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는 해남 대흥사 그리고 송은자의 '이제는 말 할 수 있다'

[정거배]

먼저...

참...인터넷 카페를 통해 장산중 31회 동창들을 만나며

또 섬길 수 있어서 감사하며...난 복 받은 사람이다.ㅎㅎ

내가 믿는 성경에는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복이 있다"라고 했다.

진정한 사랑은 '얻어 내는 것'이 아니라 '내어줌'이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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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4월 목포동창 모임에 서울 정경희, 광주 송은자가 참석했다.

모처럼 목포를 찾은 이들을 그냥 보낼 수 없어서

다음날인 토요일(4/21) 함께 해남을 가자고 했다... 비가 쏟아지는데도 이날 아침 일찍부터 부산을 떨었다..

송은자,정경희,고은정,황인숙,최안례=아줌마 5명

운전기사 겸 가이드 나 ..해서 6명이 짧은 여행을 갔다.

전국적으로 비가 쏟아지는 날이다.

강한 바람과 비가 봄이 왔음을 말하고자 했던 꽃들을 사라지게 한 날..

빗속에 찾아간 해남 대흥사는 정말 운치있는 곳이다.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청초하고 파릇파릇한 실록이 우거져 너무 좋다..

두륜산을 배경으로 아줌마들 사진을 촬영...

이들은 남은 삶 가운데 지금이 가장 젊은 때인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해남은 내가 23년 전 졸업 직후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했던 곳이다.

당시 해남신문에서 사회 초년생 생활을 시작했었다.

차도 없던 시절이었다. 버스를 타고 취재를 해야 했었다.

당시 답답할 때 난 이곳 대흥사를 찾았다...

1990년 4월경 그때도 비오는 날이었다...취재했던 기사가 문제가 됐다.

 해남지역 유지를 까는 기사였다. 특종보도다.

경영진은 나에게 '보도 유보'를 요구했다. 당시 혈기왕성한 나는 맞섰다.

"이런 기사도 내보내지 못하면 신문사 문을 닫읍시다"...

그때 봄비가 내리는 날, 난 답답한 마음에 대흥사를 찾았던 기억이 있다.

우산도 없이 이곳을 방문했는데..한 아가씨가 혼자 우산을 쓰고 가고 있었다.

청년인 내가 말을 걸었다..비가 하도 많이 와서 ...

우산 좀 같이 쓰고 대흥사 대웅전까지만 가자고...

그래서 함께 가게 됐다..

그 아가씨는 인근 나주 어느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였다..

글쎄.. 난 그때 27,8살 됐으니 그녀는 23,4세 된 아가씨였던 것 같다...

쉬는 날을 이용 해남까지 혼자 여행 왔다고 했다.

당시 소심하고 소극적이었던 나는 무슨 말을 했는지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런 짧은 시간이었다....그 낯선 아가씨와 우산속 만남은 20여분 만에 끝이 났다..

당시 연락처라도 교환 할 것을...인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ㅎㅎ

성격이 소극적인 나는 정수남이처럼 그동안 살아오면서 "꿩도 놓치고... 매도 놓치고 다 놓친 것 같다"...ㅎㅎ

처마에서 떨어지는 비,,

불교에서는 제법무아(諸法無我)... '나'라는 존재는 처음부터 실체가 없다는...

부처님은 "실은 우리의 실체가 없는데 있다고 착각하니 이른바 백팔번뇌가 생긴다"고 했다.

인간은 원래부터 자기자신은 없는 존재인가?..

기독교를 믿는 나는 정반대다..

우리는 모두 창조주 하나님이 택하신 백성이요, 왕같은 제사장이며, 한 사람 한사람의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

부처님은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 고뇌했음은 분명하다.

그런데 결론을 제법무아로 내렸다.

인간에 대해 문제제기는 했지만 해답을 찾지 못하는....

빗속에서 대흥사 대웅전 앞에서 인증 샷을 했다..

대흥사를 나와 고산 윤선도 고택을 차로만 구경하고 점심을 하게 됐다.

유명한 '장수통닭'집이다. 이렇게 닭고기가 육회로 나오며 닭고기 주물럭이 된다. 또 삶은 닭이 나오고 죽이 나온다.

한 마리 시키면 성인 4명이 먹으면 딱 맞다..

여기서 주로 동창들 소식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눴다...

먹는 도중에 갑자기 송은자가 " 이제는 말 할 수 있다"는 주제의 자기 이야길 꺼냈다.

