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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렬 박사의 ‘정신분열증’ [4] 생리학적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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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
제4장 생리학적 요인으로서 정신분열증
정신분열증은 어떤 요인에 의해 일어나는가? 일반적으로 유전성은 15-20% 정도가 인정되고, 많으면 20-25%까지 인정되기도 한다. 여기서는 생리적 요인이 정신분열증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를 알아보려 한다. 생리학적 요인은 대개 약물과 관련되는 편이다. 인체 내에서 약물이 신경에 작용되는 측면 때문이다. 이런 생리학적 요인들이 정신분열증 발병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1. 정신분열증에서 병리생리학적인 요소
유전인자는 정신분열증의 원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가정이 옳다면 생화학적 요소도 정신분열증의 원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유전인자는 생화학적 과정을 통해 표현되기 때문이다. 정신분열증의 생화학적 근거는 요즈음에 대두된 것은 아니다. 이미 히포그라테스(Hippo- crates)시대의 의사들도 광증(insanity)은 뇌에서 일어나며 뇌의 화학적 장애와의 관련성을 추측하였다. 그 의견에 대하여 19세기의 투디쿰도(Thudi- chum)도 동조하였다. 다만 그는 그런 화학적 장애를 알기 위해서는 뇌의 정상적인 화학작용을 밝혀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물론 생화학적 규명 시도는 시기상조이며, 충분한 지식을 근거로 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하는 것이기도 하다. 게다가 이와 관련한 낙관적인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긴 했지만, 대개는 정신분열증 환자 특유의 식생활에 기인된 변화이거나 또는 약물복용에 의한 약리학적 변화 및 기타 질병과는 상관없는 변인들이기도 했다. 그러던 차에 점차 무수한 연구를 통해 뇌의 생화학, 신경연접부에 대한 생리와 약리학적 작용, 그리고 그런 행동과의 관계성에 대한 근본적인 지식들을 축적하게 되었다. 그 결과 정신분열증의 원인에 대한 몇 가지 가설이 나왔다. 그 중에서도 다음의 두 가지는 정신분열증 원인의 연구를 고무시킨 학설로 인정된다.
1) 메틸기전이설과의 관련
메틸기전이설(transmethylation theory)은 메틸화 대사물질의 전이에 기초한다. 메틸기전이는 어떤 화합물로부터 다른 화합물에 메틸기 CH3-를 전이시키는 것이다. 이 메틸기전이설은 대부분의 환각제가 메틸화 물질이고, 또 환각제 중의 하나인 메스칼린(mescaline)은 도파민의 3, 4 및 5의 위치에서 O-메틸화가 일어난 결과의 산물임에 착안하였다. 정신분열증에서도 환각작용하는 메틸화 대사물질의 추적이 일어난다는 점에서 3,4-디메톡시페닐에틸라민3, 4을 동물에게 투여했을 때 긴장성행동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런 특성을 근거로 하여 1952년 할레이-메슨(A. Harley-Mason)은 정신분열증에 있어서 생물학적 메틸기전이의 관련성을 주장하게 되었다. 이 물질이 특수한 관심거리의 물질이기에 정신분열증 환자에게도 동일한 효과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런 관심은 결국 나이아신(niacine)의 대량 투여요법이라는 치료를 초래하였다. 그러니까 나이아신의 요법은 나이아신이 메틸화됨으로써 환각적 물질이 생겨나지 않도록 생물학적 메틸기전이과정을 경쟁적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초기에는 나이아신의 대량 투여가 정신분열증 치료에 극적인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그 후의 실험에서는 입증되지 않았다. 동물에게 나이아신을 투여한 실험에서 뇌의 S-아데노실메티오닌의 양을 현저하게 저하시키지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기에 나이아신은 뇌에서의 메틸수용체로서의 효과가 없고 메틸전이설을 시험하는 물질이 될 수 없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후에 메틸기전이설은 후에 폴린(W. Pollin) 등은 정신분열증 환자에게 메티오닌과 더불어 모노아민산화효소억제제를 동시에 투여해 보았다. 메티오닌은 S-아데노실메티오닌 단독 투여만으로도 이런 결과가 일어났다는 보고 때문이었다. 메티오닌의 투여는 정신분열증에 첨가해서 어떤 독성정신병을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정상인에게 메티오닌을 투여했을 때에는 아무런 이상도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이런 결과들은 정신분열증에서의 메틸기전이설을 뒷받침해 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메틸화-인돌아민도 그 관련성이 논의된다. 메틸화 인돌아민은 일종의 효소이다. 뇌를 포함하는 몇몇 장기조직 속에 인돌아민-N-메틸트랜스퍼라제(indoleamine-N-methytransferase)라는 효소가 있음이 밝혀졌다. 이 효소는 세로토닌은 메틸화시키지 못하지만 트립타민을 디메틸트립타민으로 메틸화시키는 능력이 있다. 연구들에 의하면 정신분열증 환자의 혈액이나 소변 속에 메틸화 인돌아민이 있고, 정신분열증의 심한 정도와 이 물질의 상호 관계성이 있다. 이 물질 중의 하나인 디메틸트립타민은 강한 환각제의 하나라는 사실도 알려져 있다. 이 관찰은 대단히 고무적인 것이지만, 아직 확고부동한 관찰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메틸화 인돌아민과 모노아민 옥시다제(MAO) 양의 감소 관계는 상당한 관련성이 인정되는 편이다.
