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가지 편법의 유형을 알고 대비하자. |
상인들의 바가지 편법은 크게 세가지 부류로 나뉠 수 있습니다.
1) 값싼 어종을 비싸게 부르면서 흥정해온다.
가장 만만해 보이는 손님에게 적용될 확률이 높습니다. 샛님스타일, 백치미끼, 어리숙함, 여성분들, 어려보이거나 순진하게 생긴 인상등이 여기에 해당 ← 제가 그런 유형 ㅋㅋ
점성어, 숭어는 그 덩치에 비해 단가가 매우 싼 횟감이다.
그 대표적인 어종이 바로 점성어로 "꼬리에 점이 있는" 민어과 생선입니다. 민어하면 고급어종으로 인식되지만 저 점성어(홍민어)는 그런 민어와는 별반 상관없는 횟감으로 전량 중국산 양식이며 갠적으론 그닥 좋아하지 않는 횟감입니다. 이는 살점이 질기면서 맛없는 것도 한몫하지만, 알려지지 않았다 뿐이지 위생상태가 검증안된 양식장에서 대량으로 길러지고 있으며, 들어가는 사료에 항생제를 섞고 성장촉진제와 수조위생을 위한 여러 약품처리를 해가며 키우고 있다는 불신이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워낙 환경적응력이 뛰어나기도 하지만 대량으로 값싸게 들여와서 비싸게 팔 수도 있고(회 썰어놓으면 도미와 비슷합니다.) 양까지 많이 나오므로 업소에선 선호할 수 밖에 없겠죠. 이런 저급 활어가 식용으로써 이래저래 부적합하다고 판단되어 한때 수입이 중단됐다고 하는데 이 날 시장을 둘러보니 그런 사실과는 전혀 다르더군요.
노량진 수산시장을 다니다보면 호객행위하는 아저씨가 점성어를 팔려고 애쓴다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점성어를 가리키며)싸게 줄께~라며 흥정을 유도하는데 여기까지와서 물 좋은 제철활어를 놔두고 굳이 점성어를 드실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물론 저렴한 횟감인 만큼 이것을 저렴하게 사 드셨다면 별 문제는 안되겠죠. ^^. 가격을 물어보니 한마리(상당히 큽니다.)에 2만원에 가져가라고 하네요. 그만큼 점성어가 싼 어종이라는 것을 알고 계시기 바랍니다.
2) 신선도에 대한 눈가림
실제로 이웃 블로거님이 당한적이 있습니다. 이미 죽은 도미를 가지고 "방금 죽은거라며" 파는 것에 대해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거 상인말대로 방금 죽은거 맞습니다." 수시간 동안 허우적거리면서 말입니다.
여러분, 활어의 개념은 "단지 살아있다"로써 받아들일 게 아닌 "컨디션" 개념으로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수조를 살펴보시면 유난히 허우적거리거나 반쯤 뒤집혀져서 입 모양만 뻐끔거리는 녀석들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유는 산소결핍, 스트레스등 다양합니다. 중요한건 수시간동안 스트레스를 받으며 서서히 죽어간다는 것이며 이렇게 죽은 활어회 육질은 푸석해 진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활어의 "컨디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긴 시간을 들여 서서히 죽어간 녀석이 한번에 즉살시킨 활어보다 맛있을리 없겠지요. 활어는 가장 팔팔할 때 단칼에 찔러서 피를 빼고 포를 떠야 그게 싱싱한 횟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숨이 붙어 있다고 다 똑같은 건 아니라는 거지요. 상인 입장에선 상태가 맛이 간 녀석부터 먼저 처분하고 싶을 겁니다. "살아있는 거니 안심하세요"라는 말과 함께.. 그런 물건을 덮썩 물지 마시기 바랍니다.
