는 와인 축제가 그것이다. 여기에서는 이들 중 몇 가지만을 소개하고자 한다.
(민속축제와 민속춤 - 슈바르츠 발트 지역)
■ 오월제(노동절)
기독교 개종 이전의 게르만인의 관습에 따라 현재에도 전해지는 봄의 축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영어로는 '메이 데이'(May Day), 독일어로는 '마이파이어탁'(Maifeiertag)이라 하는 오월제이다.
그러나 이날은 노동절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데, 그것은 1889년 국제 사회주의 회의에서 매년 휴업과 시위운동을 통해 노동자들의 단결과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이날을 노동절로 제정하였기 때문이다. 5월 1일을 기념일로 정한 것은 1886년 5월 1일에 발생한 미국 시카고 총파업을 기념하기 위함이었다. 그후 노동절과 봄의 축제가 합쳐져 현재와 같은 모습이 되었다.
봄의 축제가 3월이 아닌 5월에 열리는 이유는 알프스 북쪽의 지방에서는 4월말까지는 아직도 비오는 날이 많고 기온도 낮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무가 초록으로 물들고 꽃이 향긋하게 피는 것은 5월 접어들면서부터이다. 이때가 되야 목초는 힘차게 자라기 시작하고 날씨도 안정되므로 밭을 갈아엎고 안심하고 소와 말을 방목할 수 있다. 때문에 긴 겨울에서 간신히 해방되어 본격적으로 빛나는 여름을 맞이할 수 있는 기쁨의 날이 바로 5월 1일이었다. 우리보다 봄이 늦은 까닭이라 하겠다.
오월제가 가까이 오면 사람들은 숲에 가서 보기 좋게 쭉 뻗어 올라간 나무를 골라 위쪽 가장자리에 붙어있는 초록의 가지만 남겨 놓고 나머지 가지를 친 다음 여러 가지 장식을 하여 마을의 광장에 세운다. 이 나무를 독일어로는 마이바움(Maibaum)이라 하고 영어로는 메이폴(Maypole)이라 하는데, 굳이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오월주'(五月柱)이다. 나무는 예로부터 생명력의 상징이었다.
◀ 광장에 세워진 오월주 (사진을 클릭하면 더 많은 자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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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월주를 돌며 춤을 추고 경기를 한 것이 오월제의 시초이다. 지금도 남부 독일에서는 도시나 마을에 아름답게 장식한 높이 9∼12m 가량의 오월주를 세우는 '오월주 세우기'(Maibaumfest) 행사가 행해진다. 이 오월주를 중심으로 전통적인 축제가 벌어진다.
노동절이기도 한 이날은 여러 지역에서 대개 노동조합 주최로 정치집회, 경진대회, 잔치, 무도회 등이 열린다.
■ 맥주 축제: 뮌헨의 옥토버페스트
독일의 맥주 축제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매년 뮌헨에서 열리는 시월축제, 즉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이다. 기간은 16일간으로 매년 10월의 첫째 일요일을 최종일로 한다. 따라서 축제의 시작일은 9월 말경의 토요일로 매년 조금씩 다르다. 예컨대 2003년의 경우 축제 기간은 9월 20일에서 10월 5일까지다. 사실 시월축제라 해도 축제 기간의 대부분은 9월에 속하는 것이다. 이 축제는 1810년 10월 12일 바이에른 공국의 황태자 루트비히 1세와 작센의 공주 테레지아의 결혼을 축하한 경마 모임2)에서 비롯되었다. 현재에는 이 축제에 참가하는 인원은 600∼700백만 명(최고 기록: 1985년의 710만 명)에 이른다.3) 그 가운데 인근 유럽 국가를 비롯하여 전세계에서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도 10%에 해당하는 60∼70여만 명이나 된다.
이처럼 수백만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이기 때문에 이 기간 중에 소비되는 맥주와 음식의 양도 가히 천문학적이다. 이 기간 중 소비되는 맥주는 생맥주 500㏄잔으로 1,420만 잔에 해당하는 약 530만 리터(1985년 최고 기록)에 달하며, 그에 따르는 음식 또한 생선 40톤, 닭 65만 마리, 소시지는 110만 톤에 이르는 등 엄청난 규모이다.
축제는 축포 신호와 함께 뮌헨 시장이 개회를 선언함으로써 시작된다. 시장은 대회장의 중심인 옛 궁정양조장 호프브로이하우스의 맥주통에서 그 해의 새로운 맥주를 꺼내 높이 쳐드는 것으로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다.
