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촌중앙시장의 밤
어느 골에나
어둠은 흘러 밤을 적시지만
저잣거리 대명사
역촌중앙시장의 밤은 적시지 못한다.
꼭두새벽에 익혀야
침오른 혀를 만족하게 할 떡 찌는
사랑채와 다복떡집
떡시루에서는 아침을 당기는 하얀 김이
웃음에도 섞이고 한숨에도 섞여 오른다.
퍽퍽한 삶에 지쳐 눈이라도 감고 싶은
뭇삶들의 목울대를 넘기는 썬더치맥좌판은
갈현동 시장골목을 지키고
2층에서는
듣고싶지 않은 남들의 인생을 듣느라
밤이 짧다.
어디 그뿐이랴
좁은 방에서는 도저히 잠들 수 없는
젊디 젊은 청춘으로 기어오르는 아이들
공원마당에 눕고 앉아서
그들의 세상을 씹느라 밤이 짧다.
이어지는 행복 누리며
한 명의 뭇삶도 사라지는 날까지
멈추지 않겠다는 단꿈도 잊은 채
깊은 잠에 빠졌던 까까머리도
밤하늘 별이 그리웠던지
옥상에 올랐다가
슬퍼서 내리는 빗물에 놀라
노랑할아버지 만날 때까지
눈을 감지 못하는
노곤한 밤이 흐른다.
풍성한 옆집에선 찬양과 통성이 넘치는
역촌중앙시장의 밤은 어둡지 않다.
https://youtu.be/cxnZt7NP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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