전술한 대로 정신분열증 환자, 그리고 그들의 친척간에 혈소판 내의 모노아민 옥시다제(MAO)의 양은 감소된 상태이다. 정상인에서 환각작용을 하는 메틸화-인돌아민이 체내에 형성될 경우에는 정상량의 옥시다제(MAO)의 양이 적으므로 해독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다. 그 결과 이들 환각작용을 수행하는 아민의 많은 양이 축적되어 정신분열증의 증상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2) 도파민과의 관련
약물학은 질환의 원인을 규명할 때 두 가지의 접근방법을 제공한다. 하나는 약물의 치료적 작용기전에 대한 연구이고, 다른 하나는 그런 질병과 유사한 증상을 나타내는 약물의 작용기전에 관한 연구방향이다. 1951년 정신분열증 환자치료에 클로르프로마진(chlorpromazine)의 효과성이 밝혀졌다. 페노티노아진 유도체(phenothiazine derivaties)들은 모두 항정신병적인 작용을 가진다는 것이다. 후에 페노아티아진계열과는 화학적으로 관계가 없는 부티로페논(butyrophenone)의 하나인 할로페리돌(haloperidol)의 효과도 밝혀졌다.
이 두 가지의 공통적인 부작용은 뇌의 흑질선조체의 경로를 침범함으로써 일어나는 파킨슨병과 유사한 증상이다. 도파민이 흑질선조체의 신경전달물질이고, 또한 파킨슨병 환자의 미상핵(caudate nucleus)에는 도파민이 부족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여기에 항정신병약물로 인한 추체외로병상(extrapy- ramidal effect)의 출현은 도파민에 대한 작용의 결과로써 설명하게 되었다.
항정신성병약물의 작용은 도파민과 관련성이 있다. 카르손과 린드크비스트(A. Carlsson & M. Lindqvist)는 처음으로 항정신성병약물의 작용은 도파민수용체(dopamine receptors)의 차단이라고 제시했다. 그들에 의하면 클로르프로마진과 할로페리돌은 뇌의 도파민 대사산물을 증가시킨다. 그 반면에 페노티아진 유도체의 하나인 프로메타진(promethazine)은 정신분열증에 효과도 없다.
그럼에도 항정신성병약물을 적극적으로 투여하는 기간에 도파민의 과량 방출이 일어난다. 그것은 클로르프로마진과 할로페리돌이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함에 따라 일어나는 되먹임기전(feedback mechanism)에 의하여 초래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은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통해 그 차단작용이 입증되었다. 마티세(S. Matthysse)에 의하면 페노티아진제는 광범위한 영역에 작용을 하며, 원충류의 운동(protozoan mobility)에서부터 비둘기의 쪼는 행동(pecking behavior)에 대해서까지 영향을 준다.
심지어 이러한 영향력의 유무는 페노티아진이나 부티로페논제가 항정신병적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를 가려내는 기준이기도 하다. 이런 기준은 도파민 수용체의 차단작용과 밀접한 관계를 갖기 때문이다. 그 반면에 티오리다진(thioridazine)과 클로자핀(clozapine)은 강한 항정신병적 작용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예외적으로 파킨슨양부스증상을 나타내지 않는 약물인데, 이는 두 가지 약물이 지니는 강한 항콜린성작용이 추체외로증상의 출현을 막아주기 때문일 것이다.