(뮌헨의 대형 맥주홀 '호프브로이하우스' - 한번에 5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다, 위, 아래 사진모두)
이어서 거리에서는 시장이 탄 마차를 선두로 하여 검정과 흰색의 승복을 입고 말을 탄 여성들과 맥주통을 가득 싣고 화려하게 꾸민 마차와 민속의상을 입은 각 지역 그룹들이 차례로 뒤따르는 대형 퍼레이드가 벌어진다. 이 퍼레이드의 관전을 위해 뮌헨 시는 주요거리에 간이 스탠드를 설치, 구경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한편 축제의 중심지는 이전에 루트비히 1세의 결혼식이 거행되었던 뮌헨 성문 앞 잔디밭인데, 그후 왕비의 이름을 따 테레지엔 비제(Theresien Wiese)라 부르고 있다. 뮌헨 사람들은 이 잔디 광장을 간단히 비즌(wies'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기에는 축제 기간 동안 맥주 회사들이 설치한 대형 텐트들이 즐비하며, 그 안에는 남녀노소나 인종의 구분 없이 수백, 수천의 사람들이 항상 만원을 이룬다.
축제 기간 동안에는 연일 생맥주 파티가 열리며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춤과 노래를 즐긴다. 악단이 연주하는 민속음악에 맞춰 어깨동무하여 노래도 부르고 흥이 나면 일어나서 함께 춤을 추기도 하며 어떤 때는 죽 늘어서서 기차놀이를 하는 등 한마음이 되어 마음껏 맥주를 즐긴다. 그러다 악단의 리더가 '프로스트!'(prost) 또는 '쭘 볼!'(zum Wohl)하고 건배를 선창하면 모두 일어나 잔을 높이 들고 건배를 한다.
(옥토버페스트에서 맥주를 나르는 모습 - 양손에 1000㏄잔 10개를 거뜬히 들고 있다. 그 비결은 팔 힘도 세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슴의 힘이 좋아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텐트 주변에는 어린이를 위하여 회전목마·자동차·기차 등의 놀이기구가 설치되며, 각종 이벤트를 위한 가설무대가 세워진다. 이로써 옥토버페스트는 명실공히 어른과 어린이, 관광객이 모두가 어우러지는 흥겨운 축제가 되는 것이다.
뮌헨 시는 이 축제를 위해 연간 4,400만 마르크를 투입하여 10억 마르크 가량의 관광 수입을 올린다 한다. 즉 이 축제는 투자비용의 20배 이상을 거둬들여 뮌헨시의 재정에 크게 일조를 하고 있다. 또한 축제에 참가하는 외국 관광객들로 인해 기간 중에는 뮌헨 시 인근 200㎞ 안에 있는 전 숙박업소가 동날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각주 2) 1938년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경마 경주는 열리지 않는다.
각주 3) 참가 인원의 구성 비율을 보면 뮌헨 시민 41%, 바이에른 주민 39%로 가장 많고, 다른 주의 독일국민 10%, 이탈리아인 3%, 미국인 3%, 기타 외국인 4%이다.
■ 발푸르기스 축제
발푸르기스 축제(Walpurgisfeier)는 마녀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해 준다는 8세기의 성인 발푸르기스4)의 날인 5월 1일의 전야(4월 30일에서 5월 1일에 이르는 밤)에 열리는데, 그에 따라 '발푸르기스의 밤'으로도 불린다. 전설에 따르면 이날 밤 악마는 마녀와 마법사들을 구 동독과 서독 사이에 솟아 있는, 하르츠 산지의 최고봉인 높이 1,142m의 브로켄 산꼭대기에 불러모아 겨울이 끝난 것을 축하하는 악마의 향연을 벌인다고 한다. 이 전설은 괴테의 『파우스트』에서도 묘사되어 있다.
(사진을 클릭하면 더 많은 사진을 볼 수 있다)
20세기초에 새로 설립된 발푸르기스 협회가 잔치, 춤, 불꽃놀이를 포함한 축제를 해마다 이곳에서 개최해 왔다. 인근의 도시 고슬라 등에서도 여성이 마녀로 분장하는 축제가 열린다. 광장에는 장소가 비좁을 정도로 가판대나 회전목마 등이 늘어서며 낮부터 마시고 춤추는 등 떠들썩하다. 밤이 되면 점점 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자정이 되면 마녀로 분장한 출연자들이 나타난다.
