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살아가는 일/ 홍속렬
어느덧 내 나이 팔순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나는 내 나이가 그렇게 많다. 생각 안 한다
매일 반복되는 나날로 여기고 언제나 같은 리듬으로
같은 생각으로 살아가니 그날이 그날 내일도 마찬가지
그러니 나이에 대한 관념은 자연히 생각 안 하고 늘 그날처럼
어제처럼 그렇게 살아간다
새벽마다 산에 올라 걷는다
한 시간 다 걷고 나면 온몸이 땀으로 흔 건
솔 나무 밑 평상에 앉으면 시원한 산바람 솔바람에
기분이 상쾌하고 땀에 절은 육체에 시원한 바람 맞아
시원, 상쾌, 명쾌한, 기분에 하늘로 날아오를 듯한 심정
이런 상쾌함으로 운동을 한다
그리고 생각한다
시방 이 시각 나만큼 행복한 사람 있을까?
산다는 게 별거인가?
가장 힘든 일 있을 때 침 한번 뱉고 뒤돌아서서 하늘 한번
올려다보면 해결될 일 많으나 집착과 버리지 못하는
습관(욕심)으로 힘든 삶을 살아간다
생애 처음으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쫓기지 않는 삶 아닌
그런 마음으로 매일을 살아가니 정신적 여유가 생긴다
그러니 주위를 찬찬히 자세히 바라볼 수 있어 좋다
그곳에서도 그랬지만 어딜 가나 나 혼자라는 의식
고국이라도 변함이 없다
세상에 태어날 때도 그랬으니까
갈 때도 그럴 거니까
내게 유일한 친구는 음악
kbs 1fm 음악 방송은 45년째 듣는 애청자
많은사연들을 시간별로 바뀌는 DJ들의 구수한 입담으로
애청자들의 사연으로 엮어지는 인생의 여러 가지 사연들
KBS 1FM 방송은 내겐 유일한 친구
참 많은 애청자들이 삶의 모습을 그냥 그대로 나타내며
대화를 나누는 장소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행복한 시간
어떤 취미를 갖고 있냐? 에 따라 삶의 방향과 질이 결정된다
그곳 과테말라에서도 한국 사람 유일의 나?
그런데도 씩씩하게 잘 지낼 수 있었던 것은 글쓰기
책 읽기, 음악듣기, 걷기, 운동(축구) 가르치기 등으로
시간 보내기가 매우 좋았던 나는 고국이나 과테말라에서나
홀로 살아가는 일을 매우 잘한 나였다
그런데 갑자기 일을 놓고 시간이 주어져도 뭘 할지?
잘 몰라 한동안 많이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생각한 때보다 일찍 은퇴하게 되어 받아드리기
어려운 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모든 일은 하나님 뜻 안에 이루어져 나가는 과정
주님의 뜻에 순종하기로 정하니 이때서야 마음의 안정을
가질 수가 있었다.
그래
나는 들풀처럼 야생화같이 물 주고 비료 주지 않아도
이만큼 잘해 나왔으니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