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군 여행] 외씨 버선길.........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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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봉화군 여행] 외씨 버선길.........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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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씨버선길!.9길, 이름하야 '춘양목솔향기길'이다, 경북 최북단에 자리 잡은 ‘강원남도 봉화군’이라 할 만큼 오지
속의 오지 춘양면!. 봉화군민들이 아직도 자신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오지에 살고 있다고 믿을 정도로 험준한 산
악 지형에 둘러싸여 있는 봉화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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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과 소백산 남쪽 줄기에 위치한 덕분에 산림 면적이 전체 군 면적의 8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지역이다.
오죽하면 하늘도 세평 땅도 세평이라 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을까, 그만큼 평지 땅도 좁고 하늘도 산에 가려
져 좁게 보인다는 이야기 일 것이다. 봉화가 고향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바로 옆 동네를 가더라도 웬만한 고
갯길 하나 넘는 것은 예삿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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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4~50년대 시골에 살았던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도 4~50리 길 정도는 기본으로 걸어서 장날 시장엘 다녔
다. 그만큼 교통의 미발달로 인한 고난의 행군같은 고통의 시절 이었을 것이다. 봉화역시 이처럼 교통이 불편
하여 인적이 드문 탓인지, 아님 산수가 좋은 청정 지역에서의 넉넉한 마음의 삶이 가져다준 순수한 자연 환경
때문일까, 봉화에서 여행을 하다 보니 다른 지역에서 느낄 수 없는 주민들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인심이 아직
까지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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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옛 선조들은 절경을 접하고 나면 ‘산고수청(山高水淸)’이라 일컬었다. 이말인 즉슨 산은 높고 물은 맑다
는 뜻으로, 경치가 좋음을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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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적으로 봉화 사람들은 이웃면에 가려면 수 백 미터 고개 길을 넘어야 하고, 고갯길을 따라 이어진 계곡마
다 맑은 물이 흐르는 봉화도 그 중의 하나였다. 그래서인지 선조들은 10승지인 봉화를 수도와 정진의 장으로
삼기도 했다. 대표적인 곳이 청량산으로, 퇴계 선생은 도산서원을 세울 때 청량산과 현재 도산서원 자리를 두고
끝까지 망설였을 정도로 청량산을 아꼈다는 이야기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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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 가지 의문점은 남는다. 본인 스스로가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 할 정도로 진경산수(眞景山水)인 청량산
을 왜? 외면했을까? 유랑자가 안동 여행 때 도산서원도 가 보았지만 그 자리보다는 봉화 청량산이 말 그대로
선경(仙境)이요. 옥경(玉京)이요, 광한청허부(廣寒淸虛府)같은 곳을 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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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청량산 신선대에 서면 꽃잎을 적시는 이슬이 달빛 타고 내려온 월궁의 항아(姮娥)가 내려올 것만 같
은 곳 일진데 왜,??. ㅎ 유랑자만의 생각일까?? 각설하고 유랑자는 봉화가 자랑하는 트레킹 코스 외씨버선 길을
걷기로 해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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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길은 지도에서 보았지만 그냥 무시했던 길이었다. 그러나 주실 령을 넘어가다가 이정표를 보고 갑자기
욕심이 생겨 들어갔던 코스였다. 유랑자는 거꾸로 주실 령 입구에서부터 춘양면 사무소를 가는 방향으로 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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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실령입구-서벽리춘양목군락지-소원걸이대(도심공원)-거포리사과과수원-서동리3층석탑-만산고택&권진사댁-
한수정-춘양시장-춘양면사무소- 거리:(19.7Km) 소요시간 : 6~7시간. 그러나 유랑자는 이미 서동리 3층 석탑 과
만산고택&권진사댁, 한수정등은 이미 돌아본 상태라 건너뛰고 간편 코스를 잡았다. 2시간여의 거리....논농사와
사과, 인삼, 대추 같은 밭농사를 지으며 사는 봉화군의 농촌 풍광을 골골샅샅 지나는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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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문수산(1,207m)자락에 기댄 외씨버선 길은 향긋한 풀내음. 흙내음. 금강송 소나무향이 코 와 머리가 어지
러울 정도로 강하게 와 닫는 길이다. 푸르른 녹색향기가 눈을 어지럽게 하는가 하면 각종 이름 모를 새들이 어
울려 내는 새들의 노랫소리는 천상의 하모니를 이루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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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수목원 담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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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시 인간은 자연의 숲길에 들어서면 아기가 되고 천사가 되고 시인이 되어가며 아늑한 내 고향 품속으로 안긴
다. 그렇다 조용히 눈을 감고 앉아 들어보시라 새들의 울음소리가 이어지며 마치 야사 호렌스타인(UNICORN)
이 지휘하는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3번 (Symphony no 3 in D minor) 같이 모든 생물들이 약동하는 자연의
숲속을 묘사하며 분위기를 최대한 끌어올려 고양한 뒤 악장이 끝나는 것 같은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한 장면처
럼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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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전을 스치는 바람소리. 맑고 투명한 소리, 향기로운 소리, 반짝이는 소리, 조화로운 소리, 그리고 금강 소나무
들의 속삭임, 그들이 내려놓은 사가사각 밟히는 낙엽은 촉감이 보드랍다. 답답한 현실을 벗어 던지고자 할 때
찾아 나설만한 외씨버선길 9구간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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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자는 다시 일어나 걷는다. 다시 이 말이 생각난다. 내가 꿰어 차는 단어들이 다 억지춘양일까, ㅎㅎ 사람은