각주 4) 발푸르기스(779년에 사망)는 독일 각 지방에 수도원을 세운 영국 출신의 수녀이다.
■ 하지제
6월 21일은 일년 중 낮이 가장 긴 날인 하지(夏至)로, 이날 저녁에는 산 정상에 불을 피우는 하지제(Sonnwendfeuer)가 열린다. 노래를 부르고, 주로 풍자적인 격언을 말하고, 마지막으로 젊은이들이 불 위를 뛰어 넘는다.
나치 정부는 한때 이러한 풍습을 교묘히 이용하였으며, 그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하지제이다. 이러한 정치적 오용 때문에 오늘날 하지제는 거의 열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슈바르츠발트 삼림지대에서는 봄에 겨울을 쫓기 위해 모닥불을 피운다. 큰 모닥불을 놓는 것은 혹독한 겨울 추위와 어둠을 쫓고 여름의 따뜻함과 밝음을 부르고 싶은 소원의 표현이다.
■ 용 퇴치 축제
바이에른 주의 오버펠쩌 발트 산림지대에 있는 작은 도시 푸르트에서는 매년 8월 둘째 주 토요일에 '용 퇴치'(Drachenstich) 축제를 개최한다. 용 퇴치 축제는 바이에른 지방에서 가장 오래된 민속 축제 가운데 하나로, 이를 보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이 이곳으로 몰려든다. 여느 다른 축제와 마찬가지로 이 축제에서도 맥주 마시기 대회, 브라스밴드의 행진 등 다채로운 행사가 벌어지며, 이 고장 사람들이 고유의 의상을 입고 나와 횃불 아래서 춤을 춘다. 그리고 용감한 기사가 무시무시하게 생긴 용과 싸워 물리친다는 전설을 재현한 연극이 펼쳐지면서 축제는 절정에 달한다. 전설과 향토의 역사가 어우러져 구성된 연극의 무대는 15세기의 푸르트 마을이다. 그 줄거리는 이렇다. 한 악한 귀족인 검은 기사가 이곳 사람들을 괴롭히고 푸르트 성의 아름다운 여자 성주와 결혼하려고 흉계를 꾸민다. 이 목적을 위해 바이에른 숲에서 사악한 용이 나타나 사람들을 괴롭힌다. 여자 성주는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 결국 주민들을 괴롭히는 검은 기사와 결혼하기로 결심한다. 그때 그 성의 주인인 선한 기사가 싸움터에서 돌아와 검은 기사와 용을 죽이고 여자 성주와 결혼한다.
(선한 기사가 용과 싸우는 축제의 한 장면, 사진을 클릭하면 더 많은 사진을 볼 수 있다.)
이 축제를 위해 1,000명 이상의 주민과 약 200마리의 말이 동원된다. 해마다 연극의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은 그 고장의 젊은이들 중에서 새로 선출하지만, 대부분의 다른 역은 매년 같은 사람이 맡아서 한다. 그리고 용을 일곱 번 죽여야 한다는 전설에 따라 일곱 장면이 연출된다.
연극에는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여 인기를 모으지만 진짜 스타는 용이다. 1974년에 8만 마르크를 들여서 만든 현재의 용은 몸 전체의 길이가 18m, 폭이 4m, 높이가 3.5m이다. 용의 겉모양도 진짜 용처럼 생겼거니와 용의 내부에는 극적인 특수효과를 내는 각종 기계가 장치되어 있다. 평상시 이 용은 시계탑 뒤의 차고를 개조한 창고에 안치되어 있다.
3. 음악, 연극 및 영화 축제
독일에서 해마다 개최되는 음악 축제만도 1백여 개에 이른다. 그 가운데 1876년부터 매년 7∼8월에 바이로이트에서 개최해온 리하르트 바그너 음악제는 많은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이 음악제의 장소는 1876년 바그너 자신이 음악 효과를 고려하여 설계한 리하르트 바그너 페스트슈필하우스(Richard-Wagner-Festspielhaus)이다. 참고로 페스트슈필하우스란 '축제 가극장'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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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하르트 바그너와 축제 가극장의 외부와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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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도 본에서는 3년마다 9월에 국제 베토벤 축제가 열리며, 아욱스부르크에서는 8월과 9월에 로코코적 분위기에서 음악회가 곁들어진 '모차르트의 여름'이 개최된다. 오이틴에서는 그곳에서 태어난 오페라 작곡가 카알 마리아 폰 베버를, 할레와 괴팅엔에서는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을, 뮌헨과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에서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를 기념하는 축제가 열린다.
