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율 Golden Rule (양곤서신-215호 220623)
황금율(黃金律)은 마태복음 7장 12절에서 나오는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 위키백과에서는 “수많은 종교와 도덕, 철학에서 볼 수 있는 원칙의 하나로, 다른 사람이 해 주었으면 하는 행위를 하라는 윤리 원칙”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몇 년 동안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당근마켓을 통해 이런 저런 물건들을 사가지고 미얀마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제게는 필요 없는 물건도 있지만, 현지인 학생들이나 교수들에게는 필요한 것들입니다. 그래서 가지고 온 물건들을 저들에게 나누어주곤 하는데, 어떤 물건을 아까워서 주기가 망설여집니다. 그중에 하모니카를 24개 가지고 왔습니다. 그렇게 많이 가지고 온 이유로, 하모니카는 키(key)별로 음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개가 필요합니다. 트레몰로하모니카 C, C#, G, G#, A, A#, C옥타브, A마이너, 크로매틱하모니카 4개, 다이어토닉하모니카 4개인데, 현재 제가 12개를 가지고 있고, 위의 키와 겹치거나 학생들이 원해서 12개를 그들에게 주었습니다. 그런데, 품질도 좋고 가격도 비싸서 제가 정말 아끼던 몇 몇 하모니카를 줄까말까 많이 망설이다가 결국 주게 되었는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주었습니다. “내게 소중하고 아까운 것이면, 학생들에게도 소중하고 아까운 것이다. 물건이 내 손을 떠나 학생들 손에 들려있어도 그만한 가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주고 나니 속이 후련했습니다. 당근마켓에서 구입한 중고품이지만, 하모니카 외에도 핸드폰, 소형앰프, 블루투스스피커, 이어폰, 등등을 있는데, 주는 재미도 솔솔합니다. 저도 좋은 물건을 받고 싶죠. 정말 황금율이 마음에 와 닿는군요. 하모니카 말이 나왔으니 한 가지 덧붙이면, 작년 말과 올해 초 4명의 학생들에게 취미로 틈틈이 하모니카를 가르쳤는데, 그 중 한 학생이 진보를 보여, 그 학생에게 6월초부터 다른 학생을 가르치도록 했고, 지금 6명이 일주일에 3회 특별과외 시간에 하모니카를 배우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파송교회와 여러 협력교회들 그리고 개인 후원자들 및 양곤서신을 읽어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오늘도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리며, 변함없이 기도해주시고 후원해 주신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요즘 미얀마에서 유가가 올라도 너무 많이 올랐습니다. 오늘 발전기용 디젤을 구입했는데, 1리터당 2,720짯(한국돈 1,813원)이였습니다. 한국에 비하면 조금 싸긴 한데 미얀마 사람들의 소득수준을 감안하면 너무나 비싸죠. 작년 이 맘 때에 비하면 3배가 올랐어요. 유가가 오르니 덩달아 다른 물건들의 값도 올라 한국 선교사들의 삶도 어려운데, 현지인들의 삶은 오죽하겠습니까? 안 오르는 게 딱 하나 있다면 그것은 월급입니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올랐는데 월급이 한 푼도 안 올랐다면 결국 월급이 많이 깎인 셈입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변함없이 살아가고 있고, 거리에 나가보면 차들이 많이 다니고, 선교사들의 사역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1. 가족근황.지금 미얀마는 우기라 매일 비가 와서 그런지 별로 덥지는 않습니다. 대신 습기가 많아 온 집안이 눅눅하죠. 정부에서는 전기 공급을 늘리려고 애를 쓰지만, 양곤의 경우 일부 타운쉽(구, township)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전기사정이 좋지 않고, 저희가 사는 지역은 여전히 하루의 절반 가까이 전기가 나갑니다. 그래서 정전될 때 발전기를 가동하게 되는데 기름 값이 비싸고, 밤에는 주변 주민들에게 방해될까봐 발전기마저도 끄게 됩니다. 하루 빨리 전기사정이 좋아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건강상 별 문제가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군사정부에서는 외국인인 저희들에게조차 이중삼중으로 감시를 하고 있지만, 거주신고를 잘 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문제에도 특별한 어려움이 없습니다. 한국에 있는 바울이, 동우, 하경이도 각자 직장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하니 감사할 일입니다.