생각 나름이다. 기왕지사 억지 춘양이야기가 나왔으니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자. 봉화에서는 . 지금도 흔히 쓰는
말 중에 ‘억지춘향’, 혹은 ‘억지춘양’이라는 말이 있다. 두 가지가 혼용되어 쓰이는데, 어느 것이 원조인지를 가
리기 어려울 만큼 사람들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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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봉화여행 중에서 이 단어를 놓고 글을 쓰면서 유랑자는 많은 자료를 찾아보았다. 그중 한 가지 분명한 것
은 국립국어원에서 발행한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억지춘향은 있어도, 억지춘양은 없다는 것이다. 대사전에서는
억지춘향의 뜻에 대하여, ‘억지로 어떤 일을 이루게 하거나 어떤 일이 억지로 겨우 이루어지는 경우를 비유적으
로 이르는 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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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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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양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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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으로 볼 때, 이 표현은 자기 뜻과는 관계없이 강요 때문에 무슨 일인가가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억지춘향이란 이 말은 어디에서 왔을까? 자료를 찾아보면 20세기 초반부터 ‘억지춘향’이란
표현이 쓰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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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상으로는 세상의 일을 새로운 소식으로 전하는 신문에서 사용한 것으로 보아 이 시기보다는 훨씬 오래전
부터 일반 사람들이 쓰기 시작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음이야기는 이야기가 길다 봉화 여행을 끝마치기 전에 다
시 한 번 더 두세 번의 정도의 이야기 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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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춘양시장 간판에 ‘억지로라도 한번 가보시더’라는 경북 북부지역 사투리가 쓰여 있다. 춘양 오일장은 4.9일로 억지 춘양
시장을 중심으로 장이 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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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여 년 전 시장이 형성된 억지 춘양시장은 1960~70년대 미곡 시장과 우시장이 발달해 1980년대만 하더라도 봉화군 최대의
시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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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기에 있던 봉화 춘양시장은 2015년에 문화 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되며 비가림 시설 등을 갖추고 문화와 관광이 함께 하는
시장으로 거듭나며 활기를 되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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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외씨버선’이라는 길 이름은 조지훈의 시 <승무>에서 따온 말로, ‘오이씨처럼 볼이 조붓하고 갸름하여 맵
시가 있는 버선’을 가리킨다. 전체 구간 안내도와 외씨버선 길에 대한 설명, 구간 거리에 고도 표까지 친절한 정
보로 가득하다. 길에 대한 설명문은 개그맨 전유성씨가 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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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 도, 4개 군에 걸친 걷기 길을 처음 만들 때 어설픈 지역 이기주의나 고함질 한번 없이 힘을 합해 만들었고,
이름 또한 만장일치로 정해졌다며 자랑이 대단하다. 글맵시 또한 여간 호쾌한 게 아니다. 두메산골의 외씨버선
길이 내어주는 특산품인 청정공기를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한 사발씩 맛보시라! 오늘도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서 청춘을 되돌려 받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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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춘양역 :춘양역:태평양 전쟁이 장기화됨에 따라 전쟁물자 확보에 다급해진 일본이 춘양지역의 풍부한 임산물 및 광산물
수송을 위하여 영주~춘양간 영춘 철로 부설에 착수한 것이 1944년의 일. 일본은 ‘보국대(報國隊)’라는 낯선 이름으로 경북
북부지방 주민들을 동원하여 철로 부설공사에 투입하였던 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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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춘양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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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선을 어거지로 철길을 돌려 세웠다는 억지 춘양역 철길 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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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자는 4일과 9일에 열리는 억지춘양시장을 본다. 시장 간판을 아예 억지춘양이라 내 걸었던 억지춘양시장.
80년쯤의 역사를 가진 억지춘양시장은 쌀과 소의 거래가 활발하던 곳으로, 1970년대까지 봉화군에서 가장 큰
시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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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봉화군청이 내성천으로 이사를 가면서 춘양면 인구가 줄었고, 시장 또한 예전의 활기를 잃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2015년에 문화관광형시장에 선정되면서 공연과 플리마켓, 예술체험행사와 전통놀이 같은 다양한 즐
길 거리가 더해지며 사람들이 다시 몰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끝으로 무한한 자연 친화적인 봉화와 춘양의 매력으로 봉화의 사람들이 항상 행복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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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자 여행기 이어보기
https://cafe.daum.net/b2345/9toB/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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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가기 : 외씨버선길 블로그 www.beosun.com/
*외씨버선길 9코스(춘양목솔향기길)
*춘양목구간은 승용차로도 가능함(백두대간 수목원 뒷길등...)
경북 봉화군 춘양면 도심리 1307
(춘양면사무소-두내약수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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