유명한 음악가를 기념하는 음악제 말고도 음악 축제가 없는 도시는 거의 없다. 7월 뮌헨의 오페라 축제, 9월 프랑크푸르트 축제, 8월과 9월 슈투트가르트는 유럽 음악 축제, 11월 베를린은 재즈 축제를 연다. 하이델베르크에서는 매년 8월에 낭만적인 성의 축제를 베풀며, 1986년 피아니스트 유스투스 프란츠에 의해 열리기 시작한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축제는 매년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음악가들을 불러들여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표적인 연극 축제로는 매년 5월에 개최되는 독일어로 된 최고의 연극을 공연하는 베를린 연극회합, 역시 5월에 루르 지역의 중앙에 위치한 렉클링하우젠에서 주로 노동자를 관객으로 고전 및 현대극을 공연하는 루르 축제가 있다. 그밖에 고전작가들의 연극이 공연되는 곳으로 바트 헤르스펠트, 슈베칭엔, 슈베비쉬 할, 야크스타우젠 등이 있는데, 이 도시들은 유서 깊은 성곽과 교회를 배경으로 매혹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가장 오래된 연극 축제로는 오버암머가우의 그리스도 수난극을 들 수 있다. 이 연극의 기원은 페스트가 창궐하던 163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600명의 주민이 살고 있던 이 마을에도 페스트가 들이닥쳐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다. 그때 마을 사람들은 페스트를 물리쳐만 준다면 10년에 한번씩 순전히 마을 사람들로만 구성된 예수의 고난과 죽음을 기리는 연극을 하나님께 바치겠노라고 맹세하였다. 그후 이 마을에는 단 한 명의 희생자도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다.
이를 계기로 1634년 이후 지금까지 이 수난극은 매 10년마다 예컨대 1970년, 1980년, 1990년, 2000년 등과 같이 끝자리가 0으로 끝나는 해에 열려왔다. 1984년에는 350주년을 기념하여 한차례 더 공연되었다.
바이에른 주의 알프스 자락에 위치한 오버암머가우는 인구가 고작 5,000을 헤아리는 소도시로 평소에는 한적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10년에 한번씩 공연되는 연극을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60여만 명의 구경꾼이 몰려든다. 그 가운데 3분의 2는 미국인 관광객들이다.
(오버암머가우 건물에 그려진 종교벽화)
베를린에서는 매년 2월에 커다란 국제영화제가 개최되며, 금곰상과 은곰상을 수여한다. 그밖에도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영화가 상연되는 북구 영화 축제가 매년 11월 뤼벡에서 열리며, 매년 10월 만하임에서는 국제영화주간이 개최된다.
(베를린 국제영화제의 금공상 트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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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축제
이탈리아의 달력을 보면 여전히 몇 개의 달들이 이교도 신들의 이름을 가져다 붙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1월인 'Gennaio'는 전쟁의 신인 '야누스'의 이름을 따왔으며 3월인 'Marzo'는 군신 '마르스'를 기리고 있다. 5월(maggio)은 여신 마이아(Maia)의 이름을 딴 것으로 추정되는 로마 공화력의 마이우(Maius)에서 유래하며, 6월(Giugno)은 여신 '주노(Juno)'의 이름을 따왔다. 요일의 이름도 마찬가지다. 월요일인 'Luned '는 달의 날이고 화요일인 'marted '는 '마르스'의 날이다. 수요일(Mercoled )은 '헤라클레스'의 날이며 목요일(Gioved )은 '주피터' 신의 날이고 금요일(venerd )은 '비너스'의 날이다. 반면에 토요일인 'Sabato (Sabbath)'는 유대-그리스도교 신의 날이며, 일요일인 'Domenica'는 주님의 날이라는 의미의 그리스도교 신을 기리고 있다.
이러한 이름들에는 점성술, 이교(異敎), 유대교, 그리스도교의 유산들이 모두 뒤섞여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것은 이탈리아 문화에 전통이 얼마나 깊게 새겨져 있는가에 대한 명확한 한 예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리스도교의 성인들이 점차 이교도 신을 대신함에 따라 달력에도 그리스도교 성인들의 이름이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하였다. 이탈리아의 대부분의 달력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모든 날에는 토지, 직업, 사람들을 보호하는 한 명 이상의 수호성인들의 이름이 주어져있다. 크리스마스는 일출을 기념하는 로마 의식을 대치하였으며 성모승천축일은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축제를 대신하고 있다.
