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사십대쯤 된 어른들이 이건 덕망이고 이건 인격이라고 하며 펑퍼짐해진 엉덩이를 토닥거리고 불뚝해진 뱃살을 쓰다듬던 걸 보던 기억이 있습니다.
얼굴에 허연 마른버짐을 피우고 다니던 그 때, 농사일을 하느라 등에서 지게가 떠날 날이 없는 아버지나 비쩍 마른 동네 아저씨들만 보다 이따금 외지에서 들어온 듯 희멀건하게 차려 입고 그렇게 풍채 좋은 아저씨들을 보면 부럽기조차 했습니다. 하기야 초근목피로 연명하고 어김없이 찾아오는 보릿고개를 넘기느라 야윌 대로 야윈 사람들이 태반이던 60년대 시골 사람들에게 뿌옇고 통통한 살집은 부의 상징이었으며 부러움의 대상이었을 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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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을 하기 전의 두툼한 목덜미에서 그 비만 정도를 반추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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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임윤수 |
살집도 집안 내력인지 집 식구 그 누구도 통통하거나 뽀얀 사람이 없었습니다. 군살 하나 없이 호리호리한 체격에 거칠고 거무튀튀한 살결들뿐이었습니다. 그런 성장 배경 탓인지 어느 정도의 뱃살과 엉덩이는 동경의 대상이 되기조차 했습니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많이 먹으면 살이 찔까 싶어 너무 먹어 숨이 가쁠 정도로 과식을 하고, 잠을 많이 자면 살이 찐다는 소리를 듣고 억지로 잠을 자기도 했지만 모두 허사였습니다.
대학에 입학해서도 남자가 최소한 100근(60Kg)은 돼야지 그렇지 않으면 남자 구실도 못한다는 말도 안 되는 비양을 들어야 할 만큼 야윈 상태였습니다. 그렇다고 몸에 어떤 질환이 있거나 음식을 가리는 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 말씀처럼 솥으로 돌려낸 건 뭐든지 잘 먹는 식성 좋은 그런 아이였습니다. 전투경찰을 자원 입대하기 위해 신체검사를 받으러 갔을 때는 정말 배가 터지도록 물을 마시고 나서야 겨우 최저 최중을 통과할 정도였습니다.
제대 후 복학해 대학에 다니던 1988년에 담배를 끊었습니다. 4월 28일부터 금연을 실행했는데 가을이 되어 봄에 입던 옷을 꺼내니 도저히 입을 수가 없었습니다. 헐렁한 옷으로 한 계절을 보내는 동안 몰라 보게 몸이 불었던 모양입니다. 옷들을 전부 챙겨 세탁소로 가져가 최대한 늘렸지만 다음해 봄에는 그것조차 입을 수가 없었습니다. 당장 입성을 걱정해야 했지만 포원처럼 가졌던 그 인격과 그 덕망이 엉덩이와 뱃살에 그려지니 내심 흐뭇하기조차 하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덕망과 인격은 올챙이배처럼 포물선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흐뭇한 착각에 빠져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삼십대를 뒤로하고 사십대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두툼하고 펑퍼짐한 엉덩이와 뱃살은 더 이상 인격도 덕망도 아닌 성인병의 단초며 건강의 적신호라고 하는 겁니다. 나이 사십이 되면 운동이 필수라고 하는, 전혀 예기치 않았던 인생 필수과목이 부과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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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 가을, 인생에 있어 처음으로 10Km를 완주하고 완주 메달을 목에 걸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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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임윤수 |
과체중과 비만에서 비롯되는 여러 가지 성인병들이 알려지면서 다이어트와 생활운동이란 게 붐을 이루기 시작하였습니다. 165cm의 키에 77Kg의 체중, 정상체중보다 무려 17Kg이나 더 나가니 이건 분명 비만이었습니다.
차츰 무거워지는 엉덩이, 웬만한 거리쯤은 그냥 어기적거리며 엉덩이로 움직이려는 자신의 모습에서 살을 빼야겠다는 필요성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단박에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이 핑계 저 핑계로 하루하루를 미루다 결국 2001년 3월 1일부터 작심을 하고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3개월간 헬스장 개근이 목표
헬스클럽에 등록하던 날 스스로에게 작심을 하고 각오를 한 것은 다름 아닌 '3개월간 개근'이었습니다. 운동 신경도 무딘 편이지만 그동안 운동이란 것을 해 본 적이 없기에 하루 하루가 고역이었습니다.