초기의 페노티아진은 장애된 행동에 대한 안정제(tranquilizer)정도로 생각되었다. 그러던 것이 정신분열증의 주된 양상에 특수한 효과성이 밝혀지게 되었다. 클로르프로마진은 바비튜레이트(barbiturates)의 최면제나 디아제팜(diazepam) 등의 항불안제와는 달리 정신분열증의 주된 증상과의 관련성이 제기되었다. 이들 약물들은 블로일러(E. Bleuler)가 말한 정신분열증의 주된 증상인 사고장애, 둔화된 정서, 후퇴 및 내폐성 행동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들 약물의 효과는 위축과 후퇴된 상태의 환자를 활발하게 하고, 둔화된 정서에 정상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이들 약물은 최면제 또는 단순히 정온제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어떤 약물은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그 예로 리제르그산디에틸아미드(lysergic acid diethylamide:LSD)는 정신분열증을 방불케 하는 중독성정신병을 일으킨다. 이런 사실은 상당한 관심을 일으켰으나 과도량의 암페타민에 의해서 야기되는 정신병은 실제로는 더 정신분열증과 흡사한 양상을 나타낸다. 암페타민은 숙련된 임상가들도 정신분열증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특징적인 증상을 나타낸다. 만성암페타민중독의 착란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 상태에서 편집증정신병, 환청과 상동성을 일으킨다.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환각제(LSD)에 의해서 야기된 환각정신병(LSDpsychosis)을 그들의 증상과 다르다는 것은 알아차린다. 그러나 그들은 암페타민 정신병과 그들의 정신분열증적 경험과의 차이는 구분하지 못한다. 또 실제로 정신분열증 회복기의 환자들에게 암페타민, 메틸페니데이트 및 L-도파 등을 투여하면 정신분열증의 양성적인 증상을 유발시킬 수도 있다.
3) 다른 약물과의 관련
정신분열증은 다른 약물들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앞에서 우린는 주로 도파민과의 관련성을 다루었다. 그런 것처럼 암페타민 정신병(amphetamine psychosis)을 다룰 수 있다. 물론 암페타민정신병은 도파민의 활동과 관련되기는 하는데, 이는 뇌의 특수한 수용체에서 도파민이 방출되거나 활동이 강화됨으로써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암페타민에 의해서 일어나는 상동성행동은 도파민 경로의 손상에 의해서 예방될 수도 있음이 동물실험을 통하여 밝혀졌다.
도파민 수용체의 자극은 도파민이나 아포르핀을 뇌 속에 주사하면 가능하고, 그에 따른 상동증을 일으킨다. 여기에 몇 가지의 약물은 뇌의 도파민연접부에 집중적으로 작용한다. 이때 암페타민은 정신분열증과 가장 유사한 정신병을 일으키는 약물이다. 암페타민은 뇌의 연접부에서 도파민을 강화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다른 화학적 부류에 속하는 약물들도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함으로써 정신분열증의 주된 증상에 특수한 효과를 나타낸다. 이런 효과로 인해 정신분열증의 병인에서 도파민 연접부의 과도한 활동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가설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다만 도파민 연접부의 과다활동, 즉 상동성 행동, 편집망상 및 환청과 같은 정신분열증의 특정한 증상을 설명할 수는 있지만, 정신분열증의 다른 특징인 무쾌감증, 퇴행, 내폐성 및 정서의 둔화 같은 증상은 설명할 수 없다. 이들 현상은 오히려 동물에서 노르에피네프린과 관계되고 있다.
노르에피네프린의 경로는 때로 탐식 혹은 보상행동, 추구행동 및 격앙된 기분 등과 연관되기도 한다. 이는 정신분열증에서의 무쾌감증, 퇴행 및 정서의 둔화 등은 노르에피네프린이 그 연접부에서 부족한 것과 관계 됨을 시사한다. 그러므로 정신분열증의 유발은 도파민활동의 증가와 노르에피네프린활동의 저하를 동시에 일으키는 어떤 기전을 상정한다. 이 기전은 바로 도파민-베타-히드록실라제라는 효소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 효소는 뇌의 노르아드레날린종말부에서 도파민을 노르에피네프린으로 전환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이 효소의 활동을 저지하면 노르에피네프린을 생산하지 않고 도파민의 방출만을 일으키게 할 수 있다. 실제로 Wise와 Stein은 1973년 정신분열증 환자의 뇌에 대한 사후연구에서 도파민-베타-히드록실라제가 현저히 감소되어 있음을 보고하였다.
