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 전날 11월 16일 -
유난히 합주가 개판이었던 우리 17기들은
마치 시험전 벼락치기를 하듯이 공연전날 합주를 마구마구 했다.
형들이 하시는거에 비하면 새발의 피지만
루키들이라 그런지 이정도만 해도 다들 입질이 오나보다.
드럼치느라 팔다리가 바쁜 안이 가장 토쏠려하던 기억이 난다.
지훈이는 일단 목관리 하려고 일찍 갔다.
나는 개판인 Shut up 솔로를 완성시키려고 그것만 마구마구 했다.
합주는 비교적 일찍 저녁쯤에 끝났다.
아 이럴수가..
이상하게 몸살기가 슬슬 밀려왔다...
공연 전날인데 이게 무슨 조화인가....
한번 누우면 마치 본드에 붙은것 처럼 일어날 수 없는 따뜻한 룸 장판에서
일단 잠을 퍼잤다.
아~ 역시 따뜻했다.
자고나니 뭔가 괜찮았다.
집에 삼각김밥이랑 공연의상(?) 가지러 가야되는데 밖이 춥단다.
그래도 나가겠다니까 좐이 무척 걱정을 했다.
어쨌든 주석이형이랑 좐이랑 같이 밖으로 나갔다.
나랑 좐은 같이 우리 집에 가서 삼각김밥, 흰쌀밥(염빠에게 제일 필요한것!!)
그리고 공연의상을 챙겼다.
내 방에 있던 피치피치핏치 루치아 피규어랑 분홍색 조개목걸이 보고 좐이 토하려고 했다.
그리구 내가 공연 의상으로 살구색 반팔티 챙기려고 하니까 좐이 또 토하려고 했다.
마막 검은색 반팔이 훨씬 낫다는거였다.
검은색 챙기려다가, 잠시 설거지를 하면서 생각해봤는데 아무리생각해도 살구색이 나았다.
결국 그걸로 챙기고 양말은 헬로키티 양말로 챙겼다.
좐이 나한테 주다시피 한 분홍색 머리끈도 잊지 않았다.
다시 룸으로 고고씽했다. 상훈이형이 감자탕 사준댄다~!!
좐 컴퓨터로 영화 홀리데이를 보면서 감자탕과 흰쌀밥을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새벽 4시가 넘어서야 잠이 들었다.
- 11월 17일 공연 당일날! -
모닝콜을 쌩까버리고 한참 뒤에 일어난 시각은 아침 11시.
어제보다 몸살기가 다행히 덜한거 같았다.
염빠랑 좐이랑 일단 목욕재계(?)를 하러 샤워실 갔다.
얼마전에 물 데우는거 고장나서 완전 얼음골에서 떠온듯한 물만 나오더니
(형식이의 '끄아!!!' 비명이 생생하다)
다행히 고쳤나보다. 이젠 완전 온천수가 나온다.
공연을 잘하겠다는 경건한 마음으로 샤워를 하고 << 뭐가 이리 거창하지?....
공연의상 챙겨입고 준비를 마쳤다.
밥은 한솥도시락 가서 모두 치킨마요를 먹었다. (좐이 쐈다 ~)
한솥도시락에서 일하시는 이모가 우리 공연 잘하라고 응원을 해주셨다 ㅋㅋ
다음에 공연하면 여기로 스폰받으러 와볼까 싶었다.
밥을 다먹고, 종로로 가기 위해 9001 번을 탔다.
상훈이형과 효민이의 드럼스틱을 사기 위해서였다.
한 1시간 넘게 퍼자고 슬슬 일어나니 한남동... 머지않아 낙원상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역시 낙원상가에 오면 눈이 즐겁다. 여러 삐까뻔쩎한 악기들..............ㅇㅂㅇ
황금색 심벌들의 자태는 정말 아름다웠다 (?)
아무튼 Vic Firth 5AN 스틱을 두세트 사고
디카 메모리카드 사러 종각지하쇼핑센터도 갔다.
다행히 파는 곳이 있었다 ㄷㄷㄷ. 1GB 메모리카드 23000원 주고 사왔다.
(동영상을 찍을 기분에 부풀었다)
721번 타고 신촌역에서 내려가지고 금방 리디안에 도착했다.
때는 4시 10분이었다 ㅡㅡ;
너무 일찍 도착해버린 것이다.