러닝머신을 처음 타던 날! 그 우습게 생각했던 러닝머신에 올라서니 채 10분을 버틸 수가 없었습니다. 첫날은 그렇게 러닝머신에게 희롱을 당하고, 몇몇 기구를 만져 보는 것으로 1시간을 마쳐야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이 되니 몸은 천근이나 될 듯 무겁기만 하였습니다. 다리엔 알이 배였고 사타구니엔 가래톳이 생겼는지 아프기만 하고 온몸이 뻐근했습니다. 그러나 개근을 하겠다는, 그 작심을 깨트릴 수 없어 헬스장엘 나갔고 다시 러닝머신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그렇게 뻑적지근하게 아프기만 하던 다리가 러닝머신을 따라 움직여 주는 겁니다. 이때부터 문제는 가빠오는 숨이었습니다. 조금만 속도를 내 달리기라도 하면 가슴이 찢어질듯 아파오고 몰아쉬는 숨소리의 헉헉거림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참 미련하고도 위험한 도전이었습니다. 체계적이지 않은 막무가내식 운동은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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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라톤만 한 게 아니고 시간이 되면 등산도 열심히 했다. 2001년 여름 지리산 천왕봉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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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임윤수 |
근육의 통증쯤은 깡그리 무시하고 일주일을 버티다 보니 기구 사용법도 다 알게 되고 30분쯤은 무리 없이 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새벽에는 이렇듯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낮에는 2시간 정도로 산행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다시 고수부지를 한시간쯤 달리거나 조깅을 했습니다.
운동을 시작하고 며칠이 지나니 만나는 사람들마다 어디 아프냐고 물어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은 심지어 무슨 중병이라도 앓았느냐고 물어옵니다. 핏기 없이 핼쑥해진 얼굴이 영락없는 병자의 모습 같았나 봅니다. 이에 아랑곳 않고 보름쯤의 시간이 지나니 바지가 헐거워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체중계에 올라가 눈금을 확인하니 눈에 보이게 몸무게가 줄어들었습니다.
다이어트는 계단식 곡선을 그렸습니다. 운동으로 다이어트를 시도해 본 사람이면 다 경험한 것이겠지만 줄어드는 체중은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매일매일 조금씩 빠지는 게 아니었습니다. 죽어라 운동을 하여도 어느 정도까지는 정말 눈금 하나 줄지 않고 그대로였다 어느 날 한계단 내려서듯 그렇게 툭 빠지는 그런 곡선을 그리며 감량이 이루어졌습니다.
하루 평균 5시간 정도로 운동하며 2개월이 지나니 14Kg을 감량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음식 조절도 했습니다. 먹는 양을 줄이고 오후 6시 이후엔 물 외엔 일절 아무것도 먹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체중 감량 속도 또한 지나고 보니 위험하고도 무모한 짓이었습니다. 작심하고 목표로 한 체중까지 감량을 하고나서는 남들이 이야기하는 요요현상을 경계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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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꼬마가 앞장서고 아줌마가 더 잘 뛰네. 그러나 언제고 목표는 완주일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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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임윤수 |
시간과 강도는 조금 줄였지만 평균 하루에 2시간 정도의 운동은 꾸준히 했습니다. 그러면서 마라톤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매일 아침 고수부지를 6km정도 달렸습니다. 그러다 조금씩 그 거리를 늘려 하루에 10km정도를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혼자 하는 달리기는 혼자여서 좋습니다. 좀 더 잘 달리는 사람과 함께 뛴다거나 뒤떨어지는 사람과 함께 뛴다면 자칫 무리하거나 지루해지기 마련인데 혼자서 뛰니 스스로가 그 속도나 시간을 조절하며 뜀 자체를 즐길 수 있습니다. 물론 운동 선수처럼 기량을 향상시켜야 하는 사람들에겐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말입니다.
하루의 운동 성패는 아침 5분이 관건
남들이야 뭐라고 하든 매일 아침 이른 시간에 운동을 나선다는 건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닙니다. 더구나 날이 궂거나 기온이라도 내려가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잠자리에서 한참을 갈등합니다. '오늘 하루만 쉴까?' '아니야, 그러면 안 돼' '하루쯤 쉬면 뭐 어때' 등등으로 갈등합니다.
이럴 때 당장의 귀찮음을 극복하지 못해 계속해서 누워있거나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그날 하루의 운동은 저만치 물 건너가는 게 분명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하루 운동을 빼 먹으면 하루 종일 찝찝하다는 겁니다. 정말 꼭 해야 할 뭔가를 빠트린 그런 아쉬움이 하루 종일 기분을 찜찜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그렇게 갈등하다 막상 밖으로 나가 5분 정도만 움직이면 그날 하루의 운동을 무사히 마칠 수 있는 것은 물론 하루 종일이 개운합니다. 그 거리가 6km든 10km든 목표로 했던 그 거리를 완주하고 나면 작은 성취감에서 오는 그 기쁨이 하루를 가뿐하게 해 줍니다. 물론 달리는 과정에도 흥분에 가까운 기쁨을 맛볼 수 있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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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주를 하고 골인 지점을 들어설 때의 그 성취감, 한마디로 내 인생 만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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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임윤수 |
20여분 달리다보면 피부, 특히 머리거죽이 따끔거리며 땀이 맺히기 시작합니다. 솔직히 이때는 조금 짜증스럽습니다. 그러다 계속 달려 땀이 솟기 시작하면 알 수 없는 희열감이 찾아듭니다.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자칫 허언이나 술수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헤어밴드나 모자에 맺혔던 땀방울이 달궈질 대로 달궈진 피부에 똑 하고 떨어질 때의 그 시원함은, 아! 말 그대로 시원함, 그 자체이며 경험해 보지 않으면 모를 만큼 상쾌합니다.
