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가치분석의 정의: Appraisal Association of America
자산의 시장가격을 알기 위해서는 가치분석이 필요하다. 어떻게 보면 거래 가격을 통해 작품의 금전적 가치를 알 수 있을텐데 말이다.
2021년 11월 서울옥션에서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1981)>이 54억5000만 원에 낙찰되면서 이슈를 불러왔다. 그렇다면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의 금전적 가치는 말 그대로 54억5000만 원이 아닌가?
가치분석을 통해 매겨지는 금전적 가치는 미술품의 거래 가격과는 다르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거래 가격은 미술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 논리에 의해 정해지는 가치를 말하며, 가치분석을 통해 매겨지는 가치는 특정한 ‘목적’과 ‘맥락’에서의 가치를 말한다.
주로 가치분석이 필요한 때는 기증, 보험, 세금, 자산배분, 담보대출 등의 목적이 있을 때 이뤄진다.
예술에 대한 전반적인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전문 가치분석 서비스의 필요성도 커졌다. 그 중에서도 미국은 미술시장의 규모로 세계적인 우위를 차지하면서도 미술품 가치분석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미 의회의 인준으로 설립된 공공기관인 ‘The Appraisal Foundation(TAF)’를 통해 미술품을 비롯한 동산과 부동산, 기업의 가치평가 업무의 기준과 가치평가사 자격의 기준을 제시하고 규율하는 역할을 한다.
TAF는 ‘Uniform Standards of Professional Appraisal Practice(USPAP)’을 발간하고 이를 민간에서 수행되는 가치분석 업무의 지침으로 삼도록 유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Appraisers Association of America(AAA)’, ‘Appraisers Society of America(ASA)’, ‘International Society of Appraisers(ISA)’ 등의 주요 단체가 가치분석을 전문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 중 1949년에 설립된 AAA는 미술품과 장식예술품에 초점을 맞춘 가치분석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주요 협회이다.
AAA는 900여 명의 독립 가치분석사와 소속 전문인력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고, 100여 개의 전문분야로 세분화 되어있다.
앞서 가치분석의 목적을 언급했듯 AAA의 숙련된 회원들은 보험, 부동산세, 자선 기부, 공평한 분배 및 청산 목적에 대한 독립적이고 윤리적이며 객관적인 평가를 제공하기 위해 공공 및 민간 미술품 수집가들에게 가치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AAA의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USPAP 시험을 통과해야 하며, 협회가 운영하는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여기에는 미술품에 대한 전문 지식과 가치분석 방법론, 자료 조사 및 가치분석 보고서 작성 등에 대한 교육이 포함된다. 회원이 된 이후에도 2년마다 15시간의 교육을 충족해야 회원의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이처럼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AAA의 시스템은 우리나라도 본받아야 할 부분이다. 전문 분야의 지식과 경험, 지속적인 자기계발을 통해 전문성을 개발하고 윤리적으로 가치분석을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홍기훈 교수·류지예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