성 이시도로를 숭배하는 농부에서부터 코스마스와 다미아누스 성인들을 섬기는 의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들은 각각의 수호 성인들을 가지고 있다. 광고업자들은 베르나르두스 성인을 수호성인으로 삼고있으며 사진사들은 성녀 베로니카를, 목수들은 성 요셉을, 자동차 운전자들은 크리스토포루스를 수호성인으로 모시고 있다.
물론 모든 이탈리아인들이 성인들을 숭배하는 것은 아니며 숭배를 하는 정도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전통은 계속되고 있고 이들 중재자들의 호의와 은총을 얻으려는 행위들이 우리의 일상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표현되고 있다.
한편 몇몇 성인들은 보다 전문적인 보호자로 인정받고 있다. 산타 루치아는 눈을 보호하는 성인이며 성녀 아가타는 여성의 가슴을 보호하고, 성 도미니쿠스는 이빨을 보호하는 성인이다. 이러한 전문가 성인들은 지방으로 갈수록 더욱 전문적이다. 예를 들면 아풀리아(Apuglia)에서 성 도나투스는 간질에 효험이 있으며, 성 마르쿠스는 아픈 귀를 낫게 해주며 성 파울루스는 개나 거미에 물렸을 때, 성 판탈레우스는 부스럼을 앓을 때, 성 베난치우스는 류마티즘 증세에 도움을 요청하는 성인들이다.
도시는 물론이고 조그만 마을들도 각자의 수호성인을 섬기고 있다. 밀라노의 수호성인은 성 암브로시우스이며 나폴리는 젠나로 성인을, 베네치아는 성 마르코를, 피렌체는 세레 요한을, 팔레르모는 성 로살리아를, 아씨시는 성 프란체스코를, 시에나는 성 카테리나를, 바리는 성 니콜라스를 수호성인으로 섬기고 있다. 이러한 성인들을 위해 각각의 도시들은 성대한 축제를 준비하며 이들을 기리고 있다.
다른 곳들과 마찬가지로 이탈리아에서도 1년의 주기는 축제들에 의해서 구분되어진다. 우선 춘분과 추분, 동지와 하지에 맞추어 축제가 벌어지는데 고대부터 내려오는 농경사회에 기반을 둔 의식이 거행된다. 그 다음은 그리스도교의 축제로서 각종 종교의식과 행렬, 신성하고 전통적인 음식들로 차려지는 잔치, 장터와 경주 등의 행사가 한데 어우러진다. 이럴 때면 타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탈리아인들은 지금도 강한 고향과의 유대를 재확인하는 이 기회들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
시민으로서의 긍지와 종교적 유산, 지역 사회의 정체성에 대한 갈망 등은 이탈리아인들의 축제에 대한 사랑을 설명해 주는 주된 요인들이다. 이러한 축제들 중에서 상당수는 로마제국 때나 르네상스의 시기부터 변함 없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것들이다. 로마시대 한때, 182개나 되었던 축제들이 모두 다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이러한 축제들은 이리저리 얽히고 섞여져 현대에도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축제에 모습을 보이고 있다.
1. 새해의 모습
한해의 시작은 주현절 축제와 함께 시작된다. 지난 3세기 동안 1월 1일은 한 해의 공식적인 시작을 알리는 날로 자리를 잡아왔지만 이탈리아의 전통은 크리스마스와 주현절 사이의 12일간이 한 해의 출발을 알리는 기간이었다. 이 기간 중에서 가장 마지막 날인 주현절은 크리스마스가 산타클로스로 상징되듯이 베파나(La Befana)라는 한 노파로 상징되어진다. 이탈리아에서는 이 노파가 1월 5일 밤, 나귀를 타고 다니며 굴뚝을 타고 내려와 난로 가에 양말을 걸어놓은 아이들에게 선물을 가져다 준다고 믿고 있다. 같은 날 밤 노인들의 옷차림을 한 아이들(베파니-befani)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새해의 복을 빌며 앵글로-색슨 계 나라들의 할로윈 축제 때처럼 조그만 선물이나 돈을 받아낸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이러한 전통은 죽은 조상에게 상징적인 선물을 바치며 공경을 표하던 전통적인 의식인 'rinovatio temporis'로부터 유래한 것이다. 한편 이러한 상징적인 선물교환은 대부분의 도시에서 주현절 다음부터 시작되는 세일기간 동안의 상품구매 열풍으로 이어진다. 이탈리아의 여성은 평소에는 윈도우 쇼핑만 하다가 세일(saldi) 기간이 되면 옷을 장만하는데 이때는 이탈리아 전역에서 한바탕 소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세일의 분위기도 많이 변하였다. 상업 개혁을 위한 벨사니 법안(Decreto legislativo n.114/98)이 발효되어 세일 기간이 8 주간 이내로 줄어들고 주 및 자치 단체가 그 시기를 결정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인데, 아울러 이 기간 동안의 동절기 세일기간도 줄어들고 지역마다 그 시기도 달라 예전의 흥청거리는 분위기가 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2. 카니발
