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순백 in Phenix Freestyle Wear, POC Receptor Bug, and Briko Snow Goggle
프랑스 다이나스타 사의 모글 스키가 수입되었습니다. 이름이 깁니다.^^ “다이나스타 트위스터 식스뜨 센스(六感)” 월드컵 모글 스키입니다.(Dynastar Twister Sixth Sense)
다이나스타의 모글 스키는 아마도 1990년으로부터 10년 정도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모글 스키였을 것입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서 일제 하트(Hart)나 아이디원(IDOne), 그리고 프랑스제 살로몬 모글 스키의 전성시대가 왔지만, 그 이전에는 다이나스타의 모글 스키가 최고의 모글 스키였었죠.
- 11/12 Dynastar Twister Sixth Sense 모글 스키.
원래 모글 스키는 프리스타일 스키의 명가인 미국 하트(hart)에서 시작했습니다. 당시(1970년대 초) 하트와 뵐클이 만든 스키는 모글용이 아닌 프리스타일용 스키였습니다. 150cm 정도의 프리스타일 부문의 발레(ballet)나 모글 스킹을 겸할 수 있는 스키였죠. 그리고 당시는 한 선수가 발레, 모글, 에어리얼의 프리스타일 세 종목을 뛰고 그 점수를 합산하여 랭킹을 매기는 때였기 때문에 선수들은 에어리얼용의 더 짧은 프리스타일 스키를 따로 가지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이 세 종목이 분화되고, 각 종목의 선수들이 따로 생겨났습니다. 장비도 전문 장비가 다 따로 만들어졌으며, 에어리얼과 모글 종목은 올림픽 종목이 되고, 발레(아크로)는 그렇게 되지 못 하여 쇠퇴해 버렸습니다. 대신 모글 선수들을 주축으로 해서 새로운 뉴 스쿨 스키가 나타나고 이것이 프리스타일 종목에 편입되었으며, 이 역시 최근에는 올림픽 종목으로 편입되었습니다.
1992년 프랑스의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 쟝 끌로드 낄리)에서 모글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을 때, 그 대회에서 우승한 것이 캐나다의 쟝 뤽 브라사드(Jean Luc Brassard)입니다. 그는 프랑스어를 쓰는 캐나다 퀘벡 주 출신이고, 그래서 친숙한 프랑스 회사인 다이나스타 사에서 장비를 지원 받았습니다.
어느 부문에서나 마찬가지이지만, 항상 올림픽 우승자가 사용하는 기술이나 장비가 그 부문의 선수나 일반 스키어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마련입니다. 한동안은 그가 사용한 기술이 편만(遍滿)해 지고, 그가 사용한 장비가 일반 스키어들에게까지 지름신을 불러오게 되는 것이지요. 1992년 이후 그 선수가 바로 쟝 뤽이고, 그 모글 스키가 다이나스타인 것입니다.
쟝 뤽 브라사드는 1980년대 말에 다이나스타 사의 지원을 받게 되었는데, 그는 곧 그 회사의 골칫거리가 되었습니다. 이유는 그의 모글 스킹 스타일이 너무나도 공격적이어서 한 시즌에 수십 대의 모글 스키를 부러뜨려 먹은 탓입니다. 쟝 뤽은 기존 방식인 스키딩 위주의 모글 스킹과는 달리 스키의 선단(topbend)을 아래쪽 범프/모글에 부딪혀 그게 휘청 휘게 하는 식으로 컨트롤을 하며, 거의 직선으로 내리달리는 현재는 가장 보편화된 경기 기술을 사용했던 것입니다. 이런 소위 스트레이트 런 기술의 원조가 바로 쟝 뤽인 것이지요.
그 이전의 모글 스키는 회전용 스키(물론 당시는 컨벤셔널 타입의 스키만 있던 시절)와 크게 다르지 않은 구조를 하고 있었고, 그런 스키가 모글을 직선으로 내 달리면서 뒤꿈치를 강하게 차며(kicking) 내달리니 스키가 견뎌낼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스키의 선단이 부러지거나, 스키의 뒤 바인딩 아래 부분 바닥이 몸체에서 갈라져 버렸던 것이지요. 아무리 돈 많은 스키 회사라도 한 시즌에 수십 대를 스폰서링하는 것은 부담도 되었거니와 회사의 체면을 망치는 일로 여겨졌을 것입니다. 결국 Dynastar Lab과 쟝 뤽의 공동 협력에 의하여 새로운, 아무리 극심한 모글 스킹 환경에서도 절대 부러지지 않는 스키가 탄생하였습니다. 바로 다이나스타 모글 스키의 전설, 어솔트(Assault)가 세상에 등장한 것이지요. 성폭행을 sexual assaults라고 하기 때문에 아주 귀에 익숙한 그 단어.ㅋ 이 Assault는 "폭행, 도전, 공격, 괴롭힘"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스키로 모글을 폭행하듯 해서 그런 이름이 붙였을 수도 있겠지만, 다이나스타 사가 지은 이름은 “공격적인 도전”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었습니다.
