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이 필요합니다.
덤프도 되고 4륜도 되는 쭈구리 세렉스를 몰고 다니는 버릇을 해 보니
덤프 안되고 4륜 안되는 차는 운영하며 많이 답답할 듯 합니다.
중고나라에서 트럭, 4륜, 덤프, 봉고, 포터, 1톤트럭 등의 검색어로 줄기차게 찾아 헤맵니다
운이 닿지 않으려니 무려 삼방으로 덤프가 되는 트럭도 최근에 매물로 나왔지만
이미 다른 이의 손으로 넘어간 지가 오랩니다.
그저 줄만 섭니다.
'불발되면 줄섭니다~~~'
줄만 서면 뭐하나?
줄창 트럭매물을 검색하다가 문득 눈에 띄는 매물이 있습니다.
트럭캠퍼!!! 캠핑용으로도 좋고 농막으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는데
더해서 쩨랍니다. 미제!!!
가격도 많이 착합니다.
컴을 닫고 다른 일을 하는데 눈에 자꾸만 캠퍼 사진이 눈에 밟힙니다.
해남으로 일하러 가다가 도중에 컵라면이나 하나 사먹자 싶어 편의점에 들러
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고 익기를 기다리는 시간..
캠퍼를 못사면 두고두고 아쉬워 할 것 같다는 판단이 듭니다.
핸드폰을 꺼내어 매도자에게 구매의사를 문자로 보냈더니
역시나 문자로 알았다는 답변입니다.
전화가 불이 났다는 정말 쓸데없는 정보까지 곁들여서....
가만 두면 안되겠다 싶어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천에서 캠퍼를 제작하는 이도 지금 매도자에게 직접 대면하러 오겠다고 했다고 하고
그외 몇 분이 직접 찾아 오겠다고 했다네요.
거의 절반은 우겨서 제가 사겠다고 해서 결국은 계약금을 넣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제가 우겨서 사게 된 것이 아니라 매도자의 친구분이 광주분인데
제가 광주사람이라고 하니까 기왕이면 고향까마귀에게 팔아달라고 권해서 제가 사게 되었습니다.
......................지리한 사전 설명은 끝!!!
그 다음날 강원도 영월로 화물차를 보내어 캠퍼를 싣고 내려오게 하라는 매도자의 선언입니다.
폭이 2.4미터가 되니까 3.5톤 정도는 보내랍니다.
화물 24를 검색어로 인터넷을 두들기면 화물차를 배정받을 수가 있습니다.
전화응대를 하는 아가씨는 상차 방법과 물건소재지 주소를 알려달랍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비용이니 현금만 준비하면 된다네요?
비용은 30만원에서 40만원 정도 수준이랍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화물차 배정을 요청하는 전화를 걸다 보니
이것은 아니다 싶은 겁니다.
어차피 캠퍼는 트럭에 싣고 이리저리 헤매이며 사용하는 것인데
옮길 때마다 3,40만원 들여서 트럭을 불러 옮겨야 한다는 이야기가 되지 않겠습니까?
이건 모순입니다.
매도자는 매우 카리스마가 넘치는 갱상도 말씨를 쓰는 강원도 사내입니다.
제 의견이나 입장은 굳이 들으려고 하지를 않습니다.
부딪쳐 봐야 좋을 일 하~~나 없습니다.
앞에서는 예~예~예~ 해 놓고 제 생각대로 일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일찍 ...아침잠도 많은 놈이 새벽 5시에 일어나 고물딱지 세렉스를 몰고 강원도로 향했습니다.
오후 두 시경이 되니 강원도 영월입니다.
불안해 지기 시작합니다.
구비구비 골목골목을 세렉스는 힘에 부치게 올라가고
캠퍼를 싣고 움직이기에 세렉스가 너무 작은 것 아닐까 하는 마음이 현실적인 걱정도 깊어집니다.
안되면 다시 3.5톤 트럭을 현지에서 물색하기로 하고 구불구불 언덕배기 중턱에 있는 매도자의 주말주택에 도착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나이도 존만큼 드신 매도자는 제 세렉스를 보자마자 타박입니다.
'제 걱정으로 그러시는 것은 알겠지만 일단 차를 몰고 왔으니 캠퍼에 맞나 안맞나 대보기나 합시다'
그런데 말입니다.
세렉스가 그 큰 캠퍼를 등에 지고 버팁니다....................실은 바등바등...
일단 실었으니 출발을 했습니다.
매도자는 캠퍼무게가 1.2톤이니 1톤트럭 적재량으로는 적정하리라고 예의 그 고집스럽고 카리스마적인 단정을 짓지만
속도를 슬슬 올려보니 41km 정도가 되니 세렉스가 중심을 잡지 못합니다.
누가 툭 튕기면 뱅그르르 돌아 버릴 것 같습니다.
농막을 싣고 영월에서 광주광역시까지 국도로 국도로.....언덕배기는 17~8km 속도로
평지는 38~40km로 기어 갔습니다.
그래도 다음 날 새벽 2시가 되니 광주광역시 으뜸가는 송정리에 도착했습니다.
무모한 도전에도 끝은 있습니다.
화장실 갈 때 마음 다르고 올 때 마음 다르다지요?
저는요 화장실 갈 때 마음 다르고 바지내릴 때 마음 다르고 힘쓸 때 마음 다르고 문닫고 나올 때 마음이 달라집니다.
새벽에 세렉스 시동 걸 때는...'세상 뭐 별거 있간? 다 덤벼!!!' 해 놓곤
강원도 영월에 도착해서는 조마조마 불안불안하다가
세렉스가 의외로 힘을 쓰자 '별거 읎당게~'했다....
옆도 안보고 뒤도 안보이는 상황에서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릴 때는 또 아슬아슬했다가
집 앞에 내려 놓으니 세상 다 얻은 기분입니다.
나이 들 수록 현실을 인정하고 순응하고 조심해야 할 터인데
어찌된 영문인지 갈 수록 무모해 집니다.
저요...오늘 승용차를 사무실 앞으로 견인해서 갖다 두었습니다.
엔진과열로 엔진이 작살 나 버렸거든요.
동네 카센터 사장에게
'일단 제가 고쳐 보구요. 안되면 전문가에게 부탁할 거에요'
했더니.....카센터 사장이 저를 이해할 수가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더군요.
실은 동네 카센터 사장님 실력도 장난이 아닌데 엔진분해조립까지는 못한답니다.
멈추고 싶지만 무모한 도전은 여전히 반복됩니다.
기왕 무모한 도전을 하는 거 열여덟 미모의 아가씨에게 대쉬를 해봐??
첫댓글 즐감하고 갑니다 ....좋은일 가득 하시길 ........
감사합니다.
덕분에 오늘 광주 날씨는 매우 쾌청입니다.
ㅎㅎ
도전정신은 사람을 건강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이번엔 닭키우기에 도전해 보려고 하는데 다른 도전보다는 다른 차원에서 두려워서 망설이고 있습니다.
삼척하면 영금정에 드나들던 기억이 납니다.
멋진 곳이지요.
문어도 많고요~
@샤인 네~~~
삼척은 역사에 고장이라 볼거리가 많죠. 바다가 있어 수산물도 많구요. 삼척의 좋은 추억 오래 간직하세요.
머리 부분이 더 튀어 나온것 같아요 멋집니다
고생덩어리입니다
힘든 운행하셨습니다
저는 검이나 그냥 차불러서왔을거 같아요
편안한 밤 되세요
광주에서도 움직일 때마다 겁이 나더군요
클 수록 편하지만 위험도 비례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