3) 중량 눈속임
한때 이 문제땜에 시끄러웠죠. 저울의 영점을 조작해서 사용한 사례가 빈번했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만약에 저울을 조작한다면 소비자 입장에선 알아내기란 무척 힘들것입니다. 하지만 이 외의 눈 속임에 한해선 어느정도 알 수 있는데요.
무게를 재는 바구니에 철 심어놓는다거나, 무게를 잴 때 손으로 지긋히 누른다거나 ㅋㅋ, 혹은 물을 넣어 무게를 늘린다거나등의 수법이 있습니다. 특히 봄철에 주꾸미, 키조개, 낙지와 같은 생물 수산물을 살 때 눈여겨 봐야 할 점은 스티로폴 박스나 비닐봉지에다 물건을 담을 때 바닷물을 섞어서 담아내는지 그 안에 물이 얼마나 고여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손으로 넣을 때 자연스레 딸려들어가는 해수는 그렇다쳐도 물이 필요 이상 중량을 차지하고 있다면 뒤집어서 물을 따라내고 다시 달아달라고 하세요.
그리고 1키로에 대한 감들이 없으시니 그냥 넘기시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먹는 우럭의 경우를 예로들면 가장 흔한 씨알인 30cm짜리 한마리 가지곤 절대 1키로가 나올 수 없습니다. 보통 그런 씨알을 쟤보면 600~700g 정도 나옵니다. 두마리를 사야 1.2~1.3kg이 나와요. 요건 그냥 참고사항입니다.
4) 회 뜬거 바꿔치기
가장 사악한 수법이죠. 나는 분명히 5키로 짜리 도미를 골랐는데 식당에서 받아본 건 5키로 양에 훨씬 못미쳤다. → 씨알 작은 도미로 둔갑한 사례입니다. 아시겠지만 같은 1키로라 하더라도 1키로짜리와 5키로짜리는 단가 자체가 틀립니다. 거의 배 이상 뜁니다. 1키로짜리 도미 다섯마리, 아니 열마리를 준다해도 5키로짜리 도미 한마리와는 안바꿉니다. 맛도 완전히 틀리구요. 그런데 어떤분이 그나마 눈썰미가 있어서 알아챘다고 하네요. 접시에 담아져 나온 회가 정량이 아니였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로 이건 정말 심각한 수준인데 아직도 그런 집이 있나 모르겠습니다. 분명 도미(참돔)를 샀는데 접시에 담아져 나온걸 보니 점성어네..(숭어는 너무 티가 나서 힘들고). 혹은 킹크랩을 대짜로 한마리 샀는데 쪄서 나온건 어딘가 모르게 중짜 같거 나(쪄서 크기가 줄었다는 어이없는 답변을 듣곤 함). 작은 우럭, 광어야 속고 먹을 일이 없겠지만 대광어, 도미, 돌돔, 범돔(강담돔), 감성돔, 능성어등 값비싼 어종을 사실 땐 확인 사살하시기 바래요.
일행 중 한분이 회뜨는걸 지켜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거 한 두푼으로 먹는 게 아닌데 바꿔치기 당하면 속상하잖아요. 물론 양심적으로 판매하고 계신 상인들도 많습니다. 오늘 얘기는 일부 상인들의 행태를 말한 것이니 오해없으시기 바랍니다.
■ 자신이 먹을 활어 시세를 미리 알고가라! |
어떻게 보면 용산 전자상가에서 물건사는 것과 비슷합니다. 가장 바보같은 것은 물건을 미리 정하지 않고 가서 이것저것 고르는 것인데요. 가서 고르다 보면 호객행위에 말리게 되고 그것은 결국 우왕좌왕 판단력이 흐리게 되는 상황을 몰고 옵니다.
"내가 사려고 하는 물건을 미리 정해놓고 시세를 확인하고 가자!"
