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여호와 이레가 아니겠는가?
월요일에 숨이 넘어가는 보고가 들어왔다. 푸지따가 다니는 학교에서 그가 아파서 기숙사에 누워 있으니 병원에 데려가라는 연락이 왔다는 것이다. 푸지따는 지난 2년 사이에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차례대로 잃은 고아이자 여섯 살 정도의 키에서 성장이 멈춘 여자 아이로 우리 희망공동체가 맡아서 뒷바라지 하고 있다. 학교는 지난 달 까지 희망공동체에서 근무했던 라오 목사님에게 연락을 취하였고 그가 나에게 숨 가쁘게 연락을 한 것이다. 그후 그는 신속하게 기숙사에 누워있는 푸지따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 푸지따는 작은 병원에서 1차 진료를 받고 다시 준 종합병원으로 보내져서 정밀 검사를 받았다. 결론은 장티푸스와 황달병이었다. 그 동안 병에 얼마나 시달렸는지 아이의 얼굴이 반쪽이 되었고 고통으로 찌그러져 있었다. 기숙사에서 혼자 참을 때 까지 참다가 쓰러졌던 것이다. 두 병원에서 삼일 동안 검사를 받았다. 의사의 권고대로 그는 입원하지 않고 약을 복용하며 정기적으로 병원 진료를 받기로 하고 학교 기숙사로 돌아왔다. 의사가 영양 부족이 심하다는 지적을 하여 우리는 부모도 없고 집도 절도 없이 기숙사의 밥을 의지하고 사는 아이에게 끼니 때 마다 고기반찬을 해줄 수가 없기 때문에 함께 근심에 빠졌다. 그런데 기숙사 사감이 병든 아이의 치료를 위해서 특별 식사를 제공하겠다고 해서 우리는 추가로 식대를 더 내기로 하였다.
2018년 12월에 장애 아동인 푸지따가 거리에서 구걸하고 있는 것을 목도한 우리 공부방 학생들이 푸지따를 돕자는 제안을 해왔다. 우리는 바로 그 집을 방문하여 그가 학교에 다니지 않고 구걸로 장애를 가지고 있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돌보는 것을 확인하고 바로 자매결연을 추진하였다. 자매결연 1인으로 해결이 되지 않으므로 2인을 결연시켰다. 그리고도 서천교회 여신도회가 특별 지원을 하겠다고 해서 그 지역 교회에서 섬기고 있는 라오 목사님과 상의하여 그 분의 제안으로 푸지따 통장을 만들어서 목사님께 맡겼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입금과 출금을 할 때 마다 통장의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푸지따의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장례를 치러 주었고 완전 고아가 된 그를 기숙사가 있는 학교에 특별 입학을 시켰다. 매월 찾아가서 그의 상황을 체크하였고 사진을 찍어서 보고해주었다. 그래서 나는 푸지따의 학교와 일상에 관여하는 자가 되었다.
그런데 6월 초에 그가 다른 지역으로 발령이 나서 떠나게 되었다며 푸지따 통장에 대하여 문의를 하였다. 한 번도 그가 떠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순간 당황하여 말문이 막혔다. 그가 없이는 푸지따를 돌봄이 프로젝트로 전락하게 된다는 사실이 명약관화하였다. 일의 형편을 보면 새로 오는 목사님께 맡기는 것이 당연하건만 나는 푸지따의 행복과 평안을 위하여 간곡히 부탁하였다.
“목사님, 푸지따 통장을 맡아주세요. 목사님께서 그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장례식을 치렀고 천애 고아가 된 그를 위해 기숙학교를 친히 찾아가 부탁하는 수고를 했지 않습니까? 푸지따가 목사님을 가장 믿고 따를 것입니다. 푸지따는 목사님을 의지하고 있습니다. 그가 자립할 때 까지 그의 아버지라고 생각하고 통장을 맡아 주세요. 우리는 그가 자립할 때 까지는 그를 돌보기로 마음으로 하나님께 약속했어요. 당신은 그 곳에 있고 저는 여기에 있으니 목사님께서 제 대신 그 아이를 위해 시간을 내주세요. 학교에도 가고 병원에도 함께 가고 기타 도움을 청할 때 찾아 가주세요. 제가 수고비는 따로 드리지 못하지만 푸지따를 위한 경비는 계속 입금하지요.”
그는 잠시 침묵을 한 뒤에 대답하였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푸지따를 위하는 당신의 마음을 압니다. 맡겨주시니 고맙습니다. 푸지따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Yes, I will. I know your heart for Pujitha. Thank you for entrusting me with it. I Will do my best for Pujitha.”