이 어솔트가 출시된 후 세상의 모든 스키어들은 쟝 뤽을 따라 스킹하기 시작했고, 모든 모글 스키들은 어솔트를 벤치마킹하여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작대기 타입의 컨벤셔널 스키인 어솔트는 카빙 스키의 출현이라는 대전환점을 맞아 쇠퇴하기 시작합니다. 다른 회사들은 잽싸게 카빙용 모글 스키를 출시했고, 어솔트는 기존의 영화를 지키는 데 안주하게 됩니다. 결국 어솔트는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 했고, 다른 모글 스키에 밀려납니다. 그런 와중에 모글 스키와 전용 모글 스키화, 그리고 모글 전용의 가벼운 프리스타일 바인딩까지 만든 살로몬, 로시뇰 등이 치고나왔기 때문이지요.
특히 살로몬 사는 그들이 영입한 모글 스키 선수 출신들을 모아 뉴 스쿨 팀을 만들고 텐에이티(1080) 같은 뉴 스쿨 스키까지 만들어 내어, 모글 스키를 넘어 뉴 스쿨 스키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등, 훨씬 앞서 갑니다. 다이나스타 사도 뉴 스쿨 스키를 만들고, 어린 로시뇰의 뉴 스쿨 스타 선수인 캔디디(Candide Tovex)를 영입하여 그의 시그너처 모델도 만드는 등의 노력을 하지만, 모글 스키는 기존의 컨벤셔널 타입을 유지합니다.
그러다가 뉴 스쿨 스키도 아니고, 모글 스키도 아닌 트위스터를 만들고, 또 뉴 스쿨 스키도 아니고, 일반 스키도 아닌 에이쥘(Agyl)이란 스키도 만들어 냅니다. 에이쥘은 펀 스키 개념을 살짝 도입했지만, 스키보드 형태의 펀 스키에 속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그것들과 공존하던 한두 시즌 후에 어솔트가 사라진 것입니다. 결국 다이나스타를 좋아하던 모글 스키어들은 다이나스타 사가 모글 스키라면서 판매한 것도 아닌 트위스터를 찝찝한 마음으로 사용합니다.
그렇게 가다가 다이나스타 사도 정식으로 트위스터가 모글 스키라고 포지셔닝을 하게 되지요. 그리고 트위스터에 나름의 이름을 더 부여합니다. 트위스터 식스뜨 센스 같은 이름이 그렇게해서 생겨난 것이지요.
우리나라엔 다이나스타의 모글 스키가 한동안 수입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다이나스타의 수입상이 두 번이나 바뀌기도 했고, 모글 스키를 위한 시장이 크지도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러다 이번엔 우리 스키 시장에서 모글 스키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고, 수입상인 스포츠 파크에서 과감한 결정을 한 것입니다. 꽤 많은 숫자, 즉 100대가 훨씬 넘는 트위스터가 수입이 되었죠.(일설엔 200대라고...)
- 룩 피봇 프리스타일 바인딩.(DIN 6~14)
제가 지난 수요일의 지산 리조트 야간 모글 강습에 이르기까지 이 식스뜨 센스 모글 스키를 여섯 번을 타 봤습니다.(일수로 6일을 탔다는 의미입니다.) 타 보니 이게 역시 명불허전(名不虛傳)입니다. 정말 좋더군요. 얼마나 괜찮은 스키인가에 대해서는 따로 쓸 필요가 없어서 안 쓰겠습니다.^^ 이 스키의 성격이 제가 지난 시즌에 타 본 로시뇰 월드컵 스키와 비슷하더군요. 두 스키를 다 타 본 경험으로 비교하면 로시뇰이 약간 앞부분이 무른 듯한 감이 있긴 했습니다.(나중에 보니 그 건 저의 로시뇰 모글 스키에 대한 편견 때문에 착각한 것이더군요.ㅋ)
지난 시즌의 로시뇰 월드컵 모글 스키에 대한 리뷰는 두 개입니다. 하난 모글스키팀의 서준호 선생님(로시뇰 모글 데몬스트레이터)이 쓰신 것이고, 또 하나는 제가 쓴 것입니다. 한동안 앞부분이 터지는 문제가 있었던 로시뇰 모글 스키가 완벽한 모글 스키로 재탄생되었다는 걸 알게 하는, 극찬에 가까운 리뷰들이었지요.