새해의 축제가 끝나면 다음은 카니발이다. 카니발은 혼란스러운 시기가 지난 뒤, 자연과 공동체 사회의 활력을 되찾는 시기를 상징한다. 2월 중순부터 3월 초순 사이에 이탈리아 전역에서 벌어지는 카니발 행사는 고대 로마시대에도 존재했던 행사였다. 카니발은 농경민족들이 성스럽게 여기는 동물의 가면을 씀으로 초자연적인 힘을 얻어 악령을 쫓아 버리는 정령 및 주술적 신앙을 바탕으로 한 종교적 의식이었다. 로마제정시대에 기독교가 국교로 공인되어 전도가 시작되었을 때, 이교도를 개종시키는 과정에서 비기독교인들을 회유하는 수단의 하나로 이 의식을 받아들이게 되었고 그 뒤에, 하나의 가톨릭의 전통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런데 카니발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원래 가톨릭 의식이 아니었지만 사순절 이전의 기간과 일치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카니발은 오순절이 시작되는 날에 시작하여 사순절 전날인 소위 '기름진 화요일(Martedi Grasso)'까지 열리고 있다.
(베네치아의 카니발)
(이브레아 카니발의 오렌지 전투)
주요한 카니발로는 페스트로 죽어간 시체의 얼굴를 가리기 위해 만들었던 가면을 독특한 이미지로 살려낸 가면과 화려한 중세복장행렬로 유명한 베네치아의 카니발과 정치가 및 유명인사들의 우화적인 대형가면과 가장마차행렬로 유명한 비아레죠의 카니발, 그리고 수천 상자의 오렌지를 던지며 전투를 연출하는 이브레아의 카니발이 있다.
카니발이라는 말은 '고기를 금하다'라는 의미의 라틴어에서 유래했음은 이미 '독일편'에서 말한 바 있다. 현재의 이탈리아어로 'togliere la carne(고기를 제거하다)'란 의미이다. 그러나 이것은 카니발 기간에 육식을 금한다는 의미보다는 10여 일간 즐겁게 축제를 열고 마지막 날인 '기름진 화요일'에는 말 그대로 고기를 비롯한 푸짐한 음식을 먹은 뒤, 그 다음날인 '재의 수요일(Mercoled delle Ceneri)'부터, 회계의 의식으로 그 전 해의 종려주일에 거둔 올리브나무와 가지를 태워 얻어낸 재를 머리에 뿌린 이후부터 아주 검소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기간이 기독교의 사순절과 일치하며 가톨릭은 이 시기에 육식을 금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사순절 이후에 오는 부활절과 그간 예수의 고난을 생각하며 회계의 차원으로 음식마저 절식 내지 검소하게 먹는 것은 기독교인으로서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원래 고대의 카니발은 이런 회계의 차원이 아니라 농사일을 마치고 겨울 동안 저장한 양식을 먹으며 쉬다가 다시 봄철을 맞이하여 새롭게 일하기 전에 남아 있던 모든 음식을 다 모아 크게 축제를 벌이며 먹자는 것이었다.
농경사회에서 논밭을 가는데 중요한 짐승들을 일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잡아먹을 수는 없었을 것이기에 카니발 이후에 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사회악일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제 카니발의 이교도적 전통은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아직도 사순절 기간에 고난과 회계의 시간만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사순절 기간 중에 벌어지는 '세가라베키아(segalavecchia)' 의식은 따분하고 지루한 이 기간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한다.