그리고 그는 다른 교회로 떠나갔다.
그러나 그는 약속대로 푸지따가 쓰러졌다는 학교의 연락을 받자마자 달려가서 그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 그는 3일 병원 계속 푸지따를 데리고 병원에 다녔다.
우리가 푸지따를 만난 세월이 햇수로는 7년째다. 라오 목사님은 7년 중에서 3년을 우리와 함께 하였다. 그런데 그 3년 동안에 푸지따에게 가장 고통스런 사건이 일어났고 목사님은 그와 함께하였다. 그리고 그를 위해 통장을 만드는 아이디어를 제안하였고 푸지따에게 모험이고 위기이며 혁명이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환경이 전혀 다른 새로운 기숙학교로 그를 안내한 것이다.
라오 목사님은 불행한 푸지따를 위한 하나님의 준비였다.
서천교회 여신도회와 두 명의 자매결연 또한 그를 위한 하나님의 준비였다.
“여호와 이레!”
라오 목사님의 푸지따에 대한 섬김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푸지따를 위해 나누며 섬기는 교우님들과 교회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6월은 계속되는 지원 요청으로 숨이 가빴다.
6월에 생일이 있는 샨띠홈 친구들의 생일 축하비와 축하잔치 비용을 5월에 다 보냈고 그들은 5월과 6월에 샨띠홈 형제와 자매들이 한 자리에서 축하 잔치를 열었다고 보고를 해주었다.
그런데 돼지 프로젝트 후원금 송금을 유보하는 일이 발생하여 그 돈을 두 곳으로 나누어 쓰게 되었다. 갑자기 외롭고 쓸쓸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샨띠홈 아이들 생각이 나서 그 돈의 일부를 송금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송금 명목이 없었다. 그래서 지난 3월에 긴급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엠 키란에게 6월에 줄 생일 축하금을 아무도 모르게 미리 보냈지만 그것은 그것으로 처리하고 새로 생일 축하금과 잔치 비용을 다시 보내기로 하였다. 키란이 계속해서 공무원 시험공부를 하고 있으므로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이다.
벵에게 송금을 하고난 이틀 뒤에 SOS가 들어왔다.
우리 샨띠홈 아이가 쓰러졌다는 것이다. 벵이 그를 자기 집으로 데리고 왔는데 병원에 입원을 시켜야 하는데 돈이 없다고 하였다. 그에게 생일 축하금과 잔치 비용의 일부를 사용하라고 허락해주었다. 작은 키란이 졸업 고사를 앞두고 시간이 있다며 자원해서 그를 병원에 입원 시키고 간병을 하였다. 그가 퇴원하는 날에 벵으로 부터 연락이 왔다.
“선생님! 작은 키란이 7월 초에 졸업시험을 치러야 합니다. 돈이 없어서 응시료 “Exam fee”를 아직 내지 못했어요. 그 돈을 내지 않으면 시험을 볼 자격을 주지 않아요. 졸업시험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이제껏 가만히 있다가 딱 당해서 말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조금 믿어지지 않는 구석이 있지만 믿기로 하였다. 그리고 카톡을 보냈다.
“키란은 왜 인제야 말하는 거냐? 그리고 직접 말을 하지 않고 왜 너를 시켜서 하는 거냐? 청구서를 보내다오. 그리고 남은 돈으로 응시료를 내다오.”
공무원 시험공부 중에 있는 엠 키란을 위로하려고 없는 명목을 만들어서 보낸 돈이 가우탐의 입원비와 케이 키란의 졸업고사 응시료가 되었다.
나는 기분이 아주 묘해졌다. 비록 큰돈이 아니고 큰 일이 아니지만 아주 절묘한 타임에 절묘한 사람에게 절묘하게 쓰이어진 것이 놀라웠던 것이다. 아주 작은 일까지도 주관하시는 섬세한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며 감동에 빠졌다.
세상이 보기에는 아무 것도 아닌 작은 일이겠지만 내 눈에는
기가 막히는 타이밍!
기가 막히는 사람!
기가 막히는 일! 이었다.
하나님만 이 하실 수 있는 일!
여호와 이레!
이 또한 “여호와 이레”가 아니겠는가?
큰 사건, 큰 일, 큰 나눔과 큰 섬김이 일어날 때 우리는 여호와 이레를 외친다. 그러나 살아보니 범사가 다 “여호와 이레”다.
오늘도 "여호와 이레"의 은총을 맛보며 감동의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다.
2024년 7월 5일 12 금요일
우담초라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