4) 특유의 생화학적인 요인과의 관련
정신분열증에는 특유의 생화학적 소견을 밝히려는 연구도 있다. 여기에는 세로토닌, 히스타민 및 아세틸콜린 등이 해당된다. 이들은 더 확실한 결과를 요구하는 편이지만, 그 가능성은 고려되는 편이다. 정신분열증의 회복기 환자에게 메틸페니데이트를 투여하면 정신분열증의 증상이 악화되는데, 이때에 피소스티그민을 투여하면 악화를 방지할 수 있다. 이런 사실은 콜린성 경로와의 상관성이 정신분열증의 생화학적 원인과 어떤 관계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정상인에서 나타나는 히스타민에 의한 알러지성 피부증상인 팽진(wheal)이 정신분열증 환자에는 적게 나타난다. 이로써 정신분열증 환자는 히스타민에 덜 민감한 것인데, 그 관계성에 대해서는 정확하지 않다.
그에 비하면 신경의 연접부는 다르다. 신경의 연접부는 고위신경활동이 일어나는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경연접부는 약물, 내분비물질 및 대사장애 등에 영향을 주는데 작용한다는 이유로 정신기능에도 그 영향과 작용이 가능하다. 이런 연접부의 활동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이나 기타 조절물질은 대단히 많을 것이다. 가령, 감마-아미노낙산은 중추신경 도처에서 나타나는 신경전달물질이며, 카테콜아민계와 중요한 상호관계를 가지고 있다. 감마-아미노낙산은 시상하부에 많이 분포되어 있고, 시상하부에서 뇌하수체 호르몬의 방출을 조절하는 수많은 폴리펩티드는 뇌 전체에 널리 분포되어 더 일반적인 행동에 영향을 행사한다. 항정신병약물은 대개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하는 작용 때문에 정신분열증에서 치료적 효과를 인정하는 편이다. 그러나 정신분열증은 도파민 결핍에 의해서만은 아닌 것이기에 도파민 연접부와 상호작용을 하는 다른 계통에서의 장애와 관련성을 상정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대로 생화학은 정신병에 상당한 관련성이 인정되는 편이다. 그러나 행동, 기분, 인식 또는 주된 정신병에서 나타나는 이들의 장애를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다만 어떤 특정한 영역, 특히 생원체아민의 연접부의 기능과 연접부-활동의 기타 조절인자 등에서 그 타당성이 인정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분열증의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 효과적 약물의 출현, 연접부의 생화학적 특성에 대한 규명, 그리고 정신분열증의 원인으로서 유전적 인자의 역할 등은 정신분열증의 배경에 생화학적 장애와의 관련성을 암시해주고 있다. 생화학에 대한 발전된 연구가 진행된다면, 정신분열증의 본질과 기능을 보다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2. 정신분열증과 발달생리 및 정신생리학
발달생리 및 정신생리학은 정신분열증의 행동장애와 심리기능의 장애를 설명한다. 이런 관점에는 대체로 정신의학자와 심리학자들이 일치된 견해를 보인다.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자아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그들의 개인적 갈등을 정상적으로 처리하지 못하고 주위환경에도 정상적으로 적응하지 못한다. 정신분열증 환자들이 일상생활을 어렵게 생각하는 이유는 자아기능의 장애라는 것이다. 이런 장애는 일단은 하나의 지각 현상의 오류와도 연관되어 있다. 그들은 일상생활이 어렵다기보다는 그런 일을 위협적인 것으로 지각하는데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은 모두 신체와 정신의 문제를 포함하는 것이다.
1) 발달생리적, 정신생리적 관련
발달연구에서 정신의학적으로 일치된 견해가 있다. 그것은 정신분열증 환자의 자아기능과 상위자아(초자아)기능의 장애 문제이다. 이들 기능의 장애는 아동기의 발달과정, 성숙과정 및 통합과정에서의 왜곡에 의해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반면 정신분열증의 심인성학설들에 대해서는 통일적이지 못하다. 정신분열증의 기본적 결함은 자아기능에, 그리고 이들의 자아기능은 충동, 갈등 및 엄청난 불안에 의해 붕괴되어 있다는 등의 차이를 보인다.