사순절을 나타내는 늙은 노파의 형상을 한 인형의 몸을 둘로 갈라 사탕, 소시지, 달걀 등의 갖가지 먹거리들을 꺼내는 이 행사는 긴 겨울을 보내고 땅의 풍족함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3. 부활절
죽음으로부터의 소생에 대한 개념은 많은 다른 종교에서도 흔한 일이지만 이를 하나의 의식으로 가장 잘 반영한 것은 기독교의 부활절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성(聖)금요일(그리스도의 수난 기념일, 부활절 전의 금요일)의 관례적인 의식과는 별도로 몇 가지 중세 때의 의식이 거행된다. 칼라브리아(Calabria)의 노체라 트리네제(Nocera Trinese)와 캄파니아(Campania)의 과르디아 산프라몬디(Guardia Sanframondi) 같은 곳에서는 고해자들의 행렬 의식이 남아있다. 이들 고행자들은 채찍으로 자신들의 몸에 고통을 주는 방법으로 그리스도의 희생에 대한 감사함을 표한다.
시칠리아의 여러 곳에서는 그리스도의 예루살렘 입성과 골고다 언덕으로의 수난 길을 재현하는 행사가 열린다.
시칠리아의 서부에 위치한 트라파니에서는 '트라파니의 신비(Misteri di Trapani)' 의식이 벌어지며 프리찌(Prizzi)의 '악마들의 춤' 의식과 마르살라(Marsla)의 수난길 재현 등이 거행된다.
부활절 축제는 부활 주일 다음 날인 월요일의 전통적인 야외 피크닉으로 끝이 난다.
(마르살라의 수난길 재현 의식)
(프리찌의 '악마들의 춤' 축제)
4. 봄 축제
오월은 자연의 소생을 축복하는 달이다. 5월에 거행되는 많은 현대의 축제들은 자연의 새로운 정기를 인간들에게 내려달라고 비는 아주 오래된 의식을 잘 반영하고 있고 이러한 축제들의 주인공들은 당연히 젊은이들이다. 남녀 젊은이들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노래하는 '칸타레 마지오(canatre maggio; to sing May)' 축제가 곳곳에서 벌어지며 고장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5월의 여왕과 왕을 뽑는 선발대회도 자주 열린다. 5월은 결혼의 달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에서는 5월에 결혼하면 행운이 온다는 믿음을 가지고 많은 신랑 신부들이 5월에 날을 잡는다.
봄에 개최되는 축제들 중에서 재미있는 것은 무거운 기둥들을 옮겨 나르는 축제들이다. 이교도적인 기원을 가지고 있다고 추측되는 이 의식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움브리아주에서 아씨시와 함께 제 1의 중세도시 자리를 놓고 다투는 구비오(Gubbio)의 체리 축제이다. 이 축제는 체리(Ceri)라고 불리는 팔각형 모양의 나무 기둥 두 개를 맞대어 붙인 무게 400kg, 높이 5m의 세 기둥을 운반용 들것으로 누가 먼저 구비오의 수호성인인 우발도(Ubaldo) 성당이 있는 언덕까지 나르는가를 겨루는 시합으로 이루어진다. 신에 대한 일종의 헌신을 표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 이러한 형태의 축제들은 라치오의 비테르보(Viterbo)와 캄파니아의 놀라(Nola)에서도 볼 수 있다.
(구비오의 체리 경주)
5. 여름 축제와 음식 축제
여름에는 독립적인 도시 국가의 시기에 자기 고장이 다른 어느 곳보다 문화적·경제적으로 더 풍부하였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도시와 마을들이 자신들의 황금기를 회상하며 축제를 벌인다. 축제 기간 중에는 장이 열리고 퍼레이드가 펼쳐지는 가운데, 말 경주와 마상 창 겨루기 시합, 모의 전투와 같은 각종 경쟁 종목들이 지역 대항으로 실시된다.
피렌체에서 벌어지는 축제의 압권은 단연 '칼치오(Calcio)'라는 피렌체에서만 볼 수 있는 경기이다. 이 시합은 전통적인 복장을 차려입은 건장한 사람들이 서로 공을 다투는 축구의 일종이지만 현대의 축구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한마디로 '칼치오'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인 축구와 미식 축구, 럭비 그리고 그레코 로만 레슬링을 혼합한 경기라고 설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보인다.
(피렌체의 '칼치오')
아스콜리(Ascoli)와 폴리뇨(Foligno)를 비롯한 아레쵸(Arezzo)에서는 각기 마을별로 갖가지 마상 시합이 벌어진다. 십자군 원정 시기의 무어인들과 기독교인들 사이의 분쟁을 재현한 이 경기에서 종종 목표물은 무어인의 왕이 된다.
피사에서 축제의 절정은 중세 때 그랬던 것처럼 두 개의 편으로 나누어 다리 양끝에서 출발하여 다리를 소유하는 시합(Gioco del ponte)이다.
