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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삼성전기에 대한 JP모건의 매도 레포트로 인해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투매가 나오면서 두 종목 모두 -9%가 넘는 폭락 흐름이 나왔습니다. LED 업황 우려가 제기되면서 관련주인 서울반도체, 루멘스 등 코스닥 대형주들도 급락을 면치 못했으며 LCD 부품업종들 또한 동반 급락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위의 차트만 보면 마치 이 두 회사는 곧 망할 것만 같은 모습입니다. 회사가 부도가 나거나 대표가 회사자금 횡령하고 도망갔을 때나 나올 법한 차트가 시가총액 10조가 넘는 기업에서 나오고 있으니 잡주와 다를 바가 없어 보입니다.
삼성전기는 불과 1주일 전에 모건스탠리가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제시하면서 목표주가를 192,000원으로 상향조정했습니다. 그러나 이 날 모건스탠리는 314,325주를 순매도하면서 폭락을 주도했습니다.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하나 같이 모두 매수 의견이었습니다.
LG이노텍의 경우 약 3주전인 지난 7월 15일에 JP모건에서 목표주가를 240,000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레포트를 내놨습니다. LED 부문에서의 마진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날 LG이노텍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투매로 142,00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JP모건이 제시한 목표주가와 거의 100,000원 차이가 나게 됐습니다.
비단 삼성전기, LG이노텍 뿐만 아니라 대형 우량주에 대해서 터무니 없는 목표주가 제시와 함께 매도 의견을 내는 외국계 레포트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레포트의 내용을 보면 논거가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설득력도 없습니다. 외국계 증권사라는 것 말고는 새로운 내용이나 새로운 논거가 실린 레포트가 아님에도 시장이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각 증권사 자체적으로 여러 자료를 집계해서 최종 투자의견 레포트를 내는 것은 그들 고유의 업무입니다. 따라서 잘잘못을 따질 성격은 안되겠지만 문제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시장의 질이 심하게 떨어져있다는 것입니다. 외국계 매도 레포트와 함께 외국계 창구가 매도하는게 보이기만 하면 지레 겁먹은 기관들이 앞장서서 투매에 나서면서 마치 대형 우량주가 잡주 하한가 가듯이 급락하는 흐름이 반복해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아래 삼성전기의 최근 수급을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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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3일 수급을 보면 최소한 기관은 삼성전기의 하락 파동의 정점을 7월 29일로 보고 재매수에 나서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줏대 없게도 이틀 뒤 외국계 매도 레포트 하나에 입장을 180도 바꿔서 앞장서서 투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물론 8월 3일의 순매수가 의도된 속임수 매수였을 가능성도 있으나 기관이 그 정도로 머리를 쓸만큼 또 그 정도로 시장 흐름을 주도할만큼의 계산을 했다고 보여지지는 않습니다.
매도 레포트를 낼 수도 있고 투매를 할 수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자기가 가진 주식 자기 마음대로 판단하는 것이니 무어라 하겠습니까. 다만 그 판단의 기준이 단순히 외국계의 레포트라는 점 또는 그저 급락할 때 개인이 많이 매수했다는 점이 되서는 안될 것입니다. 외국인과 기관의 못된 투자 패턴 중의 하나가 개인들이 달라붙으면 완전히 넉다운되서 쓰러져서 뱉어낼 때까지 주가를 더 아래로 빼버리고 그 이후에 유유히 재매수에 나선다는 것입니다.
시장이 선진화 되기 위해서는 그 주가의 흐름이 예측 가능한 범위에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러한 종목을 우량주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특별히 펀더멘털에 문제가 없음에도 이와 상관 없는 이유로 인해 주가가 급등, 급락한다면 이유없이 상한가, 하한가 가는 코스닥 잡주와 다를 것이 없어 보입니다.
혹시라도 우리 카페에서 이 종목을 보유하고 계신 분이 계시다면 섣불리 투매에 동참하지 마시고 누가 이기나 시간과의 싸움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얼마가 걸릴지 장담하긴 어렵지만 최소한 이 날 급락하기 전인 140,000원대까지는 반등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단 삼성전기 얘기는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이 날 또 하나의 특징적인 흐름은 선물 시장에서 장중 외국인이 6,000계약 가까이 순매도를 하다가 장 마감 부근에서 다시 4,000계약 가량을 환매수하면서 오히려 선물은 +0.06% 상승으로 마감했다는 것입니다. 현물을 매도하면서 선물을 강하게 매도한다는 것은 강한 하방 시그널을 의미하는 것이나 장 마감 부근에 선물을 되사면서 과연 외국인들의 진짜 의지가 무엇인지를 매우 헤깔리게 만드는 부분이었습니다.
외국인의 하루 매도를 놓고 하방 추세로의 전환을 예단하기는 어렵고 그렇게 해서도 안됩니다. 추측컨대 어차피 나올 투신의 펀드 환매 물량을 좀 더 저렴하게 받기 위한 숨고르기 차원으로 해석하는 것이 무난할 것 같습니다. 매도할 수 밖에 없는 투신의 사정을 너무나 잘 알기에 굳이 1,800을 돌파시켜서 고가에 물량을 받아낼 필요는 없다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하기 참 어려운 시장 상황입니다. 정말로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은 작은 흐름만 보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큰 흐름을 본다면 답은 이미 우상향으로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단기로 지수가 좀 흔들리더라도 크게 동요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특별히 주도 업종이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개별 종목으로만 산발적인 순환매가 유입되고 있어서 투자하기 매우 어려운 시장 상황입니다. 나만 어렵다 느끼는 것이 아니니 스스로를 자책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참고 기다리는 자가 결국엔 승리하는 시간과의 싸움이라 생각하시고 긴 안목으로 투자에 임하시기 바랍니다.
회원 여러분 모두 편안한 밤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