땀방울이 뭐 그리 시원하겠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이른 아침(새벽시간)에 갑천고수부지를 달리느라 잔뜩 올라간 체온을 식혀 주는 그 땀방울은 여느 폭포에서 맞는 옥수보다 더 청량한 느낌을 줍니다.
목표는 언제나 완주
2001년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마라톤 대회엘 참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세웠던 목표는 몇 분이나 몇 시간 이내라는 기록이 아니라 언제나 '완주, 포기하지 않고 걷지 않는 완주' 그 하나뿐이었습니다. 처음엔 10km엘 참석했습니다.
한참을 달라다 보니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 앳된 꼬마 그리고 동년배쯤 되어 보이는 아줌마들이 저만치 앞서 달립니다. 능력이 될지 모르지만 순간적으로 그들과 같은 속도로 뛰고 싶다는 충동이 생깁니다. 그럴 때마다 얼른 마음을 고쳐 먹어 목표로 하던 완주만을 생각했습니다.
대회에 참가하면서 눈앞에서 멈춰선 사람이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것은 역시 무리하지 않는 완주였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마라톤이 시작되면 달리기에 열중하다 보니 달리는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이런저런 광경이나 풍경들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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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다리가 탄탄해지고 심폐 기능이 좋아지니 설악산쯤 하루에 넘나드는 건 별 문제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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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임윤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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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멈춰 서지는 않지만 볼 것 다보고 구경할 것 다 구경합니다. 주변의 산수경석 다 구경하고 엉큼함 때문인지 가끔은 달리는 여성들 뒷모습에 초점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제 목표는 역시 '완주'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 달리기에 이력이 붙으니 인간의 한계라는 풀코스(42.195Km)를 완주하기도 하고, 엄동설한 칼바람이 부는 대관령에서 알몸으로 달릴 수 있는 배짱과 체력도 갖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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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에 자신이 생기니 한겨울 알몸 드러내는 것쯤 망설임이 게 없게 되었다. 대관령 700고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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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임윤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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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량 보존의 법칙'을 주장
비록 러닝팬티에 러닝셔츠지만 매일 한벌 또는 두벌씩 운동복을 벗어놓으니 아내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들먹이는 법칙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고통량 보존의 법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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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랑 치고 가재 잡고, 운동도 하고 이렇듯 수기 공모에 이상하니 두툼한 부상도 주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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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임윤수 |
황당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람이 평생 동안 감내해야 하는 고통의 양은 정해져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어떤 사람은 젊어서 내내 건강하다 늘그막하게 엄청난 고통을 겪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제게도 감내해야 할 고통의 양이 정해져 있다면 평소에 조금씩 나누어 덜어내면 한꺼번에 밀려올 고통이 없어지거나 가벼워질 것이기에 늙어서는 고통이 없거나 최소화 된, 좀 더 양질의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아내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빨랫거리 많이 만든다고 불평하지 마. 늙어 병들면 수발할 그 고통을 조금씩 덜어내는 행복쯤으로 생각해"라고 말입니다. 고맙게도 집식구는 억지 같은 제 주장을 기꺼이 수긍해 주니 정말 부담 없이 하루에도 몇 벌씩 운동복을 벗어 놉니다.
명(命)을 갈망하지 않고 생(生)을 추구하며
우리네 목숨을 나타날 때 한문으로는 생명(生命)이란 말을 씁니다. 여기서 명(命)은 '인명은 재천'이라고 하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어쩜 하늘에 달린 것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이 태어나 꼴깍 숨넘어가 주검으로 취급되기 전까지의 시간 길이를 가지고 '명이 길다 짧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니 소위 "벽에 똥칠을 하며 살아"도 명은 붙어있으니 그 명은 긴 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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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청났던 그 군살들 다 어디로 가고 탱탱한 근육질이 되었고 올챙이 배가 날렵한 몸매로 바뀌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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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임윤수 |
그러나 생(生)은 그렇지 않습니다. 생은 자신의 의지대로 활동할 수 있는 능력을 전제합니다. 그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하고 싶은 일이나 행동을 자의적으로 할 수 있는 그런 삶이 바로 생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기에 제가 추구하는 것은 결코 생이지 긴 명이 아닙니다. 비록 나이를 먹더라도 그 나이에 걸 맞는 활동이 담보되는 그런 삶을 추구하기 위해 고통을 나누고 땀을 비축 시킵니다.