그런 이론들은 물론 일정 부분 관련성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들의 갈등은 정도가 심하고 해소하기에 쉽지 않다는 것이다. 즉 심리적 갈등이란 정상인에게서도 항상 경험되는 것이지만, 정신분열증 환자의 갈등은 그 정도가 심하고 그런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다. 이러한 발달과정의 왜곡에는 유전인자와 체질, 생리적 요소와 부모와 유아간의 상호관계성의 왜곡 등이 해당하는데, 이를 몇 가지로 구분하여 볼 수 있다.
첫째로 체질적 요소이다. 체질적 요소의 장애에는 베르그만과 에스칼로나(P. Bergman & S. Escalona)의 연구가 있다. 그들의 연구에 의하면 감각적 자극 능력이 자아기능에 손상을 초래한다. 즉 유아는 감각적 자극에 대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대단히 민감해서 그의 행동이 분열하게 된다. 행동의 분열은 조숙한 발달변화를 일으켜 감각적 자극에 더 이상의 분열을 방지하려고 한다. 그 때문에 자아기능이 고르게 정위되지 못하고 적응능력에 약화를 초래하게 된다. 체질적인 정신분열증적 소인이 근본적인 자아기능의 결함을 유발시키는 요인이라는 시각이다. 그리고 자아기능 결함의 아동들은 심한 증오감과 공격성을 지니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그런 이유로 모자관계가 왜곡되고 성장 후에는 어떤 특정한 스트레스에 대해 강하지 못하는 인격체제를 갖는다.
반면 정신분열증의 원인적 요소로서 모자관계의 장애에 대해서 다른 의견도 있다. 다른 의견에서는 자폐성 또는 공생정신병 아동을 예로 든다. 자폐성아동들이 살아 있는 생물체에 대하여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대하는 것이나 어머니의 존재가 독립되거나 분리된 존재임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이다. 게다가 공생정신병의 아동들은 유아기에 어머니와 맺던 밀접하고 의존적인 단계에서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한다. 이들의 증상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즉 어머니가 눈앞에 없을 때 나타나는 파괴적인 행동, 생물과 무생물과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 내적 정신세계와 외부사건과의 혼동, 어른에게 기대고자 하는 강한 욕망 및 마술적이며 비현실적 사고 등이다.
둘째로 분리-개인화의 단계이다. 분리-개인화 단계에서 오류이다. 분리-개인화로의 변천되는 과정이 성인 정신분열증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말러(M. S. Mahler) 등은 발달과정을 주시한다. 어린이가 걸음마를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어머니로부터 떨어져 나아가 자기 주체적인 개성화가 이루어질 때까지의 발달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겪게 되는 분리-개인화단계의 변천과정이 후에 성인 정신분열증을 일으키는 중요한 단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시기의 아동들은 즐거움과 두려움 사이를 배회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그 아동들이 새롭게 습득한 재주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어머니로부터 떨어져나가지 못하는 두려움과의 사이를 오락가락한다는 점에서다. 정상적인 과정의 아동은 어머니의 존재에 대하여 긍정적인데, 어머니는 그들을 사랑하고, 욕망도 충족시켜 주면서도, 독립적인 존재로 지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신분열증으로 발전하는 청소년들은 어머니를 독립된 개체로 지각하지 못한다. 그것은 사춘기로 발전되는 발달단계에서 심한 왜곡이 일어나 자아기능에 건전치 못한 결과일 것이다. 자아가 미분화되었거나 자아기능이 통합되지 못하는 상태이다. 설령 자아기능의 분화가 일어났다고 해도 스트레스에 직면하면 다시 퇴행하여 미분화상태로 된다.