베네치아에서는 온갖 종류의 노를 저어 움직이는 배들이 참가하는 '레가타(regatta)'라는 오래된 배 경주(競走)가 장관을 연출한다. 최근에는 과거에 위대한 4개 해상국가들이었던 베네치아와 제노바, 아말피, 피사 사이의 '레가타'가 생겨났다.
(베네치아의 '레가타' 경주)
그러나 이러한 모든 행사들 중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누가 뭐라 해도 7월 2일과 8월 16일에 시에나(Siena)에서 펼쳐지는 그 유명한 팔리오(Palio) 축제이다. 시에나 사람들이 스위스 전체하고도 바꾸지 않겠다고 자부심이 대단한 캄포(Campo) 광장에서 각 지역(contrada)들을 대표하는 말(馬)과 기수가 광장 둘레를 먼저 도는 것으로 우승을 가리는 이 시합은 아직도 중세의 전통적인 규칙을 따르고 있다. 말안장이 없는 말에 오른 기수들은 시합 중에 낙마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는데 재미있는 것은 우승을 가릴 때, 기수는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것으로, 비록 주인을 바닥에 패대기친 말이라도 결승점에만 먼저 들어오면 그 말이 우승마가 된다.
(아스콜리의 마상시합)
이탈리아의 여름은 또한 '사그라(sagra; 수확물 감사제)'라고 하는 각 지역 특산 먹거리 축제들이 펼쳐지는 계절이기도하다. 이 축제는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열리고 그 수도 너무 많아 모두 열거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몇 가지만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Isernia (Molise): 양파 축제, 6월 28∼29일.
Viadana (Lombardia): 햄과 멜론, 와인 축제, 6월 28∼29일.
Camastra (Sicilia): 팔과 다리, 손, 발 모양의 빵 축제, 7월 2일
Ariccia (Lazio): 포르켓타(porchetta: 통 돼지 바비큐)축제, 7월의 첫 번째 일요일.
Peschici (Apuglia): 올리브 기름, 7월 20일
Livorno (Toscana): '카치우코(Cacciucco)'라고 불리는 어죽(fish soup)축제, 7월 세 번째 일요일.
Teglia (Lombardia): '피쵸케리(pizzocheri)' 파스타 축제, 7월 마지막 일요일.
Sissa (Emilia-Romagna): 수박 축제, 7월 마지막 일요일.
Noto (Sicilia): 아이스크림, 8월.
Montefiascone (Lazio): 'Est! Est!! Est!!!' 와인 축제, 8월.
Felitto (Campania): '푸실리(Fusili)' 파스타 축제. 8월.
San Daniele (Piemonte): 푸로슈토(prosciutto) 햄 축제, 8월 마지막 일요일.
Angri (Campania): 토마도 축제, 9월.
이러한 농산물 축제들은 간혹 여러 가지 볼거리들도 제공한다. 예를 들면 마르케주의 포르토 산 죠르조(Porto San Giorgio)의 오징어 축제에서는 4.5m 지름의 대형 프라이팬에서 오징어를 튀겨 구경꾼들에게 나누어주는 행사를 갖기도 한다. 이러한 축제에는 모든 방문객들이 환영을 받으며 행사에 직접적인 참여를 권유받는다.
한편 여름철에는 각종 정당들이 조직한 정치적인 축제들도 열리고 있다. 과거 기민당의 우정의 축제(Festa dell'Amicizia), 공산당의 단결 축제(Festa dell'Unit ), 사회당의 전진 축제(Festa dell'avanti) 축제들은 70 ∼80년대에 특히 많은 영향력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축제들은 인기를 많이 잃어 축제 참가자의 40%정도가 당원들인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리고 축제의 끝자락인 늦여름이 되면 새로운 축제가 시작된다. 많은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새로이 축제의 주기에 포함되어지는 행사이다. 이것은 다소 과격하고 신중하기도 하며, 자신들은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축제, 바로 축구이다.
출처: 오씨유
첫댓글 꿀이 많을수록 벌도 많이 모이듯
정(情)이 많을수록 사람도 많이 모인다...!
음식(飮食)을 버리는 건 적게 버리는 것이요
돈을 버리는 건 많이 버리는 것이고
인연(因緣)을 버리는 건 모두 버리는 것이다...!
건강과행운이 함께하는 행복한 하루 되세요.🎵🎵
내가 웃어야 내 행운도 미소짓고,
나의 표정이 곧 행운의 얼굴이다.
여유를 찾는 행복한 시간 만드시길 바랍니다.
당신에게 오늘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