이를테면 4명에서 먹기 적당한 활어가 뭐가 있는지, 몇 키로짜릴 사야 적당한지 "어종과 중량"까지는 사전에 정해놓고 가는 것입니다. 시세를 알고 있어야 상인이 부르는 값에 대응할 수가 있겠지요. 아래 도표는 2012년 3월 기준으로 노량진 수산시장 활어 가격입니다. 매일 변동되는게 시세라지만 대략 이정도의 가격대가 형성된다는 걸 알고 가는 것과 모르고 가는 것은 차이가 클 수 있습니다. ^^
2012년 3월 활어의 대략적인 시세로 가격은 키로당 가격을 의미한다. 강담돔은 시장에서 흔히 '범돔'이라고 불리며, 능성어는 '다금바리'란 명칭을 사용하는데 이는 잘못된 명칭 사용이다.
단가는 당연히 키로(Kg)당 가격이며. 고기씨알이 거의 일정하게 들어오는 숭어, 점성어, 강담돔, 능성어등은 중량과 관계없이 키로에 얼마로 가격이 책정되어 있습니다. 이 가격들이 4월달에 들어서 변동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대략적인 마지노선이라 생각하시고 계획을 짜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가급적이면 제철생선을 먹자 |
시장에 들어가면 이미 회를 떠 놓은 것들, 혹은 일년 내내 끊이질 않고 수입되다시피 하는 어종들(이를테면 틸라피아나 점성어같은) 보다는 돈이 약간 들더라도 수산시장에서 먹을 수 있는 싱싱한 활어회를 드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각 계절에 따른 제철 생선 분포도입니다. 참고하셔서 이왕이면 그 철에 맞는 어종을 드시는 게 좋겠지요. ^^
도감상엔 숭어(위)와 가숭어(아래)로 나뉘어져 있지만 지역에선 대게 눈이 노란 가숭어를 참숭어로 부르는 경향이 있고 대부분의 상인들도 그렇게 부르고 있다. 부르는 명칭이 도감에서 표기된 것과 상인들이 말하는 것과 서로 상반되기에 여기선 검은 눈과 노란 눈으로 구분, 제철을 설명하자면 검은 눈은 '보리숭어'로 봄이 제철이고, 노란 눈은 겨울이 제철이다.
봄(3~5월)
도미(참돔), 햇멸치, 볼락, 참조기, 보리숭어(숭어), 노래미, 참가자미, 범가자미(멍가레), 벵어, 주꾸미, 꽃게(암게)
여름(6~8월)
전갱이, 농어, 갯장어(하모), 붕장어(아나고), 군평선이(딱돔), 벵에돔, 부시리, 짱뚱어, 민어, 돌돔, 보구치(백조기), 보리멸, 벤자리, 능성어, 자바리, 붉바리
가을(9~11월)
전어, 고등어, 낙지, 오징어, 잿방어, 연어, 도다리, 삼치, 갈치, 임연수어, 양미리, 꽃게(수케)
겨울(12~2월)
우럭, 광어, 방어, 감성돔, 아귀, 학꽁치, 도루묵, 명태, 대구, 줄가자미(이시가리), 병어, 꽁치, 청어, 가숭어(지역에선 참숭어라 부름), 삼세기, 쏨벵이, 열기 독가시치(따돔), 성대
■ 수산시장 공략 팁! 활어회 바가지 안쓰고 사먹는 방법 |
노량진 수산시장 전개도
여기서 우리는 활어1과 활어2쪽에서 상당수 시간을 보내며 눈치작전에 들어갑니다. 한 집, 두 집 살펴보면서 좀 싸게 부른다 싶음 그 집에서 산 후 식당으로 들어가겠죠. 이것이 일반적인 방법이고 여기서 말하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문제는 상인들이 손님을 봐가면서 적절하게 상대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넘어가다 보면 자신의 의도와는 다른 활어를 구입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불필요한 지출을 하게 되겠죠. 그래서 제 개인적으로 "활어2" 블록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입구쪽에 가까울수록 바가지도 있고 호객행위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거의 짜증이 날 정도지요. 하여간 "활어2" 블록은 초심자들에겐 별로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1) 호객행위가 심한 곳은 되도록 피하라! →
호객행위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다는 것을 소비자들이 보여줘야 척결되리라 봅니다.