셋째로 언어발달의 문제이다. 언어발달은 아동기의 정신분열증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정신분열증의 아동은 특히 언어발달에서 두드러진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언어발달의 문제는 원인이라기보다는 초기의 증상이 나타나는 전구증상의 하나이다. 전구증상이란 정신분열증의 첫 경고 신호로 여겨질 수 있는 특성들이다. 위생관리에 신경 안 쓰고 옷을 입음,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 같지만 논리나 일관성이 없음, 노려보거나 엄하니 있음, 단어나 언어사용이 이상함, 부적절한 웃음을 웃음, 불합리한 말을 함, 사회관계를 피하고 고립되어 지내거나 은둔함, 소리나 빛 등 자극에 지나치게 민감함, 쉽게 흥분하고 심한 피로나 졸음이나 불면이 있음, 정서표현을 잘하지 못함, 의미 없는 글을 쓰거나 이상한 자세와 행동을 취함, 중요한 일조차도 무관심함, 집중하지 못하거나 작은 문제도 혼자서 해결하지 못함 등이다.
물론 이런 증상을 모두 정신분열증으로 확신할 수는 없다. 이 증상 중에는 정상인들에게도 흔히 나타나는 행동이나 증상도 있고, 더욱이 상황에 따라 자연스러운 반응도 있으므로 그 정도와 빈도, 상황에의 적절성 여부를 고려해서 판단해야만 한다. 이런 가운데서도 언어문제를 중요시하는 학자들은 아동기의 정신분열증 과정에서 나타나는 언어행동에 연구의 초점을 맞춘다. 언어문제는 뇌와 발달과 직결되어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런 언어의 문제는 자폐성에서 중요시하여 다룬다. 정확하지 않은 어눌한 언어 그리고 말없는 언어는 자폐성의 외적인 특징이기 때문이다. 자폐성의 아동들은 언어발달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는다. 어떤 아동은 배웠던 말을 쉽게 잊어버린다. 또 어떤 경우에는 반향-언어증을 습득하기도 하고, 발음이 부정확하거나 그들만이 알아듣는 말을 하기도 한다. 이는 아동기의 경우에 분열증과 자폐성이 언어의 관점에서는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 이유이다.
이상에서 살핀 요인들은 발달의 과정과 관련되는 것이었다. 확실히 발달의 문제는 정신기능의 문제를 산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 요인은 다음의 몇 가지 양상으로 정리된다. 자아기능의 통합의 문제, 정상적으로 분화되지 못하여 병전에 이미 자기행동을 정상적으로 조절하지 못함, 인간관계를 정상적으로 유지하지 못함, 또 주위환경에 정상적으로 적응하지 못함 등의 양상이다.
2) 정신생리적 관련
정신생리학은 정신분열의 요인을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관찰한다. 임상 및 실험심리학자들은 임상적 관찰과 실험을 토대로 입증하려고 한다. 그들의 연구는 심리학적 기능의 몇 가지, 즉 지각, 주의 또는 학습 등의 실험에 초점을 둔다. 개인의 심리적 자극과 반응이 자기의 내적인 것과 외부에로 나타날 때의 현상을 연구한다. 이런 시각에서 정신분열증이란 사회학습과정의 특수한 문제로 주장되기도 한다.
이들 심리학자들의 주장은 대체로 두 가지 부류로 구분된다. 그 하나는 지각, 주의 및 의식기능의 특수결함이고, 또 다른 하나는 소인-스트레스개념에 초점을 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주의력에 관련된 자극의 문제는 압도적이어서 특기할 만한데, 이를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로 주의력과 통각력이다. 주의력과 통각력은 주변 상황에 대하여 적절히 관심을 갖고 인지하는 능력이다. 주변의 일정한 자극에 적절히 인지기능을 보이는 문제이다. 그것은 정신분열증 환자들의 주의력에 따른 통각력을 중요시한 것이다. 크레펠린과 블로일러도 정신분열증 환자의 주의력장애에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융(C. G. Jung)도 정신분열증 환자들의 사고형태의 장애와 행동장애는 주의력과 통각력의 장애에 기인한다고 했다. 그 후로 정신분열증의 주의력 문제는 많은 실험적 연구로 이루어졌다. 다만 그 결과에서는 일치되지 않거나 서로 상반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 반면에 하웨이와 살츠만(N. I. Harway & L. F. Salzman)은 정신분열증 환자들의 민감성을 지적했다.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주위환경을 정확히 받아들이거나 그렇지 못하는 것보다도 주위환경으로부터 오는 정보에 대해서 너무나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이런 민감성은 주의력과 통각력에는 매우 반대되는 특성이다.