정말 소설과 같은 이야기다....

나는 은자의 순애보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중국 장이모우 감독의 영화 <산사나무 아래>가  떠올랐다.

사랑하는 남자 친구가 병으로 죽은 것 까지 너무 비슷하다.

그런데 나는 "여기서 말 할 수 없다."

<은자야 느그 신랑 이거 못보게 해라.보게 되면 나까지 신변위협에 노출 될 것이다!!!!>

은자의 순애보는 밑에 올린 동영상에서 모든 것이 설명 될 것이다..ㅎㅎ

이날 당초 내 계획은 해남 대흥사 가서 두륜산 케이블카를 타고 남도의 산야를 구경시켜 주고 싶었다.

그리고 장수통닭에서 점심을 먹고 해남 송지 달마산 미황사를 거쳐 땅끝 마을의 정취를 보여주고 싶었다.

아~ 그런데 은자가 " 우리 신랑이랑 광주서 무슨 공연 구경가야 하는데. 6시까지 광주집에 가야 한다"며 점식 먹고 곧바로 목포로 가잔다..

그러면서 신랑한테 전화를 하니 이제 30분 땡겨서 5시30분까지 광주집으로 오란다. 

신랑의 레이더 망에 빠져 나갈 수 없는 송은자, 그래서 그는 행복한 것 같다..

만약 이 영상 보면 신랑이 기겁을 할텐데 말이다...

"어차피 세상은 부부든 누구든 속고 속이고 사는 걸까?....하하

목포로 와서 송은자를 목포역에 내려줬다.

이제 정경희와 우리는 비내리는 바다가 보이는 하당 커피숍에서 석별의 정을 나눴다

이날 목포도 온 종일 비가 내렸다..

이날 오후 4시 정경희가 서울집을 향해 출발했다.

사실 나는 정경희를 중학교 졸업 후 처음 봤다...그런데도 인터넷 카페에서 만난 뒤에 이렇게 보니 매일 본 것처럼 편하게 느껴졌다.

정경희를 보내고 남은 동창 친구들을 이제 내가 집까지 바래다 줬다.

오후 4시가 넘었다.

운전 중에 각시에게 전화를 했다...

토요일 이때  쯤에 각시는 집 아니면 친정집에 있을 시간이다..

*통 화 내 용

나 : 어딘가? 나 인제 가정으로 돌아 갈라네...

각시 : 어째서? 더 버티제 그란가? 벌써 들어 올라고?

나 : 다들 인제 집에 간다고 하네...(옆에 타고 있는 고은정이가 킥킥대고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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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산사나무 아래>는 중국이 낳은 거장 장이모우(張藝謀) 감독의 2010년 작품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됐으나 국내 극장에서는 개봉되지 않은 영화다.

아미(艾米)의 원작소설을 각색한 이 영화는 문화혁명기인 1970년대 초를 배경으로

때묻지 않은 젊은 남녀의 순수하고도 애절한 사랑을 섬세하고도 깊이있게 담아냈다.

주인공 라오샨(남)과 징치우(여)의 애틋하고 절절한 사랑을 영화 화면 내내 그려내고 있다.

(요즘 흥행하는 <건축학개론>은 통속적인 사랑을 말한다면 <산사나무 아래>는 순수함 그 자체다)

이들의 순수하고 풋풋한 사랑이야기는

여자 주인공 징치우가 백혈병으로 죽어가는 남자친구 라오샨의 병상 앞에서 마지막으로 “나 징치우야” 하면서 명장면이 이어진다.

의식도 사라져 가지만 아프기 전에 남자 친구 라오샨이 선물 해 준 빨간색 옷감으로 만든 옷을 입고 병실에 나타난 징치우는 “당신을 1년 1개월을 기다릴 수는 없고 당신이 스물다섯이 될 때까지 평생 기다리겠다”고 눈물 흘린다. 감동이다..

장이모우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우리 시대 사라져 가는 순수함을 다시 이야기하고 싶어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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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자의 구술을 토대로 영화 <산사나무 아래>와 장사익의 <님은 먼곳에>를 편집했다.

노래 앞 부분에 <산사나무 아래>의 명장면을 넣었다.

<님은 먼곳에> 간주 부분에 영화의 마지막 장면, 남자 친구 라오샨이 죽음 직전 징치우가 만나는 장면을 편집했다.

