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남수단 7월7일(금) 한 강좌를 마치고
이강실목사
오늘 드디어 한 강좌를 마쳤습니다. 잘 들리지도 않는 영어를 듣느라, 호텔에 돌아와서는 강의 준비 할랴, 목요일 저녁부터 앞머리가 조금씩 지끈거리기 시작했지만 금요일 오전에 강의에 들어가니 다시 개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오전만 하면 끝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가뿐해졌습니다. 시간에 쫒겨서 제가 생각한 것을 다 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할 만큼 충분히 했다는 생각에 뿌듯했습니다. 아, 드디어 해냈다, 이제 이 ‘한몸평화’란 주제를 가지고 한 강좌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뻤습니다. 마지막에 학생들보고 이 강의를 통해서 무엇을 배웠는가를 써보라고 했습니다. 충분한 시간을 주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제가 말하고자 한 바를 이해를 하고 있었으며 한몸평화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이론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깨닫게 하고 느끼게 해준 수업방법에도 많은 의미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오후에 남수단 대사관을 가야하기 때문에 제 시간에 끝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함께 사진도 찍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우리 교인들이 마련해준 스카프와 넥타이를 선물로 주었더니 무척 좋아했습니다. 학생들도 아프리카 옷감을 저에게 선물로 주었습니다. 이제 종강기념으로 같이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것은 여러 사람들이 준 후원금으로 제가 특별히 마련한 식탁입니다. 점심때 밥을 먹지 않은 학생들이 반절이나 되고 특히 남수단에서 온 학생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알고 제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한 끼의 밥이라도 같이 맛있게 먹는 것이었습니다. 구내 식당과 학생들 몇 명이 같이 준비를 해서 70명의 식사가 마련되었습니다. 소고기, 닭고기 등을 비롯해서 거의 7-8가지 반찬이 준비되었습니다. 이 학교의 원칙은 단 한 접시 밖에 못 먹는 것이기 때문에 아예 산만큼 높이 쌓아서 가져왔습니다. 이들은 언제 먹을지 모르니 있을 때 많이 먹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먹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이것이 밥상공동체라고 생각하니 예수님의 밥상공동체가 그 당시 사람들에게 얼마나 소중했는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이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나도 곧바로 대사관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전화를 통해서 3시에 문을 닫는 것으로 알고 갔었는데 이미 12시에 문을 닫았다는 것입니다. 월요일에 와야 한다고 합니다. 난감합니다. 월요일부터 강의가 시작되는데 월요일에 비자를 받으러 오라니 수업이 늦어지게 되었습니다. 어제 저녁 내가 몹시 피곤한 것을 보고 심목사님이 너무 힘들면 일주일 쉬었다가 일주일만 강의해도 된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럴 생각도 있었지만 이들과의 약속을 지켜야한다는 생각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게다가 ‘한몸평화’ 수업을 2주로 연장해서 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4복음서 공부를 빼고 그것을 하면 어떻겠느냐고 심목사님과 상의하니 그것이 이들에게 더욱 필요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더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남수단에 가서는 제 강의를 한 단계 더 높여서 실행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비자가 늦어져서 수업도 늦게 시작할 것 같아서 학생들에게 미안했습니다. 대사관의 상황을 더 정확하게 알았어야 하는데, 아쉬운 마음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조금 더 쉬는 시간을 갖게 되어서 좋은 면도 있습니다. 이 시간에 새로운 내용으로 진행될 두 번째 주 강의도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이 선물로 준 옷감을 한국에 가져간들 비싼 돈을 주어서 옷을 해 입기는 힘들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여기가 수공비가 싸다는 생각을 하고 호텔 직원과 함께 호텔 옆에 있는 양장점에 가서 15000원에 한 벌을 맞췄습니다. 옷을 입고 사진을 찍어서 학생들에게 보낼 생각입니다. 호텔에 오니 집에 갔던 재키가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생일이란 말을 얼핏해서 그냥 지나갈 수 없어서 케익을 사서 생일잔치를 하자고 말했습니다. 그 때만 해도 케익이 기껏해야 만원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케익을 사러 갔는데 3만원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난감했습니다. 그렇게 비싼 케잌을 사는 것은 돈 문제를 떠나서 너무 무리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 번 약속을 했기 때문에 사오긴 했지만 약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저녁 9시가 넘어서 생일잔치를 했습니다. 여기에서 일하는 직원들 8명이 참여했습니다. 그것을 보니 무거운 마음이 없어졌습니다. 일주일 넘게 함께 지냈는데 이렇게라도 고마운 마음을 표현할 수 있었고, 함께 자리에 앉아서 대화를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들이 이런 케잌을 먹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라도 이들에게 케잌을 먹을 수 있도록 했다는 것도 좋았습니다. 나보고 밥도 잘먹고 잠도 잘 자고 이들의 환경에도 전혀 거부감 없이 잘 지내는 나를 보고 천상 선교사로 태어났다고 이제 선교사로 살아보면 어떻겠느냐고 심목사님이 말할 정도로 잘 살고 있는 우간다 통신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