결국은 가장 중요한 것을 잃지 않으려는 몸부림
"돈을 잃는 것은 작은 것을 잃는 것이며, 명예를 잃는 것은 큰 것을 잃는 것이지만 건강을 잃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 것"이란 말이 반증해 주듯 인생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역시 건강입니다.
좋아서 하느니 뭐해서 하느니 말들을 하지만 내면적으론 모든 걸 잃게 하는 건강 자체를 잃지 않으려는 몸부림에 불과하다는 것을 압니다. 누군가에게 피해주지 않고 좀 더 양질의 삶을 살 수 있다면 기꺼이 언제까지고 그 몸부림은 반복되고 연속될 것입니다.
요즘은 작년 12월 1일부터 1년 계획으로 시작한 오후불식(오후엔 일체 음식을 먹지 않은 것)을 실행하며 실내에서 자전거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한 시간쯤 자전거를 타면 피부는 불덩이처럼 뜨거워지고 온몸은 땀범벅이 됩니다. 그럴 때 퍼붓는 한 바가지 냉수가 정신을 번쩍 들게 하고 짜르르한 시원함을 가져다줍니다.
저녁시간이 되면 배는 고프지만 속은 편해집니다. 그렇게 하룻밤이 지나면 어제 하루도 오후불식을 실천했다는 작은 성취감이 하루를 행복하게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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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주 메달 100개의 목표는 고통량 보존의 법칙을 수긍하고 명보다는 생을 추구하는 자신만의 개똥철학이며 몸부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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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임윤수 |
| 누군가는 왜 그렇게 사느냐고 물어옵니다. 저는 그렇게 사는 게 좋기 때문에 그렇게 살 뿐입니다. 망가지고 무너지는 자신의 모습을 마냥 바라만 볼 수가 없기에 그렇게라도 추스르기 위한 최선의 노력이며 앙탈일 뿐입니다. 그 완급은 조절되겠지만 달리기를 시작하며 목표로 한 100개의 완주메달을 꾸리기 위해 타박거리는 발걸음으로 아침을 가르는 달리기는 언제고 시작될 겁니다. 달리며 안게 되는 나름대로의 고통과 그 뒤에 기다리는 희열감을 만끽하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강을 움켜잡아 싱싱하고 활기찬 생을 살도록 할 겁니다.
운동하기에 제격인 봄날이 되었습니다. 명을 갈구하지 않고 생을 추구하는 필자의 개똥철학 같은 운동방식에 동참하지 않겠습니까? |
첫댓글 역시..........대단 대단 하시 나이다.......시사에 그냥 공꺼루다 얻어 지는건 없다지요..늘 감사 드리며....()
예전에 저도 눈보라속에서 풀코스 완주했을때 그 성취감을 느낄수 있었지요..지금도 매일 달리고 싶지만 당분가 허리에 무리가 갈까봐 새벽에 속보로 대신 한답니다...조금 몸이 더 좋아진후 다시 마라톤에서 원하는 기록에 도전해 보렵니다.....^__^*
술먹는 것은 오후 불식에 들어가는지 안들어가는지..ㅋㅋㅋ 저는 오후불식 하다가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들이 없어서... 도와주기는 커녕 매일 술먹자고 꼬시는 사람들이 전부다 불자들이니 이거원 참... 님의 글에서 역시 힘차게 믿음을 가지고 사시는분은 다르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헉!!!! 똥꼬 빤쭈..... 그런데 참 이상하네요....내 눈에는 다른건 하나도 안들어오고 왜? 거시기 그림만 눈에 들어올까???ㅋㅋㅋ 건강 딘따루다가 부럽습니다요. 풍~~~~~~~~~~덩~~~~~~~~~~~~
음헤헤헤~~~~ ^^* 일년동안 꿀꺽~ 많이 참으시와여.......멜번은 밥굶으면 큰일나는지 알아서리.......ㅎㅎ 멋진사진~ 잘봤습니다^^*
우와 ~~~~~~~~~~~~~~~~~~~~~짝 짝짝 화이팅 ~!!!
()()()...감사합니다, 빛그림 임윤수 기자님... 과히 경이로운 시간을 그리 숙성시키고 계셨군요?! 인생을 흔한 말로 빗대어 고독한 마라톤이라던데.. 크으~ 오후 불식이라.. 도전한 만큼 멋지게 보이십니다~! 기사에서의 꽉 찬 밀도, 그 저력이 어디서 샘솟으시나 궁금했는데.. 이제서야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감사합니다, 플래닛으로 모시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