2) 굳이 자연산을 고집하지 말자. →
활어는 클 수록 맛있고 광어나 도미같은 어종은 오히려 자연산보다 양식이 맛을 능가할 수도 있는 어종입니다. 꼭 자연산을 맛보겠다면 자연산으로만 들어오는 특별한 어종들 개우럭, 도다리, 이시가리(줄가자미), 강담돔(범돔), 자바리(다금바리), 씨알급 돌돔, 대방어, 젯방어와 같은 몇몇 어종들에 한해서만 생각하시고 나머지 어종에 대해선 굳이 자연산을 고집해서 출혈을 감수할 필욘 없을 것 같습니다.
3) 초입쪽(활어2 블록)보단 중간이나 뒷쪽이 좀 더 저렴한 편이다.(이것도 몇 년 마다 추첨에 의해 자리가 바뀐다고 함)
4) 상인이 활어를 꺼내서 보여준다고 살 이유는 없다. 여기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버리자. "잘 알았습니다. 하고 과감히 자리를 뜨세요"
5) 횟감은 사전에 인원수로 계산해서 어종과 중량을 대략적으로 정해놓고 그것만 주구장창 알아보는 것이 좋다.
6) 5)번과 같은 맥락이다. 되도록이면 "아직 무엇을 살지 결정못했다"라는 식의 애매한 태도와 이것저것 물어보는건 가급적 삼가하도록 하자.
7) "뭐가 맛있어요?"라고 묻는건 "나 생선회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요. 알아서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바가지 표적의 대상감이다.
8) 인원수가 좀 된다면 되도록 큰 걸 사는 게 효과적이기도 하고 맛도 좋다. 예를들어 1키로짜리 광어 두 세 마리보다 3키로짜리 광어 한마리가 훨씬 낫다.
9) 광어, 우럭만 고집하지 말자. 그것말고도 제철에 맛있는 생선종류가 많다. (단 예산이 허락하는 한도내에서 ^^)
10) 죽었다고 싱싱하지 않은 건 결코 아니다.(예를들어 OO수산의 경우 대형급 고기를 미리 잘라다가 아예 모둠회로 팔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즉살하지 않으면 싱싱하지 않은 것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요. 회의 싱싱함은 "단순히 살았냐, 죽었냐"가 아니고 "어떻게 죽였냐"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스트레스 받아가며 고생사한 녀석들을 살아있어도 결코 상태가 좋다고 볼 수 없습니다. 비록 죽은지 3~4시간이 지났어도 가장 싱싱할때 잡은거라면 그게 훨씬 싱싱한거고 맛있습니다. 활어회는 3~4시간 숙성을 거치게 되면 더욱 더 맛이 더 올라 있다는 사실!
11) 비늘, 눈, 지느러미부분에 상처가 있는지 확인하고 깨끗한 걸로 고른다.
12) 물건을 샀으면 당당하게 주차권을 달라고 하세요. 말 해야 줍니다.
수산시장에서 활어를 두고 벌이는 흥정은 어떻게든 깍아서 저렴하게 먹을 생각보단 제 값 주더라도 제대로 된 것을 사는게 좋다고 봅니다. 몇 몇 집들을 둘러보면 특별히 저렴한 곳은 없으나 비싸게 부르는 집은 있기 마련인데요. 그런 집만 잘 피하시고 애초에 먹을 횟감과 중량을 정해놓고 가셔서 흥정을 벌인다면 특별히 바가지 쓸 일도 없을 것입니다.
노량진 수산시장의 경우 대부분이 양심껏 영업하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 몇몇 미꾸라지같은 얌체업소가 시장 이미지를 망가트리는 것 같아요.아무쪼록 오늘 내용 잘 알아두셨다가 수산시장에서 제철에 물오른 활어회 맛있게 드셨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