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거슬러 올라가
일본의 아동문학 평론가이시고 영문학자이신 시미즈마사코 교수는 제 은사이십니다.
저는 30여 년 전 쯤 유학가서 그 분에게 아동문문학을 배웠습니다.
당시 아동문학만을 전공하는 대학이 없었고
저는 그저 타인의 강요로 어쩌다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 분이 유명한 동화작가들을 배출한 섬뜩하고 칼날같은 평으로
일본 아동문학을 휘어잡는 분인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대충 공부하고 대충 지내고 늘 그렇 듯
문지방게이트로 상상만 가득한 학생이었지요.
훗 날 그 분이 유명한 분이라는 걸 알게되었지요
일본에서 아동문학을 전공했다니 일본 아동문학과 동화를 배운 줄 알고
쑥덕거리는 시선이 있었지요.
단 한 번도 일본 문학을 배운 적이 없습니다.
그 분은 영문학자고 영국문학 전공이라
영국 판타지가 제 전공이었습니다.
교수님 부군은 환경학자로 동경대 교수인데
일본군의 침략과 약탈을 지적하고 환경문제로 저항하다가
교도소도 간 적이 있는 의식있는 분들입니다.
<어시스의 마법사>로 일본 번역문학상 수상 인세 6억으로
시즈오카에 집을 짓고 훗날 그 집은 마을 도서관으로 기증하기로 하셨지요.
일본의 잘못된 역사를 비판하며 일본 아동문학도 읽지 말라던 분이십니다.
졸업식날 몽불랑 만년필과 금일봉100만 원을 주시며
"한국에 돌아가면 꼭 동화작가가 되세요. 일본은 한국의 말과 정신을 빼앗으려고 했습니다.
그 시간을 가서 되돌려주는데 노력하세요."
금일봉은 작가가 되기위해 여행을 떠나는데 쓰라며 꼭 쥐어주셨습니다.
그 인연으로 재능도 없고 노력도 안 하는 게으름뱅이인 저는 동화작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간절하게 부탁하신 역사를 못 쓰고, 동물권에 들아와 이렇게 긴 세월을 보내고 있네요. ㅠ ㅠ
생명을 거두는 일이니 그것도 문학이라고 말씀하셨지요.
서두가 길었습니다.
교수님 책은 한국어로도 번역이 되었는데 읽은 분도 많이 계시겠지요
<이런 게 어른일리 없어/시미즈마사코>
안 읽었다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성장했다는 것,
귀엽다는 말은 상대를 지배하는 말,
화를 내고 싶을 때는 참지 말라 상처 받을 권리도 있다.
낯선 언어는 생소하고 신선하며 논쟁의 여지도 있다.
등등
일상에서 보편적으로 쓰고 지난친 행동과 언어를 거침없이
꼬집으며
다른 사물에 대한 확장 공간을 돌아보게 하고 넓혀줍니다.
사실 오늘의 요점은,
교수님이
일본 테레비에 나오신다네요
22일 새벽이네요
4시,
NHK교육방송
28일 낮 1시
채널이 되시고 일본어도 되시는 분은 시청해보세요
첫댓글 선생님! 정말 멋진 분에게 배우셨네요. 한국 제자에게 만년필과 금일봉을 주시다니... 한편의 동화를 보는 듯해요.
^^ 혹시 한국에 오시면 함께 만나요 샘은 영어가 되시니까요
필리파 피아스친구세요
@무우꽃 어머나^^ 정말 영광이죠.
큰애가 5년반 일본에서 공부했는데 진저리를 치더라고요.
그런데 이번 코로나 사태를 보니 대충 짐작이 가요.
일본애들 단체로 이상하더라고요. 아베만이 아니었어요.
나는 크게 이상없이 공부했어요
요즘 애들은 모르겠어요
학생들이
한국 역사를 대부분 몰라서 알려주니 놀라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