그럼, 제가 왜 다이나스타 트위스터 식스뜨 센스에 대한 리뷰를 안 쓰겠다고 했는지는 아래 조성민(Winter City 리뷰란 담당자) 선생님과의 네이트온 천기누설 (天機漏洩) 대화를 통해서 보십시오. 그것만 보시면 이유를 아실 것입니다.^^
제가 식스뜨 센스를 여러 번 타 보고 그게 너무나도 로시뇰 월드컵 모글과 비슷해서 그 두 개의 스키를 스키장에서 찾아다가 집에서 비교를 해 본 것입니다. 그랬더니 두 스키가 그래픽만 다르고, 동일한 스키이더군요. 같은 168cm의 스키에서 옆들림(sidecut), 회전반경, 무게, 그리고 스키의 구조까지 같은...
자, 그럼 그 증거를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진을 스키의 꼬리 쪽에서부터 찍었습니다. 동일한 168cm짜리의 두 스키인데, “화장빨”에 따라서 같은 스키가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해 보십시오.^^
- 흰색 화살표 부분만 비교해 보시면 됩니다. 이 사진에서 아래쪽 화살표 부위는 아래 다른 사진으로 설명합니다.
- 이 부위입니다. 이 스키는 제가 한 시즌을 타서 뒤가 좀 뭉개졌는데, 여길 보시고, 다시 아래 트위스터의 같은 부위를 보세요.
- 이렇게 뒤쪽이 알루미늄 테일 프로텍터 앞에서 캡 스타일로 덮여있고, 살짝 안으로 물려 들어가 있습니다.
- 테일의 알루미늄 마무리도 같고... 에지 접착 처리 방식도 같고...
- 두 스키의 뒤쪽 첫 번째 플랫폼.(약간 단을 올린 것.)
- 두 번째 플랫폼.
- 길이와 옆들림 98/66/85mm, 회전 반경 20m가 같습니다. 그리고 G1이라는 걸 봐두세요. 이건 스키의 구조에 관한 것으로서 나중에 다시 설명합니다.
- 뒤쪽이 캡(cap) 방식이고, 중간에서 그게 측벽(side wall) 방식으로 바뀌는 부분입니다. 두 개의 동일 부위를 확인해 보세요.
- 바인딩 바로 뒤의 세 번째 플랫폼(단)이 보이시죠?
- 심지어는 바인딩도 같은 회사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룩 사에서 만든 피봇 바인딩이지요.)
- 색깔만 다릅니다.
- 센터의 약간 도드라져 올라온 중심 표시도...
- 바인딩 고정 나사 표시와 함께 오른쪽의 로시뇰 모글에 “G1"이라고 쓰여진 것이 앞서 보여드린 다이나스타 뒷 부분에 쓰인 "G1"과 같습니다. 두 스키의 구조 표시인데 같습니다.
- 앞 바인딩 앞 부분의 플랫폼.
- 앞 부분의 측벽과 캡이 만나는 곳. 앞과 뒤를 캡 방식으로 만든 건 체중이 앞뒤에서 더 잘 분산되고, 잘 휘어지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 탑벤드
이제 더 확인하실 것이 없겠죠?^^ 역시 화장빨만으로도 사람들은 쉽게 속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완전히 다른 스키처럼 보이는데... 그러다 보니 제가 지난 시즌 이전의 로시뇰 모글 스키가 앞부분이 너무 물렀었다는 편견 때문에 동일한 스키인 줄 모르고 타 본 트위스터가 컨트롤면이나 에징, 그리고 달리는 감각 등에서 극히 비슷한데 단지 트위스터가 앞부분이 약간 강한 게 아닌가하는 착각을 했었던 것입니다.
이 스키에 관한 리뷰는 위에 있는 10/11 로시뇰 월드컵 모글 스키 리뷰로 갈음합니다.^^
첫댓글스키장에서 박사님의 다이나스타 모글스키와 로시뇰 모글스키를 직접 확인해보니 정말 똑같은 제품이더군요. 그런데 식스뜨 센스의 가격이 정말 싸더군요. 로시뇰 모글스키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 월드컵 모글스키를 이가격에 살수있다는건 정말 행운입니다. 모글스키를 구입할려고 하시는분들 강추입니다.
첫댓글 스키장에서 박사님의 다이나스타 모글스키와 로시뇰 모글스키를 직접 확인해보니 정말 똑같은 제품이더군요.
그런데 식스뜨 센스의 가격이 정말 싸더군요. 로시뇰 모글스키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 월드컵 모글스키를 이가격에 살수있다는건 정말 행운입니다.
모글스키를 구입할려고 하시는분들 강추입니다.
모글 스키가 비쌀 이유가 없다고 생각 합니다 모글에 들어가면 그지 되기는 매한가지 저렴하고 성능좋은 스키가 많이 양산되고 수입되기를 바랍니다~
이런 히스토리와 정보를 가만히 앉아서 편하게 볼 수 있다니.....감사합니다!!
사실 천기누설 내용이 담긴 그림 파일을 그저께 우연히 발견하고 또 유즈드스키에서 699,000원에 파는 걸 알게되고는 이 내용을 여기다 발설해도 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박사님이 이렇게 알려주시는군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