뭐 어쩔수 없이 기다려야만 했다 (리디안 문도 안열었다)
좐은 계단에서 기타가지고 크로매틱 하면서 'So Easy~' 이러고 앉아있었고
상훈이형도 이리저리 쏘다니면서 뻘짓....
나는 좐 엠피 빌려서 블랙다이아몬드 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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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렀다.
리디안 관계자가 문을 열어주어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후에 동원이 형이 왔고
다른 사람들도 슬슬 오기 시작했다.
나도 초대한 친구 1명 (달랑 1명 ㅠㅠ)을 픽업하러 갔다왔다.
좁은 클럽안에 사람들이 꽤 많이 모였다 (은미 친구들 와방 많았다. 은미야 부럽다)
리허설이 시작되고 사운드 체크도 하고 연주도 약간 하고
우리 루키팀 리허설을 마지막으로 리허설 끝.. 공연이 시작되었다.
난 지훈이가 멘트를 잘해서 놀랬다. (기대이상이었다고 비하하는거 아님 ㅠ)
나중에 동영상으로 확인해보니 대략 1분 30초?....
막 "사랑하면 사람이 변화한답니다. 그 변화하는 이유가 그대라는 것을 노래한 후바스탱크의 더 리즌을 들려드리겠습니다." < 대략 이렇게 끝을 맺고
경건한 마음으로(?) The Reason의 스타트를 끊었다.
조용한 노래인데 머리 흔들고 싶어서 미치는줄 알았다.
그래도 참았다 (과연 참은걸까)
나는 또 후렴부분에서 두마디당 스트로크 한번 하고 서스테인 끄느라고 졸라 할짓 없었다.
약간은 루즈하게 시작된 우리 공연.
Muse 의 Time is Running out 에서 드디어 Explode 하기 시작했다.
Bury it~~ I won't let you bury it.............
후렴 부분 들어갈 때 점프는 잊지 않았다 (어떻게 보였을려나 모르겠다)
그리고 여러 헤비메탈, 데스메탈 동영상을 보면서 익혀둔 헤드뱅잉을 졸라게 했다.
그렇게 머리를 막 흔드니까 플레이가 무너지는게 느껴졌다.. 이러면 안되는데
막 나중에 손으로 느껴보니 피크가 반대로 잡혀있었다 -_-;;;;;;;;;;;;;
(설명하자면 이렇게 ▽ -> △)
그거 바로 잡느라고 한 반마디 안친 부분 있었던거 같다.
그리고 뮤트 잘 안되서 소리 지저분한 것도 있었던거 같다.
어두워서 지판도 안보이고 이건 뭐 ㅠㅠ.
은미의 차례가 왔다.
나의 생각과 달리 은미는 '제가 할 곡은 에이브릴라빈의 히워즌트 입니다' 라고 했다.
음.. 뭐 나쁘지 않다고 생각됬다.
그리고 멘트가 끝나기 무섭게 좐이 스타트를 끊었다.
(아마 효민이가 스타트 끊을려고 했는데 좐이 가로챈거 같았다. 심벌소리가 같이 들렸었다 ㅋ)
도입부분 부터 삑사리 났다 히밤.......
뭐 다음부분은 또 스트로크랑 따운피킹 만발이었으니까 그래도 무난했다.
머리를 원없이 흔들었다. (과연 멋져 보였을까?)
역시 기타는 머리를 흔들면서 쳐야 재미가 있다... (그냥 제 생각임)
마지막곡.... 내가 제일 후덜덜하는 Shut up
마지막 곡이니 만큼 개판을 쳐야겠다고 생각했다.
업다운 스트로크를 올따운 스트로크로 휘갈겨 댔고.
머리는 원없이 흔들었으며
시동을 거는듯한 슬라이드주법도 맛깔나게 하려고 했다.
..................
휘밤............하다보니 벌써 솔로할 차례가 왔다.
솔로 들어가기 전 비는 두마디 동안 나는 여유있는 척을 하려고
두손을 기타에서 놓고 머리위로 박수 한 4번 치고 부리나~~~케 솔로 들어갔다.
(생각해보니 진짜 여유있는 '척' 이었다....)
솔로 개망했다.;;;;;;;;;;;;;;;;;;;;;;;;;;;;;;;;;;;
피킹 하모닉스 작렬하지 않았다.
초킹 삑살났다.
분명 현을 피킹 했는데 뮤트됐다.
박자 나갔다.