둘째로 자극과 반응이다. 자극과 반응은 행동주의의 특징으로 일정한 자극에 대하여 적절하게 반응하는 것을 문제로 삼는다.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자극에 대하여 적절히 반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샤코브(D. Shakow)는 자극민감성에 대한 연구를 광범위하게 하였다. 그의 반응시간실험에 의하면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자극과는 전혀 다르게 오히려 다른 면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자극의 특성에 초점과 주의를 맞추지 못하여 반응이 장애를 받는 경우이다. 이런 자극과 반응에는 시간적인 특성에 따라 단순한 것과 지속적인 경우로 구분된다. 즉 계속적인 자극에 대한 반응의 준비상태를 정상적으로 유지해나가지 못하거나 시간에 맞추어 반응을 편성하는 능력이 약한 경우이다. 그런 점에서 샤코브는 정신분열증 환자들의 인식기능장애를 지적한다. 그것은 인식기능의 자세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셋째로 자극과 동화이다. 자극과 동화는 자극에 대하여 얼마나 동화할 수 있는지의 문제이다. 여기에 맥레이놀즈(P. McReynolds)는 정신분열증 환자들의 동화력을 주시한다. 그들은 동화할 수 없는 엄청난 자극에 직면할 때 불안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런 불안을 방어하기 위해 그들은 무감동과 위축과 후퇴라는 자세를 구사한다. 이로써 그들은 지각을 감소시키고 통합하게 된다. 여러 연구들에서 공통적인 점이 발견된다. 그것은 정신분열증 환자들이 여러 자극에 엄청난 주의력을 기울이는 것이지만, 자극에 적절히 또는 정확하게 반응하지 못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실제적인 자극보다는 다른 자극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어 끝내는 자극들을 배제하거나 감소시키고, 결국은 그 자극을 회피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반응의 문제는 자극의 부정확성에 있을 것이다. 정상인에게는 자극이 정상적으로 인지되지만, 그들에게는 다르게 인지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자극을 스스로 선택하는 경향이다. 자극에 그대로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나름대로의 특성대로 반응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부적당한 자극에 반응을 한다. 그렇다면 이들이 특별히 반응하려는 자극들이 있다는 것이다. 동일한 자극을 가하여도 어떤 특이한 것에만 반응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이런 자극에 대해서는 더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3. 정리: 정신생리학은 정신분열증 행동장애와 심리기능 장애를 설명
지금까지 우리는 생리학적 요인으로서 정신분열증에 대하여 기술했다. 정신분열증은 어떤 요인에 의해서 일어나는가? 일반적으로 이런 요인에 유전성은 15-20% 정도가 인정되고, 많으면 20-25%까지 인정되기도 한다고 했다. 여기서는 생리적인 요인이 정신분열증의 유발과 어떤 관련성을 가질 것인가에 대하여 다루려는 것이었다. 생리학적인 요인에는 대개 약물의 작용과 관련되는 편인데, 이는 인체 내에서 약물이 신경에 관련되어 작용되는 측면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몇 개의 부분으로 구분하여 다루어야 했다.
정신분열증에서 병리생리학적인 요소에서는 유전인자는 정신분열증의 원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이런 가정이 옳다면 생화학적 요소도 정신분열증의 원인적인 요소로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데, 유전인자는 생화학적 과정을 통해 표현되기 때문이다. 정신분열증의 생화학적 근거는 요즈음에 대두된 것은 아니라, 이미 히포그라테스시대의 의사들도 광증(insanity)은 뇌에서 일어나며 뇌의 화학적 장애와의 관련성을 추측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메틸기전이설과의 관련, 도파민과의 관련, 다른 약물과의 관련, 특유의 생화학적인 요인과의 관련 등으로 구분하여 다루었다.
정신분열증과 발달생리 및 정신생리학에서 발달생리 및 정신생리학은 정신분열증의 행동장애와 심리기능의 장애를 설명한다고 했다. 이런 관점에는 대체로 정신의학자와 심리학자들이 일치된 견해를 보이는데,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자아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그들의 개인적 갈등을 정상적으로 처리하지 못하고 주위환경에도 정상적으로 적응하지 못한다는 점에서다. 정신분열증 환자들이 일상생활을 어렵게 생각하는 이유는 자아기능의 장애라는 점에서 이해된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발달생리적인 관련, 정신생리적인 관련 등으로 구분하여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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