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예수”, 럭셔리 성도
(동대문 쪽방촌 이현구 선생님의 글)
김지수 기자는 이어령 박사가 고인이 되기 전 열여섯 번의 인터뷰를 묶어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을 펴냈는데요. 박사께 질문을 냈습니다.
“선생님, 럭셔리한 삶이 뭘까요?”
“가장 부유한 삶은 이야기가 있는 삶이라네. ‘스토리텔링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그 사람의 럭셔리지.”
“값비싼 물건이 아니고요?”
“(놀라며) 아니야. 똑같은 시간을 살아도 이야깃거리가 없는 사람은 산 게 아니야. 스토리텔링이 럭셔리한 인생을 만들어.”
책을 놓지 못하고 긴 호흡으로 읽어 가는데 한 문장 한 문장이 숨을 멎게 하고 가슴에 꽂힙니다. 고 이어령 박사가 항암치료를 받지 않고 버텨낸 정신과 신앙도 감동이었는데요. 삶과 마인드가 주는 울림에 눈물을 쉼표 삼아 읽었습니다. 시대의 지성이 남긴 글은 여지없이 나 자신을 돌아보고 배우게 합니다.
‘베르너 티키 퀴스텐마허’는 [럭셔리 예수]에서 “무엇이 진정한 행복이고 럭셔리한 삶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냈는데요. 예수님의 섬김과 나눔을 말합니다. 주님의 사명 선언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양에게 생명과 더 풍성한 생명을 주기 위해 대속 제물이 되셨습니다. 예수님의 삶이 교리가 됐는데요. 삶과 죽음은 전 인류에게 존재와 가치에 대한 수많은 스토리텔링을 남겼습니다. 고 이어령 박사는 럭셔리한 삶에 해설을 붙였습니다. “겉으로 번쩍거리는 걸 럭셔리하다고 착각하지만, 내면의 빛은 그렇게 번쩍거리지 않아. 거꾸로 빛을 감추고 있지. 스토리텔링에는 광택이 없다네. 하지만 그 자체가 고유한 금광이지.”
사랑하는 여러분, 없어도 럭셔리한 삶을 사는 성도가 될 수 있는데요. 마음과 시간, 공감과 위로, 사랑과 기도로 섬기는 겁니다. 있다고 럭셔리한 삶을 살고, 나눈다고 럭셔리한 성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있다 한들 속 빈 껍데기에 불과하기도 하고 아무리 나눠도 천박한 경우가 허다합니다. 오직 주님의 마음과 이름으로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을 사는 겁니다. 그러므로 주님을 닮은 성도는 럭셔리 예수님을 따라 오늘도 다시 골고다를 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