제일 나았다고 생각된건 솔로 끝나고 암질 마구 한거 -0-;;;;;;;;;;;;;;;;;;;;;;
그냥 겉보기에만 괜찮았을거 같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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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 루키 공연이 끝났다.
너무 일찍 끝난거 같았다.
공연 하는 동안만 시간이 한 2배로 빨리간거 같았다.
형들이 잘했다고 칭찬해 주셔서 속으로 너무 고마웠다.
나, 좐, 법사, 은미, 안, 지훈이 동기들끼리 서로 수고했다고 자뻑도 하고.
우린 또 형들 공연을 즐겁게 관람했다.
게스트 Star Sonic 의 공연은 정말 포스 그자체였다.
연륜이 느껴지는 플레이... 액션을 강력하게 하면서도 플레이는 전혀 무너지지 않는 무서움......
형준이형의 기타 돌리기...!!!!! 초 압권이었다.
아마 그거 보고 좐이 떡실신 했을거 같다.ㅋㅋㅋ
나는 세컨기타 쪽 에서 공연을 봐서 주로 형준이형을 제일 많이 보았다.
형준이형 넘 멋있어요~~~~~~~~~~~~~~ㅠㅠ
오비팀 공연 때는 멤버소개 할 때 하열이형 인기 폭발.
그리고 문규형의 결혼식 얘기도 빠지지 않았다.
신부소개도 했다.. (이쁘셨다....)
관람석에서 '하열이형 안 닮았다~~~~~~~~~~!!' 라고 하자
하열이형이 '다행이다~~~~~~~~~!!' 로 응수하셔서 넘 웃겼다 ㅋㅋ.
아무튼 오비팀의 공연도 정말 하이 퀄리티였다.
이번엔 하열이 형을 주로 관찰(?) 했는데
손가락 돌아가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었다..
지판 진짜 많이 쳐다봤던것 같다.
나도 크로매틱 졸라 해야겠다.............
메인팀의 마지막 장식도 빠질 수 없었다.
밖에서 형들과 얘기하다가 내려오니 그린데이의 레터밤이 시작되고 있었다.
달려가서 형식이와 함께 광속 헤드뱅잉 작렬했다.
이거 보고 아마 많은 사람들 웃었을거라 생각한다.
레터밤 끝나고 다른곡에서도 적절히 타이밍 잡아서 광속 헤드뱅잉 작렬했다.
재미 와방이었다.
은미도 미친여자처럼 머리 흔들고 뛰어댔다.
17기 전원 어깨동무하고 점프도 했다.
앵콜곡 American Idoit 이 끝나기 까지 계속 헤드뱅잉 작렬했다.
메인팀 형들이 기뻐하셨을까...^^ㅋ
끝나고 나니 목을 석고로 고정시킨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마 형식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형식아 미안하다. 수고했다 ㅋㅋ)
.
.
..
공연 날은 또 뒷풀이가 빠질 수 없는 것이었다.
오랜만에 한남동 페블즈로 고고씽 했다. (마음의 고향 ㅋㅋㅋㅋ)
이런저런 얘길 하면서 계속 소주를 들이켰다.
술 마시면서 사람들 사진도 많이 찍어보았다.
가끔 웃긴거 나왔다. (룸에가서 컴퓨터에 옮겨서 올릴 예정)
조영이 형도 뒤풀이 때 오셨다.
그 때 머리 묶은 채로 인사했는데 '야 너는 무슨 조선시대 농사꾼 같아 ㅋㅋㅋㅋ' 하신게 기억에 남는다ㅠㅋ (기상천외했다...)
언제까지 마셨는지는 모르겠다.
별로 기억이 없다.
술마시고 또 무슨 짓 한거 아닐까...? ㅠ
또 누구 껴안고 뽀뽀라도 한건 아닐까 ㅡㅡ;;;;;;;;;
왠지 걱정된다.
- 11월 18일 공연 다음날인 오늘 -
깨보니까 무슨 여관방 같다.
옆에 상덕이가 자고 있었다. (이게 무슨일이지??????????????)
벽에 콘돔판매기 걸려있는게 꽤 인상적이다...
어디지 어디지?
정체는 나중에 음료수 사러 나와서 알게 되었지만... 프리마트에서 그리 멀지 않은 여관이었다.
아... 한남동이었구나 orz
숙취에 감기몸살까지 겹쳐서 몸 상태가 거~지였다. 미칠지경이었다.