송은자의 얘기를  굳이 언급 안해도 영화 화면과 노래 가사가 전부를 설명해 준다...

 <야~ 송은자 !!! 내가 중학시절 잠깐 니 좋아했던 것 전부 '취소'다!!!>

뒷 부분은 영화 <산사나무 아래>와 이선희의 <알고 싶어요>를 편집했다.

야! 송은자야. 너 이 영화 보고 울지만 마라...

제작비 내놔라~ 느그 신랑 보면 이미 세상 뜬 사람한테는 화풀이 못하고 목포 나한테 쫓아 올 것 같다....

 

[황인숙]

거배야 ! 은자가 영상보면 옛생각에 또 한번 눈물 흘리겠네 나두 보고 마음이 서글퍼 지구만 , 하지만 마음한구석에 옛 추억으로만 자리잡겠지 누구나 다들 말안해서 그러지 한가지씩은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을거다 옛추억으로 은자야 오늘 하루도 힘차게 힘내 아자아자~~~~~

[황인숙]

우리 동창 모임 카페에다 편집해 올리느라 새벽4시까지 고생하고 토요일 비오는데도 운전해서 대흥사까지 무사히 잘다녀 오게한 거배에게 박수를 보낸다. 고맙구 감사혀 오늘하루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세여......

[최용복]

31회 님들은 저런 멋진 친구가 있어서 얼마나 좋수??? 여친들 생각해서 직접 운전해서 안내하고....또 이렇게 멋지게 선물도 만들어서 영원히 간직하게끔 해주니 이보다 더 좋을수는 없을것 같네여~~부럽습니다 그려~~~ㅎㅎㅎ, 오래도록 함께 친구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길 바랍니다~~~잘 보고 갑니다요~~^&^

[정경희(31)]

거배야!선배 말처럼 너가 우리 친구라는게 자랑스럽고 고맙구나...
늘 새로운 소식으로 우리을 감동까지 주고 우리 은자 가슴시린 추억까지
사랑하게 만드는 친구가 있어 우리는 계속 행복하단다.
우리 이렇게 서로를 위하며 열심히 살자....

[송은자]

누구든 아름다운 첫사랑의 기억은 있겠지만 고인이 된 경우라면 추억이라기보다 짠한 감정이 더...
친구를 배려해주고자 영상까지 만들어준 거배야 고마워

첫사랑이란 말보다 학창시절 추억으로 남기고 싶은
거배 니가 생각하는 그런 순수하고 풋풋한 기억밖에

내가 철이 없지
친구들이 너무 반가운 나머지 옛날 얘기도 꺼내게 되었지만
그 친구생각하면 늘 미안한 마음뿐이지..
하늘나라에서 잘 살기만을....

빗속을 뚫고 대사까지 고산윤선도 생가까지.문화해설사에 로드메니저에
감사하고 감사해울 신랑땜시 모두들 더 멋진데이트 못하게 되서 진짜로 미안하고
다음에는 내가 몽땅 변상()할께 지려

[정거배]

은자야.. 어느날엔가 나에게 최용복선배가 이 카페운영자 권한을 주었다.
그래서 느그 신랑 회원 가입해 들어오면은 내가 강퇴시킬란다..걱정마라...

[송은자]

괜찮어~내 모든 것 다 가져간 남자가 울 신랑이니까~ㅎ

[송은자]

친구야진짜로 고맙고 고맙다..언제 이런 호사를 누려보겠누사실 아침에 밖을 보았더니 비가 많이 오길래 경희랑 그랬다 우리 차만 마시고 밥먹고 올라가자고..비가와서 안될거 같다고카톡으로 보내려던 찰나 비가오면 운치가 있다고 잡아두는 센스 역시 너는 순수 청년 맞더구만

[정찬례]

혹시 은자가 익명으로그글이 그주인공

[정찬례]

바람이 불어서 사진은 로였더만 운치는 지데로 느꼈을것같다.다섯아줌마 속에 순수한 거배 얼굴 안 빨개졌냐고생했다야영화도 좋고 너무 좋다야

[송은하]

안녕하세요. 선배님 열의 대단하시네요 울 언니 이야기 보따리 풀어 놓았나요. 멋지게 살아가는 울 언니 홧~팅 선배님 감사해요.장사익 가수 넘 좋아 하는 가수 입니다.

[최송자(31)]

에고,,울친구들 부럽다야
더도말고 지금 꼭 이대로 행복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