2. 사역현황.이번 학기 들어 신학교에 난리가 났습니다. 매년 새 학년 1학기는 12월에 시작하고 그때 신입생을 받고, 6월부터 시작되는 2학기에는 학생보충을 위해 소수의 학생들만 받는데, 이번 6월 학기에 신입생이 무려 25명이나 왔습니다. 그래서 학부생 70명에, 석사반 4명, 예비석사반(영어훈련) 4명을 합쳐 학생이 78명으로 역대 학생 수가 최고에 달했습니다. 그래서 신경 쓸 일도 많아졌고, 매월 운영비도 크게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현재 종합관 건축 중이라 남자기숙사 3동 중 1동을 공사하는 인부들에게 내어준 상태이고, 교실 한 칸도 건설회사 사무실로 쓰는 바람에, 학생들은 잠잘 때 좁혀서 자야하고, 신학과 2학년은 교수식당에서 수업을 하고, 교수들은 교무실에서 점심을 먹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도 기쁘게 견디는 것은 머지않아 종합관이 완공될 것이고, 그러면 한층 더 편리하게 시설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분간 불편하지만, 우리 학교 시설을 지어주기 때문에 건설회사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습니다. 종합관은 3층 규모로 연면적 354평에 이르고, 크고 작은 공간이 21칸이나 생겨나게 됩니다. 세부적으로는 1층 9칸(학장실을 비롯한 교무행정실 및 교단본부), 2층 9칸(석사반 교실 및 교수연구실), 3층 3칸(도서관, 컴퓨터실, 대형강의실)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종합관 건축을 위해 한국의 여러 교회에서 헌금을 해주셨습니다. 헌금해주신 교회들과 성도님들에게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돌보고 있는 교회 중에 에찬따야교회가 있습니다. 지난 1월 서신에서 언급했지만, 당시 담당 사역자인 전도사가 고난을 당하고 그 후유증으로 지금까지 사역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후 에찬따야교회는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성도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다가, 지난 6월 8일부터 다시 예배당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인근에서 사역하고 있는 강도사를 보내 주일 오후 2시에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단되었던 유치원도 6월 11일부터 열고 있습니다. 에찬따야교회는 우기에 접근하기조차 쉽지 않는데, 마을로 통하는 길 약 2km가 흙탕길이어서 차가 다니지 못하고, 유일한 교통수단은 오토바이를 개조하여 만든 삼륜차로만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교회가 위치한 에찬따야 마을에도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마을 전체가 지금까지 정부소유의 땅인데, 정부가 돈이 필요해서 그런지 돈을 받고 땅 소유권을 개인에게 불하해주고 있습니다. 에찬따야교회도 정부가 요구하는 돈을 지불하였습니다. 엄격하게 보면 미얀마에서의 모든 땅은 정부소유인데, 소유권을 불하해준다는 뜻은 장기간(50~70년) 사용권을 준다는 것입니다. 즉, 미얀마에서 부동산거래는 땅 사용권을 사고 파는 것입니다.
이제 서신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신학교에 학생들이 많아 활기가 넘치는 모습을 보니 기쁩니다. 여러분들도 기쁘시리라 믿습니다. 새벽 5시 반, 새벽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4년이 지나면 변하지 않을 학생이 없기에 미얀마의 소망을 봅니다. 미래 미얀마 복음화를 책임질 인재들이 여기서 양육되고 있다고 생각하니 늘 가슴이 벅찹니다. 이곳에 사는 저희 선교사들도 수고하지만, 한국에서 기도해주시고 후원해주시는 여러분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더욱이 물가가 너무 올라 학생, 교수, 직원 약 100여명이 먹고 사는 일도 힘들지만, 신학교를 후원하는 여러분들의 헌신이 있기에 신학교는 잘 운영되고 있고, 오늘도 하나님나라 지경이 넓혀지고 있습니다. 한국도 장마철이 시작된다고 하니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저희를 기억해주시고, 늘 기도와 응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주님께서 주시는 영육간의 복으로 충만하기를 기도하며 이만 줄입니다. 미얀마 양곤에서 손한락/안미숙 드림.
(기도제목)
1. 미얀마개혁장로회신학교가 종교개혁과 성경에 입각한 개혁주의 신학을 미얀마에 전파하는 차별화된 신학교가 되고, 복음전파에 불타는 훌륭한 목회자들을 많이 배출하는 학교가 되도록. (연중 동일).
2. 미얀마개혁장로교단 산하 45개 교회들이 하나님의 말씀과 성도들의 헌신위에 든든히 서고 성장해 가도록. (연중 동일).
3. 미얀마개혁장로회신학교의 장기 비전인 신학교의 질적 향상을 위해. 특히 그동안 코로나로 연기되어 왔던 M. Div. 과정이 2022년 8월에는 반드시 개설되고, 아울러 국적을 초월하여 많은 우수한 교수들이 준비될 수 있도록. (연중 동일).
4. 현재 4명의 학생들이 미국 에반갤리아대학과의 학위 과정(M. Div., 목회신학석사)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2022년 8월부터는 공동학위를 시작할 수 있도록 (연중 동일).
5. 우기에도 종합관을 건축 중인 LS건설에 재정적인 어려움이 없이 정해진 기일 내에 공사를 완공할 수 있도록. 9월 말에 준공식을 할 수 있도록 특별히 기도해주세요.
6. 6월 학기 25명의 학생을 보내주신 주님께 감사하며, 한 명 한 명 낙오됨이 없이 9월말까지 학기를 잘 감당할 수 있도록.
7. 우기 때 아픈 학생들이 나오기 마련인데, 요즘 눈병과 댕기열이 유행하고 있지만, 학생들이 병에 걸리지 않고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최근 눈병에 걸린 3학년 테인툽과 까웅쪼가 온전히 회복되도록. 특히 테인툽이 상태가 염려됩니다.
8. 에찬따야교회가 온전히 회복되고, 전임사역자 1가정 파송되도록. 머잖아 마을에 전기가 들어오도록.
9. 아내 안미숙선교사의 건강과 작성중인 제 논문 잘 마무리 할 수 있도록.
10. 바울, 동우, 하경이의 건강과 직장생활 가운데 맡은 일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하나님과 늘 동행 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