찬환이형과 지훈이 죽전으로 간단다... 상덕이도 집에 간단다...
난 도저히 일어날 수 있는 상태도 아니어서 그냥 먼저 보냈다.
속이 너무 안좋아서 음료수나 살겸하고 내려갔다.
실론티랑 제티랑 벼락식혜...
휘밤 현금이 하나도 없다 ㅡ_ㅡ;;;
카드로 계산하니까 프리마트 아저씨가 '엥?? 카드? ㅋㅋ' 이러면서 말 붙이셨다.
내 꼬라지를 보시더니 딱 술마신 줄 아시는지 '술 마셨어?' 하고 물으신다...
아저씨한테 몇마디 푸념 늘어놓다가 나왔다 (막장이네)
여관방 돌아와서 사온 음료수 일단 퍼먹고.
디카 꺼내서 어제 공연 동영상 보고 (생각보다 잘 나왔다)
하다가 한남동 온김에 예전 하숙집 놀러가볼까 해서 여관 나와서 하숙집으로 갔다.
한남동 단국대 다닐 때 지겹도록 걷던 그길...
왠지 정겨웠다.
정작 하숙집 올라가보니 사람 없다.
그냥 문열고 들어가서 강아지라도 만지다가 올까 하다가 말았다.
----------------------일 기 경 계 선 -------------------------------
이번 공연 정말 신나고 즐거웠습니다.!
아직 공연 2번밖에 안해본 저이지만 정말 봄공연 때보다 무언가 더 좋았던거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제 순수 17기로 이루어진 루키팀에서 공연 해보니 또 감이 새롭네요.
(그렇다고 봄공연 때의 OB성 루키팀은 싫었다는 얘긴 아니에요 ^^)
아직 부족하지만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ㅠㅠ
액션 연구도 더 하구 ㅋㅋ.
공연 보러 와주신 선배님들... 바쁘신데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17기들에게 한마디
은미야 ㅋㅋ 친구 많이 데려왔더구나.. 부럽다 ㅠㅠ 인맥 짱이구나...
내 친구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소개시켜줄까말까 생각중이다 ^^ㅋ
형식아~! 베이스 친지 얼마 안됐는데 잘 따라왔어..! 니가 제일 잘한거 같다!!
효민아! 이번에 시간 많이 부족했는데 연습 하드하게 해서 결국 실수 하나도 안하고 성공적으로 공연해서 멋졌어!! 2학년 땐 투베이스 곡 한번 달리자!!ㅋㅋ
지훈아! 연습땐 불안불안하더니 실전에 강하구나~! ^^ 잘했어~ 다음엔 피나게 연습해서 더 퀄리티 높여보자!!
좐!!@#@!!! 우린 영원히 같이 메탈키드로 함께하는거다!! 동영상으로 본 너의 그 사자 갈기가 휘날리는 듯한 헤드뱅잉 액션 죽이더라!! 같이 플레이나 액션이나 연습 많이해서 빡세게 달려보자!
윤희야~ 요번에 우리팀에 참여하지 못해서 아쉬웠어.. 그만큼 바쁜 탓이었겠지 ㅠㅠ 공연 보니까 음대생이라 그런지 정말 하나도 틀리더라.. 넌 고급인력이야~!!ㅋㅋ 다음엔 같이 꼭 하자~!!
상덕아! 디카로 동영상 잘 찍었더구나 고맙다~! 니 덕에 추억거리 많이 건진거 같아. 이제 다음엔 너도 무대 한번 서야지!! 자주자주 보자구~!! 너의 특기인 고음을 써먹을수 있는 노래는 무진장 많으니까!!
이상 17기 기장의 주절주절 이었습니다.
첫댓글 와우.. 이건 또 언제 쓴거야 빠른걸 ㅋㅋㅋ 암튼 수고했엉 우진양~ ^^
좋아좋아 근데 피치피치는 진짜 토나올뻔한게 아니라 토나왔어 ㅋ ㅋ ㅋ
좋아좋아^^
고급인력 ㅋㅋㅋㅋ 난 작업가서 밤샘하고 자다가 지금 일어났다 썅 -_-
피치피치피치 재미없어//싸 ㅅㄱ했어염~
굿굿~ 17기들 싸랑한다! (이제 군대가니까 이런말 나오는거 아님-_-)
역시 싸 대단해...대단한 장문이야...