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 박서련 단편 '코믹헤븐에 어서 오세요'가 매정한 세상을 비판하다
민병식
박서련(1989~ )작가는 강원도 철원 출생으로 2015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체공녀 강주', '마르타의 일', '더 셜리 클럽' 등과 소설집 '호르몬이 그랬'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등이 있다.
사진 네이버
이 작품은 박서련 작가의 소설지 '코믹헤븐에 어서오세요
'라는 소설집의 표제작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어느 휴학생의 눈으로 바라본 매정하고 황량한 세상에다해 이야기한다. 코믹헤븐은 사장 소유의 상가 지하에 있는 만화까페이다. 코로나 19이후 손님이 없음에도 사장은 자기 건물이니 인건비 이외에는 거의 지출할 비용이 없어 야간에 손님이 있든 없든 야간 영업을 계속 해오고 있다. 주인공은 그림을 전공하는 대학생으로 휴학을 하고 고향에 있는 만화까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이유는 생각보다 아이패드를 일찍 구입하는 바람에 할부금을 갚기 위해서다.
주인공은 오픈 드로잉 앱을 설치하고 손님이 없는 시간이나 손님이 있더라도 드문 시간에 근무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그린다. 사장은 손님이 없는 시간에는 공부를 해도 된다고 했으면서 주인공에게 공부인 그림은 그리지 못하게 한다. 7월 마지막주 토요일 밤 주인공은 사장에게서 전화를 받는다. 그동안 CCTV로 감시를 하고 있었던 거다. 얼떨결에 사과를 했으나 사장의 감시에 화가나 아르바이트를 그만 두기로 마음먹는다.
오늘은 그만 둬야 겠다고 전화를 하려던 찰나 손님이 들어온다. 손님의 손에는 우산이 들려 있다. 만화를 보던 손님이 화장실을 다녀오더니 화장실에서 물이넘친다고 말한다. 화장실에 가보니 진짜 변기에서 물이 찰랑찰랑 넘치고 사장에게 전화를 했더니 비가 와서 물탱크에 물이 넘치는 것 같다며 에어컨의 제습 기능으로 물이 마를 거라고 하면서 화장실 문을 열어놓으라고 한다. 그러나 비는 계속 억수같이 쏟아지고 변기의 물은 계속 넘친다.
손님에게 이 곳이 침수될 것 같다고 하니 손님은 고속버스 오전차를 예매해 놓았고 그때까지 갈 곳이 없으며 비가 와서 일부러 만화 까페를 검색해서 온 것이라고 한다. 사장은 전화를 해도 받지 않고 만화 까페에 물이 차기 시작한다. 주인공과 손님 모두 짐을 가지고 다락으로 올라간다. 주인공이 이제 알바를 그만 두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그때 정전이 되어버린다.
비가와 물이 차고 있는 만화 까페가 안전할까. 아니며 비바람이 몰아치는 바깥이 안전할까. 사장은 CCTV로 이 상황을 보고 있는 것일까. 일하는 것을 감시할 전화를 걸다가 만화 까페의 변기에 물이 넘쳐 흐르자 전화를 하기는 커녕 받지도 않는다. 이 상황에서 이 두 젊은이 들은 그저 구조되기만을 기다리고 만 있어야 하는 것일까.
"저 그냥 여기 있을게요. 여기까지 물 차기 전에는 구조되겠죠."
- 본문 중에서-
만화 까페 코믹 헤븐은 안전하지 않은 세상과 위급상황
에서도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비정한 세상을 상징하는 듯하다. 그곳에는 갈 곳 없는 손님과 돈을 벌기 위한 아르바이트 생이 있을 뿐이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으며 천재지변이 일어나도 관심을 두지 않는 곳, 작가는 우리가 이런 세상에 살고 있음을 자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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